[앵커]
서울의 대표적인 도심 속 공원인 청계천 일대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 조각이 다수 발견됐습니다.
YTN 취재진이 청계천 산책로에서 석면을 함유한 인조 슬레이트 조각들을 채집해 분석을 의뢰했는데, 법정 기준치의 최대 11배에 이르는 석면이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영수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청계천 산책길에 부모 손을 잡은 아이가 지나고 운동 나온 시민들이 뛰어다닙니다.
그런데 이들이 오가는 길 바로 옆에 손가락 크기의 회색 조각들이 보입니다.
과거 건물 지붕 등에 쓰였던 인조 슬레이트 조각으로, 여기 포함된 석면이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되면서 10여 년 전부터는 사용이 전면 금지됐습니다.
가벼운 석면 섬유 입자가 공기 중에 떠다니다 인체에 쌓이면 거의 배출되지 않고 암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런 이유로 석면은 '죽음의 먼지'로도 불립니다.
실제로 YTN 취재진이 청계천 산책길 주변에서 주운 인조 슬레이트 조각 3개를 전문 기관에 의뢰해 분석해 보니,
과거 건축 자재에 널리 쓰였던 백석면이 각각 9%에서 최대 11% 함유돼 있었습니다.
[박현승 / 샘석면환경연구원 : 세 개의 슬레이트 시료에는 백석면이 모두 검출되었고요. 1%가 넘는다고 판단되었을 때 저희가 시야 평가법으로….]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은 석면이 1% 이상 들어있는 물질의 제조와 수입 등을 금지하고 있는데, 법정 기준치의 최대 11배에 달하는 석면이 검출된 겁니다.
문제는 이렇게 기준치 넘는 석면을 포함한 슬레이트가 산책길 곳곳에 방치돼 있다는 겁니다.
청계천 주변에서 직접 주운 슬레이트 조각입니다. 얼핏 보면 그냥 돌멩이처럼 보이는데요. 부서진 단면에 이렇게 하얀색으로 보이는 부분이 모두 석면입니다.
YTN은 한국석면건축물안전관리협회의 도움을 받아 청계천 산책길에서 석면을 함유한 인조 슬레이트 조각이 발견된 위치를 지도에 표시해 봤습니다.
종로에서 성동까지, 11㎞ 가까운 청계천 전체 구간 가운데 4㎞ 넘는 구간에 걸쳐 40개 가까운 석면 조각이 발견됐습니다.
석면 함유량은 8~15%에 달했습니다.
[황경욱 / 한국석면건축물안전관리협회 이사 : 이런 산책로에 슬레이트 조각이 있을 거라고는 정말 뭐 상상할 수 없는 것이죠. 지정 폐기물이 널브러져 있다. 이것은 문제가 심각한 것이죠.]
청계천 관리 주체인 서울시가 관련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석면 조각의 빠른 수거와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정영수입니다.
영상기자 : 이율공 
디자인 : 권향화
					
					
YTN 정영수 (ysjung02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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