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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째 찾아온 '얼굴 없는 천사'...따뜻한 연말 기부 이어져

2025년 12월 31일 오전 09:00
[앵커]
해마다 이맘때면 찾아오는 전북 전주 얼굴 없는 천사가 이번에도 또 찾아왔습니다.

이뿐 아니라 연말을 맞아 가슴 따뜻한 기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점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6년째 선행을 이어가고 있는 전주 얼굴 없는 천사.

이번에는 한 해 마지막 날을 딱 하루 앞두고 찾아왔습니다.

40∼5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전주 노송동 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어와 근처 한식뷔페 앞 소나무를 알려주며 올해도 어김없는 '천사 강림'을 알렸습니다.

[이병욱 / 전주 노송동 주민센터 직원 : 평소와 같이 민원 응대 전화인 줄 알고 받았는데요. 박스 위치 말씀하시면서 좋은 곳에 써달라고 하고 바로 끊었습니다.]

종이 상자 안에는 5만 원권 지폐와 동전이 든 빨간 저금통이 들어 있었는데 확인결과 9천4만6천 원이었습니다.

이로써 얼굴 없는 천사의 26년 누적 기부금은 11억 원을 넘었습니다.

성금과 함께 있던 편지인데요.

2026년에는 좋을 일들만 있었으면 한다.

건강하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앞서 전주시와 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바로 옆 완주군에도 쌀가마니를 든 얼굴 없는 천사가 찾아왔습니다.

10㎏짜리 백미 60포대가 용진읍 행정복지센터 앞에 놓여 있었는데 이 천사의 쌀가마니 기부는 18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쌀 가마니 위에 있던 편지에는 "가장 외지고 어두운 곳에서 고단한 시간을 보내는 이웃들에게 사랑의 온기를 전하고 싶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습니다.

대학교 근처에서 붕어빵을 팔아 하루 만 원씩, 1년에 365만 원을 꼬박꼬박 기부하고 있는 익산 붕어빵 아저씨의 선행도 14년째 이어졌습니다.

[김남수 / 익산 붕어빵 아저씨 : 붕어빵 장사는 작지만 기부 문화를 바꿔갈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어요. 제가 돈 버는 날까지는 할 거예요. ]

자영업자의 폐업이 크게 늘어나는 등 어려운 경제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해마다 찾아오는 이런 얼굴 없는 천사들이 얼어붙은 우리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녹여주고 있습니다.

YTN 오점곤입니다.







YTN 오점곤 (ohjumg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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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