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규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빛을 쪼여 뇌 신경세포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광유전학' 기술을 개척한 과학자들에게 돌아갔습니다.
이 기술을 이용해 최근 시각 장애 치료 가능성을 확인하는 임상시험 결과도 나왔는데요.
광유전학은 어떤 기술이며, 어떤 분야에 응용되고 있는지 이성규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광유전학 기술, 다소 이름이 어려운데요. 우선, 이 기술이 무엇인지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용어가 다소 낯설죠.
광유전학은 빛을 의미하는 광과 유전학의 합성어입니다.
이 기술은 빛을 이용해 우리가 원하는 개별 신경세포의 활성을 조절하는 기술입니다.
광유전학 기술을 이용하면 우리가 세포 하나하나의 기능을 꼈다, 껐다 할 수 있는데요.
이를 이용하면 어떤 신경세포가 행동이나 감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기존 뇌 연구에서는 개별 신경세포 하나하나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기술이 없어서,
특정 행동이나 감정이 나타날 때 어떤 세포가 그 역할을 하는지 알기가 어려웠었는데요.
광유전학 기술이 이런 한계를 극복해 뇌 연구의 새 지평이 열었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그런데 어떻게 뇌의 신경세포를 빛으로 조절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여기에는 녹조류라는 미생물이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요.
녹조류에는 파란색의 빛을 받으면 세포를 둘러싼 막의 일부 통로를 여는 단백질 '채널 로돕신'이 있습니다.
빛을 받으면 채널 로돕신이 열려 세포 안으로 전하를 띤 이온들이 들어와 세포 안에서 전기 신호가 만들어져 세포가 활성화되는 원리입니다.
과학자들은 이 채널 로돕신을 생쥐의 특정 뇌 신경세포에 유전광학적으로 이식했습니다.
그런 뒤 생쥐 두개골을 뚫어 얇은 광케이블을 연결한 뒤 광케이블을 통해 파란색 빛을 쪼여주면 채널 로돕신을 이식받은 신경세포만 이에 반응하는 겁니다.
이처럼 빛을 쪼이면 특정 신경세포의 기능을 켜고요. 반대로 빛을 쪼여주지 않으면 기능을 끌 수 있습니다.
이번에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과학자들 가운데 페터 헤게만과 게오르크 니겔은 채널 로돕신 단백질을 발견했고요.
칼 다이서로스는 실제 채널 로돕신을 생쥐의 뇌 신경세포에 넣어 빛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습니다.
[앵커]
방법인 다소 복잡한 거 같은데요.
만약 빛으로 신경세포의 활성을 조절할 수 있다면 뇌 질환 등 다양한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칼 다이서로스 교수가 채널 로롭신을 생쥐의 신경세포에 유전공학적으로 넣은 연구결과를 발표한 게 2005년인데요.
이후 광유전학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해 뇌 과학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파킨슨병에서부터 간질, 수면장애 등 다양한 신경계 질환의 발생 기전 연구와
새로운 치료 물질 발굴 등에 쓰이고 있는 거죠.
또 현재 개발 중인 신약 물질이 뇌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가설을 검증하는데도 응용되고 있습니다.
[앵커]
네, 광유전학 기술이 다양한 뇌 연구에 쓰이고 있다는 건데 최근 시력 장애 치료에서 긍정적인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최근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진은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은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는데요.
망막색소변성증은 망막에서 빛을 받아들이는 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는 병인데,
빛 신호를 뇌로 전달하는 신경세포는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이 남은 신경세포가 직접 빛을 인식할 수 있도록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유전공학적으로 넣은 겁니다.
이후 환자들은 눈앞의 장면을 찍은 뒤 이 단백질이 반응할 수 있도록 빛으로 바꿔주는 특수 안경을 착용했는데요.
실험결과 일부 환자들이 빛과 물체를 희미하게나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 환자들이 정상 시력을 되찾은 것은 아니고, 앞으로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이 필요하지만,
광유전학 기술이 실제 임상에서 효과가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는 평가입니다.
앞으로 광유전학이 뇌를 이해하는 폭을 넓히고, 뇌 질환 치료 연구의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윱니다.
[앵커]
네, 이번 시간에는 빛으로 특정 신경세포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광유전학 기술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 (sklee9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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