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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비만' 뚱뚱한 몸보다 더 무서운 합병증…다이어트법은?

2022년 04월 04일 오전 09:00
■ 김범택 / 아주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앵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요즘 살이 쪘다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렇게 체중이 늘어 비만이 되면 심근경색, 고혈압 등에 시달릴 수 있어 적절히 다이어트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비만의 원인부터 비만 탈출을 위한 다이어트 방법까지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아주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김범택 교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비만은 단순히 외형이 뚱뚱해지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비만이 어떤 병인지 교수님께서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어요?

[인터뷰]
네, 비만은 일반적으로 단순하게 체중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고요. 체지방이 증가하여 몸에 고혈압, 당뇨병, 암, 치매 같은 다양한 대사 이상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단순히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고 해서 비만은 아니고요. 실제로 보면 체중이 많이 나가셔도 운동선수같이 근육이 많은 분은 비만이 아니세요. 또 지방이 늘었다고 하더라도 신진대사에 문제가 없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이런 분들을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이라고 해서 따로 치료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비만으로 인하여 오히려 득이 되는 분들도 계세요. 심하지 않은 비만은 노인이라던가 만성 폐쇄성 폐 질환 등이 있는 분들에게서는 오히려 사망률을 낮추어 주기 때문에 이것을 비만의 역설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지방을 무조건 나쁘다 하는 것은 편견입니다.

[앵커]
겉으로 봐서는 비만한 것 같은 사람도 실제로는 비만이 아닐 수 있다는 설명이신데요. 그렇다면 비만 여부를 판별하는 기준이 있나요?

[인터뷰]
일반적으로 비만은 키보다 체중이 얼마나 나가는지를 보고 판단하게 되는데요. 이를 체질량지수라고 합니다. 체중을 미터로 바꾼 키로 2번 나누어 이 수치가 25kg/m2 이상이면 비만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아주 쉬운 방법이긴 하지만 조금 문제가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체중이 많이 나가더라도 체지방이 적고 근육이 많은 분을 오히려 비만이라고 말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 아이를 낳은 엄마들은 같은 체중을 가진 아기를 낳지 않은 여성에 비해 피하지방이 많고 내장지방이 적기 때문에 당연히 대사 이상도 적습니다. 하지만 비만으로 진단될 수 있겠죠? 그래서 체지방의 양, 특히 대사 이상과 관련이 많은 내장 지방을 보는 허리둘레가 비만을 진단하는 데에는 더 유용합니다. 허리둘레는 남성분들 같은 경우엔 90cm, 여성분 같은 경우에는 85cm 이상이시면 복부 비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간단하게 남자분들 같은 경우엔 36인치 이상, 여자분들 같은 경우엔 34인치 이상의 바지를 입으신다고 하면 비만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병원에 오시면 조금 더 정밀한 방법으로 체지방을 측정하는데요. 약한 전류를 흘려서 저항을 재는 생체저항 분석을 하기도 하고요. 골밀도를 재는 이중 에너지 X-선 흡수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앵커]
교수님께서 남자는 36인치, 여자는 34인치 이상의 바지를 입는다면 비만으로 봐도 된다고 하셨는데, 이게 키랑은 관련이 없는 건가요?

[인터뷰]
물론 키랑도 관련이 있는데요. 재미있는 것은 아무리 키가 크신 분이라도 그 이상 되시면 비만의 위험이 좀 더 증가하는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앵커]
그렇게 기억하면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비만으로 인해서 발생할 수 있는 다른 질환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인터뷰]
네, 비만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보통 비만하면,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중풍 등을 생각하기 쉬운데요, 비만은 심지어 암이나 치매의 발생도 증가시키므로 반드시 관리가 필요합니다.

정신적으로는 우울증, 자존감 저하, 거식증, 폭식증 같은 식사 장애를 유발할 수 있고요. 뇌경색, 치매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심혈관계 질환으로는 고지혈증, 동맥경화, 관상동맥질환, 하지정맥류를 일으키고, 호흡 기계에서는 천식을 악화시키고 코골이를 심하게 해서 수면 중 호흡을 안 하게 되는 무호흡증 등을 유발하므로 비만 환자들은 조금만 자리에 오래 앉아계셔도 피곤해하시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졸게 되십니다. 교통사고 위험도 6-10배 증가합니다. 또한, 유방암과 대장암, 췌장암, 자궁내막암과 같은 종양 질환도 많이 증가 되게 되고요.

이 외에도 비만은 생리 불순과 월경통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비만 환자 같은 경우 여자분들은 남성호르몬이 증가하고요. 그래서 남성처럼 수염이 나고 목소리가 걸걸해지는 다낭성 난소증후군이라던가 불임을 일으킬 수 있고, 반대로 남성에서는 여성 호르몬을 증가하기 때문에 여성분들처럼 가슴이 나온다든가, 발기부전, 불임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만약 비만한 분이 난임이시라면, 먼저 체중을 줄여보시도록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비만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이 사실인 것 같네요. 그렇다면 비만이 되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비만의 원인은 크게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선 전체 비만의 90% 이상으로 대다수의 비만이 해당하는 일차성 비만은 흔히 섭취하는 에너지의 총량에 비해 소비하는 에너지가 적어서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비만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유전이며, 이것이 음식 선택이나 운동 같은 생활 습관, 신경 내 분비 변화에 영향을 주어 비만의 50~60%가 유전 때문에 결정되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비만한 부모와 일란성, 이란성 쌍둥이 연구를 보면, 유전적 요인이 비만에 미치는 영향은 전체 비만 환자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데요. 그러나 아무리 유전적으로 비만의 소양이 있어도 과잉 영양, 운동 부족 등 생활습관이 나쁘지 않으면, 유전자가 발현되지 않습니다.

이 외 전체 비만의 10%는 정신과 약, 당뇨약, 간질약,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이나 갑상선 호르몬 저하, 부신 피질 호르몬의 증가, 우울증 때문에 생기는 이차성 비만인데요. 보통은 약물을 바꾸어 주거나, 호르몬 이상을 치료하면 체중이 줄기도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대부분의 비만은 많이 먹고 덜 움직이면 생긴다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이 궁금해하시는 게 요즘 먹는 방송 같은 게 유행을 하고 있거든요. 많이 먹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쯔양’ 씨라든지 크리에이터 분들을 보면 상상도 못 할 만큼 많은 양을 드셔도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것은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설명해 주시죠.

[인터뷰]
제가 쯔양 씨는 직접 진료를 보지 않아서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실제로 이런 분들이 계십니다. 많지는 않지만, 세포 내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에 짝풀림 단백질(uncoupling protein) 등이라고 하는 특수한 단백질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은 많이 드셔도 그 영양이 몸에 쌓이지 않고 체온으로 새어나가는 분들입니다. 그래서 전체 인구에서 이런 분들이 많지는 않으시고요. 이런 분들은 젊어서는 먹고 싶은 걸 마음대로 먹어 좋지만, 나이가 들어서는 오히려 식욕이 감소하면서 체중이 줄어 사망률이 높아질 수도 있고, 나트륨이라던가 포화지방 같은 나쁜 것들을 많이 드시기 때문에 체중이 정상이더라도 고혈압, 동맥경화 같은 대사 이상이 올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비만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분들에 한해서 비만 치료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요?

[인터뷰]
일단 섭취하는 에너지의 총량을 소비하는 에너지양보라고 줄이는 치료가 기본입니다. 이를 위해 식사도 조절하고, 운동도 조절하고 여러 가지 행동치료, 생활습관 교정 등을 실시합니다. 식사 요법에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는데요. 저열량씩, 저탄수화물식, 고단백식 등이 있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필요한 열량을 알아서 그 열량보다 500Kcal 정도를 줄이는 저열량 식사입니다. 이렇게 저열량 식사를 잘하신다면 일주일간 했을 때 0.5~1.0㎏을 감량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열량 섭취 제한의 효과는 6개월 정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제가 권장하고 싶은 다이어트는 일명 PRO diet(Protein Rich Oriental)라고 불리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밀가루, 설탕, 흰 쌀밥 등 정제된 탄수화물과 기름진 음식, 튀김, 볶음, 부침 등 포화지방과 전이 지방이 많은 음식을 줄이고 대신 현미, 잡곡, 채소, 과일과 올리브유 등을 적정량 섭취하고 그래도 부족한 열량을 기름지지 않은 고기, 생선, 두부, 달걀흰자 등 좋은 단백질로 보충하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기존 저열량 다이어트보다 2배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PRO diet 음식이 꽁보리 비빔밥이나 순두부찌개입니다. 치킨과 아이스크림을 삼가시고 제육 덮밥과 콩나물밥을 잡수어보세요. 전보다 체중이 쉽게 빠집니다.

그리고 운동으로 살을 빼겠다는 분들이 상당히 많으신데요. 뜻밖에 운동은 체중 감량과 관련이 없습니다. 식사 조절 없이 6개월 정도 꾸준히 하루 한 시간 정도 유산소 운동을 하더라도 체중은 불과 2kg 정도밖에는 빠지지 않습니다. 심지어 근력 운동을 계속하셔도 체중은 빠지지 않습니다. 물론 체지방이 주는 대신 근육이 늘기 때문인데요. 그럼 '운동이 필요 없느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빠진 체중을 유지하는 데에는 식사조절보다는 운동이 더 효과가 좋으므로 운동은 반드시 하셔야 합니다.

[앵커]
말씀해 주신 PRO diet에서 예로 들어주신 음식을 보니까 꽁보리 비빔밥, 순두부찌개 다 맛이 있잖아요. 충분히 맛있는 것을 먹으며 살을 뺄 수 있겠다 싶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다이어트 방법 몇 가지를 여쭤보려고 하는데요. 일단은 몸에 독소를 뺀다는 독소제거 다이어트, 그리고 저탄고지. 그러니까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을 유지하는 것인데, 예를 들면 고기를 많이 드시는 것 등 이런 것은 의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것인가요?

[인터뷰]
디톡스 다이어트는 유명한 여배우인 앤젤리나 졸리와 기네스 펠트로가 성공적으로 체중을 감량했다고 해서 크게 주목을 받았는데요. 앤젤리나 졸리의 경우, 영화 출연을 위해 21일 만에 '액체 디톡스 다이어트(liquid detox diet)'라는 방법을 사용해 10kg을 빼서 유명하고요. 기네스 펠트로의 경우에는 7일 동안 닭과 채소, 그리고 신선한 과일을 갈아서 만든 스무디를 섭취하는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했다고 해요.

실제로 디톡스 다이어트는 약 5,000년 전부터 인도에서 행해진 일종의 의학 치료요법 중 하나입니다. 만병의 근원이라 여겨지는 독소를 제거하면 우리 몸의 신진대사가 정상으로 돌아와 건강해진다는 개념에 기초한 치료입니다.

즉, 유해 물질이 몸 안으로 과다하게 들어오는 것을 막고 깨끗한 자연식품을 섭취함으로써 소화기, 신장, 폐, 피부 등을 통한 노폐물의 배출을 촉진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인체의 자기 치유 과정이 저절로 좋아지기 때문에 체중이 빠진다는 식사요법입니다. 그러나 앞에 나온 것과 달리 디톡스 다이어트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종의 변형된 단일 음식 다이어트와 탈수를 결합한 형태로 실제로 디톡스 다이어트를 하신다고 해서 지방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디톡스 다이어트를 1주일 이상 무리하게 시행하게 되면 각종 부작용이 나타납니다. 우리 몸에 유용한 전해질, 수분 꼭 필요한데 이런 것들이 함께 빠져나가 심한 공복감을 느낄 수 있고요. 단백질 부족으로 근육량이 감소하게 됩니다. 그리고 필수아미노산, 비타민, 미네랄 부족으로 인한 각종 대사 이상이 생기게 되며 이런 요인들로 인해 다이어트 후 오히려 예전보다 체중이 더 증가할 수 있고, 열량이 부족하므로 심장에 부담을 주어 심장의 근육위축, 심근염, 부정맥 등도 생길 수 있습니다.

[앵커]
독소제거는 몸의 독소를 제거하는 건강한 다이어트인 줄로만 알았는데,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말씀하시니까 좀 충격적인데요. 저탄고지 다이어트법도 효과가 있는지 궁금한데, 괜찮은 방법일까요?

[인터뷰]
저탄고지(低炭高脂) 다이어트는 탄수화물은 극도로 줄이고 지방을 하루 에너지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하는 기형적인 식사입니다. 지방 70~80%, 단백질 20%, 탄수화물 5% 정도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인데 이러면 우리 몸에서 탄수화물이 줄어들기 때문에 지방을 대신 사용하는데 지방이 간으로 이동하게 되어서 간에서 일종의 키톤으로 쪼개지게 되어서 키토 다이어트라고 사용하게 되는지에 이런 것들의 문제는 탄수화물을 너무 많이 줄이기 때문에 부작용으로 두통이나 어지럼증, 그리고 경련이나 이런 것들이 좀 올 수 있고, 이제 아무래도 이런 것들을 많이 드시게 되면 실제로 다이어트가 되는 이유가 그것 자체의 효과가 있다기보다는 기름진 음식을 일주일 내내 먹으면 소화가 안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적게 먹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잘 안되게 되면 신장 결석이라던가 아까 말씀드린 요요 현상이 심하게 올 수 있고 칼륨이나 여러 가지 식이요법, 식이 섬유 같은 것들이 부족하게 되어서 포화지방, 전이 지방을 많이 먹어서 콜레스테롤, 특히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콜레스테롤이 늘어서 동맥경화의 위험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앵커]
오늘 이렇게 올라간 체중을 건강하게 줄이는 방법에 관해서 설명을 들어봤는데요. 사실 정답 대부분은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열량 소모를 많이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예 비만으로 넘어가지 않게 평소에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겠네요. 내 몸 보고서, 아주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김범택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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