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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잇몸 망가지면 심근경색 온다…치주 질환 무서운 이유

2022년 04월 25일 오전 09:00
■ 차재국 / 연세대학교 치과대학병원 치주과 교수

[앵커]
이가 건강한 게 오복 중에 하나라고 하죠. 그만큼 치아는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인데요. 이 치아를 잡아주는 잇몸이 망가지면 치아 손실은 물론이고 심근경색, 당뇨병까지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심각한 합병증을 부르는 치주질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세브란스병원 치주과 차재국 교수 스튜디오에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치주 질환 정말 많이 들어본 말이라서 익숙한데 정확히 어떤 병인지는 잘 모르겠거든요. 정의부터 한 번 들려주시죠.

[인터뷰]
먼저 치주라는 용어에 대해서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치주는 치아를 잡아주는 지지해주는 조직이거든요. 치아를 잡아주는 잇몸이랑 잇몸 속에 있는 잇몸뼈. 이 두 조직을 치주라고 합니다. 이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 치주 질환이고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잇몸병 혹은 풍치라고도 하죠. 가장 대표적인 치주 질환으로는 치은염 그리고 치주염, 그리고 임플란트가 있으신 분들에게 생길 수 있는 임플란트 주위염이 있습니다.

[앵커]
흔히 치주 질환 하면 잇몸이 붓고 잇몸에서 피가 나는 증상이 떠오르는데, 이런 증상은 언제 나타나게 되는 건가요?

[인터뷰]
치은염 증상이 점점 심해지면서 치주염으로 발전하게 되는데요. 정상 환자의 잇몸은 선홍빛에 가까운데, 치은염 환자는 약간 붉게 변한 게 보이시죠? 처음에는 염증이 잇몸뼈까지는 파고들지 않고 핑크색 잇몸에만 한정되어 존재하기 때문에 염증이 생기면서 붉게 변한 것이고, 양치할 때 피가 나는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러다 증상이 점점 심해지면서 염증이 잇몸 속으로 파고들고 잇몸뼈를 손상시키는 치주염으로 발전하게 되는데요. 치아를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잇몸뼈가 녹아서 없어지다 보니까 치아가 흔들리게 되고 치아에 힘이 들어가지 않게 되고 씹을 때 통증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상황이 급성으로 오게 되면 극심한 통증과 함께 잇몸과 얼굴이 붓고 잇몸을 누르면 피고름이 나오고 그런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죠.

[앵커]
잇몸이 붉어지고 양치할 때 피가 나는 경험은 대부분 해보셨을 텐데,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군요. 그럼 이런 변화 말고 또 다른 증상은 뭐가 있을까요?

[인터뷰]
우선 환자분들이 자각할 수 있는 증상으로는 잇몸이 근질거리고 욱신거리는 불편감이 나타날 수 있고요. 그리고 요즘에 마스크를 다 쓰고 다니시는데 마스크 안쪽에 본인이 느낄 수 있는 심한 구취가 묻어 있으시면 치주 질환으로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앵커]
잇몸 통증 외에 구취가 계속적으로 나게 된다면 구강 상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말씀이신데요. 그렇다면 치주 질환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기본적으로 치주 질환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우선 첫 번째로는 구강 내 존재하는 세균이 있습니다. 우리 입속은 침 그리고 음식물과 같은 영양소가 항상 있어서 세균들이 살기에 아주 적합한 환경인데요. 치주 질환 원인균들은 치아와 잇몸 사이 틈새에 주로 플라크 형태로 서식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양치질이 잘 되지 않거나 스케일링을 오랫동안 받지 않아서 플라크와 치석의 양이 많아지게 되면 이것들이 점점 잇몸 속으로 파고들게 됩니다.

이렇게 파고든 세균들이 잇몸과 치아 사이의 틈새가 넓게 만들고, 이걸 치주낭이라고 하는데요. 치주낭 속에서 세균들이 살면서 독소를 방출해요. 이 독소가 잇몸과 뼈를 녹이는 것이지요. 첫 번째는 세균이고, 두 번째 원인은 전신적인 면역력의 저하입니다. 잇몸 속에 세균들이 침투한다 하더라도 우리 몸의 면역력이 방어선을 구축하고 저항한다면 뼈가 녹는 정도까지 이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스트레스, 수면 부족, 혹은 코로나19 감염 같은 전신 질환으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면 치주 질환이 심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당뇨 그리고 흡연은 치주 질환의 아주 강력한 위험 인자 중 하나입니다.

[앵커]
구강 청결뿐 아니라 몸의 면역력이 약해지면 잇몸까지 무너질 수 있다는 말이군요. 그렇다면 이런 치주 질환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인터뷰]
가장 기본적인 치주 질환의 치료 방법은 스케일링입니다. 우리나라는 만 18세 이상 성인들을 대상으로 연 1회 스케일링에 보험적용을 해주고 있는데요. 치은염의 경우에는 스케일링만으로도 상당 부분 치료가 됩니다. 근데 아까 말씀드린 뼈가 녹는 치주염으로 발전된 경우엔 좀 더 외과적인 수술 혹은 시술이 필요한데요. 기본적으로 잇몸에 국소 마취를 하고 치아와 잇몸 사이에 형성된 치주낭에 존재하는 세균을 기구를 통해서 제거하는 시술을 가장 많이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잇몸을 절개해서 치아 뿌리 속에 붙어있는 염증을 제거하는 치주 수술, 그리고 무너진 치조골을 여러 가지 약제를 동반해서 재생시키는 치주 조직 재생 술도 최근에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앵커]
저도 개인적으로 치과 치료를 제일 두려워하는 편인데. 치료 과정이 고통스럽고 부담스러워서 치료받기를 포기하는 분들도 계신데요. 이런 경우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병이 생길 수 있나요?

[인터뷰]
네, 이 질환의 특성상 초반에 좀 불편하다가 컨디션이 조금 좋아지고 그러면 조금 더 통증이 완화되고, 악화되었다가 완화되었다가 이런 반복되는 사이클을 갖습니다. 그래서 좀 나아지는 것 같으면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치료를 미루고 방치하게 되는데, 증상이 초기일 때 전문적인 처치를 받는 것이 치아와 잇몸을 보존하고 임플란트 시술로 인한 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길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그보다 더 중요한 합병증은 치주 질환과 관련이 있는 각종 전신 질환입니다. 구강 세균은 혈류를 통해 우리 몸 다른 기관으로 이동할 수 있는데, 최근 들어서 이러한 연구 결과들이 많이 발표가 되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많이 보고된 질환이 바로 심근경색을 포함한 심혈관질환이고요, 이 두 질환은 비슷하거나 공통적인 원인이 있을 것으로 생각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치주 질환이 있는 환자는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벽의 두께가 더 두꺼워지고, 그로 인해 심근경색 발병률이 약 4배 증가한다고 보고된 바가 있습니다. 또 치주 질환이 당뇨 합병증을 일으킨다는 보고도 있고요, 최근에는 치주 질환 원인균이 대장암 환자의 대장이나, 치매 환자의 뇌 속에서도 발견이 되기도 하고, 이런 다양한 전신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인자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치주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코로나로 인한 사망률이 약 9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었습니다.

[앵커]
가랑비에 옷 젖듯이 서서히 전체 건강까지 위협하는 거군요.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되겠습니다. 이번에는 OX 퀴즈로 치주 질환과 관련한 궁금증을 풀어볼 텐데요. 앞에 있는 O, X 푯말을 들어주시면 되겠습니다. 먼저 첫 번째 질문입니다. 스케일링을 자주 받는 게 치주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인터뷰]
정답은 O입니다. 스케일링은 치주 질환을 예방하는 데 있어서 가장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술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구강 내 세균은 치아에 단단하게 붙어있는 치석의 표면에 모여서 살고 있는데요. 이 치석은 아무리 양치질을 열심히 해도 잘 집에서는 떨어지지가 않습니다. 치과에 내원하셔서 초음파 기구를 통해 치석을 제거해주면 잇몸 속 세균의 양을 확실하게 줄일 수 있습니다. 보통 치주 질환이 없는 분들은 6개월에 한 번, 치주 질환을 앓았었고 치료 후 유지 관리를 하시는 분들은 3~4개월에 한 번 스케일링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특히 흡연자나 당뇨 환자와 같이 치주 질환 고위험군 환자에서는 현재는 치주 질환이 없더라도 자주 스케일링을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앵커]
두 번째 질문입니다. 구강청결제가 구강암을 유발한다?

[인터뷰]
이건 X입니다. 사실 약간 논란이 있는 부분인데요. 구강청결제를 쓰다 보면 화한 청량감을 느끼시잖아요. 이게 청결제안에 들어있는 알코올 성분 때문에 그렇습니다. 구강청결제에 들은 알코올 성분이 구강암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런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기도 했거든요. 현재 치의학계와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입장으로는 구강암의 유발 원인 인자가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고 있습니다.

다만 고 알코올성 구강청결제의 과도한 사용이 치아에 착색을 일으킬 수 있고, 입안을 건조하게 만들 수도 있어서 지나치게 과도한 사용은 권장하지 않고요, 대용으로 알코올 대신에 워터 베이스로 제조된 저자극 구강세정제가 있거든요. 저자극 청결제 사용을 추천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구강 내 점막이 민감하신 분들, 구강 건조증이 있는 분들, 노인 환자분들 같은 경우엔 이러한 저자극 구강청결제의 사용이 좋습니다.

[앵커]
아까 스케일링에 필요성에 대해서도 말씀하셨지만. 치아 사이가 벌어질까 봐 스케일링이나 치실을 사용하지 않는 분들이 계신데, 실제로도 치아가 벌어지나요?

[인터뷰]
이것도 X입니다. 이 질문은 제가 환자 보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에 하나인데요. 대부분 환자분들이 스케일링하고 나서 치아가 벌어진다고 느낄 수 있는데 그렇게 느끼시는 건 치아 사이에 있는 기존의 치석이 제거되었기 때문입니다. 원래부터 있는 치아 사이 공간을 치석이 메우고 있었는데, 그것이 없어지니까 허전해지고 벌어진다고 느끼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정상적인 상태의 치아라면 치실이나 치간 칫솔을 아무리 열심히 써도 이로 인해 치아 사이가 벌어지지는 않으니 안심하고 쓰셔도 됩니다.

[앵커]
잇몸 건강에 비타민C와 E가 좋다고 해서 챙겨 드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정말로 도움이 되나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물론 비타민 결핍 자체가 치주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 요소는 아닌데요. 비타민의 복용이 구강 내 잇몸 세포들의 건강을 유지하고, 치주 질환으로 인한 잇몸의 출혈을 줄여주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실제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치주 질환 치료제들도 비타민 C, E와 같은 성분을 포함하고 있고요. 다만, 이러한 비타민 약제가 세균 박멸을 통해서 치주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는 없기 때문에 치료보조제 혹은 영양제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치주 질환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잇몸 건강이 왜 오복 중 하나라고 하는 건지 잘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연세대학교 치과대학병원 치주과 차재국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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