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YTN 사이언스

검색

[내 몸 보고서] 노년 눈 건강 위협하는 '백내장' 원인과 치료법

2022년 05월 02일 오후 4:51
■ 김미금 /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앵커]
점점 눈앞이 탁해져 시력이 약해지는 백내장은 대표적인 노인성 안과 질환이죠. 하지만 나이가 들더라도 일상에서 조금만 신경 쓰면 발병 시기를 늦출 수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눈 건강을 위협하는 '백내장'의 원인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김미금 교수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우선 백내장이 어떤 질환인지 개념부터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네, 우리 눈 안쪽에는 볼록한 렌즈 형태로 되어 있는 투명한 조직의 수정체가 있습니다. 이 수정체는 눈으로 들어온 빛을 모아주어 망막에 상이 맺히도록 하는데요. 카메라의 렌즈처럼 사물이 잘 보이게끔 초점을 조절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백내장은 이러한 수정체가 혼탁해져서 빛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해 근거리, 원거리의 전체적인 시력이 저하되는 병입니다. 백내장이 악화하면 시력 저하가 매우 심해지고, 눈 안쪽에 다른 병이 발생해도 가려져서 검사가 어렵게 될 수 있고요. 팽창된 백내장 일부는 녹내장을 일으키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앵커]
백내장으로 시력이 저하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이 나타나게 되나요?

[인터뷰]
백내장이 생기면 눈이 갑자기 침침해져서 안경을 써도 원거리, 근거리가 다 안 보인다거나, 전체적으로 뿌옇게 보인다거나, 낮에 밝은 곳에서 오히려 더 안 보인다든지 하는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백내장은 발생 위치에 따라 수정체 중앙부가 혼탁해지면 핵 백내장으로 진단하게 되는데, 이때는 원래 돋보기를 써야 보이던 핸드폰 글씨가 갑자기 돋보기 없이도 잘 보이는 증상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드물게, 사물이 겹쳐 보이거나 두 개 세 개로 보인다고 호소하는 분도 있습니다.

[앵커]
안 보이던 글씨가 갑자기 잘 보이는 것도 백내장의 증상이란 것을 잘 기억해야겠네요.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높아지니까 백내장과 혼동하시는 분도 있을 거 같아요, 두 질환은 어떻게 구별하나요?

[인터뷰]
제가 앞서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져서 근거리, 원거리의 전체적인 시력이 저하되는 병이라고 설명해 드렸는데요. 노안은 백내장이 있어도, 없어도 발생 가능한데 수정체의 조절력이 저하돼 근거리가 보이지 않게 되는 병입니다. 우리 눈에는 수정체를 고정해주는 수정체 소대와 섬모에 근육이 있는데요. 섬모체 근육 수축과 수정체 소대 이완을 통해 근거리가 보이게 조절을 하는데, 나이가 들면 그 조절력이 저하돼 근거리가 보이지 않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40대 초반부터 50대 사이에 모든 어른에서 노안이 시작되고, 잘 보이던 핸드폰, 컴퓨터 글씨가 안 보입니다. 저도 사실 노안이 와서 안 보이는데요, 저 같은 사람은 안경을 벗어야 핸드폰 글씨가 보이고, 원래 안경 안 쓰고 멀리 잘 보던 분은 돋보기나 다초점 안경을 써야 핸드폰 글씨가 보이는 병이 노안입니다.

[앵커]
나이가 많아질수록 백내장의 발병 위험이 커진다고 들었는데요. 백내장의 원인에 대해서도 짚어주시죠.

[인터뷰]
네, 네, 저희가 사실은 노화에 의한 가장 큰 원인이 있고요. 세포가 노화된다든지 스트레스나 산화작용을 일으키는 요인이 우리 몸에 쌓이면서 스트레스, 자외선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눈에 외상을 입거나, 당뇨, 고혈압, 비만, 신장병, 아토피 등 자가면역질환, 대사성 전신질환이 있거나 눈 속 염증을 앓거나 스테로이드같이 백내장을 유발하는 약물 복용을 하면 생길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젊은데도 백내장이 발병하는 경우는 말씀하신 다른 원인 때문인가요?

[인터뷰]
네, 백내장이 젊은 성인에게 발병하는 경우 여러 가지 원인을 생각해볼 수 있는데요. 후천 백내장으로는 아토피같이 전신 염증 질환을 앓는 환자나 신장을 이식한 뒤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환자에서 발생하기도 하는데, 원인을 모르고 발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환자의 12%에서 백내장이 관찰된다는 일본 보고도 있습니다. 이 외 선천적으로 백내장을 가지고 태어난 경우 유전성 이상, 대사 이상에 의한 것일 수도 있고 태내 감염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산모가 임신 기간에 풍진이나 수두, 매독 등에 감염된 경우 아기도 백내장을 갖고 태어날 수 있습니다. 선천 및 유년 백내장은 후진국은 인구 만 명당 14명 이내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앵커]
백내장은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도 궁금한데요. 치료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인터뷰]
현재 백내장의 표준 치료는 수술이고, 수술을 잘 받으면 완치가 됩니다. 수술 방법으로는 안구 절개 부위에 초음파유화기를 넣어 수정체를 조각내고, 조각낸 수정체를 흡입해 백내장을 제거하고, 다시 인공 수정체를 삽입하는 ‘초음파 유 화술’이 있고요. 최근에는 1,000조 분의 1초라는 짧은 시간에 레이저를 이용하여 백내장을 잘게 부순 후에 초음파유화기를 넣어 부서진 조각들을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넣는 '펨토초 레이저'를 보조로 이용한 백내장 수술을 일부 환자에서 시행하기도 합니다.

수술 시기를 놓쳐서 백내장이 너무 딱딱한 경우는 앞서 말씀드렸던 초음파 유화설, 펨토초 레이저 모두 사용 불가하며 눈 절개를 매우 크게 하고 통째로 수정체를 적출해야 합니다. 따라서 수술이 어렵고 출혈, 난시 등의 합병증이 많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앵커]
백내장을 조기에 수술하면 득보다 실이 될 수 있어서 초기에는 수술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정말 그런가요?

[인터뷰]
합병증을 유발하는 백내장은 조기에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타 합병증을 유발하지 않는 초기 백내장 수술은 득보다 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백내장 초기에는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니 투명해져서 원거리는 잘 보이지만, 근거리가 안 보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백내장 수술에 사용하는 인공 수정체로 근거리 또는 원거리 중 한 가지만 잘 보이게 하는 게 단초점, 둘 다 잘 보이게 하는 게 다초점 인공 수정체가 있습니다.

단초점 인공수정체는 노안이 심화 될 수 있어서 40~50대 초반의 초기 백내장의 경우 근거리를 볼 때 불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최근에 성능이 개선된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많이 개발됐지만, 이것도 100% 완벽한 것은 아니어서 빛 번짐 등의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백내장을 초기에 수술하면 본인이 생각한 것보다 개선 효과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환자분도 계십니다.

[앵커]
그래도 제때 치료받으면 완치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인데요. 백내장을 조기에 수술하면 득보다 실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정말 그런가요?

[인터뷰]
네 그럴 수 있습니다. 백내장이 합병증을 일으킬 때는 조기라도 빨리 수술을 해줘야 하는데, 합병증을 일으키지 않는 초기 백내장 수술은 득보다 실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말씀드렸듯이 백내장 초기에는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니 투명해져서 원거리는 잘 보이지만, 다초점 인공 수정체를 넣어야 하므로 근거리가 안 보이게 되는 합병증이 있을 수 있습니다. 돋보기나 다초점 안경이 필요할 수 있는 불편함이 생길 수 있어서 좀 일찍 하면 불편할 수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그래서 노안 인공 수정체같이 가까운 곳도 보이고 먼 곳도 보이는 인공 수정체도 개발되었고요. 그런데 이 인공 수정체의 기능은 많이 좋아졌지만 완벽하지 않아서 빛 번짐 같은 합병증이 올 수 있습니다. 조기 수술은 이런 불편함 때문에 환자분들의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 불편함이 있다면 혹시 수술 없이 백내장을 치료할 방법은 없나요?

[인터뷰]
저희가 현재 약물을 열심히 개발 중이나 안타깝게도 상용화되어 있는 약물은 없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리고 백내장 수술과 시력 교정술은 어떻게 다른 건가요?

[인터뷰]
시력 교정 수술은 쉽게 말씀드리면 안경이나 콘택트렌즈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수술입니다.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쓰면 잘 보이는 눈을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없이도 잘 보일 수 있게 굴절 정도를 개선하는 수술 방법이고 그래서 전체적으로 환자가 자기 부담을 해야 하는 비급여 시술이 되는 것이지요.

여러분이 많이 알고 계시는 각막에 시행하는 라식, 라섹, 미소 등이 시력교정술이고 또는 근시가 심한 경우 안내렌즈를 삽입하여 잘 보이게 하기도 합니다. 초고도 근시 환자에서는 수정체 자체를 제거하여 다초점 인공 수정체를 넣어서 백내장이 없는 경우에도 수술할 수 있는데요, 이 경우 '투명 수정체 적출술'이라고 부릅니다. 투명 수정체 적출술은 백내장 수술과 방법이 비슷하다 보니 일반 환자분들이 오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앵커]
정리하자면 백내장 수술과 시력 교정에서 '투명 수정체 적출술' 같이 심한 경우에 시력 교정술은 수술 방법이 거의 비슷하다 보니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인데요. 시력 교정술은 비급여 항목이라는 것을 기억해야겠네요.

[인터뷰]
네. 백내장이 없을 때 할 수 있는 수술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백내장 환자가 노안 교정까지 함께 원하면 그땐 어떤 치료를 받게 되는 건가요?

[인터뷰]
백내장을 일단 제거해야 하니까 아까 소개해 드린 다양한 수술 방법을 통해 백내장을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넣을 때 다초점을 넣는 게 아니라 다초점, 원거리 근거리를 다 볼 수 있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넣게 되는데 백내장은 나라에서 인정해 주는 노화로 인한 병이기 때문에 보험이 되고요. 다초점 인공수정체에 대한 부분만 비급여로 환자가 별도 부담하시게 됩니다.

[앵커]
노인성 안과 질환인 백내장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이제 여름이 되면서 자외선이 강해지니까 우리 눈 건강에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내몸 보고서> 서울대학교 안과 김미금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science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사용 설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