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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남성 특히 잘 걸리는 '대장암'…조기에 진단하려면?

2022년 06월 20일 오전 09:00
■ 박지원 / 서울대학교병원 교수

[앵커]
대장암은 폐암, 위암에 이어 우리나라 남성이 많이 걸리는 3대 암 중에 하나인데요.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탓에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합니다.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대장암의 원인과 진단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대장항문외과 박지원 교수와 함께 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은 대장암에 대해 알아볼 텐데요. 대장암이 어떤 질환인지 설명부터 해주시죠.

[인터뷰]
대장암이란 대장에 생긴 악성 종양을 말합니다. 대장은 음식을 소화하고 배설하는 기관중에 마지막에 위치하고 있는 장기로 길이는 대략 1.5m로 상당히 큰데요.대장은 결장과 직장으로 나눌 수 있고 암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결장에 생기는 암을 결장암, 직장에 생기는 암을 직장암이라고 하고, 이를 통칭하여 대장암이라고 합니다. 대장암의 대부분은 선암으로 대장암의 가장 안쪽 벽인 점막에서 발생합니다.

[앵커]
대장암도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서 침묵의 암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던데요. 대장암을 의심해볼 수 있을 증상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인터뷰]
네, 대장암이 발생한 환자들 중 많은 분들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장암으로 인한 증상이 있는 경우 대장암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주요 증상이 틀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측에 생긴 대장암은 커질 때까지 증상이 없어 빈혈로 진단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좌측에 생긴 대장암은 주로 대변에 피가 묻어 나거나 변이 가늘어 지는 증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른 원인이 없이 빈혈이 있다든지, 대변에 피가 묻어 나거나, 변이 가늘어지는 증상이 있다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있다고 모두 대장암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앵커]
앞에서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우리나라에서 폐암, 위암 다음으로 무서운 게 대장암이라고 하던데요. 대장암의 유병률은 어느 정도인가요?

[인터뷰]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대장암 유병률은 약 280,000명으로 주요 암종 중 3번째로 많은 암종입니다. 남성에서 2위, 여성에서 3위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장암은 2019년에 약 29,000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였고 주요 암종 중 4위에 해당합니다. 남녀 각각 3위의 발생률을 보이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중요한 암종 중 하나입니다.

[앵커]
대장암은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흔하게 발생한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네, 우리나라 표준 인구를 기준으로 한 대장암 표준화 발생률이 남성에서 여성보다 높아 남성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남성들이 더 많이 흡연하고 더 많이 술을 마시고 덜 운동하고 더 많은 붉은 고기와 가공육을 먹기 때문에 이런 위험인자들이 기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여성 호르몬이 대장암 발생의 위험을 감소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앵커]
대장암의 위험 인자를 몇 가지 짚어주셨는데, 대장암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대장암이 발생하는 원인은 나이, 장질환, 생활습관과 유전적인 요소들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대장암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합니다. 크론병이나 궤양성대장암염 같은 염증성장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서 대장암이 많이 발생합니다. 생활습관으로는 운동 부족, 붉은 고기 섭취, 소세지같은 가공육 섭취, 비만, 음주, 흡연등이 대장암 발생과 연관이 있습니다. 그 외 대장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나 가족성 용종증, 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과 같은 유전성 질환에서도 대장암이 많이 발생합니다.

[앵커]
대장 내시경을 하고, 대장암의 씨앗이라고 불리는 용종을 발견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용종이라는 게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건가요?

[인터뷰]
대장용종은 점막이 비정상적으로 자라서 혹이 되어 대장의 안쪽으로 돌출되어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대장용종은 과형성 용종, 과오종성 용종, 염증성 용종 등과 같은 암으로 가지 않는 비종양성 용종과 선종성 용종(다른 말로, 선종)같이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종양성 용종이 있습니다. 선종이 전체 용종의 30-50%를 차지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용종이, 대장에 얼마나 있어야 암으로 발전하게 되는 건가요? 용종을 초기에 제거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한데요.

[인터뷰]
대장 용종 중 선종은 암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선종도 크기와 분화도에 따라 암으로 갈 수 있는 확률이 틀립니다. 보통 선종은 크기가 1cm 미만인 경우 암 발생률이 1% 이하이지만, 2cm 이상의 경우 35% 이상에서 암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현미경적 조직 소견상 융모 형태의 세포가 많을수록, 세포의 분화가 나쁠수록 암으로 진행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고 암 발생률도 높아집니다.정상적인 대장 점막에 발생한 용종이 비정상적인 증식과 유전자 변이에 의해 ‘저도 이형성 선종’, ‘고도 이형성 선종’ 의 중간 단계를 거쳐서 진행성 암으로 발전되게 되며, 이러한 과정은 ‘용종-암 연속체’라고 부릅니다.

대략적으로 선종을 그냥 두었을 경우 10년 후 대장암이 될 확률이 약 8%, 20년 후 대장암이 될 확률이 약 24% 정도로 봅니다. 선종에서 대장암으로 진행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5년에서 10년 정도로 봅니다. 하지만 일부 선종에서는 암으로 빨리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앵커]
대장 내시경을 하는 과정이 너무 싫어서 대장암 검사를 회피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다른 검사법은 없는 건가요?

[인터뷰]
대장내시경이 대장암 진단의 표준방법입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대변검사와 가상 CT 내시경검사가 있습니다.현재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에서 대장암을 검진하는 방법은 대변검사입니다. 대변에서 눈으로 보이지 않는 피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대장내시경에 비해 검사가 편하지만 대장암을 진단하는데 있어 정확도는 대장내시경에 비해 떨어집니다. 최근 대장내시경으로 대장암을 검진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추후 그 결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컴퓨터 단층촬영 (CT 스캔) 을 이용한 가상 CT 내시경검사입니다. 대장내시경을 하듯이 대장을 청소한 뒤 항문으로 가스를 주입하여 대장을 부풀리고 CT를 촬영합니다. CT를 재구성해서 간접적으로 대장 내의 병변을 찾는 검사방법입니다. 직접 기구를 삽입하지 않아 대장내시경에 비해 편하지만 용종을 제거할 수 없는 한계도 있습니다.

[앵커]
결국 최선의 진단법은 대장 내시경이라는 말씀이신데요. 그렇다면 대장암 치료법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대장암의 진행 상태에 따라 치료가 다릅니다. 용종 형태로 된 조기 대장암은 내시경으로 절제가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대개의 대장암은 수술적인 절제가 주요치료입니다. 수술적 치료로는 전통적인 개복 수술 이외에도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과 같은 최소침습수술도 시행합니다. 수술이후에는 대장암의 병기에 따라 항암화학치료를 시행합니다.

항문에 가까운 직장암은 재발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방사선 치료를 추가로 시행합니다. 과거에는 수술 이후에 방사선 치료를 주로 시행하였으나 요즘은 수술 전에 방사선 치료를 먼저 시행하고 수술을 시행하는 방법을 많이 시행합니다. 전이가 있는 대장암의 경우에는 항암화학치료가 주요한 치료 중에 하나입니다.

[앵커]
네, 끝으로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말씀해주시겠어요.

[인터뷰]
대장암의 위험인자 중 생활습관을 통해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운동 등을 통해 신체활동을 늘리고 식이섬유가 많이 든 음식을 먹는 게 좋습니다. 음주 및 흡연은 피하고 붉은 고기 (소고기, 돼지고기)와 가공육은 멀리 하는게 좋습니다. 대장암 검진을 통해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게 좋습니다. 또한 대장 내시경에서 선종이 발견된다면 제거해서 대장암으로의 진행을 막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앵커]
증상이 없어서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까 좀 불편하더라도 대장 내시경 같은 검진을 주기적으로 받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내몸보고서> 서울대학교병원 박지원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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