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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위력 강해진 태풍…기후변화 영향 때문?

2022년 06월 28일 오후 4:56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기후변화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 강수량도 증가한다고 하는데요.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된 가운데, 기후변화로 인해 올여름 태풍의 위력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날씨학개론에서는 기후변화로 더욱 강력해진 올여름 태풍 경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지난 50년간 발생한 자연 재해 중에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게 바로 태풍이라고 하던데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태풍으로 피해를 입었나요?

[인터뷰]
네, 세계기상기구는 2021년 9월에 '기후와 극한 기상' 보고서에서 1970~2019년까지 총 1만 1.000건에 이르는 재해가 있었고 이 때문에 200만 명이 사망했으며 약 2조6,400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는데요. 50년 동안 경제적 손실이 가장 컸던 기후 재난이 바로 태풍 등 폭풍으로 인한 것으로 무려 5,210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2021년에 발생한 기후재난 톱10에도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4회를 기록했습니다. 첫 번째가 미국을 강타하면서 가장 많은 피해를 주었던 허리케인 아이다로 인해 77조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구요. 일곱 번째로 피해가 컸던 재난이 인도와 방글라데시를 강타한 사이클론 야스이구요. 아홉 번째가 필리핀을 강타한 태풍 인파였으며, 열 번째 재난도 태풍으로 인도와 스리랑카를 강타한 사이클론 타우크태이었습니다.

[앵커]
최근 들어 태풍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네, 올해 5월에 미해양대기청은 태풍 피해가 급증하는 원인을 분석했는데요. 첫 번째로는, 기후 변화가 허리케인을 더 습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대기 온도가 1°C 증가하면 대기 수분이 7% 증가해 강수량이 많아집니다. 최근 허리케인이 산업화 이전 허리케인보다 11%나 더 많은 비를 내리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지요.

둘째, 해수 온도가 상승하고, 태풍 이동 속도가 늦어지게 되면 태풍이 더 강력하게 발달하면서 광범위한 홍수를 가져옵니다. 2017년 허리케인 하비에 의해 쏟아진 1,300mm에 달하는 호우가 좋은 예이지요.

셋째, 이전보다 태풍이 가장 강하게 발달하는 위도가 극지방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도 피해를 크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밝혔고요. 넷째, 2021년 허리케인 아이다가 하루 만에 시속 89km 이상 발달한 경우처럼 초급속 발달 태풍으로 인해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피해가 증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태풍의 위력도 더 강해지고 있다고 이야기해주셨는데요. 미국에서는 올여름 초강력 허리케인이 올 것으로 예상하면서 긴장하고 있다고요?

[인터뷰]
네, 먼저 태풍 예측에 가장 권위 있는 기관인 미 해양대기청과 콜로라도대학연구팀의 예측자료를 가지고 올여름 태풍을 예측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의 주요 태풍 예측 기관들은 주로 미국에 영향을 주는 대서양과 중부 태평양의 예보를 발표하는데요.

먼저 미 해양대기청은 올해 5월 22일에 "올여름 대서양에서는 평균 이상의 허리케인 시즌을 예측한다."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이들은 현재 진행 중인 라니냐와 함께 평균보다 높은 대서양 해수 온도로 인해 평년보다 많은 허리케인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미 해양대기청은 대서양에서 14~21개의 열대성 폭풍(63kmh이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며, 그중 6~10개는 허리케인(119kmh 이상의 바람)으로 발달할 것이며 이 중에서 3개에서 6개 정도가 카테고리 3에서 5인 179kmh 이상의 강력한 허리케인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 예측은 70%의 신뢰도가 있다고 발표했지요. 이들은 허리케인이 많이 발생할 확률은 65%이고, 평년 정도의 허리케인이 발생할 확률은 25%이며, 평년보다 적은 허리케인의 해가 될 확률은 10%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주요 연구 기관들은 올여름에 허리케인이 많이 발생하거나 강하게 발달할 확률이 높게 보고 있는데요. 그 이유로는 첫째, 허리케인 시즌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라니냐 때문이고요, 둘째, 대서양과 카리브해 지역의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뜨겁다는 점이구요, 셋째, 약한 열대 대서양 무역풍의 영향도 있구요 넷째, 강화된 서아프리카 몬순의 영향 등이 겹치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북서 태평양 태풍 예측도 짚어주시죠.

[인터뷰]
우리나라나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국가들이 주로 영향을 받게 되는 북서 태평양 태풍에 대한 예측은 한국 국가태풍센터에서 발표했는데요. 5월 25일 함동주 국가태풍센터장은 “약한 라니냐가 지속하면서 열대기단 쪽의 태풍이 올라올 확률은 낮겠으나, 우리나라에 가장 영향을 주는 필리핀 동쪽 해상의 태풍 발생 가능성이 높아 강도는 더 세질 수 있다. 태풍이 발달하더라도 서진하지 못하고 일본 열도로 빠져나갈 수도 있는 만큼 현재로써는 몇 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 미리 예단키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알리안츠 리스크 컨설팅(Allianz Risk Consulting)는 북서 태평양 태풍 예측을 하였는데요. 올해는 2020년과 2021년에 비해 약간 태풍 숫자가 많을 가능성은 있지만 30년 기후 평년치보다는 20% 정도 덜 발생할 것이며 올여름에는 23개의 열대성 폭풍, 13개의 태풍, 7개의 강력한 태풍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케이웨더 예보센터에서는 올여름 태평양에서 태풍 발생 횟수는 22~23개 정도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고요. 이 중 3~4개가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올해 북서 태평양의 태풍 활동이 평년보다 적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라니냐입니다. 라니냐는 적도 태평양의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그러니까 수온이 차가워지는 현상인데요. 라니냐는 중부 태평양과 북서 태평양의 태풍 활동을 억제하고 대서양의 허리케인 발생을 강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라니냐가 발생할 경우 필리핀 동쪽 해상의 태풍 발생 확률이 높아지게 되는데 원래 태풍이 많이 발생하는 적도 부근 해상에서는 태풍 발생이 적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필리핀 동쪽 해상과 가까운데요. 필리핀 동쪽 해상의 해수 온도는 매우 높고, 그만큼 태풍의 위력도 더 강해지기 때문에 올여름에 위력이 큰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입니다. 참고로 태풍은 남·북위 5° 이상 구역에서 발생하게 되는데요. 여기에 해수면 온도가 26℃ 이상 되는 지역에서 생깁니다.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8일부터 14일 사이 엘니뇨 라니냐 감시구역인 열대 태평양 Nino3.4 지역의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1.2℃ 낮은 상태를 기록했고요. 같은 기간 우리나라 주변의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1.4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서 태평양에서의 라니냐 활동은 여름 내내 그리고 가을까지 계속될 것으로 세계적인 기후기관들이 예상함에 따라 북서 태평양의 태풍 활동은 평년보다는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올여름도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인데요. 태풍에 대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터뷰]
태풍이 예상될 때 미리 대비해야 하는 것 중 첫째가 태풍의 진로 및 도달 시간을 파악해서 어떻게 대피할지를 생각하는 겁니다. 대피 계획은 아주 구체적일수록 좋습니다. 사전에 어디로 갈지 결정하고, 길을 정하는 게 좋고요. 가족 구성원들이 떨어져 서로 연락할 수 없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가족 의사소통 계획을 만드는 것도 필요합니다.

둘째, 산간·계곡, 하천, 방파제 등 위험 지역에서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 하고요.

셋째, 주택이나 차량, 시설물 등의 보호를 위해 가족이나 지역 주민과 함께 준비하는 것이고요.

넷째, 가족과 함께 비상용품을 준비하여 재난에 대비해야 합니다. 현금과 2주간 쓸 수 있는 약품, 휴대전화 무선 충전기, 화장지나 손 세정제, 여성용품, 위생용품은 필수로 챙기시고요. 보험 서류나 임대계약서 같은 중요한 서류들도 물에 잠기지 않게 미리 챙겨놓는 것도 좋겠고요. 기상 상황을 수시로 파악하기 위한 라디오를 챙기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다섯째, 비가 많이 오는 날에 외출은 자제하고 연세 많은 어르신 등은 수시로 안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모쪼록 올해는 태풍 대비를 잘해서 태풍 피해가 가장 적은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앵커]
뭐 괜찮겠지, 문제없겠지. 방심하지 말고 유비무환의 자세로 철저하게 대비해야겠습니다. 날씨학개론,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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