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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취재파일] 뇌 속에도 요소회로가 있다…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매 원인 발견

2022년 07월 04일 오전 09:00
■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다양한 분야의 과학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집중, 분석하는 '사이언스 취재 파일' 시간입니다. 오늘은 양훼영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은 알츠하이머 치매와 관련된 소식 가져오셨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발병 원인은 물론 치료법까지 명확히 알려진 게 없어서 가장 두려운 질병으로 알려진 게 바로 치매죠.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알츠하이머 치매의 새로운 원인을 밝혀냈다고 해서 제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먼저 영상부터 보고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리포트]
치매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뇌에서는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독성물질이 많이 발견됩니다.

이 독성물질은 뇌 신경세포를 파괴해 치매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6월 뇌 속 독성물질을 직접 제거하는 치료제가 미 FDA 승인을 처음으로 받았지만, 효과도 적고 부작용도 있습니다.

다른 치매 치료제 역시 임상시험에서 치매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치료제 개발은 제자리걸음 상태입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 치매의 새로운 원인을 찾아냈습니다.

간에서 암모니아를 해독하는 역할을 하는 요소회로가 뇌에도 있다는 것을 처음 밝혀낸 겁니다.

요소회로는 뇌 속 비 신경세포인 '별세포'에서 발견됐는데, 이 요소회로가 활성화되면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이 더 악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류 훈 / KIST 뇌과학연구소 단장 : (뇌 속 요소회로가) 일시적으로 활성화됐다가 회복을 하면 문제가 없는데 반응성 별세포가 암모니아를 요소회로로 해독하기 위해서 계속 활성화가 유지되게 되다 보면 주변에 있는 많은 세포들에게도 독성으로 작용하게 되고….]

연구진은 또, 별세포의 요소회로를 활성화하는 여러 효소 중 ODC1을 억제하면 암모니아 해독 과정은 유지하면서도 치매를 일으키는 물질 생성이 줄어든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이 효소를 억제한 치매 생쥐가 기억력이 회복되는 것도 동물실험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새로운 치매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열린 셈입니다.

[이창준 /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장 : 현재는 아밀로이드를 직접적으로 없애는 접근을 하고 있으나 저희가 새로 개발한 ODC1을 타겟으로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환경을 좋게 만들면서 또 아밀로이드 베타도 줄일 수 있는 여러 가지 좋은 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요소회로 효소를 억제하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위한 후속 연구를 이어간다는 계획입니다.

국내에서 한 해 들어가는 치매 관리 비용은 16조5천억 원으로, 오는 2040년에는 63조1천억 원까지 늘어날 전망입니다.

새로운 치매 치료제 개발로 치매 정복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입니다.

[앵커]
양훼영 기자가 직접 취재한 리포트를 보고 왔는데,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도 있겠다라는 기대감이 드는데요. 그동안 뇌 속에 독성 때문에 알츠하이머 치매가 발생한다고 알려졌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게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물질입니다. 이 물질은 단백질인데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게 어떻게 알려진 거냐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뇌 속을 살펴보았습니다.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독성 단백질이 과도하게 많았고, 이 물질이 뇌 신경세포에 엉겨 붙으면서 쌓여서 치매를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래서 많은 뇌 연구자들이 오랫동안 베타 아밀로이드의 분비를 줄이거나 쌓여있는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해왔습니다.

그중 하나가 지난해 6월 미 FDA 승인을 최초로 받은 '아두헬름'이라는 치료제입니다. 하지만 최근 임상 3상에서 효능을 명확하게 증명하지 못해 유럽 허가 신청을 자진 취하했는데요. 글로벌 제약사 로슈가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크레네주맙'도 베타 아밀로이드를 타겟으로 하지만 최근 임상 3상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치료제들은 임상에서 베타 아밀로이드를 없애는 효과는 냈습니다, 문제는 가장 중요한 인지기능이 돌아오지 않아 중증 치매가 지속된 건데요. 결국, 베타 아밀로이드가 알츠하이머 치매의 근본적인 원인이 아닌 것은 아니냐는 이야기 나올 정도 이거든요.

[앵커]
베타 아밀로이드가 결정적인 치매 원인 물질이 아니라면 또 다른 원인 후보 물질이 또 있을까요?

[기자]
치매가 사실 특히 알츠하이머 치매의 경우에는 기억력 감퇴라는 중요한 증상이 있죠. 집에 가는 길을 잃어버린다거나 전화번호를 잊어버린다거나 이런 것들이요. 이런 기억력 감퇴를 일으키는 물질이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입니다. 베타 아밀로이드와 달리 기억 감퇴라는 증상에 관련된 가바라는 물질을 타겟으로 한 새로운 연구들이 최근 늘고 있는데요.

특히,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의 이창준 단장은 2014년에 가바가 알츠하이머 환자의 기억 상실 원인이라는 점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습니다. 이 단장은 기억 장애가 불규칙하게 일어난다는 것에 착안해 신경세포가 아닌 비신경세포인 반응성 별세포에 주목을 하고 연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반응성 별세포는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에서 도파민을 없애는 효소를 작용시켜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를 대량으로 만들어냈는데, 이때 가바가 신경세포와 결합하면 신경 신호 전달을 방해해 기억장애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아낸 겁니다.

그러니까 베타 아밀로이드에 의해 뇌세포가 죽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가바'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머릿속의 지우개 역할을 한다는 걸 밝혀낸 거죠. 하지만 반응성 별세포가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를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메커니즘을 그동안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 연구는 그 가바라는 물질이 왜 생성되는지를 알아보다가 알츠하이머 치매의 또 다른 원인을 찾아냈다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연구진은 가바가 많이 생성되는 과정을 찾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던 중, 베타 아밀로이드가 암모니아를 발생시키는 걸 발견했다고 합니다.그래서 뇌 속에도 간처럼 암모니아를 요소로 분해하는 요소회로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진행했는데요. 실제로 실험을 통해 반응성 별세포에 요소회로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겁니다.

뇌 속 요소회로는 평소에는 비활성화 상태였다가 암모니아가 생길 때만 잠깐 활성화되고 , 다시 비활성화 상태로 돌아가야되는데 치매 환자의 경우 뇌 속 요소회로가 항상 활성화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던 겁니다. 또, 이렇게 활성화된 요소회로는 가바 생성을 유도해 치매를 악화시켰는데요. 연구진의 자세한 설명 들어보시죠.

[류훈 / KIST 뇌과학연구소 단장 : 일단은 뇌에서 요소 회로가 있다는 것이 놀라웠는데요. 일시적으로 활성화됐다가 회복을 하면 문제가 없는데 반응성 별세포가 암모니아 그를 요소 회로로 만들기 위해서 계속적인 활성화가 유지되게 되다 보면 그게 이제 주변에 있는 많은 세포들에게도 독성으로 작용하게 되고 그 과정의 결과로 이제 가바도 만들어지게 되고 그렇게 되는 것이죠.]

[앵커]
방금 말씀하신 것 처럼 정말 뇌 속에 요소회로가 있는 것이 놀라운데요, 뇌 속 요소회로의 활성화가 치매를 촉진시킨다는 사실은 어떻게 확인한 건가요?

[기자]
연구진이 이와 관련한 실험을 했는데요. 특히 연구진은 요소회로를 이루는 여러 효소 중 하나인 ODC1에 집중했습니다.ODC1은 요소회로 순환과정에서 특히 가바 생성을 늘리는 데 역할을 하는 효소였습니다.ODC1을 억제하자 가바 생성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동물 실험을 통해 치매 쥐의 기억력이 회복되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원래 어두운 곳을 좋아하는 쥐의 특성을 이용해 어두운 곳에 들어가면 전기 충격을 줘 공포기억을 심어줬는데요. 먼저 실험에 관한 연구진의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주연하 / UST 박사 졸업생 : 쥐들은 원래 어두운 곳을 좋아하는데 밝은 곳에 있다가 문이 열리면서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때 쥐들한테 전기 자극을 주게 되어서 쥐들한테 안 좋은 기억을 심어주는데요. 이때 저희는 ODC1을 억제함에 따라서 쥐들이 다음에는 그 안 좋은 기억을 기억하고 있다가 쥐가 방에 안 들어가게 되는 거를 측정했고요.]

지금 보시는 게 치매 쥐 실험 영상입니다. 왼쪽에 보이는 치매 쥐는 어두운 곳에 대한 공포기억을 잊어버리고 그냥 들어가죠. 하지만 오른쪽에 있는 ODC1을 억제한 치매 쥐는 공포 기억을 잊지 않아 어두운 곳에 들어가지 않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즉, ODC1을 억제하면 치매 증상 중 하나인 기억력이 회복될 수 있다는 걸 실험으로 입증한 겁니다.

[앵커]
지금까지 치매는 진행을 늦추는 것 정도만 기대할 수 있었는데, 기억력 회복까지 가능하다니 정말 놀라운데요. 그동안 대부분 치매 치료제는 개발에 실패했는데, 이 ODC1을 타겟으로 한 새로운 치료제는 성공할 수 있을까요?

[기자]
연구진 역시 그 부분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지금까지는 알려지지 않았던 별세포의 역할에 주목해 뇌 속 요소회로의 존재는 물론 요소회로를 활성화하는 ODC1이라는 효소도 찾아냈는데요. 특히, ODC1을 억제하면 요소회로의 순기능, 그러니까 뇌 속 암모니아를 제거하는 기능은 유지하면서 가바 생성만 줄여 치매 증상을 완화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ODC1 억제를 위해 시중에 나와 있는 특정 ODC1 억제제를 실험에 사용했는데요. 쥐 실험에 직접 투여할 수 없을 정도로 고용량을 사용해야만 가바 생성 감소를 확인할 수 있었고, 부작용도 심했다고 합니다.그래서 연구진은 ODC1의 새로운 억제제를 찾아내 알츠하이머 모델에서의 전임상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이창준 단장의 설명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창준 /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장 : 자연적으로 세포 안에서 충분히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현재 지금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치료제가 가진 인위적인 방법을 초월해서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줄이면서 환경을 좋게 하는 ODC1을 타겟하면서 가지고 있는 장점을 살리면 훨씬 더 훌륭한 좋은 치료제가 개발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자]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한 명꼴로 치매를 앓고 있습니다. 굉장히 많죠,치매는 아직 완벽한 치료제가 없는 만큼 세계 치매 치료제 시장 역시 앞으로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앞서 이야기 했듯이 지금까지의 치매 치료제가 아직 임상에서 이렇다 할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데, 이번에 찾아낸 새로운 치매 원인이 치료제 개발에 돌파구가 될 수 있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뇌 속 요소회로'와 'ODC1' 이라는 발견이 가까운 미래에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해결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 (hw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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