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YTN 사이언스

검색

[사이언스 in Art] 미술 작품이 유통되는 곳…경매 시장 제대로 알기

2022년 07월 15일 오전 09:00
■ 박수경 / 아트플랫폼 누아트 디렉터

[앵커]
상상을 초월할 만큼 비싼 미술 작품의 가격은 누가, 어떻게 매기는 건지 누구나 한 번쯤 궁금해하셨을 텐데요. 오늘 <사이언스 in Art>에서는 미술 작품의 가치가 결정되는 곳! 경매 시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온라인 아트플랫폼 누아트 박수경 디렉터와 함께 합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미술 작품의 경매를 이해하려면 우선 작품이 어떻게 유통되는지부터 알아야 할 텐데요. 1차, 2차 시장으로 나뉜다고요?

[인터뷰]
네, 미술 시장은 크게는 1차 시장과 2차 시장으로 나뉘는데요. 갤러리 같은 플랫폼은 1차 시장에 속합니다. 제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미술관과 갤러리의 차이가 무엇이냐 하는 질문이거든요. 시장의 관점으로 봤을 때, 가장 큰 차이는 작품을 판매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있고요. 보통 미술관에서는 작품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작품을 구매하려면 미술관이 아닌 갤러리에서 주로 거래를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갤러리에서는 소속 작가의 작품을 컬렉터 즉 미술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과 직접 다이렉트로 소통해서 거래하기 때문에 1차 시장으로 분류되는 겁니다.

그리고 오늘 제가 소개할 미술품 경매는 2차 시장에 속합니다. 대부분의 미술품 경매는 작가가 직접 자신의 작품을 출품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소장하고 소장자나 기관에서 경매에 내놓게 되는데요. 그래서 2차 시장으로 분류됩니다.

[앵커]
그러니까 2차 시장은 이미 거래가 일어난 작품을 재거래하는 곳이라고 말씀을 해주신 거 같은데, 작가가 직접 자신의 작품을 경매에 부치는 경우는 없는 건가요?

[인터뷰]
네, 미술품 경매 회사는 흔히 옥션 또는 옥션 하우스라고도 하는데요. 이 옥션의 경우, 작가나 갤러리가 아닌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소장자가 작품을 내놓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물론 때에 따라서 작가가 직접 본인의 작품을 경매에 내놓기도 하고, 갤러리 같은 기관에서도 소장 작품을 출품하는 경우도 있긴 한데요. 보통은 컬렉터, 즉 미술품을 수집하는 컬렉터나 애호가가 경매에 출품하게 됩니다. 이렇게 작품을 내놓는 것을 위탁이라고 하는데요. 쉽게 생각하면,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던 것이 다시 시장에 나온 것이기 때문에 2차 시장으로 분류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사실 미술품 경매하면 소더비 같은 회사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대표적인 경매 회사로는 어떤 곳이 있나요?

[인터뷰]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 회사로는 소더비, 크리스티 같은 곳들이 있는데요. 미술사적으로 중요하거나 또 잘 알려진 명화들,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들이 대부분 이곳 경매회사들을 통해서 출품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미술품뿐만 아니라 주얼리나 와인 같은 다른 분야의 가치 있는 물건들이 경매에 출품되기도 하고요.

또 주기적으로 미술 시장에 대한 리포트를 내놓으면서 경매 낙찰률이나 총 낙찰액 등을 분석해서 지금 미술 시장의 흐름이라던가 앞으로의 전망을 제시하기도 하면서 중요할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카데미 같은 것을 운영을 하면서 관련 종사자를 교육하기도 하고요.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진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이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면서 양분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앵커]
경매를 생각해보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봉을 두드리고, 판넬 같은 걸 들고, 손을 들고, 전화를 하고는 하잖아요. 경매가 진행되는 과정도 궁금합니다.

[인터뷰]
말씀 주신 번호판을 드는 경매로 제가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경매에 참여한 사람이 번호판을 직접 들면서 진행하는 오프라인 경매가 메인 경매라고 보시면 되고요. 응찰자가 자리에 참석하지 못할 경우에, 스페셜리스트와 전화로 실시간으로 통화를 하면서 진행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경우 스페셜리스트가 바로바로 고객에게 작품의 응찰 현황 같은 것을 공유하면서 대신 번호판을 들어주기도 합니다.

이때 드는 번호판의 명칭이 바로 '패들'이라고 하는데요. 내가 드는 패들에 써 있는 숫자가 그 경매장 안에서 나의 이름표라고 보시면 되고요. 아 나, 이 작품 사야겠다, 싶을 때 패들을 번쩍 들면 됩니다. 다만 아무 때나 드는 건 아니고요. 경매의 기본적인 규칙이, 낮은 가격부터 순차적으로 올라가는 시스템이잖아요? 작품마다 모두 시작하는 가격이 다르거든요. 이것을 시작가라고 하고요, 원하는 금액이다 싶은 작품이 있을 때 패들을 들고 응찰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됩니다.

이 응찰이 들어올수록 작품가는 계속 올라가는 시스템이고요. 그렇게 금액이 높아지다가 더이상 응찰 들어오는 사람이 없을 때, 최종 작품가와 구매자가 정해지는데요. 경매사가 최종 작품가를 동일하게 3번 외치는 동안 아무도 패들을 들지 않으면 경매봉을 두드리고, 최종 낙찰가와 구매자가 확정이 됩니다. 여기까지가 한 작품이 낙찰되기까지의 과정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낙찰된 작품은 이후 프로세스를 통해서 낙찰자에게 전달되게 됩니다.

[앵커]
영화 같은 곳에서 탕탕탕 두드리는 거만 봤었는데 세세한 과정을 설명해주시니까 더 재미있게 다가오는데요. 낙찰가는 작품을 구입할 때 최종 가격이 되는 건가요?

[인터뷰]
경매 거래를 할 때는 작품을 사는 사람이 지불해야 하는 '낙찰 수수료'라는 게 있습니다. 경매사가 낙찰 봉을 두드리면서 결정됐던 낙찰 금액에 더해져서 수수료를 합산한 금액이 최종 결제 금액인데요. 낙찰 수수료는 보통 낙찰가의 15~20% 사이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경매에 참여할 때는 수수료까지 더한 금액을 생각하고 신중하게 응찰을 해야 됩니다.

[앵커]
수수료가 굉장히 비싸네요. 60억 이런 작품들은 수수료가 6억, 10억 되는 거잖아요. 경매 흥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아무래도 '경매사'일 거 같은데요. 실제로 경매사가 경매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요?

[인터뷰]
네, 아무래도 말씀하신 거처럼 '경매사'의 역할이 경매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인데요. 경매사는 흔히 '해머를 쥐는 사람이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해머는, 앞서 말씀드린 경매봉을 이야기하는데요. 경매 진행 과정에서 최종 낙찰자와 낙찰액이 확정될 때 두드리는 망치거든요. 많게는 수십 수백억 원에 호가하는 작품들의 경매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또 마무리되도록 하는 그런 역할이 바로 경매사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존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각 경매 출품작에는 경매 순서대로 번호가 붙게 되는데요. 내부적인 협의에 의해서 정해지는 순서고요. 이 번호를 LOT, 랏이라고 합니다. 랏번호 1번, 2번 또는 1번랏, 2번랏 이런 식으로 불리는데요. 각 랏에 대한 기본적인 미술사적 지식이라던가 중요도, 어떤 랏은 어느 정도 경쟁이 치열하겠다. 이런 것들을 경매사가 사전에 인지를 하고 있고요. 경매를 진행하면서 패들을 드는 응찰자의 심리를 어느 정도 끌어내면서 흐름을 만들어가기도 합니다.

또, 경매사는 스페셜리스트의 눈빛만 봐도 고객이 더 응찰을 할 건지 또는 포기할건지 고민 중인지 이런 부분들도 알 수 있는데요. 그래서 다른 포지션과의 협업도 굉장히 중요한 그런 역할이고요. 또, 이 경매사의 옆자리에 보조경매사가 있습니다. 이 보조경매사들은 말 그대로 경매사를 보조하면서, 혹시나 경매사가 먼 곳에서 예를 들어서 들린 패들을 못 보거나 하는 이런 예측 불가한 상황을 대비해 옆에서 진행을 돕습니다.

[앵커]
경매사 그러니까 경매에 흥행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이렇게 볼 수 있겠는데요. 아주 매력적인 직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경매사라는 직업 어떤 식으로 채용을 하나요?

[인터뷰]
네, 아마 국내·외, 또 각 경매사마다 어느 정도 과정은 조금 상이할 수는 있지만 대부분 사내에서 뽑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오디션 같은 형식으로 여러 차례 테스트한 후에 비로소 경매사로 활동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일단은 옥션의 업무라던가 경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또 미술품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있어야겠고요.

대부분의 경매사가 경매만 진행하진 않고, 사내에서 다른 업무도 병행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경매를 진행하는 것만을 단순하게 꿈꾸면서 준비하기보다는 실질적으로 미술품 경매 회사에서 진행되는 업무라든지 필요한 지식들을 공부하고, 경력을 쌓아가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무엇보다 경매 그리고 미술품을 실제로 많이 보고 경험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앵커]
경매사에 대한 이야기와 현장 경매에 대한 이야기 나눠봤는데요. 최근에는 코로나 19로 온라인 경매도 굉장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온라인 경매할 때 주의할 사항이 있다면요?

[인터뷰]
네, 제가 3년 가까이 경매 회사에서 근무했는데요. 2018년부터 근무를 했으니까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를 다 보면서 근무를 했거든요. 코로나 이후에 국내 미술 시장이 굉장히 활성화되고 있어서 미술품을 구매하려는 분들도 무척 많아졌고, 또 물어보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일단은 기본적인 부분을 항상 말씀드리는 거는, 2차 시장에서 구매하는 경우에는 가급적이면 실제로 작품을 보고 구매를 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코로나 19 이후에 온라인 경매라든지, 저도 지금 속해있는 온라인 아트 플랫폼처럼 미술품을 온라인을 통해서 거래하는 분들이 많아졌는데요. 특히 경매에 출품되는 작품의 경우에는, 경매 회사에서도 권장하는 사항이 컨디션 리포트를 꼭 확인하고, 가급적이면 실물을 직접 보고 응찰할 것을 권합니다.

미술품에 특성이 시간이나 환경에 따라서 작품에 균열이 갈 수도 있고, 또 사진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오염이 있을 수 있는데요.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 경매 회사 측에서 상세하게 고지를 하고 있고요. 각 출품작마다 작품의 컨디션에 대해서 디테일 하게 고지가 되어 있어서, 간혹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낙찰받았다가 좀 당황하시는 경우가 있으시더라고요. 제작된 지 좀 된 미술품의 경우에는 시간에 따른 컨디션의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꼭 실물을 보고 응찰하시는 것을 당부드립니다.

[앵커]
오늘은 미술 작품 유통이 이뤄지는 과정, 경매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봤는데요. 온라인으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하니까 한 번쯤 참여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사이언스 인 아트> 누아트 박수경 디렉터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science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사용 설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