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매년 여름철만 되면 해수욕장에 나타나 피서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파도가 있습니다. 일명 거꾸로 치는 파도라 불리는 '이안류'에 대해서 오늘 '날씨학개론'에서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네, 안녕하세요.
[앵커]
몇 년 전부터 피서객들에게 이안류 조심하라는 얘기가 방송을 통해서 전달되면서 이제는 이름은 들어보신 분들이 많이 있을 거 같은데요. 센터장님께서 이 이안류가 뭔지 정확하게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일단 올해 7월 1일을 시점으로 해서 해운대 해수욕장 등 많은 해수욕장들이 개장을 했죠. 사실 바다라는 곳은 더위를 피하기에 가장 매력적인 장소이지만, 곳곳에 위험요소가 숨겨져 있기도 한데요. 파도가 육지에서 바다 쪽으로 치는 이안류도 그중에 하나입니다. 이안류는 해안으로 밀려 들어오는 파도와 달리, 해류가 해안에서 바다 쪽으로 급속히 빠져나가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영어로는 'Rip current'라고 부르죠. 그래서 앞에 Rip 외국에서는 이 Rip가 Rest In Peace 앞에 자를 따서 이야기를 하는데 '죽음의 물살'이라는 뜻입니다. 이 영어가 원래 '고이 잠드소서(Rest In Peace)'라는 영어 표현에서 유래가 되었다고 하지요.
우리나라는 매년 수백 명의 이안류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2014년에는 이안류에 휩쓸렸다가 구조된 사람이 546명이나 되었죠. 다행히 구조대원들의 노력으로 사망자의 숫자는 많지는 않지만 적게나마 사망자는 발생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의 이안류 사망자는 작년 7월 27일에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중학생 3명이 새벽에 수영을 하다가 이안류에 휩쓸려 두 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었죠. 당시 해운대는 기상조건이 아주 이안류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가장 높은 상황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안류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해운대의 경우에도 2020년에도 20명이 이안류에 휩쓸린 적이 있었죠. 외국에서는 이안류 피해는 더 크고 지속적인데요. 미 해양대기청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연간 평균 3만 명 정도가 이안류에 의해서 구조되고, 100명 정도는 목숨을 잃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매년 해안에서 인명 사고를 만들어내는 이 이안류 대체 어떤 원인으로 생기는 겁니까?
[인터뷰]
일단은 이안류는 말씀드린 거처럼 보통 파도는 바다 쪽에서 해안 쪽으로 들어오지 않습니까. 이거와 달리 해류가 해안에서 바다 쪽으로 급속히 빠져나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파도가 해안으로 밀려올 때 파장의 1/2이 되는 깊이는 파의 운동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 한계의 깊이가 됩니다. 이 깊이는 파도가 바닥을 침식시킬 수 있는 한계깊이라고 해서 우리가 파 저면(wave base) 이라 부르는데요. 파도는 해안선에 가까워지면서 모양이 빠르게 변하죠, 그래서 파도가 파장의 1/2에 해당하는 수심인 파저면에 도달하게 되면은 파도의 밑 부분은 해저바닥과 부딪치면서 저항을 받게 됩니다.
이 마찰 저항은 파도의 운동을 방해하면서, 파도의 모양을 변형시키는데요. 즉 파고는 높아지게 되고, 파장은 감소하게 되죠. 그렇게 되면 파도 진행방향의 앞쪽이 더 얕은 바다일 경우 뒤쪽보다는 앞쪽으로 더 경사지게 됩니다. 결국, 파도 앞쪽이 너무 경사지게 되어서 진행파를 유지할 수 없게 되는데, 파도의 뒤쪽에서는 계속 앞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파도는 붕괴되고 부서지게 되죠.
그런데 파도가 부서질 때 물의 운동은 빠른 강물에서 보는 것처럼 난류 형태가 되는데, 이런 부서진 물은 우리는 쇄파(surf wave)라고 부릅니다. 모든 파도는 쇄파로서 에너지가 다 할 때까지 암석이라던가 혹은 경사진 해안으로 전진해 오는데, 밀려 들어온 바닷물이 다시 먼바다로 빠져나갈 통로를 찾으면서 해안을 따라 이동하게 됩니다, 이때 길을 찾으며 이동하던 바닷물이 밀려 들어오는 파도가 가장 약한 곳. 그곳은 통해서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경우에 이때 이안류가 발생을 합니다. 폭은 10~40m, 길이는 한 500m 정도로 적은 편이죠.
일단 이안류에 휩쓸리게 되면은 아무리 수영을 잘하는 사람도 빠져나오기 어려울 정도로 강한 역류가 흐릅니다.
[앵커]
자세히 설명을 해주셨는데 한마디로 확 들어왔던 파도가 한 번에 물을 다 빠져나가면서 생기는 역방향의 파도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는데요. 한번 휩쓸리면 빠져나오기 어려운 만큼 피하는 게 상책일 거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안류가 잘 발생하는 어떤 구조나 기상 상황이 있을까요?
[인터뷰]
일단 기본적으로 파도가 발생하는 모든 해변에는 이안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안류의 지속 시간은 불과 2~3분 정도에요. 그렇지만 단 하루 동안에도 여러 번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을 반복하는 데다가 언제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는 건데요. 이안류는 바람이 해수욕장과 직각으로 불 때입니다. 이때 자주 발생을 하구요. 쇄파대의 면적이 넓고 경사가 완만한 곳, 좁은 수로를 만드는 모래톱이 해안 가까이에 있는 경우에 잘 생기구요.
또 바닷물의 색깔이 현저하게 차이 나는 곳도 주의를 해야만 합니다. 바다의 거품이라던가 해조 등이 바다를 향해 일렬로 꾸준히 움직이는 해안가에서 생길 가능성이 아주 높구요. 해안선이 단조로워서 물결이 부서지는 구역이 넓은 해수욕장에서 이안류가 많이 발생을 하는데요. 동해안에 낙산 해수욕장이라던가 부산 해운대, 송정해수욕장, 광안리 해수욕장, 대천해수욕장 등이 여기에 해당이 됩니다.
그리고 이안류는 기상이라던가 지형 및 해상의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발생하게 되는데요, 외해에서 강한 바람으로 인해 높은 파도가 형성돼서 장파가 해안에 거의 정면으로 밀려들어 오고, 물결이 부서지는 쇄파대가 넓게 형성된 곳에서는 이안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아주 매우 높습니다.
[앵커]
가장 최근에 이안류 사망 사고도 해운대에서 일어났고 또 방금 전에도 해운대에서 많이 발생한다. 이렇게 말씀해주셨는데. 특별히 해운대가 위험한 이유가 있을까요?
[인터뷰]
일단 해운대 해수욕장의 같은 경우는 해안선 기류도 평탄하고 넓어요. 그러면 해안가가 트인 방향이 있거든요. 그래서 다른 해수욕장과는 차이를 보이는데요. 해운대 해수욕장의 해안가는 남쪽을 정남 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근에 있는 광안리 해수욕장이라던가 송정 해수욕장 같은 경우는 남동쪽을 바라보고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독특하게 여름철에는 남풍이 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광안리나 송정해수욕장에 비해서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이안류가 발생할 확률이 많이 높아지는 것이죠.
[앵커]
해운대 피서객분들은 특히나 신경을 많이 쓰셔야겠습니다. 피서객들의 안전과 직결된 만큼 이안류에 대한 연구도 꼭 필요해 보이는데요. 국내 연구 상황은 어떻습니까?
[인터뷰]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서 이안류에 대한 어떤 연구라던가 기술이 좀 연구도 늦었고 기술력도 좀 떨어지는데. 외국에서는 1970년대부터 연구가 시작되었고, 1980년대 들어와서 이안류 수치모형에 대한 연구를 개발을 했고요.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다양한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1980년대에 유동훈 등이 해빈류 수치모형 연구를 시작을 했고, 이후에 1990년대에 최은주, 이정만 등이 해빈류에 대한 모형이나 바람 방향을 연구한 적은 있습니다. 그러나 본격적인 이안류 연구는 2010년 해운대 이안류 사고가 발생한 직후부터 이루어지기 시작을 했는데요. 본격적인 해운대의 이안류 수치모의(numerical simulation) 연구 및 부이 관측 등이 실시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일본, 이스라엘, 덴마크, 뉴질랜드 등에서는 파고계라던가 부표라던가 영상관측기라던가 유속계 등을 설치하여 다양한 현장관측을 병행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이안류와 파랑이라던가 해저지형 등과의 관계가 아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이안류의 강도는 파랑에너지가 증가하고 수심이 낮아질수록 커지고요. 가장 빠른 흐름은 쇄파대에서 발생을 하고, 해저 면의 굴곡이 심한 곳에서 이안류가 자주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미국 해양대기청에서 작년에 이안류 예측 모델이라는 걸 개발했다고 하는데요, 이게 뭡니까?
[인터뷰]
작년 10월이었죠. 미 해양대기청에서 미국 전국입니다. 미국 전국 전체로 최초로 이안류 예측모델을 출시를 했습니다. 이 새로운 모델은 최대 6일 후까지 예보를 해주는데 미국 해변을 따라 이안류의 시간당 확률을 예측해 주고 있죠. 날씨나 강수량을 예측하는 것과 유사하게, 이 모델은 0%에서 100%까지 이안류의 가능성을 예측해 주고 있습니다.
미 해양대기청의 니콜 르뵈프 박사는 "이 새로운 NOAA 모델의 출시와 함께 해변을 찾는 사람들과 보트 타는 사람들을 위한 안전은 큰 도약을 하고 있다. 위험한 이안류에 대한 예측 능력을 6일까지 연장을 함으로써 예보관과 함께 지방 당국은 주민들에게 치명적인 해안 위험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더 많은 시간을 제공해줌으로써 생명을 구하고 지역사회를 보호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이안류 예보 모델은 미국 동부와 걸프 해안의 대부분과 캘리포니아 지역, 하와이, 괌, 푸에르토리코 일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은 해양대기청에서 이 정보를 알려준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이안류 예보가 어디서 이루어지고 있나요?
[인터뷰]
우리나라에서는 기상청에서 이안류 예측발표를 해주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강릉 경포대, 강릉 강문 해수욕장, 강릉 안목, 부산 해운대, 제주 중문, 양양 낙산, 보령 대천, 완도 신지명사십리 해수욕장을 대상으로 이안류 예측을 3일간 실시하고 있습니다. 기상청 날씨누리에 들어가서 보시면 해양일기도라는 게 나와요. 좌측에. 6월부터 8월까지 이안류 예보가 제공이 되는데요.
그리고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은 국민들이 이안류로부터 안전하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도록 올해 경북 고래불 해수욕장이 추가된 전국 10개 해수욕장을 대상으로 실시간 이안류 감시 서비스입니다. 그러니까 기상청은 예보를 해주는 거고요. 해양조사원은 실시간 자료만 보내주는 것이죠.
이안류 감시시스템은 파고계로 관측한 파도의 특성 그러니까 파고라던가 주기나 파향 등을 분석하고. 이를 이안류 위험지수를 산정한 다음에 발생 가능성에 따라 이안류 지수를 관심·주의·경계·위험 등 4단계로 분류를 해서 실시간으로 제공을 하고요. 이안류 정보는 각 지방자치단체와 소방본부, 해양 경찰 등에 제공을 하고 일반 국민들은 국립해양조사원 웹서비스라던가 앱 서비스를 통해서 확인해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날씨가 굉장히 더워서 말씀하신 거처럼 이제 해수욕을 즐기시는 분들 굉장히 많으실 거 같은데 안전하게 해수욕을 즐기는 방법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전문가들은 아직 우리나라의 이안류 예측 시스템이 정확도가 미흡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죠. 한 전문가는 “정확한 이안류 예측시스템은 없다. 따라서 해수욕을 할 때 이안류에 스스로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조요원이 있는 해수욕장을 이용을 해라. 가급적 혼자 수영하는 것은 피해라, 밤에는 절대 수영하지 마라.”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그리고 만일 이안류에 휩쓸렸다고 생각이 든다면 곧장 해안 쪽으로 헤엄치기보다는 45도 각도로 헤엄을 쳐서 빠져나와야 바다 쪽으로 거꾸로 치는 파도의 흐름에서 벗어나면서, 이안류에서 벗어나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고요. 가장 좋은 방법은요,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사실 수영을 하는 겁니다. 혹시라도 구명조끼나 아무런 대비 없이 이안류에 휩쓸려 먼바다로 밀려 나갔다면, 수면에 누운 채로 가만히 떠 있으면서 구조를 기다리는 게 가장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앵커]
물놀이는 안전장비를 갖추고 낮에 여럿이서, 그리고 이안류에 휩쓸렸다면 비스듬히 헤엄쳐서 나와야 한다, 이 부분은 꼭 기억해야겠습니다. 날씨학개론,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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