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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길 사람 속은?] 사회에서 성공하려면 IQ보다 정서지능 키워라

2022년 07월 19일 오전 09:00
■ 이지영 / 서울디지털대학교 상담심리학부 교수

[앵커]
많은 사람들이 이른바 성공의 필수 요건 중 하나로, 지능을 꼽는데요. 사회적으로 좋은 성취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서 지능'을 높이는 게 필수인데 사람마다 다른 감정에 공감하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오늘 '한 길 사람 속은?' 에서는 감정을 다루는 능력, 정서 지능의 힘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서울디지털대학교 상담심리학부 이지영 교수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네, 안녕하세요.

[앵커]
흔히 지능 그러니까 IQ가 높은 사람이 사회적으로도 성공하기 쉽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해왔는데요. 그런데 오히려 IQ보다도 정서 지능이 사회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더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게 왜 중요한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네, 모든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좋은 성취와 성공을 바랍니다.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자신의 자녀가 어떻게 하면 사회적으로 좋은 성취를 거둘 수 있을지 그 방법을 간절히 알고 싶을 것인데요. 많은 연구자들 또한 무엇이 사회적 성공을 예측할 수 있는지 찾아보았습니다.

초기에는 IQ 즉 지적능력, 지능이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IQ가 높아도 학업을 제대로 이수하지 못하고, 휴학이나 자퇴를 하기도 하고, 대인관계나 직업적 영역 등에서 성공도 예측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었지요. 이처럼 IQ가 좋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그 대안으로 정서 지능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정서 지능은 자신의 감정뿐만 아니라 타인의 감정을 잘 읽어내고 그 정보를 활용하고 조절하는 능력인데요. 정서적 정보를 잘 처리하는 사람일수록 생존할 가능성이 높고 사회적으로 잘 적응할 수 있기 때문에 정서 지능은 우리가 삶을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나침반의 역할을 하는 것이죠.

[앵커]
정서를 잘 다루는 사람일수록 삶을 잘 헤쳐나갈 수 있다. 이렇게 정리해주셨는데. 정서 지능이 잘 발달된 사람의 특징도 궁금합니다.

[인터뷰]
네, 우선 정서는 어떤 자극이나 대상이 자신의 관심사와 목표와 관련되어 있다고 평가될 때 발생하는데요. 내가 원하는 걸 이루도록 돕다라고 생각을 하면 유쾌한 감정이, 목표를 방해한다고 생각이 되면 슬픔, 불안, 분노 같은 불쾌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정서 지능이 높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이런 감정을 잘 다루는 사람들인데요. 대개 이런 분들은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표정이나 행동을 보고 그 사람이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풍부하고요. 더 중요한 건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처한 상황에서 적절히 행동하고 대처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말다툼이 벌어지는 불쾌한 상황이 연출됐을 때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반박해야 하는지, 물러나야 할지를 알고, 무엇에 관심이 있고 목표와 욕구가 무엇인지 압니다. 의사결정이나 의사소통에 필요한 정보와 의미를 파악하여, 적절히 판단하고 대처함으로써 생존하고 적응할 수 있는 것이죠. 또한 정서 지능이 높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정서적 유대감과 친밀한 관계를 더 잘 형성하면서, 유능감을 발휘할 조건을 보다 잘 확보할 수 있습니다.

[앵커]
어떤 사람인지 유심히 들어 봤는데 아마 제가 해당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유능감이라고 하셨는데, 이건 무엇을 의미하는 말인가요?

[인터뷰]
내 스스로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느낌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유능감이 있을 때 대인관계에서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학교나 직장 등에서 자신 있게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인간이 사회적 성취를 위해선 이러한 유능감을 발휘할 수 있어야 되고 발휘하려면 사전 조건이 필요합니다.

[앵커]
자존감이랑 비슷한 거 같은데 그렇다면 유능감을 발휘하기 위한 사전 조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인터뷰]
인간은 누군가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그 관계를 통해 소속감을 느끼고 그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다는 안전감과 안정감을 느낍니다. 안전감과 안정감을 느낄 때 비로소 자신감을 갖고 무엇인가 해낼 수 있다는 유능감을 발휘하며 활동을 해갈 수 있는 거지요. 정서 지능이 높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정서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잘 형성하면서 유능감을 발휘할 조건을 더 잘 확보하겠지요.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자녀의 학업 성적에 관심이 많으실 텐데, 연구에 의하면 학업이 본격화되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까지 성적은 비교적 안정되게 유지된다고 합니다. 그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사회성이고, 사회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바로 정서성입니다. 따라서 정서 지능이 높을수록, 대인관계를 잘 맺고 학교생활을 잘하겠지요.

또한, 안정된 학교 환경에서 유능감을 발휘하며 좋은 수행평가와 우수한 학업 성적을 거둘 수 있습니다. 나아가 다양한 사회적 상황에서 잘 대처하여 좋은 평가를 받을 뿐 아니라, 취업 상황에서 좋은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높겠지요. 따라서 비교적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은 초등학교 저학년에는 정서성과 사회성에 집중하는 것이 추후에 좋은 학업 성적을 거둘 수 있는 밑바탕이 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니까 인간관계가 좋아야 뭐든지 더 잘할 수 있다. 이런 말로 이해가 되는데요. 교육 얘기를 해주셨는데 양육과정에서 부모의 행동 때문에 정서 지능이 낮아지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건 어떤 얘기인가요?

[인터뷰]
네. 많은 사람들이 감정을 단순히 참고 억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요. 특히 양육과정에서 보면 부모님들이 자신도 모르게 자녀의 감정을 무시하곤 합니다. "뭐가 무서워. 이건 무서워할 일이 아냐.", "뭐가 부끄러워. 부끄러워할 일 아냐.", "이게 화 날 일이야?", "불안할 일 아냐.", "왜 울어? 그게 울 일이니?" 이럴 때 아이는 혼란을 느낍니다. '나는 화가 나는데 화 날일이 아니면 뭐지?', '슬퍼서 눈물이 나는데, 어떻게 해야 하지?' '그럼 무엇을 느껴야 맞지?' 모든 게 혼란스러운 상태가 됩니다. 의문투성이니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상태가 되지요. 이런 일이 반복되면 자신의 감정이 잘못되고 문제가 있다고 지각을 하고, 감정을 느끼는 자신에 대해 수치심과 죄책감마저 갖게 됩니다.

또한, 불쾌한 감정을 느끼거나 표현할 때 받는 타박이 처벌로 지각되어, 불쾌한 감정을 느껴서는 안 되는 것, 무시하고 억압하고 감추게 되지요. 감정에 대해 참고 억제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세상을 살아갈 때 판단하고 결정하는 소스가 어디에서 오겠습니까? 곁에서 계속 쫓아다니며 알려주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바로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지각, 감정, 생각, 판단이 됩니다. 그런데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믿지 못하게 되니, 감정뿐 아니라 자신의 지각, 생각, 판단까지 믿지 못하면서 불안하고 위축되게 됩니다. 자신감이 없고 낮은 자존감을 갖게 되는 것이죠.

자존감은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자원이자 무기입니다. 자존감이라는 힘을 통해 우리는 도전을 하고, 수많은 상처를 버티어 내고 치유해갈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부모는요 자녀의 성장기 동안 자존감을 든든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자존감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인터뷰]
앞서 말씀드렸던 것과 반대로 감정을 존중하면, 자존감이 높아집니다.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감정에 대해, 자녀의 감정에 대해 수용하고 존중해주세요. 그럴만하다고 공감해주세요. 이를 위해 감정 경험을 충분히 이해하고 표현할 기회를 갖도록 하세요. 어떤 상황에서 어떤 자극에 어떤 생각을 해서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세요. 이때 감정에 이름을 붙이듯 그 감정이 불안이었는지, 분노였는지, 슬픔이었는지, 수치심이었는지 명명하여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또한, 감정 단어를 스스로 소리 내어 말하는 것이 감정의 변화와 해소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하는 작업이 필요하지요.

감정 경험을 다루고 소화시키는 순서는 선해소 후이해의 원칙에 따라야 합니다. 먼저 감정 경험을 표현하고 해소한 후 자연스럽게 억제된 사고가 활발해지면서 이해하는 작업이 가능합니다. 이 과정에서 감정과 관련해서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하세요. 감정이 발생했다는 것은 원하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므로, 감정을 이해하도록 돕고 나아가 감정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관련한 욕구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앵커]
보통 나쁜 감정들은 숨겨야 된다, 표출하면 안 된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그 감정이 어디서 왔는지 확인하는 작업도 필요할 거 같습니다. 지금까지 서울디지털대학교 상담심리학부 이지영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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