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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펄펄 끓는 지구…인도·영국에 40℃ 넘는 폭염 발생

2022년 08월 02일 오후 4:59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올해 북반구 지역은 일찍 찾아온 폭염으로 고통받았는데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앞으로 더 많은 지역에서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날씨학개론>에서는 지구촌을 강타한 이상 폭염 현상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네, 안녕하세요.

[앵커]
지금 지구촌 곳곳이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인도에서는 121년 만에 나타난 폭염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고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인도는 올해 3월과 4월에 이례적인 폭염이 발생했는데요. 인도 기상청은 인도 중부의 4월 평균 최고 기온이 37.78℃, 북서부는 35.9℃로 평년보다 3.35℃ 가까이 높으면서 1901년 기상 관측 시작 이래 121년 만의 4월 최고 기온을 나타냈는데 인도의 반다 지역은 4월 29일 최고 기온이 47.4℃를 기록을 했고요, 수도 뉴델리의 최고 기온 4월에 최고 45.6℃ 안팎까지 올랐으며 파키스탄의 자코비다드 지역은 51℃를 기록하는 아주 극단적인 이상기후가 발생했죠.

영국 기상청은 인도와 파키스탄 두 나라에 2010년 4월과 5월에 그때 발생했던 폭염이 찾아올 가능성이 기존에는 312년에 한 번꼴이었는데, 최근 겪는 이상고온 탓에 그 확률이 3.1년마다 한 번꼴로 높아졌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가 가장 더웠던 2018년 서울 기온이 39.6℃였다고 하는데요. 들어보니까 47.4℃ 또 51℃까지 정말 상상할 수 없는 더위였던 거 같습니다. 또 인도 못지않게 폭염이 극심한 나라가 유럽이라고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3~4월에 인도와 파키스탄에 더위를 가져왔던 것이 동쪽으로 이동을 해가면서 5월에는 유럽 쪽에 폭염이 발생을 했죠.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그리고 프랑스에 이상폭염이 발생했는데요. 5월 16일에 스페인 중부 톨레도주에서 최고 43℃까지 올랐고요, 포르투갈 해양대기연구소는 1931년 이래 가장 더운 5월을 기록했다라고 밝혔고요. 프랑스 기상청 역시 가장 덥고 건조한 5월이었다고 발표했습니다.

6월에도 이상폭염은 지속되었는데요. 스페인 기상청은 41년 만에 6월 기온이 가장 높았다고 밝혔지요. 프랑스 역시 최고 기온이 역대 최고를 기록을 했는데요. 남프랑스 지역으로는 예년보다 약 19℃ 높은 40℃까지 치솟았습니다. 프랑스 기상은 이번 폭염이 역사상 가장 이른 기록이며 가장 격렬한 것 중에 하나라고 밝혔구요. 스위스 중부의 베즈나우는 6월 19일 36.9℃까지 오르면서 역대 6월 최고기온 기록을 세웠구요. 독일에 코트부스도 39.2℃까지 오르면서 최고기온기록을 경신을 했습니다.

이렇게 이제 이상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커지자 세계기상기구는 6월 20일에 "하지를 앞두고 북아프리카에서 유럽을 거쳐 이례적으로 일찍부터 아주 극심한 폭염이 퍼지면서 7월이나 8월 기온보다 더 높은 기온이 발생했다. 스페인과 프랑스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이맘때 평균보다 10℃ 이상 높아 월별 기록을 많이 갈아치우고 있다."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지요.

폭염은 7월에 들어 더 극심해졌는데요. 프랑스의 낭트의 경우 42℃까지 치솟으면서 최고 기온 기록을 갱신했구요. 독일도 17일 뒤스부르크의 최고 기온이 39.3℃를 기록을 했고 네덜란드의 마스트리히트의 기온도 39.5℃까지 올랐습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40℃가 넘는 이상폭염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서 온열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7월 18일 현재 1,300명이 발생했는데 사망자는 급격히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서안해양성기후의 영향을 받아서 여름에 폭염이 발생하지 않는 영국까지 지금 폭염이 발생을 했는데요. 7월 19일에 런던의 기온이 40.1℃를 기록을 하면서 최고 기온을 갈아치웠죠.

[앵커]
그야말로 전 세계가 폭염 때문에 심각한 위기에 처했는데 그런가 하면 세계에서 가장 더운 지역으로 꼽히는 곳 중에 하나가 미국 캘리포니아의 데스밸리잖아요. 이곳 상황은 어떻습니까?

[인터뷰]
그렇죠. 데스밸리 같은 경우는 50℃를 넘었습니다. 미국의 경우 5월부터 평년에 비해 10도 이상 높은 고온현상이 발생하면서 텍사스에서 북동부 필라델피아와 메사추세츠에 이르는 넓은 지역의 한낮 온도가 35~40℃를 기록하며 최고기온기록들을 경신했구요. 6월에 들어와 더 극심한 폭염이 발생하면서 애리조나 피닉스에선 최고 45.5℃를 넘었습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6월 14일 "기록적인 더위가 이어지면서 중서부 등 지역에 폭염 주의보가 내려졌다. 1억2500만 명 그러니까 미국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폭염 영향권이다"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극 최고 기온을 기록한 도시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폭염을 가져온 열돔 현상은 북부지역으로 확산되었는데요. 7월에도 폭염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7월 19일에 미국 기상청(NWS)은 중남부 지역으로 폭염경보, 그 인근 지역에는 폭염주의보를 발령하면서 일부 지역은 43℃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을 했습니다.

그리고 캐나다 정부도 온타리오주, 퀘벡주 남부와 서스캐처원주, 매니토바주 일부 지역에 폭염 경보를 내렸고요. 이 외에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도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북아프리카의 튀니지 수도인 튀니스의 기온이 7월 13일에 48℃를 기록을 하면서 40년 만의 기록을 깼습니다.

지금 보이고 있는 지도는 미항공우주국에서 올해 7월 13일 동반구 지역의 표면 대기 온도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란에서는, 6월 말에 52℃에 도달한 후, 7월 13일 기온이 46.5℃를 기록하는 등 폭염 현상이 이어졌구요. 같은 날 중국의 기온도 37.6℃를 기록한 것을 보실 수가 있는데, 7월 20일 기준으로 84개 도시에 폭염적색경보를 발령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그림으로 보니까 상황이 정말 심각한 거 같은데 이런 극단적인 폭염이 발생하는 이유가 뭘까요?

[인터뷰]
일단 작년부터 올해에 걸쳐 극단적인 폭염이 발생하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인류가 배출한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의 결과라고 봅니다. 올해 영국 런던이 40℃를 넘어서자마자 스티븐 벨처 영국 기상청 최고 과학 책임자는 "기상청 연구에 따르면, 영국 기온이 40℃에 이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가 이런 극단적 상황을 야기한 것이다. 세계가 현재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한다면 이같은 폭염은 3년마다 발생할 것"이다라고 경고를 했는데요.

최근에 우리나라 포스텍의 민승기 교수 연구팀이 폭염과 호우 연달아 발생하는 '복합극한현상' 원인도 결국 온실가스라는 논문을 올해 4월에 발표했는데요. 연구팀은 최신 '다중 기후모델' 자료 또 영국기상청의 대량 앙상블 시뮬레이션 자료들을 활용해서 한반도에서 6월 폭염과 7~8월 호우가 연속해서 일어날 가능성을 분석해보니까 지구온난화로 인해 연속된 폭염-호우 사례가 발생했다고 하면서 이런 복합 극한현상의 증가는 향후 지구 온난화의 정도에 따라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을 했습니다. 이런 근본적인 원인 외에 국지적으로 만들어진 열돔현상이 극한 기후현상을 불러오고 있는 것으로 지금 밝혀지고 있죠.

[앵커]
이런 극단적인 기후가 더 심해진다고 하니까 암담한 심경이 드는데요. 폭염으로 인해서 가뭄과 대형 산불도 잇따르고 있는데, 피해 상황도 전해주시죠.

[인터뷰]
지금 가뭄도 심각한데요. 칠레에서는 200만 주민의 식수원 역할을 하던 호수가 13년 동안 이어진 가뭄으로 완전히 말라서 사막이 돼버리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고요. 7월 18일 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 7월 유럽 내 가뭄' 보고서는 EU 영토의 절반 가까이가 가뭄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지요. 서유럽에서는 폭염으로 포르투갈, 스페인, 프랑스 일부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포르투갈의 경우 전국 절반 이상이 산불 적색경계가 발령되기도 했습니다.

아주 많은 지역에 산불이 발생한 것이죠. 이 외에도 프랑스의 지롱드 지역과 런던 시내에서도 대형 화재가 잇따라 발생했고요. 미국도 7월 13일까지 13개 주에서 대형 화재 85건이 발생을 했고, 300만 에이커(약 1만 2,140㎢) 이상이 대형 산불로 뒤덮였었습니다.

극한 기후 현상도 계속 일어나고 있는데요. 이탈리아에서는 7월 3일 돌로미테스의 빙하 일부가 붕괴되면서 11명의 등산객이 사망했구요. 그린란드에서는 7월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 동안 하루 평균 60억t씩 빙하가 녹아내리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에는 대형홍수가 발생하면서 34년 만에 처음으로 주 출입구 전체가 폐쇄되었고요. 시카고 지역에선 대형토네이도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지요.

[앵커]
이렇게 날씨와 식량은 뗄 수 없는 관계인 거 같은데 인도에서는 계속되는 폭염으로 강수량이 줄어들면서 밀 수출도 금지했다고 하는데 식량 수급 상황에 이런 기후가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요?

[인터뷰]
지금 그렇죠. 121년 만에 극심한 가뭄과 폭염을 당하고 있는 인도의 경우 세계 밀 생산 2위 국가입니다. 폭염과 가뭄으로 올해 밀 수확량이 최대 50%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인도 정부는 식량 수출을 전부 중단하겠다라고 선언한 상황이고요. 게다가 남서부 유럽을 덮친 최악의 폭염으로 유럽연합(EU) 최대 밀 수출국인 프랑스에서는 밀 수확량이 작년보다 7.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전 세계 밀의 17.6%를 생산하는 유럽 연합에서도 밀 수확량이 전년에 비해 500만 톤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 밀 뿐만 아니죠. 옥수수, 올리브 등의 수확도 줄어들고 있으며 미국과 남미의 아르헨티나, 브라질의 폭염 및 가뭄으로 콩, 옥수수. 밀 생산량이 대폭 줄어들고 있는데요. 당분간 이런 현상들이 곡물값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앵커]
센터장님께서 매주 기후변화의 폐해에 대해 말씀해주고 계신데, 이제는 날씨가 정말 인류의 생존을 좌우하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날씨학개론,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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