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규 / 과학뉴스팀 기자
■ 금창원 / 쓰리빌리언 대표이사
[앵커]
희소 유전 질환은 환자 1명당 병에 관련된 유전자 변이가 10만 개에 달해 이를 해석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요.오늘 '바이오 위클리'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이 시간을 대폭 줄인 '쓰리빌리언의 금창원 대표이사'와 이 내용을 취재한 '이성규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인터뷰]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대표님, 본격적인 질문에 앞서 사명이 눈에 띄거든요,쓰리빌리언, 우리 말로 30억이라는 뜻인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요?
[인터뷰]
인간 유전체는 30억 개 DNA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간게놈프로젝트가 끝난 직후인 2001년경엔 환자 유전체 전체를 읽어내는데 천억 원 정도 비용이 들었는데 기술 발전으로 2015년 말 백만 원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쓰리빌리언은 전체 환자 유전체를 읽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진단을 위한 비용으로 감내할 만한 수준으로 낮아진 2016년 11월 사업을 시작했고,30억 개 DNA 염기 서열 전체를 읽어 진단 가능한 8,000여 종의 희소 유전 질환을 모두 진단한다는 기업의 의미를 담아 쓰리빌리언이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앵커]
이 기자, 희소 유전 질환 다소 용어가 생소한데, 어떤 질환인가요?
[기자]
희소 질환은 환자중에서도 드문 케이스,2천 명 중 1명 이하로 발병하는 질병으로 정의가 됩니다.현재 10,000종 이상의 희소 질환이 밝혀져 있는데, 이 중 80%가 유전적 원인으로 발병하는 유전 질병에 해당합니다.8천여 종의 희소 유전 질병들은 환자의 증상만 가지고 판단이 매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난청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희소 질환은 870여 개나 됩니다. 환자 증상만 보고 870여 개 질병 중 환자가 이 중 어떤 질병을 가지고 있을지 특정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유전자 분석 자체는 앞서 말씀 했듯이 NGS 라는 장비가 분석하지만,결과가 나오는 유전자 변이는 굉장히 많잖아요,이것을 어떻게 시간을 단축시키는 건지 그 부분에 대해서 설명 해주시죠.
[인터뷰]
환자의 유전체를 읽으면 500만 개 정도의 변이가 나오고, 이 중에 유전자 부위에서만 나오는 변이로만 제한해도 10만 개의 변이가 존재합니다. 10만 개 각각에 대해 수십 개의 룰을 적용한다면, 수백만 번의 판정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한 명의 환자 진단을 위해서 정보 취합과 수백만 번의 판정이 필요하다는 말은 곧 인간의 손으로는 이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쓰리빌리언은 희소질환 진단을 위해 유전변이 해석에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자동화 수집, 가공을 하고 수십 개로 구성된 표준 유전변이 해석 기준에 맞춰 적용하는 부분도 자동화해 이 과정에 들어가는 시간을 5분 이내로 줄였습니다. 물론 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해 해석된 내용이 그대로 검사 결과로 나가지는 않습니다.
최종적으로 내부의 임상유전학 팀이 환자의 증상과 발견된 병원성 유전변이가 유발하는 질병의 상관성을 검정하고, 변이 해석 판정 결과도 최종 검수를 거친 후, 결과가 전달되게 됩니다.
[앵커]
희소질환 유전자 진단과 관련해서 이성규 기자가 현장을 취재하고 왔죠. 현장 인터뷰 영상 보고 질문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유전자 분석 결과에서 likely pathogenic은 어떤 의미인가요?
[서고훈 / 의학총괄이사 : 저희가 변이를 분류할 때 ACMG 가이드라인에 따라 5가지로 분류합니다. pathogenic(병원성 변이), likely pathogenic(유사 병원성 변이), vus(불확실성 변이), likely benign(유사 양성 변이), benign(양성 변이). 여기서 pathogenic, likely pathogenic은 병원성이 높다는 의미이고 이거는 곧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기자]
병원성 변이나 유사 병원성 변이일 경우엔 판단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 어떻게 판단하는 건지요?
[서고훈 / 의학총괄이사]
ACMG 가이드라인에 따라 VUS라고 판단되고 있고, VUS라도 환자의 증상을 굉장히 잘 설명하고 희소하고 저희가 개발한 인공지능 점수에서 높은 수치를 보이는 경우에는 리포트를 하지만, 이것은 VUS이기 때문에 진단에 바로 이용하기보다 의사들이 다시 환자를 보고 판단하고 추가 가족 검사나 피노 타이핑, 실험 등 통해 변이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기자]
최근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인공지능 유전자 진단 기술의 성능을 평가하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서고훈 / 의학총괄이사 : 청력 손실을 연구하는 분당서울대병원이 주축으로 200명의 난청 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분석을 했을 때 실제 사람이 분석한 것과 저희 소프트웨어로 했을 때 얼마나 일치하는지, 어떤 게 성능이 좋은지 평가한 논문입니다.교수님 연구원분들이 한 결과와 저희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결과가 97% 정도 일치했습니다.]
[기자]
방금 인터뷰에서 간략하게 설명해주긴 했는데요. 아무래도 관건은 유전자 변이 가운데 질병과 연관성이 불명확한 유전자에 대한 판단일 것 같습니다. 대표님,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유전자 변이 해석을 위한 인공지능 모델도 환자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진 기존의 유전변이 데이터, 질병을 유발하지 않는 유전변이 데이터들을 학습해, 병원성이 있는 유전변이를 높은 정확도로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의 역량을 확보합니다.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유전변이가 주어졌을 때, 해당 변이가 질병 유발 가능성을 가지는 변이인지를 높은 정확도로 판정해 내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은 병원성 유전변이들이 가지는 다양한 특성들, 예를 들면 변이가 속한 유전자, 변이의 유전자 내 위치, 변이의 종류, 병원성 변이들과 상대적 거리, 진화적 보존성, 변이의 집단 내 발견 빈도 등을 학습해 병원성 해석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쓰리빌리언의 인공지능 유전변이 해석 시스템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병원성 유전 변이를 98.4% 확률로 판정해 내고, 병원성이 없는 변이 또한 99.99%의 확률로 정확히 판정해, 종합 99.4% 정확도로 유전변이의 병원성을 정확히 판정해 낼 수 있습니다.
[앵커]
이미 제품을 상용화를 해서 50여 국가에 수출하고 있는데요. 타제품과 비교할 때 경쟁력은 어떤 점을 꼽을 수 있을까요?
[인터뷰]
앞서 설명했듯 쓰리빌리언은 인공지능 유전변이 해석 시스템을 기반으로 유전 변이 해석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면서 해석의 품질을 높인 부분에 혁신의 포인트가 있습니다. 생산 비용을 낮췄기 때문에, 글로벌 경쟁사 대비 최소 20%에서 60% 낮은 비용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갖췄습니다.인공지능 변이 해석 시스템을 통한 진단 해석력 확대로 최대 25% 더 높은 진단율의 품질 경쟁력을 갖추었습니다.
[기자]
주력사업이 유전자를 분석하고 해석하는건데지금 그거 외에도 데이터 라이선싱 사업을 추진하고 있잖아요.용어가 생소한데 데이터 라이선싱은 어떤 사업인가요?
[인터뷰]
데이터 라이선싱 사업은 대규모 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저희가 할 수 있는 사업 중 하나로 대규모 유전체 데이터를 확보한 글로벌 기업들이 사업화를 추진 있는 사업모델이기도 합니다.
고객은 주로 신약개발을 위해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하려고 하는 제약사들인지라, 신약개발을 위한 목적으로 가공된 2차 데이터 형태로 제공하는 형식이 됩니다.데이터 라이선싱 사업은 얼마나 많은 양질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지에 따라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국 정부가 수천억을 들여 진행한 Genomics England라는 프로젝트에서 환자 수 기준 희귀질환 환자 17,000여 명의 유전체를 확보했습니다. 쓰리빌리언은 환자 수 기준 Genomics england 가 확보한 숫자의 2배 가까운 환자 데이터를 확보했습니다.
[앵커]
국내 바이오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건실한 바이오 생태계 조성이 중요할 텐데요. 제언해줄 말씀이 있다면요?
[인터뷰]
최고의 제품이 바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성장하는 여타 분야와 다르게, 바이오는 최고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제품도 수년의 임상을 통해 검증돼야 하고, 의학 커뮤니티의 신뢰를 얻는 과정이 필요합니다.기술 검증이 완료되고 난 후에는 정부 규제를 넘어서야 하고, 더 많은 환자에게 전달되기 위해선 보험 수가의 적용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기술과 제품의 완성에서부터 기술의 임상 검증, 그리고 제품 승인과 보험 적용까지 일련의 바이오 기업들이 시장에서 성장하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은 적어도 5년에서 10년, 경우에 따라선 이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이런 바이오 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기업을 바라보고 평가하고 또 투자하는 문화가 널리 정착이 된다면, 바이오 산업이 좀 더 안정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네, 쓰리빌리언 같은 바이오 벤처가 이룬 많은 혜택이 결국 우리 국민들에게 돌아가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과 사회적인 관심도 필요하다는 말씀까지 해주셨습니다.쓰리빌리언 금창원 대표이사 그리고 이성규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 (sklee9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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