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한근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원장
[앵커]
1972년에 출범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국내 방송 통신·전파 진흥에 큰 역할을 해 온 기관인데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정한근 원장을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 만나봅니다. 어서오십시오.
[인터뷰]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설립된 지 올해로 50주년이 됐는데요. 우리 방송·통신의 발전을 함께 해온 기관인데, 원장님께서 어떤 기관인지 좀 더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대한민국 전파환경을 관리하고 ICT진흥을 위한 다양한 국가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좀 생소한 개념일 수 있습니다만, 전파 품질과 주파수 관리, ICT 기금 운용, 요즘 많은 분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K-콘텐츠 지원, ICT 인력양성 등의 업무를 하고 있는데요.
구체적으로는 우선, 국가 주요 통신망과 인명안전에 관련된 항공이나 선박, 이동통신기지국의 무선국 검사 등을 통해 전파 품질을 관리하며 국민안전과 ICT 산업 발전의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K-콘텐츠 경쟁력 강화도 주요업무 중 하나인데요, 국내 방송 콘텐츠의 발전과 해외 진출을 위해 창의적이고 경쟁력 있는 우수 콘텐츠를 발굴해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방송의 공익성, 다양성 강화를 위한 교양과 다큐멘터리도 중요한 지원 분야입니다.
또한, 중소 방송 콘텐츠 제작사들의 안정적인 방송 제작 환경 마련을 위해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는 방송제작종합시설인 빛마루 방송지원센터도 운영하고 있고, 디지털미디어 중소·벤처기업 창업 육성과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전국 6개 지역에 지원센터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앵커]
굉장히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전파진흥'인데요. 전파진흥이라는 말이 쉽게 와 닿지 않는데 전파를 어떻게 진흥한다는 건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해주시겠어요?
[인터뷰]
늘 접하는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먼저 '전파'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할 것 같은데요. 전파라는 건 교과서적으로 보면 전기의 물결(파동)을 의미합니다. 전파가 없으면 지금 이 방송도 볼 수가 없겠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TV, 휴대폰, 내비게이션, 와이파이, 블루투스 기기로 하는 소통이 바로 전파를 사용하는 것인데요. 전파는 정보전달의 매개체로서 무선통신에 사용되고요, 그 범위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우리 일상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비록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전파는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꼭 필요한 공기와 같은 존재가 되었죠.
우리가 더 깨끗하고 안전한 공기를 마시기를 원하는 것처럼, 전파도 깨끗하고 안전하게 그리고 다양한 곳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전파 자원을 관리하는 것이 바로 “전파진흥"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파는 공기 중에서 일정한 주기로 진동하면서 진행을 한다고 배웠었는데, 1초간 진동하는 횟수를 진동수, 혹은 주파수라고도 말합니다.
최근에 주파수의 개념이 대단히 중요해졌는데, 디지털 대전환으로 주파수 자원 수요는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주파수 자원이란 것이 한정되어 있어, 기술발전에 따른 건데,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알맞은 시기에 맞춰 공급하기 위해서는 전주기 관리도 매우 중요합니다. KCA는 ICT 발전과 5G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필요한 전파자원 수요에 대비해서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신규 주파수를 발굴하고 확보해서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요 통신망과 이동통신 기지국의 전파 혼·간섭을 방지하는 무선국 검사를 하고 있고요, 더불어 세계 최고의 통신 네트워크 구축과 항공기, 선박 등의 인명안전과 재난 예방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제 곧 우리가 맞이할 새로운 시대에는 스스로 이동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IoT로 연결된 스마트 공장, AR·VR 실감콘텐츠와 같은 초연결 사회의 첨단 산업들이 우리 일상생활에 자연스레 스며들겠죠. 이러한 편리한 생활을 위해서 더 많은 정보와 빠른 데이터 전송을 위해 제대로 된 전파이용 환경이 우선시 될 것입니다. 이처럼 ‘전파진흥’은 앞서 말씀드린 ‘초연결 사회’의 모든 것을 이룰 수 있게 기틀과 기반을 마련하고 준비하는 데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요약하자면, 공공재인 전파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고 품질 관리와 새로운 주파수 발굴에도 힘쓰고 계시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진흥원에서는 방송 미디어 진흥을 위한 사업도 벌이고 있는데, 이것도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요즘 콘텐츠 업계의 주요 관심사는 아시다시피 세계 시장 공약입니다. KCA는 콘텐츠 업계 중에서도 구체적으로는 중소 방송 제작사가 글로벌 미디어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우수 기획안을 발굴하고 기획 단계부터 플랫폼사 매칭 그리고 제작까지의 전 단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성과로, 지원한 작품 중에 2020년 제92회 미국 아카데미상 다큐멘터리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작품도 있었고요, 제42회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부문 최우수상 수상 영예를 얻은 작품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디지털 미디어 혁신 기술 기반의 융합서비스 발굴 그리고 육성을 위해 1인 창업자와 중소·벤처기업에게 테스트베드를 제공하고 맞춤형 컨설팅, 멘토링 등 일자리 창출과 관련 산업 육성 또한 계속 지원하고 있습니다.
[앵커]
또 최근에 '오징어 게임' 사례도 그렇고 전 세계적으로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데, 이런 흐름에 발맞춰 마련한 콘텐츠 지원 방안이 있으신가요?
[인터뷰]
말씀해주신 것처럼 오징어 게임 많은 인기를 얻었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요즘 시청률이 되게 오르고 있습니다. 이런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습니다. K-콘텐츠의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지원책이 필요한데 「OTT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시된 과제를 충실히 이행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OTT와 관련된 특화 콘텐츠 제작지원 확대, 글로벌 거점 지역 마련 등 국내 OTT·제작사의 해외진출과 영세한 중소제작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초실감 가상제작 스튜디오 구축 같은 콘텐츠 제작과정의 혁신을 우선 추진하고 있고, 현재는, OTT 특화형 콘텐츠 제작지원 강화를 통해 칸 국제시리즈 페스티벌과 같은 행사에 국내의 많은 작품이 진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KCA는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사와 초실감 가상제작과 같은 콘텐츠 제작까지, 지원 사업의 범위를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앵커]
K-콘텐츠, 한국의 발판 역할까지 하고 있는 기관인데요, 앞서 잠깐 설명해주셨지만, 진흥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ICT 기금을 관리하는 기관인데요. 우선 ICT 기금이라는 게 무엇인지, 또 진흥원은 이걸 어떻게 운용하고 있는지 알려주시죠.
[인터뷰]
네, 조금 전에 말씀드린 내용들이 사실은 기금의 지원을 받아서 이루어지는 정부사업들이 대부분인데요. 우선 ICT 기금에 대한 설명을 먼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ICT 기금은 우리나라 방송통신과 정보통신 분야 산업의 성장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 정부가 조성하고 운영하는 사업성 자금을 통틀어 가리키는 말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공동 소관하는 방송통신발전기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소관하는 정보통신진흥기금 이렇게 두 개의 기금으로 나뉘어 있는데, ICT 분야 발전과 진흥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사업에 투자되고 있죠.
KCA는 정부의 위탁을 받아 '11년부터 방송통신발전기금을, ’16년부터는 정보통신진흥기금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기금 조성을 위한 수입관리에서부터 안정적인 자금의 운용, ICT 산업 진흥을 위한 사업투자 그리고 사업관리까지 총괄적인 기금관리와 운용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ICT 기금의 주요 재원은 이통통신사에 주파수를 할당하고 받는 주파수 할당 대가와 방송사들의 방송 관련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에 따라 부과하는 방송사 분담금입니다.
이렇게 조성된 기금은 방송통신과 정보통신 분야에서 기술개발과 산업 활성화, 연구기반조성, 해외진출 지원 등 ICT 산업기반 강화를 위해서 사용되고 있는데, 2022년 ICT 기금의 총예산은 3조 3,000억 원 규모이고, 과기정통부가 수립한 All-Digital 투자 전략을 중심으로 데이터 경제, 차세대 통신, 디지털 미디어·콘텐츠, 사이버 보안과 포용 분야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 기금이 적재적소에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투자를 통해 데이터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혁신적인 서비스 기반이 마련되었고,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이어 본격적으로 일반기업도 통신망 등을 통해 제조, 물류 등을 관리하는 5G 특화망도 구축했습니다. 그리고 AI를 융합에 활용한 혁신적인 서비스와 디지털 격차 해소를 노력하여 ‘디지털 상생 생태계’ 구축에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디지털 플랫폼, 디지털 경제 패권 국가와 같은 새로운 국정 과제의 추진을 위한 동력으로 기금이 투자되고, 국민이 몸소 느낄 수 있는 성과 창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과기정통부와 긴밀한 공조를 통해 기금의 운용 관리를 충실히 해 나가겠습니다.
[앵커]
또 불과 몇 년 사이에 국내외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화한 것 같은데, 앞으로의 방송 통신 산업 어떻게 전망하고 계신가요?
[인터뷰]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만, 예를 들어서 설명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영화관을 찾는 사람이 많이 줄어들었죠, 그런데 이 부분이 크게는 코로나 19의 영향을 들 수 있겠지만, 뭐 실제로 그렇기는 합니다. 한편으로는 TV 화면이 커지고 OTT 등을 통해 가정에서나 손안에서, 영화관에서 관람하듯이 드라마나 영화 등을 볼 수 있다고 하는 부분이 가장 큰 이유이지 않나 싶습니다. K-콘텐츠의 전반적인 품질 향상 외에도 디지털 기술 발전도 현재의 방송 미디어 산업변화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예측건대, 앞으로의 방송 미디어 산업은 ICT 발달과 더불어 초고화질 콘텐츠와 실감 콘텐츠의 이용으로 확대되고, 이와 관련된 제작방식도 초실감 가상제작 방식으로도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전망을 바탕으로 KCA는 변화하는 글로벌 미디어 환경을 빠르게 수용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도 마련하겠습니다. YTN에서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 대한 사랑과 응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앵커]
기술의 발전으로 앞으로는 산업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는 말씀이시잖아요. 취임하신 지 이제 2년이 흘렀는데,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포부나 국민들께 하시고 싶은 당부 말씀이 있다면요?
[인터뷰]
예, 감사합니다. 지난 7월 21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 비전을 선포했는데 바로 '디지털 대한민국을 이끌 백년기관'입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지난 50년간 ICT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했는데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100년 그 이상의 기관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이제까지 잘해온 분야는 더욱 잘하면서 핵심역량을 집중하고, 미진한 부분과 미래 영역은 도전과 혁신을 통해 개선하고 개척해 나갈 계획입니다. KCA의 도전에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합니다.
[앵커]
정말 요즘은 전파가 세상을 연결하고 있는 초연결 사회가 분명해 보이는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안전한 전파를 위해서 방송통신전파진흥원 역할도 기대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방송통신전파진흥원 정한근 원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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