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기후변화로 육지뿐만 아니라 바다에서의 생태계 파괴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해안 생태계 복원을 논의하기 위해 전 세계가 머리를 맞대고 모였다고 합니다. 오늘 날씨학개론에서는 '유엔 해양회의' 개최 소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과 함께 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최근 들어 해양 생태계 파괴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하는데, 실제로 어느 정도 상황인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네, 올해 5월 18일에 세계기상기구(WMO)가 발표했던 '2021년 세계 기후 현황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해수면과 수온 상승, 해양 산성화, 온실가스 집중도가 최고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는데요. 해양의 열은 기록적인 수준으로, 바다의 2,000m 깊이까지 계속 심각하게 더워지면서 해양폭염화가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다는 것이었고요.
해수면 상승의 경우 2013~2021년 동안 연평균 4.5mm씩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1993년부터 2002년 사이에 해수면 상승치의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상승치를 보였다는 거고요. 마지막으로 해양 산성도가 최소 25만 6,000년 동안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해양 생물과 생태계 서비스가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해양 생태계를 복원하는 노력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할 텐데요. 해양 파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엔 총회 차원에서 해양 회의를 개최했다고 하던데, 이게 언제 개최된 거죠?
[인터뷰]
네, 해양기후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해양 기후변화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 유엔 총회는 원래 2019년 결의안을 통해 회의를 소집하기로 결의했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인해 2년 동안 회의 개최가 연기됐었고, 올해 6월 27일부터 7월 1일 사이에 유엔 해양회의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개최했습니다.
올해 해양회의는 24명의 국가원수와 정부 수반, 2,000명 이상의 시민사회 대표 등 총 6,000여 명이 참석했는데요. 개회사에서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 특사는 "기후 변화는 점점 더 뜨겁고, 산성화되고, 숨 가빠지면서 세계 바다에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다. 해양 열, 산성화, 탈산소는 해양 생물, 생태계, 식량 안보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바다 없이는 기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고, 기후 없이는 해양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고요.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해양 비상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네 가지 권고안을 제시했는데요. 첫째, 식량과 재생 가능 에너지를 위한 지속 가능한 해양 경제에 투자하자, 둘째, 해양은 더 큰 이익을 위해 세계 문제를 관리하는 방법의 모델로 사용하자, 셋째, 해양과 생명과 생계를 의존하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해안 지역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조기 경보 시스템에 투자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번에 닷새 동안 이어진 유엔 해양회의에서는 "우리의 바다, 우리의 미래, 우리의 책임"이라는 리스본 선언을 만장일치로 채택하였다고 하는데요. 식량 안보, 생계, 안전하고 건강하며 생산적인 바다의 중심성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보였습니다.
[앵커]
꼭 필요한 논의가 많이 이뤄진 그런 회의였군요. 이런 해양생태계 파괴의 원인 중 하나가 오염 문제인데, 특히나 플라스틱 문제가 심각합니다. 참여국들은 여기에 대해서 어떤 대책을 내놓았습니까?
[인터뷰]
네, 이번 해양 회의의 세션은 총 7개의 세션으로 진행됐습니다. 그중에 첫 번째가 해양 오염 문제였고요. 주로 플라스틱 문제가 다루어졌습니다. 회의에서 팔라우 대통령과 통가 대표는 남태평양 국가들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플라스틱 오염을 없애기 위한 국제적 법적 구속력 있는 기구를 만드는 것에 지지를 표명했고요. 이에 대해 브라질, 조지아, 이라크 등 많은 나라가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기니 대통령은 바다에 플라스틱을 버리는 것을 막기 위한 새로운 폐기물 처리 시설 계획을 제안했고요. 일회용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을 중단하자는 의견도 다양하게 개진되었는데요. 아르헨티나는 플라스틱 포장재 생산을 관리하는 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러시아, 감비아와 카타르, 몰디브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모나코는 플라스틱을 없애기 위한 15개국의 69개 프로젝트에 130만 유로를 제공하는 Beyond Plastic Med 이니셔티브를 공유했고요. 그리고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해양에서 플라스틱을 감시하고 추적하면서 재활용률을 개선하기 위해 플라스틱 오염을 통제하기 위한 핵기술(NUTC Plastics)의 출범을 발표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해양 오염을 막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건강한 생태계 환경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할 텐데요. 해양 자원을 보호하는 방안으로 불법 어업을 근절하자는 주장도 나왔다고 하는데, 어떤 논의가 오갔습니까?
[인터뷰]
네,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 중 상당히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불법·비보고·비규제어업(IUU)입니다. 비규제어업이 뭐냐면, 한 국가의 관할 수역에서 자국 또는 외국 선박이 해당 국가의 허가 없이 조업하거나 법규를 위반하여 행하는 어업활동 또는 관련 국제법의 규정을 위반하여 행하는 어업활동 등을 말하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 어선들이 서해 상에서 불법조업하는 이런 것들이 해당됩니다.
각국은 바로 이처럼 불법 어업이 근절되어야 함을 역설했는데요. 앙골라 대통령은 해양 오염과 해양 자원의 무분별한 착취의 현 추세의 해결책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가나 대통령과 탄자니아 부통령도 지속 가능한 해양 개발과 함께 불법어업과의 싸움에 대한 자국의 약속을 강조했습니다. 스페인은 영리를 위한 낚시라는 사고방식이 불법어업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하면서 "해양 건강과 부에 대한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라면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함을 역설했습니다.
미국은 해상 운송의 탈 탄소화, 공해 보호 구역의 확대를 촉구했고요. 영국 및 캐나다와 함께 불법 어업 규제 행동 동맹 체결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캐나다는 개발도상국에서의 불법 어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70만 달러를 포함한 20개의 기부금을 발표했고요.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바다와 강, 호수가 '책임 있고 지속 가능하며 공평하게 운영되어야 전 세계를 먹여 살릴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글로벌 지속가능 수산물 주도는 불법 어업을 해결하기 위해 항만국 조치협정의 비준을 요구하기도 했고요. 이 외에도 해양의 보존이나 복원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제안이 발표되었죠.
[앵커]
또 이번 회의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룬 부분이 해양 경제 강화라고 하던데요. 해양 생태계 복원을 위한 투자 방안도 논의됐습니까?
[인터뷰]
네, 최근 블루오션이라는 개념이 해양과 관련돼서 사용되고 있는데요. 이번 유엔 해양회의에서도 다양한 해양기반경제에 대한 지원과 논의, 그리고 협약이 있었는데요. 해양회의에 참가한 대표단은 300개 이상의 투자 약속을 발표했습니다. 2030년까지 해양보호구역(MPA)과 해안지역의 조성, 확장 및 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최소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했죠.
[앵커]
나라별로 구체적으로 어떤 투자를 한다는 건지 설명 부탁 드립니다.
[인터뷰]
일단 유럽 투자은행의 경우, 청정 해양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카리브 해 지역 전체에 1억5천만 유로를 추가로 확장하겠다는 약속을 했고요. 호주의 대산호초 보존 및 복구에 대한 12억 달러 투자 약속이 있었습니다.
또한, 나미비아는 해양 생태계의 연구, 통제, 모니터링 및 감시를 수행하기 위해 매년 5백만 달러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고요. 중남미개발은행이 5년간 12억5000만 달러의 직접 자금을 투입해 블루 경제, 특히 해양·해안 생태계 회복이나 블루 카본 등을 홍보하겠다고 밝혔고요. 유럽 위원회는 공해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 70억 유로의 자발적인 기부금 50개 분야를 발표했습니다.
스웨덴의 경우 해양의 보존과 지속 가능한 이용에 투자할 '신(新) 블루 캐피털'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예멘 해안에서 기름 유출을 막기 위해 5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요. 아일랜드는 국제해양경제연구회와 연구 파트너십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 해양 활동에 1,000만 유로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영국은 기후 금융을 116억 파운드로 두 배로 늘리고, 청색 행성 기금에 5억 파운드를 투자하며,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해안 프로그램에 1억5천4백만 파운드를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내놓았습니다.
핀란드는 해양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1억 유로의 자발적인 약속 11개를 발표했고요. 터키의 경우 멸종위기에 처한 태평양의 가죽등거북 개체군을 감시하기 위해 2년 동안 75만 달러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일본은 해양경제를 위해 2,4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요.
우리나라는 해양 재생 가능 에너지 및 수소에너지 생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이러한 국제적인 약속과 노력이 이루어진다면 해양이 우리의 삶에 위험요소가 아니라 도움이 되는 최고의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앵커]
해양 생태계 파괴는 곧 인류 생존 문제로 이어질 텐데요. 더 늦기 전에 적극적인 대응이 이뤄져야겠습니다. 날씨학개론,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네 감사합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저작권자(c) YTN science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