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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목과 어깨 뒷골까지 뻐근…'거북목' 원인과 대책은?

2022년 08월 29일 오전 09:00
■ 박중현 /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앵커]
현대인들이 많이 호소하는 고통 가운데 하나가 목과 어깨가 늘 뻐근하고, 때로는 뒷머리도 당기는 경추 질환 증상입니다. 특히 이른바 '거북목' 증상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죠.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거북목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원인과 예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강남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박중현 교수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박중현 /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안녕하세요.

[앵커]
교수님 언제부턴가 '거북목'이라는 얘기를 주변에서 참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거북목 혹은 거북목 증후군 정확히 어떤 증상인지 설명해주시죠.

[박중현 /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거북목, 혹은 거북목증후군이라고 하는데요, 영어로 직역하면 Turtle neck syndrome이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거북이가 고개를 앞으로 빼고 있는 것처럼 어깨선보다 머리가 앞쪽으로 나와 있는 상태를 일컫습니다. 이런 상태를 의학적 진단용어로는 '전방 두부 자세'라고 하는데요, 'Forward Head Posture'라는 영어가 오히려 더 쉽게 느껴집니다. 요즘은 길을 가다 보면 스마트폰을 보면서 문자나 SNS를 하고 계신 분을 굉장히 많이 발견할 수 있는데요, 그 자세가 거북목 자세다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문자 보낼 때의 목 모양'이라는 의미의 "Text-Neck Syndrome"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앵커]
오늘따라 왠지 자세에 신경 쓰고 방송을 해야 될 거 같은데요. 거북목과 비슷한 '일자목'이라는 증상도 있는데요. 이 차이가 궁금합니다.

[박중현 /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일반적으로 '거북목'과 '일자목'은 거의 동의어로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차이가 있는 개념이고요. 방금 말씀드렸듯이 거북목은 머리가 어깨보다 앞쪽으로 나와 있는 '자세'를 이르는 용어입니다. 일자목은 영어로는 스트레이트(straight)-neck이라고 하는데요, 목의 정상 C자형 커브가 사라지고 일자로 변형된 것을 말합니다. 마치 군인들이 경례를 할 때 목이 뻣뻣하게 되는 모양과 비슷하기 때문에 서구권에서는 'military neck'이라고도 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거북목은 '자세'를 지칭하는 것이고, 일자목은 경추의 커브가 '변형'되는 것입니다. 거북목을 유발하는 자세를 취하다 보면 목 앞쪽의 근육들은 긴장이 되고요, 목 뒤편 근육들은 점점 약해지면서 유연성이 떨어집니다. 그러다 보면 목의 깊은 근육이 점점 짧아지면서 경추의 각도가 일자로 바뀌게 됩니다. 따라서 거북목이 있는 분들은 대부분 일자목을 동반하게 되고요, 그렇기 때문에 두 용어를 혼용해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거북목은 자세를 지칭하는 말이고 일자목은 경추의 커브가 변형된 상태를 말한다. 이 부분을 구별해서 기억을 해야겠습니다. 그러면, 거북목이나 일자목이 보기만 안 좋은 게 아니라 실제로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나요?

[박중현 /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혹시 '다빈치 다리'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 화가이자 건축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고안한 구조물인데요, 임시로 다리를 만들기 위해서 직선으로 된 나무 막대 여러 개를 곡선, 즉 아치 형태로 연결을 하는 거를 말합니다. 그렇게 연결을 하면 군대가 지나갈 정도의 하중을 버틴다는 설계입니다. 사람의 척추도 마찬가지인데요, 경추의 경우 C자형의 아치 형태를 유지해야만 머리 무게를 제대로 지탱을 할 수가 있습니다. 아치 형태의 다리의 곡선이 무너지면 다리가 부서지죠. 마찬가지입니다. 일자목이 만들어지면 척추의 퇴행성 변화도 급격하게 진행되게 됩니다. 거북목으로 머리가 앞쪽으로 이동할수록, 아니면 고개를 많이 숙일수록 큰 하중이 발생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성인의 머리 무게는 4~5kg 정도 된다고 합니다. 거의 볼링공 무게에 가깝죠. 근데 40도 정도로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보거나 조작을 하는 그런 동작만으로도 목뼈에는 약 20kg 정도의 무게가 실리게 됩니다. 그러지 않아도 일자목 때문에 버틸 수 있는 하중, 즉 한계하중이 줄어들어 있는데, 거북목으로 더 많은 충격을 주게 되면 목 주위 근육은 금방 지치게 되고 목디스크나 관절염, 협착증이 빨리 진행합니다.

[앵커]
그런데 이 거북목 증상이 현대인들이 많은 겪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 원인은 무엇으로 봐야 될까요?

[박중현 /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기준으로 2021년 약 250만의 환자가 경추질환으로 진료를 했다고 합니다. 이는 지난 5년 전보다 무려 20% 정도 증가한 수치인데요, 실제 진료실에서 봐도 경추질환으로 오시는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거북목 증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원인이 '바른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는 현대인의 생활습관'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스마트폰이 가장 큰 요인 중에 하나일 겁니다. 2009년 말, 2010년 정도에 우리나라에 스마트폰이 처음 소개 되었는데요, 이후 10여 년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서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이 된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국가 통계나 여러 통계에서 우리 국민들은 하루 4시간 이상을 스마트폰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고요. 거기에 노트북이나 컴퓨터 모니터를 보는 시간까지 합쳐지다 보니까 경추질환의 증가속도가 무서울 정도입니다.

[앵커]
나쁜 자세가 원인이라고 짚어 주셨는데 특히나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나는 것이 큰 요인이다라는 말도 해주셨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거북목 증상이 유전적인 요인도 있나요?

[박중현 /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유전적 요인보다는요, 다시 한 번 '자세'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부모님들이 좋지 않은 자세를 자주 하시는 분들은 자세히 보면 자녀분들도 비슷한 자세를 가지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어른들이 모범을 보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거북목과 일자목을 포함해서 목에 나타나는 이런 여러 가지 질환들이 목뿐만 아니라 다른 신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나요?

[박중현 /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네, 그렇습니다. 우리 몸은 두개골부터 척추, 골반, 고관절, 무릎, 발까지 다 연결되어 있습니다. 몸의 기둥을 이루고 있는데요. 이 중 하나라도 자세가 무너지게 되면 모든 부위가 다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거북목/일자목이 있으신 분들에게 경추성두통이라는 질환이 굉장히 흔하구요, 라운드숄더라고 해서 어깨가 구부정한 자세도 흔히 동반이 됩니다. 그런 자세가 발생하게 되면 오십견이나 충돌증후군 같은 어깨 질환도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요. 거북목이 생기게 되면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이동하는데 이를 보상하기 위해서 척추가 과도하게 뻣뻣해지거나 골반이 틀어지는 경우도 자주 보는 거 같습니다.

[앵커]
거북목과 일자목이 다 큰 성인들도 안 좋지만, 청소년들한테는 더 안 좋을 거 같아요?

[박중현 /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청소년기가 정말 문제인 거 같습니다. 청소년기 중에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교 이 시절에 척추의 성장이 많이 이루어지게 되는데요, 특히 이 시기에는 거북목/일자목이 척추의 바른 성장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등에 메고 다니는 책가방이 무겁다 보니까 무게중심을 맞추려고 고개가 앞으로 나오게 되고요. 그러면 거북목이 되고요. 또, 요즘은 학생들도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지 않습니까. 스마트폰을 많은 시간 사용하다 보니까 거북목이 발생하기에 더 좋은 환경입니다. 거북목이 있으면 어깨가 구부정해지는 라운드숄더가 동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구요, 등이 굽어지는 흉추후만증 모양을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척추층만증이 있는 청소년들 대부분이 거북목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실어보실 만하시겠습니다. 예를 들어서 설명을 하면 찰흙으로 빚어서 단단하게 구워내는 도자기 있잖아요. 도자기에 비유하자면 청소년기의 척추는 찰흙과 같은 상태입니다. 모양을 망가뜨리는 것도 바로잡는 것도 쉽지만, 이게 한번 잘못되어 굳어버리면 나중에는 되돌리기가 힘들게 되는 거죠. 청소년기의 바른 자세가 평생을 가기 때문에 청소년기의 자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앵커]
특히 성장기 아이들이 자세에 조심해야 한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엔 스스로 내가 거북목인지 진단해볼 수 있는 방법을 말해주시죠.

[박중현 /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앵커분도 귀걸이를 걸고 계시는데 일단 길게 늘어지는 귀걸이를 귀에 걸었다고 가정을 하시구요, 대부분의 상의는 어깨 봉제선이 있는데, 귀걸이가 봉제선 위로 떨어지면 바른 자세입니다. 만약에 봉제선보다 귀걸이가 앞으로 나와 있다. 지금 거북목을 하고 있다. 이렇게 판단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앵커]
귀걸이를 길게 늘어뜨린 분들 같은 경우에는 손쉽게 알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 목 건강을 위해 지켜야 하는 자세 그리고 또 피해야 하는 자세도 짚어 주시죠.

[박중현 /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거북목은 머리가 어깨보다 앞으로 나와 있는 특정한 '자세'를 지칭하는 말이라고 말씀드렸고요. 대부분의 경추질환이 바로 그 거북목에서 시작합니다. 따라서 그 자세를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요. 경추질환을 포함한 대부분의 근골격질환은 "누적 외상성 질환(cumulative trauma disorders)"입니다. 그 질환이 발생하는 것이 작은 충격이 누적되면서 진행하는 만큼 일상생활에서 충격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모든 행동은 의미가 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아까 귀걸이가 어깨 봉제선에 떨어지는 것을 진단법으로 말씀드렸는데요, 사실은 관리법도 동일합니다. 생각나실 때마다 귀걸이가 어깨 봉제선 위에 잘 놓여 있는지를 확인하시고요. 스스로 교정을 하려고 노력을 하길 바랍니다. 가족이나 친구분들이 거북목 자세를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시면, "귀걸이!"라고 외쳐 주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앵커]
거북목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뒤늦게라도 개선 시키는 노력도 중요할 거 같은데요. 치료 방법도 궁금하거든요.

[박중현 /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누적 외성성 질환'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손상을 줄이기 위한 원칙은 첫째, 충격의 시간을 줄이셔야 됩니다, 둘째는 충격의 총량을 줄이는 것입니다.
시간을 줄이는 것이 힘들다면 충격량을 줄여야 하는데, 역시 "귀걸이"를 외쳐주시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귀걸이가 봉제선에 오는 동작을 만들도록 모든 생활습관과 작업환경을 바꾸는 거죠. 예를 들어서 컴퓨터 모니터가 낮게 있으면 아무래도 거북목 자세가 잘 나올 수밖에 없는데요. "귀걸이-봉제선"자세가 잘되도록 하려면 모니터를 높이셔야 자세가 나올 거 같고요. 스마트폰을 조작할 때도 '귀걸이-봉제선' 자세를 만들도록 노력하시면 됩니다. 그걸 잘 생각하시면 팔을 들고 문자들 보내던지, 팔꿈치를 책상에 대는 바른 자세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귀걸이-봉제선'을 기억하시고 거기에 맞게 자세나 환경을 맞추라! 그렇게 팁을 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네, 아마 정말 많은 분들이 거북목으로 고생하고 계실 것 같은데요. '귀걸이-봉제선' 잊지 말고 바른 자세를 해주시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박중현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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