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영 / 서울디지털대학교 상담심리학부 교수
[앵커]
어떤 사람의 자존감은 삶의 모든 부분, 모든 상황에서 그 사람의 마음과 태도, 감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아울러 타인과의 관계에도 큰 변수로 작용하죠.
이런 자존감을 어떻게 관리하고 높여 나갈 수 있는지 오늘 '한 길 사람 속은?'에서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서울디지털대학교 상담심리학부 이지영 교수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이지영 / 서울디지털대학교 상담심리학부 교수]
안녕하세요.
[앵커]
우리가 살아가는데 자존감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참 많이 들었는데요, 이게 왜 중요한 건지 설명해주시죠.
[이지영 / 서울디지털대학교 상담심리학부 교수]
네. 세상을 살아가며 수많은 상처가 될 만한 사건들에 휘둘리지 않고 버틸 수 있는 힘은 자존감에서 옵니다. 상처를 받느냐, 마느냐 또 그 상처를 어떻게 얼마나 빨리 치유하느냐는 내 자존감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자존감이 단단하고 높으면, 상처가 될 만한 경험을 해도 덜 휘둘리고 제자리로 금방 올 수 있지만, 자존감이 낮으면 별것 아닌 경험에 크게 휘둘리고 무너지기까지 하거든요.
[앵커]
자존감과 유사한 단어로 자존심도 있고 자기애도 있는데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이지영 / 서울디지털대학교 상담심리학부 교수]
네. 자존감은 스스로를 존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대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반면 자존심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잘나고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고자 하는 마음으로, 자존심이 센 사람이 자존감이 낮을 수 있지요.자존심이 세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어떻게 보이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는데,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외부의 것에 연연하지 않으니 자존심이 세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존감과 유사한 개념 중 하나인 자기애는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적당한 자기애는 건강하고 높은 자존감을 갖도록 도와주죠. 그러나 어릴 적 자기애적 욕구가 심하게 좌절되었을 때, 자기애를 스스로 충족시키는데 지나치게 매달리면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하고 칭송하기를 요구하고 이를 계속 확인하려는 자기애적 성격이 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실제로는 자존감이 낮고 자존심을 세다고 볼 수 있지요.
[앵커]
예, 그렇군요. 그러니까 자존감은 스스로를 존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고 자존심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내가 어떻게 보여지느냐 이 마음이라고 차이를 잘 기억해 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그리고 적당한 자기애는 건강하고 높은 자존감을 갖도록 도와준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그렇다면 반대로 자존감이 낮은 경우에는 어떤 특징들이 있나요?
[이지영 / 서울디지털대학교 상담심리학부 교수]
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자존감에 확신이 없기 때문에 이를 확인받기 위해 다른 사람들 앞에서 돋보일 수 있는 화려한 옷, 명품 등과 같이 보여 지는 겉모습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돈이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칭찬이나 복종을 요구하기도 하고, 다양한 방법을 이용해 애정표현이나 칭찬을 얻으려 하죠. 때로는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아첨이나 좋은 얘기를 해주는 사람을 곁에 두기도 하구요. 그리고 자신보다 힘이 약한 사람들을 괴롭히면서 힘을 과시하기도 하는데, 자신이 생각하기에 '보잘 것 없는 내면'을 감추기 위한 노력이죠. 즉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합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자신감이 없습니다. 스스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믿는 마음인 자신감이 낮아서 주변 사람들의 말에 쉽게 흔들리고 휘둘리죠.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함부로 대합니다. 누군가 자신을 함부로 하는데도 이를 허용할 뿐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잘 들어주지 않아요.
[앵커]
그렇다면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들의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이지영 / 서울디지털대학교 상담심리학부 교수]
네. 자존감은 다양한 요소들이 영향을 미치지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자존감을 구성하는 요소를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이 두 가지 측면이 적절히 채워지지 못하고 좌절되었을 때 낮은 자존감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관련이 있는데, 수행에 안 좋은 평가를 받거나 비교나 비난을 받을 때 낮아집니다. 다른 측면은 자신이 사랑받을만한 존재라는 것으로 사랑받고 싶은 욕구와 관련이 있는데, 가족이나 친구들이 무관심하거나 화를 낼 때 사랑받지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낮은 자존감은 두 가지 차원에서의 결핍과 양육과정 및 성장 과정에서의 상처가 되는 경험에서 비롯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자존감이 낮아지는 핵심은 사랑과 인정 등의 기본적인 욕구가 채워지지 않거나 상처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될 때, 그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자기 비난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어떤 사건을 경험하면'나에게 왜 이런 일이 생겼지?'라는 의문을 품고 원인을 찾아 이해하려 하고 이해해야만 하는데, 세상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아이들이 그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내가 그럴만한 아이여서', '내가 나쁜 아이여서' 그런 일을 겪는다고 이해해버리는 거죠. 즉 자신을 비난하고 자책하게 됩니다. 그래서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상처가 될 만한 사건을 경험했을 때, 그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기 때문에 덥석 상처를 받아버리는 것이죠.
[앵커]
인정욕구와 사랑을 받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 그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원인을 스스로에게서 찾아버리는 그런 악순환이 이어진다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그렇다면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신경 써야 할까요?
[이지영 / 서울디지털대학교 상담심리학부 교수]
무엇보다 부모가 양육 기간 동안 자존감을 단단하게 채워주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자존감의 근간은 여기에서 오거든요. 자녀에게 충분히 사랑을 표현하고 칭찬을 통해 인정해주시기 바랍니다. 함께 있는 시간의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잠깐 있더라도 자존감을 채워지는 긍정적인 반응을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거죠. 그러나 주의하실 것은 이 과정에서 자칫 "열심히 공부하니까 예쁘네."와 같이 어떤 조건일 때만 사랑과 칭찬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될 수 있는데 이것을 "조건부가치"라고 합니다. 따라서 부모는 수시로 조건 없이 사랑하고 인정하고 있음을 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가 ~해서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널 사랑해."또한 매일 아침과 밤에 잠자기 전과 같이 때를 정해놓고 자녀에게 자존감을 단단하게 해주는 의식을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앵커]
자존감은 어렸을 때 부모님의 영향에 따라 높아지기도 낮아지기도 한다는 건데요. 그렇다면 이미 낮아진 자존감을 회복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이지영 / 서울디지털대학교 상담심리학부 교수]
자존감을 회복하는 방법은 자존감의 세 가지 축인 자기효능감, 자기조절감, 자기안전감에서 채워갈 때 가능한데요. 자기효능감은 자신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임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장점 50가지 이상을 구체적으로 찾아 적는데, 이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보세요.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이런 장점과 좋은 점을 보고 있었다는 경험 자체가 자존감을 높이는 작용을 합니다. 누구나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 이것이 채워져야 자존감이 높아집니다. 자기조절감을 위해 작은 거라도 내가 선택하고 결정하고, 그 선택의 결과에서 좋은 점을 찾아내는 습관을 길러보는 것입니다. 자기안전감은 가까운 사람과의 애착을 통해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그 관계 안에서 소속감을 느낄 때 가능합니다. 좋은 사람과의 친밀한 만남을 통해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고 느끼고, 그 관계의 울타리 안에 보호받을 수 있다는 안전감을 느껴보세요.
[앵커]
자존감이 낮더라도 노력을 통해 높일 수 있다고 하니깐 참 다행인데요. 앞서 부모님의 영향이 아이의 자존감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고 말씀하셨잖아요, 혹시 가정환경이 부유하면 아이의 자존감이 더 높아지나요?
[이지영 / 서울디지털대학교 상담심리학부 교수]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실 과거 경험과 외적인 조건이 영향을 미치지만, 자존감은 스스로가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를 말하는 것으로 과거와 외적인 조건과 별개로 형성할 수 있습니다. 재벌이나 잘난 부모 밑에서도 비교와 비난을 통해 낮은 자존감을 형성할 수 있고, 자수성가하였어도 열등감으로 인해 계속 낮은 자존감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따라서 누구나 높은 자존감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다 떠나서 자존감은 내가 어떠해서가 아니라,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좋아해주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완벽하지 않고 불완전하고 부족한 존재입니다. 그 부족한 측면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용기 있는 일이고 멋진 능력이지요. 이를 위해 받아들이기 힘든 부족한 부분을 써보고, 그것 각각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보는 겁니다."그래도 괜찮아.", "그런 나를 좋아하고 사랑해."라고 말해보세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무조건적으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앵커]
오늘 이야기를 들어보니깐 마음이 힘드신 분들이나 모든 분들이 내 스스로의 존재의 이유가 충분하고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는 그 생각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고요.서울디지털대학교 상담심리학부 이지영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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