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YTN 사이언스

검색

[날씨학개론] 영남지역 할퀴고 간 태풍 '힌남노'…위력과 특징은?

2022년 09월 06일 오전 09:00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온 국민을 긴장하게 한 태풍 '힌남노'가 우리나라를 할퀴고 빠져나갔습니다. 오늘 <날씨학개론>에서는 태풍 힌남노를 한번 되돌아보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님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네, 안녕하세요.

[앵커]
태풍 힌남노가 영남지방을 관통한 후에 동해안으로 빠져나갔는데요. 실제 힌남노가 어느 정도의 세력으로 우리나라를 지나갔는지 경로에 따라서 설명을 좀 해주시죠.

[인터뷰]
일단 힌남노는 제주도의 우측을 통과를 해서 거제와 통영 사이로 상륙했고요. 울산 앞바다를 통해서 동해로 빠져나가면서 매우 빠른 속도로 동해 먼바다로 지금 이동을 하고 있는데요. 제주 옆을 지나갈 때 945hPa 최대풍속 45m의 매우 강한 태풍으로 지나갔고요. 당초에는 육지에 상륙할 때는 950hPa에 초속 43m 정도로 발표했다가 일단 955hpa로 상륙을 했다고 기상청에서 발표를 했습니다.

울산 앞바다에서 동해 상으로 나갈 때도 초속 40m의 아주 강한 태풍이었는데요. 힌남노는 남해 상에 진입하면서 이동속도가 빨라지기 시작을 해서 시속 35km 정도로 이동했고요. 육지에 상륙해서는 45km 시속 굉장히 빨리 이동을 했죠. 그렇다 보니까 육지에 머문 시간이 2시간 20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굉장히 적었는데 사실 육지에 조금밖에 머물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가 예상보다 좀 적었다는 그런 평가가 있습니다.

[앵커]
이번 힌남노가 강풍과 비를 모두 동반하기는 했지만 그럼 바람과 비 가운데 어느 게 더 강한 태풍이었나요?

[인터뷰]
현재 피해가 집계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바람이 더 강하냐 피해가 비가 더 피해가 컸느냐 판단하기엔 쉽지 않아 보이지만 어쨌든 제가 보기에는 바람의 경우 예상보다는 적게 불었어요. 통영 매물도가 순간최대풍속 초속 35m 정도로 어떻게 보면 이전에 매미가 기록했던 60m에는 미치지 못했고요. 비는 예상했던 정도의 강우량을 기록했죠. 제주 산악지방이 1,000mm가 넘었고요. 비 피해가 가장 많았던 포항 같은 경우에는 400mm가 넘었는데 이렇게 피해가 많다 보니까 비 피해가 좀 더 컸다고 보는 것은 데.

이렇게 비 피해가 컸다고 보는 이유는 찬공기의 남하 속도가 상당히 빨랐어요. 그래서 다행히 태풍이 더 이상 올라오는 걸 막았고요. 그래서 상당히 빠르게 태풍을 동쪽으로 이동을 시켰거든요. 그러는 바람에 바람은 좀 덜 불었는데 문제는 밑에서 오는 굉장히 뜨거운 공기와 찬공기와 부딪히는 지역. 포항이라든가 울산이라든가 이런 지역 쪽에서는 굉장히 강력한 비구름이 만들어지면서 많은 비가 내리는 그런 구조가 발생하게 된 것이죠.

[앵커]
바람은 예상보다 약했지만, 폭우가 쏟아진 그런 태풍이었다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태풍 힌남노는 여러모로 아주 이례적인 태풍이라고 분석에 나오고 있는데요. 어떤 점이 특별한 건지 정리 좀 해주시죠.

[인터뷰]
원래 태풍이 발생하는 해역 자체가 해수 온도가 매우 뜨거운 적도 인근 그런 해상이죠. 대게는 북위 5도에서 15도 사이에 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11호 태풍 힌남노는 특이하게도 북위 25도 이북에서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북위 25도 이상에서 발생한 태풍 중에서 처음으로 초강력 태풍으로 발달한 태풍입니다.

초강력 태풍으로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은 북태평양에서 서태평양까지 북위 20도에서 30도 사이에 해수 온도가 31도의 고수 온역이 자리 잡았기 때문인데요. 고수 온역에서 막대한 에너지를 공급받은 힌남노는 그대로 서진을 하면서 덩치를 키웠죠.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계속 서진해서 중국으로 들어갈 것으로 보였는데 일단 주변 기압계의 변화가 있었죠. 서진하다 말고 오히려 남쪽으로 내려가는 역주행 현상도 발생했었습니다.

즉 북태평양고기압과 서쪽에 있는 티베트 고기압, 그리고 북쪽에서 지나가는 상층제트기류의 움직임으로 남쪽으로 내려간 건데요. 다시 원위치로 북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올라오게 되는 상당히 독특한 이상 경로를 보였던 것이죠.

[앵커]
방금 전에 태풍이 사상 최초로 북위 25도 이북에서 발생한 초특급 태풍이라고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아무래도 기후 변화가 이유가 있겠죠. 앞으로도 이 해역에서 태풍이 또 발생할 것으로 보십니까?

[인터뷰]
네, 그렇게 봅니다. 2021년 3월 26일에 미 해양 대기청과 프린스턴 대학에서 연구한 보고서가 있습니다. 공동연구진이 눈문을 게재한 것을 보면 미래에는 기후위기로 인해 더 강력해진 태풍으로 인해서 피해가 더 커질 것이다 이렇게 봤는데요. 태풍이 강력해지면서 바람도 강해지고 비도 많이 오면서 피해가 급증할 것이다라고 봤고요.

연구팀은 첫 번째로 기후위기로 인해서 지구 기온이 2℃ 상승하게 되면은 태풍의 최대 풍속이 약 5% 정도 강력해지고 강우량은 14% 더 증가할 것이다라고 예측을 했고요.

두 번째는 기후위기는 미래에 더 강력한 태풍을 만들어내기는 하는데 태풍 발생 개수는 줄어든다. 그러나 한 번 발생하면 굉장히 강력한 태풍으로 발달할 것이다 이렇게 봤고요.

세 번째로 태풍이 가장 강해지는 위도가 지금의 적도 인근 해상에서 중위도 지역으로 북상할 것으로 보았습니다. 이럴 경우 태풍에 대응할 준비가 덜 된 지역들 이런 지역들은 앞으로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더욱 더 커질 것이라고 예측을 했는데요. 태풍이 강해지는 위도 북상 연구는 이전에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산하 기후데이터센터(CDC)의 연구에서도 나왔었던 내용입니다.

이들은 최근 30년간의 분석 결과 태풍의 에너지 최강 지점이 중위도 쪽으로 북상해 올라갔다는 것을 밝혀냈는데요. 10년마다 53∼62㎞씩 적도 쪽에서 극지방 방향으로 옮겨가면서 현재는 적도 부근에서 약 160㎞ 더 북쪽으로 옮겨갔다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태풍의 가장 강한 지점이 중위도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경우 강한 태풍이 그대로 북상하면서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죠.

[앵커]
이번 힌남노는 다행히 걱정했던 것보단 위력이 덜 했는데 앞서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다른 태풍들과 비교해서 위력을 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우리나라에서 인명피해가 가장 컸던 게 1959년의 태풍 사라입니다. 그리고 이번 태풍 힌남노와 유사한 태풍 가져왔던 게 매미인데 순간최대풍속 초속 60m로 우리나라 태풍 역사 중 가장 강한 바람을 기록했고요. 약 140명의 인명피해와 4조 2천억 원의 재산피해를 가져왔던 태풍 이게 2003년 태풍 매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북상한 태풍 힌남노의 진로가 태풍 사라 또 매미와 상당히 유사했고요. 그리고 강도도 비슷했습니다.

태풍이 우리나라에 근접했을 때의 기압 치나 최대풍속을 가지고 태풍의 강도를 비교를 하는데요. 제주도 근접할 때 사라 같은 경우는 945 hpa 최대풍속이 초속 43m를 기록했고요, 매미 같은 경우는 제주도 근접 시 최저기압 950hPa, 최대풍속 초속 41m 정도였습니다. 이번 힌남노의 경우 945hPa에 45m를 기록했죠. 그리고 부산에 가장 근접했을 때의 경우에 사라가 42.7m, 매미가 38m이었는데 흰 나노가 42m로 태풍 사라와 상당히 비슷했고요. 매미보다는 기상청 발표로 보면 약간 강한 정도 그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또 태풍이 항상 올 때마다 저희가 이야기하는데 진로에서 오른쪽에 있는 곳이 좀 더 위험하다, 위험 반원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요. 그 원리를 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일단 우리나라는 태풍이 접근할 때 태풍의 진행 방향 오른쪽의 바람은 강해지고 왼쪽 바람은 약해집니다. 그래서 오른쪽 반원은 위험반원, 왼쪽 반원은 가항반원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이유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편서풍 지역의 오른쪽 반원에서는 태풍의 바람 방향과 태풍의 바람과 함께 태풍의 이동방향이 서로 같은 방향이에요.

그러니까 태풍 바람 플러스 일반류가 더해지기 때문에 바람이 강해지는 것이고요. 왼쪽 반원에서는 그 방향이 서로 반대가 되기 때문에 즉 태풍 자신의 바람과 일반류가 반대란 말입니다. 그러니까 상쇄가 되는 거에요. 그래서 태풍의 오른쪽 반원을 위험반원, 왼쪽 반원을 가항반원이라고 부르고요. 통상 위험반원에서의 풍속이 가항반원의 바람이 30~40% 정도 더 강합니다.

[앵커]
힌남노가 육지에 상륙한 이후에 빠르게 빠져나가면서 다행히 피해가 예상했던 것보단 조금 적었지만 하지만 이동하는 과정에서 관측됐던 태풍의 위력은 굉장히 강했습니다. 이 힌남노의 강도가 유난히 강하게 발달한 이유도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일단 가장 강한 원인은 아무래도 태풍의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해수 온도죠. 해수 온도가 실제로 상당히 높은 해수 온도일 때 태풍이 발달합니다. 이번 힌남노 태풍이 발생하고 이동한 해역이 해수 온도가 31도를 넘는 고수 온역이에요. 우리가 통상 슈퍼태풍이 발생하는 해수 온도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바로 이러한 해수 온도였고,

두 번째가 힌남노가 강했던 이유는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제12호 태풍이죠. 이것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됐던 열대저기압을 흡수를 했어요. 그러면서 더 발달을 해버렸고요. 이 열대저기압에서 더 많은 열대수증기를 포함하면서 범위도 더 커진 태풍이 되었고요.

세 번째 태풍 자체만의 비나 바람만 아니라 태풍이 그 전면에 몰고 온 다량의 수증기가 태풍영향을 받기 이전부터 전국적으로 비를 내렸습니다. 또 수도권이라든가 중북부지방으로는 북쪽에서 내려오는 저기압과의 사이에 대기 불안정을 상당히 강화 시켰거든요. 그러면서 강남 지역 같은 경우는 거의 300mm 가까운 국지적인 호우를 내리기도 했고요.

네 번째로 태풍 피해가 특히 많은 지역이 지형적 효과가 더해지는 이런 지역들입니다. 예를 들면 태풍이 강해지면 지형적 효과가 더해집니다. 한라산 혹은 지리산 태풍이 올라오면 지리산 400mm에서 예보를 내리지 않습니까? 남해안 혹은 태백산맥 풍상 측이죠. 태풍이 상륙해서 들어오면은 동해안 측은 전부 동풍이 붑니다. 그러면 바다 쪽에서 포항 쪽으로 지형적인 영향 상승하는 기류가 늘어나기 때문에 태풍 자체의 비에다가 지형적으로 만들어진 비가 더해지다 보니까 상당히 많은 비가 내리게 되는 거죠.

다섯 번째는 이번 힌남노는 해수면이 높아지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태풍 경로 인근에는 최대 10m 이상의 아주 높은 물결이 일었었죠. 태풍이 기압이 낮아지면 물결이 상승을 합니다. 다만 이번 같은 경우는 실제로 2003년에 매미로 해일 피해를 크게 입었거든요. 2020년에 마이삭이나 하이선으로 인한 피해가 크다 보니까 대비가 잘 되어 있었던 것이 실제로 해일 피해는 줄였던 것이 하나의 효과라고 봅니다.

[앵커]
힌남노가 저희 예상보다는 좀 적은 세력을 약한 세력을 가지고 올라왔다고 하지만 그래도 피해를 입은 지역이 많습니다. 얼른 복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저작권자(c) YTN science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사용 설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