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YTN 사이언스

검색

[한 길 사람 속은?] 나와 남을 편하게 하는 '마음건강'…어떻게 지켜야 하나?

2022년 09월 06일 오전 09:00
■ 이혜진 / 상담심리학자

[앵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몸 건강이 매우 중요하지만 마음의 건강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죠. 오늘 '한 길 사람 속은?'에서는 이 마음건강을 어떻게 관리하고 지켜나가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이혜진 상담심리학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마음 건강, 현대인에게는 몸의 건강보다도 더 중요하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마음을 건강하게 챙기기가 결코 쉽지는 않은 것 같은데요. 마음 건강, 어떻게 챙겨야 할까요?

[인터뷰]
네. 우리가 몸 건강이나 신체 질병에 대한 솔루션은 비교적 명확하지만, 마음은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마음 건강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는 신호여서 반가운 마음도 드는데요.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재택근무나 자가 격리 등으로 인해 혼자 있게 되거나, 홀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외로움'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혼자가 편하다는 사람도 있는 등 혼자 있는 시간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합니다.

우선, 마음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는 내가 주로 느끼는 불편한 정서를 잘 돌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양하게 느껴지는 불편한 정서 중에서 오늘 특별히 외로움에 대해서 집중을 해보고 싶습니다. 의외로 우리가 외로움이란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로움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필요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외로움은 인간이 가진 보편적인 감정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자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잘 알아차리고 해소해 주어야 합니다.

둘째,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 외로움은 걱정, 무력감, 분노보다 '낮은 행복감'과 더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기에 더 잘 돌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외로움을 적절히 해소하지 못할 경우, 요즘 많이 호소하는 수면장애나 각종 중독, 심할 경우 자살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외로움을 방치 할 경우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해칠 위험이 높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앵커]
마음 건강을 잘 챙기려면 외로움부터 잘 다스려야 할 거 같다 이런 말씀이신데요. 만약 혼자서도 외롭지 않으면 이건 괜찮은 걸까요?

[인터뷰]
네, 그런 얘기도 많이 들어보셨죠? '혼자여서 외롭기도 하지만, 함께여서 외롭기도 하다.' 실제로 혼족은 자발적으로 '고독'을 선택하기도 하고요. 혼자 있는 사람만 외로움을 겪는 것은 아닙니다. 연애를 하거나 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들도 외로움을 겪을 수 있는데요. 함께 있어도 외로움을 느낄 때 더 큰 상실감을 경험합니다.

혼자가 아니더라도 '안정적인 관계'가 없이 물리적으로만 함께 있는 경우 더 큰 외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간단히 확인해 볼 수 있는 질문으로 '나는 사회적 고립감을 피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몇 분마다 확인한다.' 에 해당한다면, 고립감을 회피하기 위해서 스마트폰 중독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일 수 있습니다. 외로움이 근본적으로 해소되기 보다는 외로움을 순간적으로 피하기 위해 '스마트폰 좀비'가 되는, 스마트폰 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 것이죠.

여기서 핵심은 혼자서도 외롭지 않다고 느끼는 나의 감정이 '회피로 인한 결과가 아닌지?'를 스스로 점검해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검이 내 마음에 주의를 기울이는 작은 행동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앵커]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데도 느껴지는 외로움이 더 위험할 때도 있다. 이런 말씀이신데요.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런 사회적 고립감을 건강하게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터뷰]
저는 사회적 고립으로 외로움을 느끼고, 그것이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현재의 인간관계를 점검해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나는 지금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면서, 보다 안정적으로 관계 맺기를 시도해보는 것이 사회적 고립감에 건강하게 직면하는 방법이기 때문인데요.

심리학에서는 관계를 안정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두 가지 능력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첫째, 관계를 시작하는 능력입니다. 이는 처음 만난 타인에게 편안하게 다가가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흔히 친화력이 좋다고 말하죠. 예를 들어,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어야 할 때에도 수줍어하지 않고 편안하게 대할 수 있는 기질적인 측면도 강하게 작용합니다.

두 번째 능력은 관계의 질을 향상시키는 능력입니다. 한 번 만난 사람과의 관계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깊이를 더해갈 수 있는 능력입니다. 관계의 질을 향상시키는 능력을 갖춘 사람은 관계에서 타인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신뢰감 있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데 유리합니다.

[앵커]
관계를 점검해보라고 하셨는데 그 안정적인 관계가 꼭 '사람'과의 관계에서만 찾을 수 있을까요?

[인터뷰]
꼭 사람에게만 한정된다고 볼 순 없을 것 같아요. 실제로 심리학자들이 연구해본 결과 유튜버와 구독자 간의 소통, 연예인과 팬과의 소통도 긍정 정서를 유발하고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혀지고 있습니다.

또한, 반려동물과의 관계도 반려인의 우울감을 낮추는 연구결과가 많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혹시 반려동물을 키워본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공감하실 텐데요. 반려동물을 키워본 분들은 '인간보다 낫다.'라고 말할 정도로 깊이 있는 정서적 소통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나에게 위로를 주는 '사회적 지지가 있는가?'입니다. 나의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친구 혹은 대상의 유무가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해 사회적 지지 자원으로 기능하지 못한다면 존재의 의미도, 나의 외로움을 해소하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여전히 사회적 지지라는 자원이 필요한 상태라고 봐야 하는 것입니다.

[앵커]
대면 혹은 비대면 심지어 반려동물과의 관계도 우리의 외로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라는 점을 알려주셨는데요. 그렇다면 인간관계에서 말 사회적 지지 자원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터뷰]
인간과의 관계를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다음의 3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첫째, 나에게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대상을 찾아보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내가 위로받기 위해서는 내가 위로받고 싶은 속마음을 꺼내도 될 것 같은 사람, 비교적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실험해 보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급한 마음에 처음 보는 사람이나, 신분이 명확하지 않은 사람에게 섣불리 털어놓는 등의 위험은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이고요. 또한, 나의 속마음을 꺼낸다 할지라도 위로받지 못할 경우도 발생할 수 있음을 감안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내가 그 위로의 대상을 찾기 위해 꾸준히 시도한다는 점입니다.

둘째, 내가 어느 정도 위로받을 수 있는 사람을 찾았다면, 그 사람과 관계의 '질'을 향상 시키기 위해 솔직하게 소통해보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나에게 사회적 지지 자원이 되려면 나와 긴밀한 관계로 발전해야 합니다. 따라서 나의 니즈도 솔직하게 꺼내는 동시에 상대방의 니즈도 파악해보면서 관계를 이어나가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불편함이나 갈등도 해결해보는 경험을 쌓는 것입니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서로의 니즈가 충돌하는 상황을 피할 순 없습니다. 서로가 같을 순 없지만,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이 다름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에 대해 포기하지 않고 소통해보는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관계에서 소통 자체가 처음부터 힘든 사람들도 있을 거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대인관계를 어려움을 겪는 분들인 거 같은데, 그런 분들이 대인관계를 회피하지 않기 위해 혼자 훈련이나 연습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인터뷰]
네. 우리가 처음부터 갈등을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혼자서 해볼 수 있는 효과적인 마음관리 방법으로 '글쓰기'를 추천합니다. 글쓰기의 핵심은 솔직하게, 자신의 갈등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글로 풀어낸다는 것입니다. 글로 풀어내는 작업은 내가 관계에서 구체적으로 불편했던 지점을 확인하고, 실제 관계에서 표현해보는 단계로 이어질 수 있는 힘을 키우는 연습입니다.

예를 들어, 아까 그 사람이랑 밥 먹을 때 기분이 나빠졌는데 왜 그랬지? 내가 괜히 예민한가? 라는 생각에서 그치며 나의 탓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대사를 했을 때 불편했구나, 무래하게 느껴졌구나 가능하면 그 대사는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할 수 있는 그런 작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내가 글쓰기를 통해 내 마음을 돌아보고 관계 갈등까지 내가 다뤄보는 방법으로 시도해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앵커]
저희가 아까 처음에 말씀해주셨던 거처럼 '마음'을 다스리는 일에 좀 무관심해질 때가 있는데요. 나에 외로움을 좀 들여다보고 풀어내는 행동을 해보는 게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고요. 이혜진 상담심리학자와 함께했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저작권자(c) YTN science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사용 설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