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규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9월 21일은 치매 극복의 날입니다. 치매 극복의 날은 치매 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치매를 극복하기 위한 범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우리나라가 제정한 법정기념일인데요, 하지만 치매는 여전히 확실한 치료제가 없는 상태여서 환자 자신은 물론 가족과 사회까지 어려움에 빠지는 상황입니다.
오늘 '바이오위클리'에서는 치매 치료제 개발 현황과 전망을 이성규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기자 어서 오십시오.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기억이 사라지는 치매는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큰 고통을 안겨주는 질병인데요. 그간 과학계에는 치매의 발병 원인을 두고 몇 가지 주요 가설이 있었는데,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대표적인 것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치매는 아직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죠. 그래서 치매의 원인을 두고 몇몇 주요 가설이 제기된 상황인데, 대표적으로 아밀로이드 가설이 있습니다. 아밀로이드는 우리 뇌에 존재하는 단백질의 일종인데요. 아밀로이드가 비정상적으로 뇌에 응축해서 축적되면 뇌의 신경세포를 죽이고 치매를 일으킨다는 것이 아밀로이드 가설의 핵심인데요. 좀 더 정확히는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고요.
[앵커]
네, 그렇군요. 아밀로이드 가설을 얘기해주셨는데 그 외에 또 주목할만한 가설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아밀로이드 가설만큼이나 치매에서 주목받는 것이 타우 가설입니다. 타우도 뇌에 존재하는 단백질의 하나인데요. 타우 가설은 타우가 비정상적으로 엉키면 신경세포 사멸을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치매를 일으킨다는 내용이고요. 최근엔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가 축을 이뤄 베타 아밀로이드가 타우단백질을 변형을 시켜서 변형된 단백질이 신경세포를 죽이고 그래서 치매를 일으킨다는 관점도 있고요, 이외에도 뇌의 염증 반응이 치매를 일으킨다는 염증 발병설이 있고, 당뇨병이 노후에 치매를 일으킨다는 당뇨병을 치매의 원인으로 보는 관점도 있습니다.
[앵커]
지금 아밀로이드 가설과 타우 가설까지 짚어주셨는데 그 최근에 아밀로이드 가설을 지지하는 핵심 논문의 조작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고요?
[기자]
사실은 아밀로이드 가설이 치매의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꼽혀 졌기 때문에 거의 50년 정도 제약 바이오 업계는 아밀로이드를 겨냥한 신약개발을 해왔었거든요. 지난달 8월이었죠. 과학 저널 사이언스가 네이처에 게재된 2006년 아밀로이드 가설을 지지하는 논문의 데이터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 했던 거죠. 사이언스가 이런 보도를 하면서 아밀로이드 가설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 됐었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논문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사실로 규명되더라도 아밀로이드 가설이 흔들리는 것은 아니라고 과학계는 보고 있거든요.
그 이유는 치매 환자의 뇌에 축적된 베타 아밀로이드가 있다는 사실 자체는 변함이 없고 논문에서 언급한 베타 아밀로이드는
특정한 베타 아밀로이드인데 일부로 이를 가지고 아밀로이드 가설 전체가 흔들렸다는 주장을 하기엔 근거가 부족하다, 대표성이 없다는 이유를 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깐 그런 조작 의혹이 있긴 했어도 아밀로이드 가설이 가장 지지를 받는 가설이라는 건데요. 그러다 보니 치매 신약 개발의 주요 표적은 베타 아밀로이드로 이뤄져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그런데 이를 겨냥한 미국 FDA 승인 신약이 나왔는데 크게 효과는 없다면서요?
[기자]
사실은 인제 신약이라는 게 그 병의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이 있고 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약이 있거든요. 여기서 말하는 신약이라는 것은 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신약, 미국 FDA가 미국 바이오 기업인 바이오젠과 일본의 에자이가 공동으로 개발한 아두카누맙이라는 신약을 근본적인 신약으로는 처음으로 승인을 해줬었죠.
승인해줬을 당시만 해도 이 약을 임상 4상을 조건으로 승인해줬습니다. 보통 임상 3상이 대규모 임상이어서 임상 3상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승인을 해주는데 이 아두카누맙은 임상 3상에서 효능이 어느 정도 나오긴 했지만, 부작용도 꽤 있다고 보고가 됐거든요, 그래서 FDA가 승인을 해주지만 부작용과 효능을 확인해봐라 이 조건으로 승인을 해준 거였죠. 결과적으로 승인되고 나서 1년 정도 지났는데 보니깐 크게 효능은 없고 부작용은 여전히 있다.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거죠. 국내에서도 이 이유 등으로 이 약을 승인하지 않기로 했죠.
[앵커]
말씀해주신 이런 상황 때문에 새 치매 신약이 언제 개발될지에 관심이 쏠리는데요. 주요 신약 개발 현황은 지금 어떻게 돼가고 있나요?
[기자]
환자도 그렇고 연구하는 과학자들도 그렇고 도대체 아두카누맙을 이을 새로운 치료제는 언제쯤 나올 것이냐 여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사실 현재 아두카누맙은 효능 논란은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제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이런 방식의 치료제가 임상 3상에 들어가 있는 게 있어요. 아두카누맙을 만들었던 바이오젠이 에자이와 손을 잡고 2번째 치메신약으로 레카네맙이라는 항체를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고 글로벌 제약사인 로슈가 칸테네루맙이라는 항체 시약을 개발하고 있어요.
보통 약의 이름이 맙으로 끝나면, 항체 치료제를 뜻하는데요. 레카네맙은 아두카누맙을 만든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개발하고 있어서 사실은 비슷한 것 아니냐, 큰 틀에선 같거든요,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했다는 점에서는, 베타 아밀로이드를 공격하는 부위가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 후발주자인 레카네맙이 부작용이 적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는데 전문가 설명 듣고 이어가겠습니다.
[묵인희 / 서울대 의대 교수 : 아두카누맙도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건데 레카네맙도 같고요. 그런데 베타 아밀로이드에 붙어서 제거하는 위치가 다르죠. 가서 바인딩하는 표적이 베타 아밀로이드 올리머 등이 있는데, 항체들이 가서 바인딩하는 폼(형태)이 다를 것으로 예측합니다.]
[기자]
오는 11월 말 열리는 미국 알츠하이머병 임상 학회가 열릴 예정인데 레카네맙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발표될 예정입니다. 그래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가 되는 거죠.
[앵커]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는데, 그런데 아두카누맙의 사례를 보면, 베타 아밀로이드만 겨냥한 치료제가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기자]
임상 3상 결과가 신약개발의 가장 중요하잖아요,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써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보고요. 치매 가설을 여러 가지 설명해 드렸잖아요, 앞에서. 가장 유력한 게 아밀로이드 가설, 베타 아밀로이드라고 말씀을 드려서 지난 50년간 치매 계를 지배했기 때문에 모든 제약사가 여기에 초점을 두고 개발을 했는데 사실 치매에서 여러 가지 가설이 있으니 베타아밀로이드만 겨냥해서 만드는 단일 치료보다 다중치료 베타아밀로이드 말고 타우도 같이 건드린다든지 병영치료를 한다든지 좀 이런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것이 치매 학계에서 나오고 있는 거죠.
[앵커]
다양한 시도로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이뤄지길 바라보겠습니다. 경도 인지장애는 치매의 전 단계라고 하는데요. 지난 19일 대한치매학회가 경도 인지장애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이게 어떤 이유 때문이었나요?
[기자]
현재 사실 치매의 근본 치료제라고 FDA에 승인을 받은 아두카누맙 조차도 크게 효능이 없다.라고 말씀을 드렸잖아요. 사실상 치매가 발병된 이후에는 현 단계에서 치료할 치료제가 없는 상황인 거죠. 그렇다 보니까 치매로 가기 전 경도 인지 단계에서 환자를 발굴을 하고 조기에 치료를 한다면은 좀 더 효과가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치매 학회가 이런 얘기를 한 거고요. 현재 경도 인지 장애의 어떤 진단과 치료를 치매로 악화되는 걸 막을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발판 이런 거로 보고 적극적으로 관리하자 이런 의견을 피력한 겁니다.
[앵커]
사실상 아직 치료제가 없으니 치매로 넘어가기 전에 관리해야 한다는 얘기인데요.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고령화가 세계적으로 급속히 진행되면서 치매 환자 증가는 불가피한 일로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 19 장기화로 치매 환자가 크게 늘었다고 하는데 이건 어떻게 된 일입니까?
[기자]
코로나 19가 굉장히 오래가고 있잖아요. 우리 예상보다. 그러면서 다양한 후유증이 복구되고 있는데 코로나 19에 감염된 사람들 중에서 신경학적 후유증을 겪는다는 사람이 많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치매 학계에서는 코로나 19와 치매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 굉장히 궁금했었는데. 미국 연구진이 대규모 임상 연구를 한 거죠.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 연구진이 지난 13일 국제학술지에 65세 이상 652만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했었는데 이 연구결과 코로나를 겪지 않은 노년층보다 코로나에 감염되었던 환자는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2배 정도 높더라. 이런 걸 발표한 거죠. 다른 요인들을 제외하면은 코로나 감염은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약 1.69배 정도 높인다. 이런 연구 결과를 같이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진은 연구 기전 알츠하이머 치매와 코로나19와의 어떤 상관관계, 어떤 원인인지 정확하게 규명하지는 못했지만 코로나 19가 치매 발병에 위험인자로 작용하는 건 맞는 거 같다. 그러니까 지금 좀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치매 환자를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런 주장도 했습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그런가 하면 국회에서는 '치매' 용어를 '인지 이상증'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고 하는데. 이건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표 발언을 했는데. 사실 치매라는 말 자체에 어리석다는 의미가 담겨있어서 이게 좀 안 좋다. 느낌이 그래서 이거를 인지 이상증으로 변경하자 이런 내용을 담은 법 개정안을 발의를 했었죠. 법안 배경의 의의는 치매에 대한 사람의 부정적인 인식이 치매 환자와 가족에게 두려움이나 수치심 등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고, 이와 같은 낙인 효과가 치매 치료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치매 용어를 변경하자는 거였고. 미국 정신질환 진단기준 매뉴얼에도 치매의 진단명이 주요 신경인지 이상으로 변경된 바가 있어서 국회에서는 이번 기회에 변했으면 좋겠다. 그런 의견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얼른 확실한 치매 예방과 치료법이 나왔으면 좋겠는데. 이와 함께 치매 환자와 가족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또 제도적인 변화도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바이오 위클리' 이성규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 (sklee9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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