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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잘못된 이어폰 사용으로 인한 귀 질병과 예방·치료법

2022년 09월 26일 오전 09:00
■ 이호윤 / 이화여대 부속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앵커]
음악을 듣기 위해 출퇴근 시 이어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잘못된 이어폰 사용으로 인한 질병과 그 질병의 예방과 치료법이 무엇인지 이화여대 의대 부속 목동 병원 이비인후과 이호윤 교수님과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인터뷰]
네, 안녕하세요.

[앵커]
누구나 이어폰은 정말 자주 사용하는데요. 저도 많이 쓰는데 듣다 보면 내가 너무 크게 듣는 거 아닌가 걱정이 들고 또 귓구멍이 간지러울 때도 있거든요. 이런 이어폰 사용으로 인한 귀 질환은 대표적인 게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외이도염, 소음성 난청, 이명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질환은 과도한 소음 노출에 따른 소음성 난청인데요. 외이도염은 귓속이 좁거나 습해지기 쉬운 상태에서 잘 생길 수 있습니다. 이명은 청력 저하가 일어나면 따라서 생길 수 있는데요. 과거 연구에 따르면 청력이 저하되지 않아도 귀를 단순히 막는 거만으로 이명이 유발될 수 있다라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앵커]
크게 3가지 질환을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이어폰 사용이 외이도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건가요?

[인터뷰]
특히나 커널형 이어폰이나 인이어 이어폰처럼 귀 안을 완전히 틀어막는 경우에는 습도가 높아지고 염증이 생기고 외이도의 지방층이 파괴되어 세균 감염이 일어나고 피부 부종과 이루, 통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단계별로 분류했을 때 염증 전기, 급성 염증기, 만성 염증기의 세 단계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먼저 정상 지방층이 소실되면 피부 표피층의 부종이 일어나서 가려움증과 이충만감이 생기게 됩니다.

염증기에 접어들면 가려움의 악화와 통증이 나타나며 피부가 두꺼워지고 피부 괴사물이 분비되어 이루가 나타납니다. 이루에 의해서 귀가 더 막히면 특히 씹거나 귀를 만질 때 악화되는 통증이 나타나고 만성기로 접어들면 피부가 두꺼워지고 외이도의 피부에 표피 박탈과 습진이 심해지게 됩니다.

얼마 전 국내에서 출시된 인이어 이어폰 사용자들에서 이러한 외이도염이 흔하게 보고된 바 있는데요. 이러한 해부학적인 문제를 더 잘 일으킬 만한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는데.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진 않았습니다.

[앵커]
외이도염이라는 게 한 마디로 염증인 거잖아요. 혹시 다른 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나요?

[인터뷰]
대부분의 경우 급성 외이도염은 적절한 소독과 치료를 받는다면 금세 완화되고 크게 걱정할만한 질환을 초래하지는 않습니다. 드물게 주변 염증으로 봉와직염이나 임파선염으로 퍼질 수가 있고 이 경우에는 항생제와 소염진통제 사용이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외이도염이 반복되면 만성적인 외이도염으로 진행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반복적인 귀 가려움증과 이루가 생길 수 있습니다. 만성화되면 치료에도 잘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하셔야 되고 귀를 면봉으로 자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병 자체가 위험하진 않은데 평생 괴로울 수 있기에 만약을 생각한다면 만성으로의 이환을 조기에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앵커]
만성화되기 전에 빠르게 적절한 치료가 필요할 거 같습니다. 귀에서 일어나는 질환들이 혹시 유전적인 영향도 있나요?

[인터뷰]
대부분은 관련 없는데요, 귀 질환 중 유전과의 관련성이 연구가 가장 많이 된 증상은 난청입니다.
드물지만 유전성 난청을 일으키는 질환들도 많이 밝혀져 있습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원인을 알게 된다면 앞으로의 예후를 미리 알 수 있고 위험 요소를 미리 예방할 수 있으며 다른 가족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의 발생 여부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모든 난청에서 이러한 유전자 검사가 필요한 건 아닌데, 가족력이 있거나 특히 다른 장기의 문제를 동반하고 있을 때 진단을 위해서 유전자 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앵커]
설명해주신 외이도염, 이명, 난청 같은 이런 질환이 다른 신체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인터뷰]
다른 병이 없고 귀 질환이 단독으로 생기는 경우에 다른 신체 기관과는 무관합니다. 다만 성염색체 우성 질환인 alport(알포트) 증후군처럼 혈뇨, 신장염, 난청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고, 또는 10만 명당 4명 정도 발생하는 상염색체 증후군성 난청인 usher 증후군은 망막색소변성과 난청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사실 이런 유전성 질환들은 흔하지 않기 때문에 단독으로 생기는 증상인 경우에는 그 자체에 대한 검사 혹은 평가로 충분합니다.

[앵커]
이런 얘기를 들어본 적 있는데 청력이 한 번 나빠지면 돌아오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더라고요. 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건가요?

[인터뷰]
소음성 난청으로 나빠진 귀는 회복되지 않습니다. 소음 노출을 줄이고 전반적 몸 관리를 통해서 소음성 난청이나 노화성 난청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거나 늦추는 것이 일반적인 귀 관리법이라고 했을 때 이미 나빠진 상태라면 더 이상의 청력 저하를 막고 노화성 난청의 진행을 늦추고 보청기 등의 청각 재활을 통해서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방향으로 치료의 목표가 바뀝니다. 특히 소음에 노출되어 발생한 난청의 경우에는 소음 노출이 중단되면 더는 진행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소음 노출은 줄이면 줄일수록 더 좋습니다.

[앵커]
불가역적, 그러니까 되돌릴 수 없다라는 점을 명심하고 평소에 귀 건강을 신경 써야 될 거 같은데요. 그런데 이명 같은 경우에는 이어폰을 사용해서 치료를 한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건가요?

[인터뷰]
이명 치료를 위해서 가장 널리 이용되는 것은 백색 잡음과 같은 무미건조한 소리를 계속 듣게 해서 이명 소리를 상대적으로 줄여주는 소리 치료를 합니다. 다만 일반적인 이어폰 형태보다는 골 전도 헤드폰과 같이 귀를 막지 않고 개방감을 주는 형태를 주로 이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 음악을 쓸 수 있는데 백색 잡음 등을 이용한다면 이명 소리의 습관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오랜 세월 동안 건강한 청력을 유지하려면 어떤 습관을 가지는 게 중요할까요?

[인터뷰]
국민건강영양조사 연구 결과에서 노화성 난청의 유발 인자로는 고령, 이명, 심혈관계 질환, 우울, 저 수입, 남자, 배우자 없음, 당뇨, 고혈압, 복부비만이 알려졌습니다. 이 중에서 조절이 가능한 것은 즐겁게 살려고 노력하고 심혈관계 질환을 잘 관리하며 복부비만이 생기지 않도록 운동하고 식습관 조절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이외에 소음 노출을 줄이는 것이 청력의 급격한 악화를 줄일 수 있습니다. 소음 환경에 지속해서 노출될 수밖에 없다면 귀마개 등을 활용해서 소음 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앵커]
우리가 다른 질환에서도 예방하기 위한 건강 수칙들이 있는데 이것들이랑 크게 다르지 않다라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오늘 주제가 이어폰인 만큼 이어폰을 사용하는 분들한테 올바른 이용법을 좀 더 짚어 주실까요?

[인터뷰]
안 쓸 수 있으면 안 쓰는 게 가장 좋은데요.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한다면 의사소통이 가능한 가장 작은 볼륨을 사용하시고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포함된 커널형 이어폰을 사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귓구멍이 좁은 사람들이나 귀를 자주 파는 사람들 평소에도 귀 가려움이 있는 사람들은 사용하시면 문제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소음 환경에서 사용을 해야 한다면 110 dB를 넘지 않아야 하고, 75-80dB부터는 청력 장애가 유발되기 때문에 이 정도 크기에서는 주당 40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권고되고 있습니다. 이어폰 사용 후 외이도염이 발생하거나 자주 가렵다면 되도록 귀에 깊이 삽입하는 인이어 이어폰은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앵커]
미리 예방해서 질환을 피하는 게 중요하겠지만 만약에 뒤늦게 개선하려는 노력도 좀 더 필요할 거 같습니다. 외이도염을 어떻게 치료를 하는지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치료의 원칙은 외이도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통증을 조절하며 귀 안 산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귀를 소독해 주고 이용액 또는 스테로이드, 항생제 연고를 사용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경구 항생제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평소에 귀를 파는 등 귀를 자극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이어폰 사용 후 발생했다면, 되도록 귓속에 깊이 삽입되는 인이어 이어폰은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가려움증이 심한 외이도염이 발생한 환자들의 경우 집에서 혼자서 하실 수 있는 방법으로는 사과 식초를 생리 식염수에 1:3 정도로 희석해 샤워할 때 넣어주고 헤어드라이어의 찬바람을 이용해서 귀를 잘 말려주는 것도 해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이어폰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거는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건강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이어폰을 사용하면서 혹시 문제가 생겼을 때는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내 몸 보고서> 이화여대 부속병원 이비인후과 이호윤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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