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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달인] 기존 건물 철거 최소화·단열성능 향상 시키는 그린리모델링 기술 개발

2022년 09월 29일 오전 09:00
■ 최경석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소장

■ 최경석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소장

[앵커]
요즘 노후 건축물을 친환경 건축물로 전환하는 그린리모델링 사업을 하는 곳이 많습니다.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는 기존 건물 철거를 최소화하고 단열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그린 리모델링 기술을 개발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축 에너지 연구소 최경석 소장님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소장님 어서 오세요.

건축에너지 연구소는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인지 설명을 해주실까요?

[인터뷰]
네, 인류는 그동안 풍요롭고 편리한 삶을 위해 자원을 과도하게 사용하여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해왔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가뭄, 산불, 홍수, 폭설 등의 다양한 기후 위기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기후위기 대응은 인류 공동체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당장 오늘의 핵심 과제입니다.

저희 건축에너지연구소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건물 분야의 녹색 건축 기술과 정책을 연구하고 있는데요,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감축 수단입니다. 이를 위해 신축 건물에 대해서는 제로에너지와 그리고 기존 건물에 대해서는 그린리모델링 등과 같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그린 리모델링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말씀을 해주셨는데, 이게 정확히 어떤 것인지 설명을 좀 더 해주세요.

[인터뷰]
네, 결혼 이사 등의 이유로 단순하게 실내외 건축자재를 교체하는 리모델링과는 달리 그린리모델링은 현재 높은 수준의 건물 에너지성능 기준을 만족하는 것과 동시에 쾌적하고 건강한 주거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오래된 건축물의 단열, 기밀, 설비 등의 성능을 개선하는 공사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오래된 건물에 맞춤형으로 새 옷으로 교체하는 것인데요. 이를 통하여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낮춰 오래된 건축물의 가치를 향상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환경 보존에도 기여하기 때문에 그린 리모델링이라는 이름을 사용합니다.

[앵커]
그런데 기존에도 이런 노후된 건축물을 친환경 건축물로 바꾸는 그런 개념은 오래전부터 있었잖아요, 이번에 개발한 그린리모델링 기술은 어떻게 다른 건가요?

[인터뷰]
네, 그린리모델링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단열성능과 기밀성능을 향상 시키는 공법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이번에 저희가 소개할 기술은 두 가지인데요, 첫 번째로는 프리패브 외단열 공법이 있습니다. 단어가 조금 어렵고 생소하시죠? 외단열은 건물의 외투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프리배브 외단열 공법이란 외단열 패널을 일체형 모듈로 공장에서 사전 제작하여 현장에서 간편 시공하는 방식인데요. 고성능 단열재인 진공단열재를 적용하여 단열성능을 향상하고, 일체형 모듈로 사전 제작하여 안전사고 발생원인을 최소화해서 현장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존 건물 철거범위를 최소화해 폐기물을 줄일 수 있어 친환경 저탄소 실현이 가능합니다.

두 번째는 건식 외단열 외방수 시스템입니다. 기존 건물의 옥상 부위 단열보강 및 완벽한 방수를 위해 개발된 공법입니다. 이 기술은 건식 공법으로 하중 증가에 따른 구조 보강이 필요 없고, 고단열 보강, 방수성능 확보, 미관 개선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노후 건축물의 그린리모델링에 최적화된 공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프리패브 외단열 공법, 그리고 건식 외단열 외방수 시스템 두 가지 기술을 설명해주셨는데, 이게 실제로 현장에서 사용이 되고 있나요?

[인터뷰]
네, 프리패브 외단열 공법의 경우 신현동 행정복지센터의 그린리모델링 공사 현장에 적용하였고, 올해에는 기술을 고도화하여 군자동 행정복지센터 그린리모델링 공사 현장에 적용 중입니다. 그리고 건식 외단열 외방수 시스템의 경우 연천농업기술센터, 미추홀구 보건소 등 공공건물 대상 그린리모델링 현장에 적용하여 성능을 검증하였습니다.

[앵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면서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궁금하거든요. 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네, 신현동 행정복지센터의 리모델링 공사를 완료하고 건물의 에너지사용량에 대하여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요, 한전 계측 전기사용량 데이터를 통해서 리모델링 공사 전‧후의 에너지사용량을 분석한 결과,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평균 사용량 대비 올해 35% 이상 에너지를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6월부터 8월까지 여름철 냉방 기간에는 최대 52% 이상을 절감했습니다.

이렇게 에너지사용량이 절감된 이유는 고단열 벽체와 지붕, 고성능 창호를 교체하여 단열성능과 기밀성능이 향상된 결과인데요, 기밀성능을 측정한 결과 기존보다 16% 이상 개선된 결과가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현장 측정결과를 반영하여 건물에너지 성능을 시뮬레이션하여 분석을 진행하였는데요. 그 결과, 난방 연료 사용량이 단위면적당 6.4리터를 사용하는 것으로 분석되어 기존보다 58% 이상 절감되는 것으로 분석되어, 올해 겨울 난방에너지 비용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최근에는 그린 리모델링 기술에 스마트 기술을 결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건물 외장재에 설비를 융합한 기술이라고 들었는데 사실 이것도 좀 어렵거든요. 설명 좀 해주시죠.

[인터뷰]
네,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건물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한두 가지 요소기술들의 성능 향상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건물 내 냉난방설비를 외장재에 결합하는 한편,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하고, 인공지능 기반의 통합제어를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스마트 융복합 외장재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선택적으로 필요한 기술들을 융합해 유닛을 구성하고, 이 유닛들이 결합해 하나의 외장 모듈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레고처럼 장점만을 가지고 조합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실 것 같은데요. 이 같은 기본 모듈 설계를 기반으로 다양한 조합의 입면을 창출할 수 있는 변형 모듈들을 생산하고 조립할 수 있어 확장성을 갖는 장점이 있습니다.

[앵커]
이 건물에 거주자와 이용자뿐만 아니라 건설 현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어떤 효과가 있는지도 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네, 앞으로 현장 인력 부족으로 공장에서 미리 제작해서 현장에 설치하는 기술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데요, 저희가 개발하는 스마트 융복합 외장재 시스템은 공장생산/운송/간편 시공 등 재해 요인 저감을 통한 현장 안전성 확보가 가능합니다. 작업자(근로자)의 안전성뿐만 아니라 사전 제작으로 시공 품질을 확보할 수 있으며, 공사 기간 단축을 통하여 경제성까지 확보할 수 있는 혁신적인 건축 기술입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선보이는 ICT 기반의 사용자 반응형 제어 기술은 설치 후 유지관리 서비스라는 건축자재 시장에서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건축서비스 시장을 여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이 그린리모델링 기술 중에서 시민들이 쉽게 직접 시공할 수 있는 적정 기술을 개발하셨다고 들었어요. 어떤 효과가 있는지 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우리 연구원에서 개발하는 그린리모델링 기술은 오래된 건축물에서 가장 취약한 외벽 부위의 에너지성능 개선을 목표로 합니다. 우선 창호는 단열과 기밀성능이 핵심 성능으로, 가장 효과적인 개선 방안은 고효율 창으로 교체하는 것인데요, 새로운 창으로 교체하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갑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개발한 덧유리-방풍재 기술은 재실형 그린리모델링 기술로서, 별도의 해체공사 없이 기존 창에 일반 시민들도 쉽게 설치할 수 있고, 동일 성능 창호 교체 대비 1/3 이하 수준의 비용으로 시공할 수 있습니다. 개발 이후에 지속적인 현장 적용과 검증을 통해 시공성을 향상하고 꾸준히 기술을 업그레이드해서, 현재 성능은 설치 전/후 단열성능 20%, 기밀성능 30% 이상 개선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채광, 조망 등 창의 고유기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앵커]
자 오늘 앞서서 건축이 탄소 중립을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요한 분야라고 말씀해주셨는데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건축 부문에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하여 국제사회는 화석연료 사용 등 인간 활동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거나 다른 것으로 대폭 상쇄하여 순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어야 하는 탄소 중립을 2050년까지 실현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이미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미국, 일본, 중국, EU 등이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여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탄소 중립은 국가적이고 도전적이며 전략적인 과제입니다.

건축물을 시공, 사용, 폐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은 우리나라 총배출량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탄소 중립을 위해 건축 부문에서는 제로에너지건축물 보급과 그린리모델링을 통한 에너지효율 향상과 냉난방 및 급탕 시 태양광, 지열, 수열 등 저탄소/청정에너지를 보급하는 계획 등을 수립해서 시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설명을 들어보니까 많은 노후된 건물들을 이런 친환경적으로 바꾼다면 정말로 탄소 중립에 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과학의 달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최경석 소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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