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한 주간 가장 주목받은 과학 소식을 되돌아보는 사이언스 핫파이브 시간입니다. 이번 주에는 어떤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는지 최소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5위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둘러싸고 우리 정부와 일본이 설전을 벌였습니다. 지난 26일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제66차 국제원자력기구, IAEA 총회가 열렸는데요,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기조연설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분 문제에 대해서 일본 측에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IAEA가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오염수 처분 과정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을 요청하면서, IAEA가 오염수 배출과 관련해 계획하고 있는 검증 활동에 한국이 참여하도록 지원해주기를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 대표로 참석한 히키하라 다케시 대사는 '오염수'라는 표현을 문제 삼았는데요, '오염수'가 아니라 원전에서 나온 방사성 물질을 기준을 밑돌도록 희석한 이른바 '처리수'라고 주장한 겁니다.
이날 총회에서는 중국 대표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바다 방류 계획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일본은 내년 봄 이후로 예상되는 오염수 해양 방류를 앞두고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홍보영상을 제작해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데요,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대해 일본이 이런 식의 태도를 계속 유지한다면 양국 대화도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냥 말만 다른 게 아니라 오염수냐 처리수냐에 따라 취급 방법까지 달라지는 문제잖아요. 안전성이 확실히 확인될 때까지 우리도 할 말은 해야겠습니다. 4위는 어떤 소식이 차지했나요?
[기자]
생쥐의 뇌 속에 칩을 심어서 생쥐 행동을 원격 조종하는 기술이 개발됐다는 소식이 주목받았습니다.고려대 조일주 교수팀의 연구 결과인데요, 약물 투여량을 정밀 조절할 수 있는 펌프와 뇌 신호 측정 전극이 달린 '무선 브레인 칩'을 개발해 쥐에 이식했는데요, 스마트폰 조작으로 뇌에 약물을 주입해서 행동 변화를 관찰하고, 여기에 더해 뇌 신호까지 실시간 기록하는 데 성공한 겁니다.
칩이 이식된 생쥐 두 마리를 놓고 실험했는데요, 공복 상태인 쥐들이, 원격 조종 이전에는 두 마리 모두 격렬하게 먹이 쟁탈전을 벌였는데요, 한 마리에게 식욕 억제 약물을 투입한 이후에는 먹이 쟁탈전 없이 나머지 조종받지 않은 생쥐가 먹이를 독차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기존엔 외부 펌프로 약물을 주입해야 했기 때문에 생쥐 행동이 제약을 받는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개발된 칩이 직경 0.1㎜에 무게 4.6g으로 소형이라서, 생쥐가 자유롭게 움직이는 상태에서도 약물을 투여하고 이에 반응하는 뇌 신호를 읽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시스템 간에 신호 간섭이 없는 블루투스 무선통신을 적용해 여러 마리 동물의 뇌를 동시에 제어할 수도 있습니다. 연구진은 앞으로 뇌 질환 치료제 효과를 동물실험에서 확인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네, 정말 뇌과학의 발전이 눈부신 것 같습니다. 3위 소식도 알아볼까요?
[기자]
지난 1년 5개월 동안 계속됐던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지난 26일에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이제 완전한 일상회복까지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만 남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아직 실내 마스크 착용을 두고는 정부와 국민, 전문가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은 개인 의견이라면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를 더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 단장은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는 7차 유행이 지나가고 어느 정도 안정이 된 뒤 일시에 다 같이 벗는 것이 혼선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서울대 연구팀이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인의 절반 이상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단계적 또는 전면적으로 해제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3.9%는 지금도 실내 마스크를 부분적 혹은 단계적으로 해제해도 된다고 답했고요, 당장 완전히 해제도 가능하다는 응답은 11.1%였습니다. 지금은 해제할 수 없다는 응답은 35%,절대 해제할 수 없다는 의견은 6.8%로 해제 불가능 의견은 41.8%로 나타났습니다.
방역 당국은 지난 2년간 마스크를 착용한 덕분에 독감 발생이 낮았는데, 이번 겨울에 다시 높아질 위험 등이 있다며, 당장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할 수 없는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또 실내 마스크 의무 조치에 대해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국민 여론도 살피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꺼진 불도 다시 보자고 하는데, 코로나는 아직 꺼진 불도 아니잖아요.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2위 소식도 알아볼까요?
[기자]
50년 만의 달 복귀 프로젝트를 위한 미 NASA의 아르테미스 1호 로켓이 발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주목받았습니다. 아르테미스는 세 단계에 걸쳐서 유인 달탐사를 하기 위한 프로젝트인데요, 올해 계획된 1호 미션 땐 사람 대신 인형을 태우고 달로 향하고,2024년 2호 미션에선 사람을 달 상공에 보내고,2025년 3호 미션에선 우주인 2명을 달 표면에 착륙시킬 계획입니다.
그 첫 단계인 아르테미스 1호 미션이 앞서 두 차례 발사가 미뤄진 데 이어 이번엔 허리케인 우려로 세 번째로 발사가 중단됐습니다. 발사대에 세워졌던 로켓이 결국 조립동으로 옮겨진 겁니다. 조립동은 발사대에서 6.4km 떨어져 있어서 옮기는 데만 10시간 가량 걸리는데요, 때문에 아르테미스 1호의 발사 일정은 더 늦춰질 전망입니다. 원래 아르테미스 1호의 발사 예정일은 8월 29일이었는데요, 기체 결함으로 첫 발사가 불발됐고, 두 번째 시도였던 지난 3일도 역시 기체 결함으로 불발됐습니다.
많은 사람이 미국이 과거 60년 전 이미 달에 사람은 보내본 경험이 있음에도 이렇게 발사가 어려운 이유를 궁금해하실 텐데요, 이번 아르테미스 우주선은 과거 아폴로 때보다 더 많은 짐을 싣고, 더 오랫동안 운행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연료탱크와 엔진 연결 구조 등을 개선한 과거와는 다른 로켓이라서 이렇게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또 나사가 지난 10여 년간 사실상 우주왕복선을 발사해본 경험이 없어서 그간의 공백이 이런 사태를 만들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나옵니다.
[앵커]
네, 마지막으로 1위 소식도 알아봐야겠죠?
[기자]
인류 최초로 소행성에 우주선을 충돌시켜 궤도를 바꾸는 실험이 시청자들의 가장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11월 발사된 미국 다트 우주선이 우리 시각으로 지난 27일 오전 8시 14분 목표 소행성 '디모르포스'와 충돌하는 데 성공한 겁니다. 디모르포스는 지름이 160미터로, 지구와 충돌할 위험은 전혀 없지만 앞으로 다른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할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 이번 실험 대상으로 꼽힌 소행성이죠.
다트 우주선은 지구에서 약 천백만 킬로미터 밖 심우주에서 총알보다 15배 빠른 초속 6㎞ 디모르포스에 충돌했는데요, 나사는 충돌 1시간 전부터 충돌 직전까지 우주선이 전송해온 이미지를 공개하며 충돌 과정을 생중계했습니다. 또 다트에 실려있다가 지난 11일에 분리된 큐브위성 리시아큐브가 촬영한 다트의 이미지들도 공개됐습니다.
이탈리아우주국이 공개한 이미지들에는 우주선과 충돌한 디모르포스에서 커다란 섬광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사진 속 섬광이 이번 충돌로 디모르포스 표면에서 분출된 수많은 잔해에 태양광이 반사되면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연구진도 다트 우주선의 충돌 모습을 포착했는데요, 이스라엘에 설치된 한국천문연구원의 망원경에는 포착된 모습을 보면, 우주선이 디모르포스 소행성에 충돌하자 뽀얀 먼지가 주변에 분출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충돌 결과로 디모르포스의 궤도가 바뀌었는지는 앞으로 수주에 걸쳐 지상과 우주망원경 관측을 통해 확인될 예정입니다. NASA는 우주선 충돌에 성공하면서 디모르포스의 공전 궤도가 바꿨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 먼 곳에 있는 소행성을 찾아간 것도 신기하고, 그 궤도까지 바꾼 건 더 신기하더라고요. 영화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져서 큰 관심을 받았던 소식이었습니다.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사이언스 핫5, 최소라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 (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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