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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in Art] 모더니즘 건축을 대표하는 건축가 '르코르뷔지에'

2022년 09월 30일 오전 09:00
■ 박수경 / 아트디렉터

[앵커]
20세기 초반 미국과 북유럽으로 중심으로 유행했던 주택 인테리어 '미드 센추리 모던'이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는데요.모더니즘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건축가이자 가구 디자이너인 '르 코르뷔지에'죠. 오늘 '사이언스 in Art'에서는 '르코르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박수경 디렉터와 함께 합니다.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네, 안녕하십니까.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 르코르뷔지에, 어떤 사람인지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네, 모더니즘 건축을 대표하는 건축가죠. 르코르뷔지에는 스위스 출신으로, 본명은 에두아르쟈네레입니다. 13살 때, 라쇼드퐁 지역 미술학교에서 시계 관련 장식과 조각 등을 공부하는데요. 사실 르코르뷔지에는 시계 장인이었던 아버지로부터 가업을 물려받기를 꿈꿨다고 합니다. 다만 당시에 시계를 다루는 직업으로는 안정적인 수입을 얻기 힘들다고 생각했다고 하고요, 학교에서 스승인 샤를 레플라토니에로부터 건축 공부를 권유받으면서 건축가의 길을 걷게 됩니다.

참고로 이 샤를 레플라토니에는 스위스 아르누보의 개척자이기도 한데요. 17살 무렵에 이미 첫 주택 설계를 한 르코르뷔지에를 곁에서 지켜보면서 재능을 알아보고요. 건축가의 길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고 합니다. 또 레플라토니에는 르코르뷔지에에게 유럽을 돌아다니며 견문을 넓히도록 권유하기도 하는데요. 이후에 프랑스 파리에서, 철근 콘크리트를 이용한 건축의 선구자인 오귀스트 페레 밑으로 들어가 1년 넘게 일을 배우고요. 특히 이때가 산업화와 기계화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시기였기 때문에 이런 시대적 변화와 맞물려서 르코르뷔지에 또한 자기만의 건축 스타일과 이론을 만들어갑니다. 그 밖에도 독일에서도 건축을 연구하는 등 세계적인 건축 양식에 관심을 가지면서 꾸준히 공부하고 활동하게 됩니다.

[앵커]
르코르뷔지에가 활동한 게 20세기 초라고 들었는데 이때 전 세계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죠.건축분야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인터뷰]
네, 20세기 초에 미술에서는 원근법이나 입체주의 같은 사조가 나왔고요, 의학에서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이 나왔죠. 이 밖에도 잘 알려진 중요한 이론과 개념, 실험들이 많이 이뤄졌는데요. 당연히 건축 분야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단순히 '집'이라는 개념이 '사람 사는 장소'였다면 산업화와 기계화를 겪으면서 그 장소의 효율성을 살피게 되고요. 르코르뷔지에는 이 부분에 주목하면서 앞장서서 이끌어갑니다.

그러니까 기존에 건축물이 가지고 있던 개념을 깨고, 시대에 맞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셈인데요. 르코르뷔지에는 이런 이야기도 했거든요. "건축은 과거의 것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시대를 표현해야 한다". 당시에 제시한 그 개념과 이론이 지금, 오늘날까지도 이어지는 만큼 현대 건축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르코르뷔지에의 건축 분야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발전하게 된 건지도 궁금한데요.

[인터뷰]
네, 르코르뷔지에는 이탈리아나 이스탄불,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등 세계 각지를 여행하면서 느낀 것들을 글과 그림으로 정리합니다. 그러면서 건축과 인간의 관계라든가 자기만의 건축적 이론 같은 것들을 정립하고요,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르코르뷔지에는 특히 르네상스 시대에 지어진 건축물이나 오브제들을 보면서 영감을 많이 받았습니다.

또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에 갔을 때는 개인과 공동, 각각의 공간에 대한 깨달음을 얻어서 다세대 주택에 대한 영감을 받았다고 하고요. 발칸 반도에서는 자연경관과 건축 사이 조화에 주목했다고 합니다. 르코르뷔지에는 이런 식으로 어느 나라, 장소를 가도 항상 건축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들어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르코르뷔지에가 기존의 건축 공법과 관념을 깨게 된 배경이 있을까요?

[인터뷰]
우선 당시에 집을 지을 때는 벽돌이나 돌을 쌓아 올려서 벽을 만드는 조적식 건축 공법이 주로 사용됐는데요. 조적식 습식 공법 같은 경우에는 인건비 등 비용이 많이 드는 편에 속했다고 합니다. 이후에 오귀스트 페레 그리고 또 다른 프랑스의 건축가로 잘 알려진 토니 가르니에가 이 조적식 건축이 아닌 '철근 콘크리트'를 사용한 공법을 제시하게 되는데요. 기존 건축 공법과 다르게 비용도 절감되는 등 장점이 있고 형태적으로도 단순화되고 기하학적인 특징이 있었습니다.

르코르뷔지에는 이런 변화를 보면서 건축 분야에도 대세, 즉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요. 모교로 돌아가서 건축학 강의를 맡게 되는데, 이때 현대 기술을 건축 이론에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꾸준히 연구하게 됩니다.

[앵커]
현대 기술을 건축 이론에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끊임없이 고민한 르코르뷔지에, 기존 건축계에 새롭게 제시한 개념은 뭐가 있을까요?

[인터뷰]
르코르뷔지에는 연구 끝에 앞으로의 100년간의 현대 건축을 대표하는 구조를 제시합니다. 'Dom-Ino' 라고 불리는 구조계획도인데요, 3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건물을 6개의 철근 콘크리트 기둥과 두 개의 계단이 지탱하는 아주 단순한 구조고요. 당시 유럽에서는 철근 콘크리트 기둥의 개수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각 수평층의 모서리에 기둥이 자리하는 이 구조가 파격적인 아이디어였다고 합니다.

사실 지금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구조인데요, 당시에는 내부의 공간이 자유롭고 벽이 없는 이런 구조는 없었다고 합니다. 벽이나 지붕, 창문 등을 유동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앵커]
정말 지금은 흔한 구조인데 이때는 파격적인 그런 구조였던 것 같은데요.'Dom-Ino'구조 외에도 르코르뷔지에의 대표 업적을 보면 '현대 5건축' 원칙이 있잖아요, 이게 뭘까요?

[인터뷰]
네, 방금 이야기한 도미노 구조를 바탕으로 '현대 건축의 5가지 원칙'도 함께 제시하는데요, 이게 왜 중요하냐면요, 이때는 건축의 공법이나 이론, 외관의 구조 같은 것들이 통일되지 못하고 각 건축가의 특성에 따라서 좀 중구난방이었다면, 르코르뷔지에가 제시한 이 5원칙을 통해서 건축의 통일성과 정형화에 일조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원칙은 철근 콘크리트 기둥인 ‘필로티’에 대한 내용인데요. 이 기둥들 위에 건물이 세워지고 1층은 예를 들면 지금의 주차장 같은 자유로운 공간으로 확보한다는 내용입니다.

두 번째는 '벽'이 기존과 다르게 어떤 기능을 가진 게 아니라 건축가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거나 삭제해버릴 수도 있다는 내용이고요.

세 번째는 필로티로 인해서 건물의 정면인 파사드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

네 번째는 창문에 대한 내용인데요, 수평으로 창을 연속으로 내어서 자연 채광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이야깁니다.

마지막으로는 옥상정원에 대한 내용이 있는데요. 말 그대로 옥상에 정원을 조성하면 눈이나 비가 내릴 때 흙과 정원의 식물들이 누수를 방지하게 한다는 실용적인 목적의 내용입니다.

이처럼 르코르뷔지에는 이 5가지 원칙을 제시했고요, 이 원칙을 기본으로 해서 실제로 건축에 활용해서 설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설명을 들으면서 우리 주변의 건축물들을 생각해보니깐 다 르코르뷔지에가 얘기한대로 지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이 5가지 원칙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 있을까요?

[인터뷰]
네, 바로 1930년에 '포아시'라는 곳에 세워진 건축물,'빌라 사보아'인데요. 앞서 제가 이야기한 내용이 시각적으로도 굉장히 잘 구현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기둥, 즉 필로티를 이용해서 1층의 공간을 실용적으로 활용했고 2층에는 연속적으로 길게 창이 나 있죠. 이런 특징들이 잘 적용되어있는 걸 볼 수 있고요.

특히 '빌라 사보아'는 건물의 내부와 외부 공간을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하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개방적인 건축 설계의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르코르뷔지에의 총 17개의 건축물이 유네스코에 등재되어있는데요. 빌라 사보아를 포함한 총 10점이 프랑스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 있는 또 다른 대표적인 르코르뷔지에의 건축물로는 마르세유에 있는 '유니테 다비타시옹'도 있는데요. 르코르뷔지에가 지은 첫 공동주택이기도 합니다. 이 건축물은 '씨떼 하디유즈' 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빛나는 도시'를 의미하고요. 격자무늬의 건물인데도 불구하고 단조롭거나 딱딱한 느낌이 아니라 디자인적이고 세련된 느낌이 납니다.

이 건축물에도 필로티와 옥상정원 같은 요소들이 잘 적용되어 있습니다. 이 밖에도 르코르뷔지에의 대표적인 많은 건물이 프랑스에 있으니까 여행 계획 있으신 분들은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합니다.

[앵커]
오늘은 건축가이자 최근엔 가구디자이너로도 많이 알려진'르 코르뷔지에'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편의성과 아름다움을 모두 잡은 현대 건축 의 거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아트디렉터 박수경 디렉터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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