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소 / 아트 스페셜리스트
[앵커]
지난달 국내 최대 규모의 한국국제아트페어, 키아프(Kiaf)와 세계적인 아트페어인 프리즈(Frieze)가 열렸었죠?오늘 <사이언스 in Art>에서는 서울에서 열렸던 아트페어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미소 아트 스페셜리스트와 함께 합니다.
어서 오세요.
지난달 국제 아트페어가 한국에서 열리면서 미술 애호가들의 큰 관심을 받았잖아요.이번에 열린 행사 어떤 행사였는지 알려주시죠.
[인터뷰]
네. 지난달 1일부터 5일까지 코엑스에서 진행되어 국내에서 열린 아트페어 역사상 가장 많은 관람객 수와 매출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세계적인 아트페어인 프리즈가 아시아에 처음으로 상륙한 지역이 한국의 서울이라는 점에서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화제가 되었고요. 올해를 시작으로 5년 동안 키아프와 공동개최가 예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아시아의 미술 시장의 중심이 홍콩에서 한국으로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전 세계의 미술인들이 서울로 몰려들었다고 합니다.
[앵커]
역사상 많은 관람객 수를 기록했다고 하셨는데, 매출과 관람객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기록했나요?
[인터뷰]
아트페어에 참여한 국내외 갤러리만 약 350여 곳에 이르고, 프리즈와 키아프, 두 아트페어에는 각각 총 7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됩니다. 주최 측은 아트페어 특성상 사전·사후 판매가 이어져 정확한 집계가 어렵다는 이유로 작품 거래액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미술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프리즈 서울은 6천억 원, 키아프 서울은 역대 최고 판매액이었던 지난해 650억 원의 기록을 약간 웃도는 700억 원 내외로 추정됩니다.예술경영 지원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갤러리 매출이 4,400억, 경매 3,280억, 아트페어 1,543억으로 총 미술 시장 거래액이 9,223억이었습니다. 이를 보면 프리즈의 한국 상륙으로 인해 한국 미술 시장 규모가 얼마나 커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앵커]
곧 '조'단위로 올라설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드는데요. 많은 대중의 관심을 이끈 프리즈 아트페어에 관해 좀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프리즈 아트페어를 설명하려면 먼저 아트페어의 전신이자 1991년 시작된 미술 전문지 ‘프리즈' 잡지, 그리고 이 잡지의 탄생에 큰 역할을 한 1988년 프리즈 전시회부터 설명해야 할 것 같습니다. 1988년 영국, 지금은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손꼽히는 데이미언 허스트를 포함해 골드스미스대 에서 미술을 전공한 젊은 예술가 16명이 주축이 되어, 런던 서레이독의 빈 창고를 빌려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전시회 제목은 영어로 ‘꼼짝 마’를 뜻하는 ‘프리즈(Freeze)’였는데요. 대성공을 거둔 ‘프리즈’ 전시회는 현대 미술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예술가 그룹인 ‘YBA’의 뿌리가 되었고 런던을 넘어 해외까지 순회전을 열며 널리 알려졌습니다.
프리즈 전시회를 흥미롭게 본 젊은 미술 평론가 매슈 슬로토버는 데이미언 허스트를 인터뷰하며 1991년 미술 전문지 '프리즈(Frieze)'잡지를 창간했습니다. 그리고 2003년, 프리즈 잡지는 런던 리젠트 파크에서 세계적 규모의 아트페어를 시작합니다. 잡지 이름이 지금의 아트페어 이름이 된 것인데요. 런던의 성공을 발판으로 2012년에는 뉴욕, 2019년에는 로스앤젤레스에도 진출하여 세계적인 아트페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앵커]
전시에 잡지에 이어서 아트페어까지 이어진건데요, 프리즈 아트페어와 함께 열린 키아프는 어떤 아트페어인가요?
[인터뷰]
네, Kiaf SEOUL은 2002년 처음 문을 연 한국 최초의 아트페어인데요. 2022년 새롭게 신규 발간한 Kiaf PLUS를 통해 현대미술은 물론이고 NFT 아트, 뉴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소개하기 시작했고요. 키아프와 키아프 플러스는 사단법인 한국 화랑협회에서 주관하는데요, 한국 화랑협회는 1976년에 설립된 국내를 대표하는 160여 갤러리들의 모임으로 정기총회를 통해 대표를 선출하고 있습니다.
[앵커]
키아프, 프리즈 아트페어가 함께 열리는 축제 현장에 다양한 행사도 진행됐다고 하는데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네. 프리즈가 열린 9월 첫째 주가 artweek로 지정되어 다양한 행사와 파티들이 진행되었습니다. 개막 하루 전 전야제 격으로 이미경 CJ 부회장의 주최로 서울 리움미술관에서 파티가 열렸는데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재계인사들과 윤여정, 이병헌, 싸이 등 유명 연예인 수십 명, 미술·음악·영화 등 문화산업 관계자 수백 명이 함께 했습니다.
이 외에 대중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는 한남동 갤러리, 평창동 갤러리들이 밤늦게까지 개장하는 한남 나이트와 평창 나이트가 있었고요. 세계 3대 경매회사 중 하나인 크리스티가 청담 분더샵에서 진행한 전시도 인기를 끌었습니다. 20세기 영국 표현주의 회화의 거장 프랜시스 베이컨과 초현대미술의 대표주자 아드리안 게니의 작품 16점을 선보였는데요. 이 특별 기획전 '육체와 영혼: 베이컨/게니' 출품작 전체의 평가액만 약 4억 4,000만 달러(약 5,800억 원)를 호가하는 미술관급 대규모 전시였습니다. 필립스(Phillips)옥션은 '뉴 로맨틱스(New Romantics)' 전을 개최했는데 캐서린 번 하드, 헤르난 바스, 다나 슈츠 등 영국을 포함한 다양한 국가에서 활동하는 신진 및 중견 예술가들이 낭만주의에 대해 재해석한 전시였습니다.
[앵커]
예전보다 미술품 수집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올라가고 미술 시장이 커져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진 게 새삼 실감 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시장이 과연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 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네. 부동산과 주식으로 가지 못한 투자금들이 몰리면서 '거품이 형성된 거다.' 라는 의견들도 있는데요.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젊은 작가들 몇몇 작품에 한해 경매시장에서 거품이 생기긴 했지만 사실 거의 꺼진 상황입니다. 지금 한국 미술 시장은 이전보다는 확실히 파이가 커진 것 같아요.
이미 몇 년 전부터 한국에서 전시장을 운영하면서 이번 프리즈/키아프에도 참여한 갤러리 페로탕의 창립자, 엠마뉴엘 페로탕의 말을 빌려보면 이렇습니다. ‘홍콩이 한동안 아시아 미술 시장의 허브 역할을 해왔고, 작품을 사기 위해 수집가들이 모인 건 맞지만, 홍콩 로컬 시장 역시 크지가 않다. 반면에 한국 미술 시장은 로컬 시장 자체가 매우 강하다고 할 수 있다. 홍콩 내에는 한국만큼 수집가가 많지도 않다. 홍콩 미술 시장과 한국 미술 시장의 큰 차이를 하나 얘기하면, 홍콩 같은 경우 로컬 화가들의 수가 매우 적은 것에 비해 한국은 매우 다양한 작가층이 형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이 시장에 한국의 미술을 알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 홍콩과 비교하면 한국에서는 미술관과 재단 같은 기관이 미술 시장의 좋은 생태 환경을 이루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아트페어에 대해서 모르셨던 분들도 관심을 갖게되고 새로운 정보를 얻으셨을 것 같은데요.시간이 되면 꼭 한번 가보셨으면 좋겠습니다.김미소 아트 스페셜리스트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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