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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위클리] 초소형 유전자 가위 자체 개발…진코어

2022년 10월 12일 오전 09:00
■ 이성규 / 과학뉴스팀 기자

■ 김용삼 / 진코어 대표이사

[앵커]
일명 유전자 가위로 불리는 유전자 교정 기술은 특정 유전자를 잘라내거나 교체하는 기술을 말하는데요. 오늘 바이오 위클리에서는 기존의 유전자 가위보다 훨씬 작은 크기의 유전자 가위를 개발해 질병 치료의 효율을 높인 진코어의 김용삼 대표이사, 이 회사를 취재한 이성규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두 분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이성규 기자, 자주 들리는 말이긴 한데 '유전자 가위' 기술, 이게 노벨상도 받은 기술이잖아요, 어떤 기술인지 간략하게 설명해주시죠.

[기자]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유전 질환은 유전자가 이상이 생겨서 발생하는 질환을 말하잖아요. 그러면 이 유전자를 고쳐야 하는데, 유전자 가위 기술은 고장이 난 유전자를 제거한다거나 고장이 난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바꿔준다거나 이런 것을 하는 기술인 거죠.

유전자 가위라고 해서 물론 진짜 자르는 가위처럼 생긴 건 아니고요. 가위는 아니고 일종의 단백질이거든요. 미생물은 자신에게 침입한 바이러스 유전자를 죽이기 위해서 그 바이러스 유전자를 잘라내는 단백질을 보유하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미생물이 살아남기 위한 일종의 방어 시스템인 거죠.

2020년 노벨 화학상은 미생물에서 이 바이러스 유전자를 잘라내는 단백질을 발견한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는데 이 단백질이 유전자를 제거하는 것이 마치 가위로 유전자를 잘라내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유전자 가위로 부르게 된 겁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전자 가위 기술 각축전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 오늘 출연하는 진코어는 자체 유전자 가위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대표님, 본격적인 질문에 앞서 유전자 가위 기술이 어떻게 유전자를 교정하는 건지 설명을 부탁합니다.

[인터뷰]
사람의 경우 약 30억 개의 DNA 염기쌍으로 유전체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는 곳은 대부분 한곳입니다. 그렇기에 약 30억분의 1의 확률로 정확하게 해당 부위를 찾아 고치고 다듬는 기술이 필요한데 이때 쓰는 것이 유전자 가위 기술입니다.

현재 3세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가 주류인데, 이 기술은 크게 두 가지로 이루어졌습니다. 교정해야 할 곳까지 유전자 가위를 안내해주는 가이드 RNA와 실제 위치가 되었으면 그곳에서 교정 역할을 하는 단백질 Cas9 입니다. 가이드 RNA는 아까 말씀드렸듯이 약 30억 쌍의 DNA 염기 가운데 고치는 곳이 어디인지 정확히 안내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일단 가이드 RNA가 안내해주면 Cas 단백질이 그곳의 유전자를 자르는 역할을 합니다. 이때 특정 유전자 부위를 불필요하면 제거할 수도 있고, 아니면 원래대로 고쳐야 하면 그곳을 수정해서 고치는 기능을 하게 됩니다. 많은 연구자가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희소 유전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치료제를 개발하려고 합니다. 또 동물이나 식물에 적용해 우수한 식물이나 동물 품종을 개발하는 데도 사용합니다.

[기자]
네, 유전자 가위 기술이 1세대, 2세대를 거쳐 3세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가 대세잖아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크기가 커서 치료제로써 한계가 있다는 내용이 있어요. 유전자 가위에서 크기가 중요한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인가요?

[인터뷰]
유전자 가위로 유전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유전 질환이 나타나는 신체조직으로 유전자 가위를 전달해야 합니다. 어떤 유전 질환은 눈에 발생하기도 하고 뇌에 발생하기도 하고 또는 전신에 걸쳐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곳에 해당하는 세포는 숫자로 말하면 수천억에서 조 단위가 넘기도 합니다. 그렇게 많은 세포에 유전자 가위를 전달하는 것은 쉬운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유전자 가위를 전달하기 위한 매우 효율적인 전달체가 필요합니다. 현재 가장 효율적인 전달체는 AAV라는 바이러스입니다. 그런데 이 AAV라는 바이러스는 전달할 수 있는 유전자의 크기가 매우 제한되어 있습니다.애석하게도 2020년 노벨 화학상을 안겨준 크리스퍼 캐스9 크기가 커서 AAV에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크기가 매우 작은 유전자 가위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어떤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고치기 위해서 지금 설명을 듣고 있는데요, 이성규 기자가 진코어 현장 취재를 다녀왔죠.현장 인터뷰 영상 보고 대담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지난해 네이처 자매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자체 유전자 가위 시스템을 발표했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김도연 /연구소장 : 작년에 발표한 논문은 잘라서 교정하는 기술에 관한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최초로 타깃 시스템이 어떤 시스템인지 발표했습니다.]

[기자]
타깃시스템은 어떤 시스템인가요?

[김도연 /연구소장 : 타깃 시스템은 장점은 크기가 작다는 건데요. 기존 카스 9보다 1/3 정도 작은 카스 12f라는 단백질을 가지고 저희가 개발한 가이드 RNA와 결합해서 자르는 능력을 훨씬 능력을 높인 기술입니다.]

[기자]
방금 설명했듯이 진코어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보다 크기를 1/3로 줄인 자체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이 어떤 기술이며 어떤 장점이 있는 건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정확히 말씀드리면 2020년도에 노벨상을 탄 Cas9 라는 가위보다 크기가 1/3에 줄인 매우 작은 CAS 12f라는 기술입니다. 그런데 이 기술은 앞서 말씀드린 가이드 RNA의 성능이 매우 좋지 못해 유전자 가위로써 효율이 거의 없었습니다.

저희는 이 가이드 RNA를 혁신적으로 개량해 매우 효율적인 가이드 RNA로 개발했습니다. 그 결과 효율은 높으면서 정확하고 크기가 작아 다양한 유전 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유전자 가위 기술로 발전시켰습니다. 유전자 가위가 크기가 작으면 앞서 말씀드린 유전자 가위의 전달체 AAV 바이러스에 쉽게 탑재할 수 있는데요. 이럴 경우, 인체 다양한 장기에 유전자 가위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더 많은 유전 질환 질병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겁니다.

[기자]
방금 더 많은 질병 치료를 할 수 있는 기술이라 말씀해주셨는데, 진코어가 희귀 유전자를 대상으로 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잖아요, 주로 어떤 질환에 대해 진행하고 있는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저희는 크게 네 종류의 유전 질환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시각장애입니다. 선천적으로 유전변이로 인해 시각장애를 앓는 분들에게 시력을 회복시키는 치료제입니다.

두 번째는 루게릭 잘 아실 거예요, 루게릭 처럼 근육에 생긴 질환을 치료하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이. 그중에서 듀센근위축증 치료제는 남자애들에게 훨씬 많이 생기는 병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헌팅턴처럼 뇌에 나타나는 유전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전 질환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곳이 간인데 유전성 간 질환 치료제도 함께 개발하고 있습니다.

[앵커]
진코어도 다양한 질환에 대한 유전자 가위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FDA의 승인을 받은 치료제가 있나요?

[인터뷰]
현재 Bluebird라는 바이오 기업이 개발한 지중해성 빈혈증 치료제를 개발하고 지난 8월에 미국 FDA 승인을 받았는데요. 유전자 가위로는 최초로 승인된 치료제가 되고요. Bluebird의 치료제는 1회 치료 비용이 약 260만 달러, 우리 돈 36억 원에 달합니다. 약값이라고 하기 죄송할 정도로 너무 비싼 가격이긴 한 데요, 유전자 치료는 기존에 치료할 수 없었던 것을 한 번 치료로 영구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또 기술 자체가 어렵다는 점에서 비용이 이토록 과도하게 비쌉니다. 지중해성 빈혈증을 알고 있는 12세 이상의 어린이가 받을 치료제가 되겠고 좀 더 많은 아이가 이런 치료제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병을 근본적으로 고칠 수 있다라는 가장 큰 장점이 있지만 아직은 비용 같은 상용화를 위한 과제도 많이 있어보입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바이오 산업 발전을 위해서 제언하실 말씀이 있을까요?

[인터뷰]
현재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발을 두고 전 세계가 이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런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저희와 같은 단일 기업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국가적 차원의 개발생태계가 매우 중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현재 첨단바이오의약품, 그중에서 유전자치료제는 성장 초기로 어느 나라나 생태계가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이거든요. 근데 의약품 개발은 연구와는 좀 사뭇 달라서 학계와 산업계뿐만 아니라 정부, 제도, 글로벌 제약사, 병원, 고급 인력 이런 다양한 주체들이 한데 어우러져 치료제를 개발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분야이기도 합니다. 어느 한 곳이라도 미숙하면 치료제 개발은 지연되거나 어려울 수밖에 없는데요. 지금 한국의 첨단 바이오산업의 상황은 기회이자 도전적인 상황이 계속될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럴 때 도전정신과 개척 정신, 미래를 바라보는 마음으로 생태계를 가꾸어가는 데 집중하면 첨단 바이오산업이 가까운 미래에 꽃을 피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도 진코어를 통해 좋은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도 한 목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현재 불모지와 같은 지금의 생태계에 하나의 나무를 심는다는 심정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아시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고금리, 저성장, 고물가로 인해서 투자가 얼어붙고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인데요.이럴 때 현명한 투자와 개발에 더 집중하고 매진한다면 이 기간이 오히려 기회가 돼서 해동기가 됐을 때 준비 기간을 잘 거친 기업과 국가들에게 큰 성장 기회를 가져다줄 것으로 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정말 이름처럼 '유전자 가위'가 질환의 근원을 싹뚝 잘라버릴 수 있도록, 연구진들의 노력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많은 분들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진코어의 김용삼 대표이사, 그리고 이성규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 (sklee9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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