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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취재파일] 구글도 포기했던 '혈당 측정 스마트렌즈'…"3년 안에 상용화 목표"

2022년 10월 17일 오전 09:00
■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다양한 분야의 과학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집중, 분석하는 '사이언스 취재 파일' 시간입니다. 양훼영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은 어떤 소식을 알아볼까요?

[기자]
국내 당뇨병 환자 벌써 600만 명이 넘어섰다고 합니다. 당뇨 전 단계 환자까지 합치면 국내 당뇨 인구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2천만 명을 넘어서는데요. 당뇨병은 한번 걸리면 낫지 않기 때문에 꾸준한 혈당 관리가 굉장히 중요하지만, 매번 피를 뽑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혈액이 아닌 눈물 속에서 포도당 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렌즈를 개발해 임상 시험을 앞두고 있다고 하는데, 오늘은 이와 관련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당뇨 환자들에게는 정말 희소식일 것 같은데요. 현재 대부분의 당뇨 환자들은 피를 뽑아서 혈당을 체크를 하고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당뇨병이 사실 인슐린 부족 혹은 인슐린의 기능 저하로 인해서 혈액 속의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는 특징을 보이고 있잖아요. 대부분의 당뇨 환자는 증상을 잘 느끼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당뇨 전 단계 환자까지 합치거나 또 유전 성향이 있다면 자가진단을 통해서 혈당 관리를 꾸준히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 제일 많이 쓰이는 혈당 측정법이 바로 스스로 피를 뽑아서 확인하는 방식이죠.

기존 당뇨 환자들은 기본적으로 아침 공복 그리고 또 식후 2시간, 잠들기 전 이렇게 하루에 2~4회 정도 혈당을 측정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 또 2시간 이상 운전을 하는 경우가 생기기 바로 직전 또 몸이 아플 때에는 수시로 혈당을 측정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이때마다 피를 뽑아야 하는 불편함이 생기는 거죠.

물론 지금도 피를 뽑지 않고 혈당을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연속혈당측정법이라고 하는데요. 피부 아래에 센서를 삽입하거나 패치 형태로 붙여서 채혈 없이도 연속적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환자 본인은 물론 보호자들도 스마트폰 앱으로 혈당값을 그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센서가 아무리 작고 가볍다 하더라도 피부에 삽입하거나 혹은 부착을 해야 되기 때문에 활동을 할 때 일부 불편감을 느낄 수 있고요. 무엇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앵커]
매일 여러 번 피를 뽑는 게 부담스러운 분들이 많으실 거 같은데요, 다양한 방식의 혈당 측정기가 정말 필요해 보입니다. 그래서 이제 피를 뽑지 않고도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고 하는 건데, 혈액이 아니라 눈물이나 땀 등에서도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혈액뿐 아니라 눈물이나 땀 속에도 체액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있죠. 여기에는 글루코스라는 포도당이 들어있습니다. 이 글루코스는 센서의 당 분해효소와 결합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류를 측정해서 포도당의 농도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방식인 건데요. 그러니까 눈물이나 땀 속 포도당 농도를 혈중 포도당 농도로 변환시켜서 피를 뽑지 않아도 혈당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방식입니다.

체액 속 포도당 농도는 매우 작은 양이어서 혈액 속 혈당 농도의 100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고 해요. 그래서 땀이나 눈물에서 만약에 포도당을 검출하려면 무엇보다 고감도 센서 개발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현재는 눈물 속에서 포도당을 측정하기 위해선 콘택트렌즈 형태로 개발이 많이 되고 있고 땀에서 포도당을 측정하는 방식은 피부 부착형 패치 형태로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앵커]
오늘 주제가 체액 중에서도 눈물 속에서 혈당을 측정하는 기술이잖아요. 그런데 지금 당뇨병 환자를 위한 콘택트렌즈라고 했을 때, 예전에 구글이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었던 스마트렌즈가 있지 않습니까. 이건 어떻게 됐나요?

[기자]
말씀하신 스마트렌즈 2014년에 구글이 개발을 하겠다고 공개한 제품이거든요. 당시 구글은 눈물 속 포도당 수치를 측정하는 스마트렌즈를 개발해서 시험 중이다. 이렇게 밝혔고요. 당시에 구글이 개발한 방식은 콘택트렌즈 사이에 코일과 초소형 센서, 칩 등을 넣어서 혈당 측정을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구글의 스마트렌즈는 딱딱한 하드 렌즈로만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착용감이 좋지 않았다고 하고요. 또 앞서 설명했듯이 센서에 전류를 흘려줘야 눈물 속에 있는 혈당, 포도당의 변화를 알 수 있는데, 전력을 공급하는 방법에 대한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결국, 지난 2018년이죠. 구글이 스마트렌즈 프로젝트를 중단한다고 밝혔는데요. 특히나 눈물 속 포도당 농도를 실제 혈당 농도와 일관성 있는 결과로 보여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글은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수조 원을 투자하며 스마트 렌즈 개발에 나섰지만, 결국 실패로 끝나버렸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구글도 포기한 혈당 측정기를 우리나라 연구진이 개발을 했다는 건데. 개발한 스마트렌즈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기자]
네, 포스텍 한세광 교수팀이 개발한 혈당 측정 스마트렌즈 우선은 딱딱한 하드 렌즈가 아니라 부드러운 소프트렌즈 형식입니다. 국내 콘택트렌즈 제조업체와 함께 개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렌즈 자체가 상용 제품이라서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제품인데요. 제가 이제 저희가 촬영해온 스마트렌즈를 보여드릴게요. 지금 소프트렌즈 일반적으로 꺼내는 거랑 거의 똑같죠. 실시간 연속 혈당 측정이 가능한 스마트렌즈인데요. 렌즈를 착용하는 모습도 지금 볼 수 있는데 여느 소프트렌즈 끼는 거 하고 크게 다르지 않게 눈을 벌려서 그냥 넣으면 됩니다.

끼고 있는 걸 보시면 특별히 렌즈가 많이 눈에 보이지도 않잖아요. 그러고 난 다음에 눈에 끼고 있다가 내 혈당이 궁금하다. 그러면 작은 기기를 눈 가까이 대면 스마트폰에 혈당 수치가 나오는 방식입니다. 개발한 스마트 렌즈는 안테나와 반도체 칩, 그리고 혈당을 측정하는 센서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적은 양의 눈물도 빠르게 흡수할 수 있도록 작은 구멍이 수없이 뚫린 하이드로젤에 나노 촉매를 채워 넣어서 반응 속도와 민감도를 높인 거라고 합니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설명을 해드리면 원래 혈액 속에 포도당 농도가 눈물 속에서 측정이 되려면 우리 몸 안에서도 최소 5분은 지나야 반영이 됩니다. 기존 다른 스마트렌즈는 센서의 응답시간이 15~30분 정도 걸렸는데, 연구진이 이번에 개발한 스마트렌즈의 센서는 5분이면 당 농도 측정이 가능해진 거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몸에서 포도당 변화가 반영되는 딱 그만큼의 시간만큼만 소요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정확한 혈당 수치를 확인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앵커]
성능도 성능이고 무엇보다 그냥 소프트렌즈 끼는 거처럼 일상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런데 아까 보니까 어떤 기기를 눈에 가까이 대더라고요, 이건 뭔가요?

[기자]
스마트 렌즈 속에 배터리가 없거든요. 배터리와 무선 통신 칩이 들어가 있는 기기 조그만 기기 카드 형태의 기기를 가까이 대야지만 스마트렌즈로 무선으로 전원이 공급되고, 측정한 혈당 수치 정보도 주고받을 수 있는 겁니다. 렌즈 속에 직접 배터리를 물론 넣을 수도 있겠지만, 그러려면 휘어지면서도 아주 얇은 배터리가 필요한데 아직 이 기술까지 배터리 기술이 발전하지 못했고요. 또, 렌즈 속에 배터리가 들어가면 발열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아직은 이렇게 외부 장치가 아직 필요한 상태라고 합니다.

연구진은 카드 모양 이외에도 안경 형태로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방식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렌즈가 아무래도 눈에 직접 착용하는 거기 때문에 유해성에 대한 걱정도 있으실 텐데요. 시중에 판매하는 소프트렌즈 회사와 제작하기 때문에 하루 종일 착용해도 눈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고요. 전자파는 스마트폰 수준, 그러니까 인체에 무해한 수준으로 아주 적게 나왔다고 합니다. 또 렌즈에 회로에 프린팅이 되어 있는데 이것 역시 시야 확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연구진의 설명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건희 /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통합과정 : 컬러렌즈 같은 경우도 모양이 들어가 있는데 그거는 실제 눈에 보이지 않잖아요. 그게 검은 동자 안에는 동공이 있는데, 그 동공이 실제 빛이 들어오는 통로입니다. 그 통로만 막지 않으면 저희 눈에 보이지 않게 되는데요. 저희가 만들고 있는 그 회로도 동공 바깥에 존재하기 때문에 실제 눈에는 들어오지 않습니다.]

[앵커]
컬러렌즈와 비교해 설명해 주시니까 정말 이해가 잘 되는 거 같은데, 이게 희망찬 소식이 다른 연구성과와 달리 상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하는데요. 언제쯤 우리가 살 수 있게 될까요?

[기자]
네, 연구진이 예상한 거는 빠르면 3년 안에 구매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상용화가 될 것으로 지금 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30여 마리의 토끼를 대상으로 한 동물 실험과 연구자 대상 임상시험에서 눈물 속 포도당 농도와 기존 측정기로 잰 혈당 수치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인데요. 현재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상용화 과정 한세광 교수의 설명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한세광 /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 : 본격적인 임상시험을 실시하기 위해서 식약처에서 요구하는 여러 가지 안전성, 유효성 데이터를 취합하고 있는 중이고, 1년 내 임상 시험을 실시해서 3년 정도에 저희 스마트렌즈가 상업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앵커]
이런 신기술 상용화가 3년이면 준수한 기간이잖아요. 기대가 됩니다. 연구진이 혈당 측정 스마트렌즈 이외에도 치료와 예방까지 가능한 그런 제품도 개발 중이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연구진은 혈당 측정 스마트렌즈 기술을 바탕으로 렌즈에서 치료용 빛이 나오는 LED 스마트렌즈도 개발을 했는데요. 이것도 토끼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까지 진행을 했는데 실험 결과, 렌즈를 낀 눈에서는 당뇨 합병증이라고 하는 망막 병증이 아예 발생하지 않은 걸 확인을 했습니다. 그래서 LED 스마트렌즈에 대한 임상시험도 현재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연구진은 또 측정한 혈당에 따라 렌즈 속에서 치료 약물이 나와 눈에 직접 약물을 투여할 수 있는 스마트렌즈도 함께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사실 콘택트렌즈로 세상을 또렷하게 볼 수 있는 것도 정말 획기적인 발명이었잖아요. 이제는 혈당 측정을 하고 치료까지 할 수 있는 기술 개발되고 있다고 하니까 정말 과학의 발전이 눈부시지 않나 싶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양훼영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 (hw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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