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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달인] 부정맥 실시간 진단, 치료하는 심장 부착형 전자 패치 개발

2022년 10월 27일 오전 09:00
■ 박장웅 /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앵커]
돌연사의 주범인 부정맥을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발견과 동시에 바로 치료까지 하는 기술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부정맥을 즉시 발견하고 실시간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심장 부착형 전자 패치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는데요.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박장웅 교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부정맥을 실시간 진단하고 치료하는 심장부착형 전자 패치를 개발했다고 하시는데, 이게 정말 심장에 붙이는 거잖아요? 어떤 장치인지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저희 연구실에서는 최근 심장 표면에 부착하여 돌연사의 주범인 부정맥을 실시간 진단하면서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심장부착형 전자 패치를 개발했습니다. 심장의 활동은 전기적 신호를 바탕으로 하는 심전도를 통해 진단하게 되는데, 저희는 심장 활동에서 발생하는 물리적인 힘과 주기를 직접 측정하는 센서를 개발하고자 했습니다. 이 센서는 심장 표면에 부착할 수 있게 매우 얇은 패치 형태로 제작하였고, 심장의 물리적 운동의 미세한 힘을 측정하기 위해 반도체 기반의 압력 센서를 설계하고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심장 활동에 이상이 감지될 때 즉각적으로 전기 자극을 가하여 심장 활동을 정상화하기 위해 나노 구조의 전극을 이 전자 패치에 결합하였습니다. 실제로 부정맥을 유발한 실험 토끼의 심장 표면에 전자 패치를 부착하여 심장 표면의 압력 변화를 통해 부정맥이 발생 되었음을 감지하였고, 결합 된 나노 구조 전극을 통한 치료 기능을 수행하여, 성공적으로 부정맥을 치료하였습니다.

[앵커]
심장에 부착해서 부정맥을 진단하고 치료한다는 게 상상해보지 못한 일인데요. 어떤 원리로 부정맥을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또 치료까지 하는지 방법을 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부정맥은 심장이 정상과 다르게 매우 느리거나, 빠르거나 또 불규칙하게 박동하여, 비정상적인 혈액공급으로 인해 발생하는 매우 위험한 질환입니다. 이는 심장에 흐르는 전기신호 전달 체계에 이상이 발생하기 때문인데요, 본 연구의 전자 패치에 구성돼있는 반도체 기반 압력 센서는 심장 표면에 부착하여 심장의 수축, 이완 박동 시 발생하는 압력의 주기와 변화를 통해 심장 박동의 정상 유무를 감지하게 됩니다.

그리고 제세동기와 같이 전자 패치의 나노 구조 전극을 통해 미세한 전기 충격을 줌으로써 심장의 전기 전도체계 이상 문제를 치료하게 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 2가지 기능은 서로 간에 간섭이나 영향이 없기에 동시에 진단과 치료가 가능합니다.

[앵커]
저는 말씀을 들으면서 가장 궁금한 게 심장이라는 장기에 어떻게 패치를 붙였을까 하는 부분인데요. 이것도 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전자 패치를 심장 표면에 장기간 안정적으로 고정하기 위해 공동 연구를 수행해주신 조승우 교수님 연구실에서는 생체 적합성이 우수한 하이드로젤 접착제를 개발했습니다. 하이드로젤 접착제의 지름은 3~4cm이며, 두께는 1mm 이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심장의 탄성률과 유사하게 설계하였기 때문에 심장 표면에 부착되어도 심장의 활동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하이드로젤 접착제는 바닷속 홍합의 접착 원리를 모방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몸속처럼 수분이 많은 환경에서도 심장 표면에 안정적으로 접착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앵커]
심장을 만져본 적은 없지만, 굉장히 미끌미끌 할 것 같아서 과연 잘 붙어있을까 했는데요, 홍합에서 원리를 따서 만들었다고 말씀을 해주셨는데, 혹시 장치가 떨어지거나 훼손될 가능성은 없나요?

[인터뷰]
저희는 전자 패치의 부착 안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개발한 하이드로젤 접착제를 이용하여 전자 패치를 실험 토끼의 심장 표면에 부착하고 10주간 관찰하였습니다. 10주가 경과 되어도 토끼의 활동에 아무런 영향이 없었고, 염증 반응과 같은 체내 부조화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10주가 지나도 심장 표면에 안정적으로 잘 부착돼있는 것을 초음파와 실제 심장 관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실제로 작동되는 전자 패치 운용 동영상을 보시면, 사람 심장 박동 수의 3배가 되는 토끼 심장 박동에서도 전자 패치가 이상 없이 잘 고정되어 작동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세브란스 병원의 이삭 교수님 연구팀과 저희가 같이 수행한 결과입니다.

[앵커]
자꾸 질문을 드려서 죄송한데, 그렇다면 만약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요?

[인터뷰]
만약, 떨어지게 되더라도 저희 전자 패치와 하이드로젤 접착제는 생체 안정성이 확보된 재료로 마감되어 있어, 체내 영향성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저희 전자 패치는 실제로 유연성이 높고 크기가 작아, 내장에 대한 손상이 적으며 간단한 최소한의 시술로 몸에서 제거할 수 있습니다.

[앵커]
저희가 계속 질문을 드리는데, 어쨌든, 예민한 신체 부분인 심장에 어떤 물질을 부착한다고 하니까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계속 생기는 것 같아요. 심장 부착형 전자 패치, 인체에 해롭지는 않나요?

[인터뷰]
심장 표면에 어떤 물질을 부착하면 어느 정도의 무리가 발생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다만, 저희 전자 패치는 이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실제 디바이스 면적과 두께, 그리고 탄성률을 심장과 유사하도록 최적화하였고, 체내 안정성을 위해 생체 적합성이 우수한 물질로 외부를 마감하였습니다.

실제 전자 패치에 의한 심장 작동의 무리를 확인하기 위해 저희는 토끼의 심장 표면에 전자 패치를 10주 동안 부착했습니다. 전자 패치 부착 및 제거 후에도 토끼 심장의 박동 수는 정상적이었으며, 전체적인 토끼의 건강도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기존에 있는 부정맥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장치보다 나은 점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현재 부정맥과 같은 심장질환 환자에 대한 시술은, 약물보다 몸속에 삽입하는 페이스메이커 또는 삽입형 제세동기의 효과가 더 높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시술되는 건수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자극을 전달하는 유도 전극을 정맥을 통해 심장 내부로 삽입해야 하므로 염증을 비롯한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들 인공심장박동기 장치는 우리가 심전도라고 알고 있는 심장에서 발생 되는 전기 활동을 감지하는 방식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부정맥이 감지되면 프로그램에 따라 전기자극을 인가하여 심장을 정상화합니다. 하지만 심전도 신호는 내, 외부에서 발생하는 전자기 신호에 영향받을 수 있어, 왜곡된 감지로 인해 치료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수행될 수 있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디바이스로 따지면 합선이 되는 거죠.

저희가 개발한 전자 패치는 내, 외부 전기 신호에 간섭받지 않기 때문에 측정된 신호에 왜곡이 없으며, 이로 인해 물리적 감지와 전기적 치료 기능을 동시에 실시간으로 수행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앵커]
아직 상용화까지 많은 과정이 남아있겠지만 상용화된다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암, 뇌혈관 질환과 함께 심장 질환은 현대인의 3대 사망 원인이며, 부정맥은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합니다. 부정맥은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며, 발생 시 다른 기관의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고 실신이나 쇼크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 스스로 조치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부정맥 발현 시 진단과 함께 신속한 치료가 요구되지만, 기존 부정맥 시스템은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전자 패치 플랫폼을 개발했고요. 이로 인해서 미국과 유럽에 집중된 질병 진단/치료용 의료 장치, 소재 분야에서 벗어나 새로운 의료용 플랫폼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며, 국내 바이오 소재 분야의 경쟁력 강화 및 이를 통한 경제적 이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네, 이번 심장부착형 전자 패치가 기존 제세동기나 진단 시스템과 비교해서 부정맥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그런 기기가 아닐까 싶은데요. 많은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박장웅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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