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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in Art] 아트토이계 대표작가 '카우스' 이야기

2022년 11월 11일 오전 09:00
■ 박수경 / 아트디렉터

[앵커]
미술 시장이 확장하면서 미술품 수집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특히 벽에 거는 그림뿐만 아니라, 한정판 아트 토이를 수집하는 컬렉터 또한 많아졌습니다. 오늘 '사이언스 in Art'에서는 아트 토이계의 대표 작가인 '카우스'에 대해 알아봅니다. 박수경 아트디렉터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은 아트 토이 작가로 유명한 카우스를 만나 볼 텐데, 이분이 또 몇 해 전에 석촌호수에 카우스의 대형작품이 설치하면서 유명해진 분이잖아요.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네, 아마 X자 모양의 눈을 한 아트토이, 익숙한 분들 많으실 텐데요. 바로 카우스의 독창적인 캐릭터 '컴패니언'이죠.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가, 카우스는 미국 뉴저지에서 1974년 태어났습니다. 본명은 브라이언 도넬리인데요, 뉴욕의 '비주얼 아트 스쿨'에서 본격적으로 공부합니다. 졸업 후에는 디즈니에서 프리랜서 애니메이터로 일하는데요. 우리가 흔히 아는 101마리 달마시안 같은 애니메이션 배경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또, 카우스는 그라피티 아트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요. 비주얼 아트 스쿨의 선배로 키스 해링 같은 스트릿 아트의 대가들이 있던 만큼, 카우스 또한 감각적인 작업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갑니다. 뉴욕의 거리 곳곳에 대표 캐릭터인 컴패니언의 이미지를 그려 넣는데요. 특히 광고판 위에 캐릭터를 그려 넣기도 했는데, 이런 짓궂지만 재치있는 아트웍들이 대중의 눈을 사로잡아 인지도를 쌓기 시작합니다.

[앵커]
카우스가 본격적으로 아트 토이를 제작한 시기는 언제부터 일까요?

[인터뷰]
카우스는 1990년대 이후부터 한정판 아트토이를 본격적으로 제작하기 시작하는데요. 아트토이를 수집하는 마니아층이 세계적으로 두껍게 커뮤니티를 가지고 있거든요. 그런 아트토이 컬렉터들 사이의 커뮤니티에서 카우스의 작업들이 인기를 얻기 시작합니다. 이름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유명 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게 되고요, 다양한 협업으로 아트토이 뿐만 아니라 의류 협업도 진행해서 패션계에서도 유명인사가 됩니다.

[앵커]
꾸준히 많은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했는데, 어떤 계기가 있을까요?

[인터뷰]
아마 옷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많이 아실 패션계 스타죠. 베이프라는 브랜드의 디자이너인 '니고' 와의 만남 때문일 것 같은데요. 카우스가 일본 도쿄에 여행을 갔는데, 당시에 니고를 만나게 되고요. 이때 협업을 약속하게 되어서 아트굿즈를 출시하게 됩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이미 피규어 같은 아트 토이의 팬덤이 굉장하기도 하죠. 이런 요소들이 맞물려서 브랜드도, 카우스도 한층 더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됩니다.

[앵커]
카우스가 만든 '컴패니언'이라는 캐릭터 정말 많이 본 것 같은데요.이 캐릭터가 담고 있는 의미가 또 있을까요?

[인터뷰]
'컴패니언'은 '친구, 애완동물'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X자 모양의 눈과 어디서 많이 본듯한 피지컬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미키마우스'의 몸체인데요. 카우스는 작업 초반에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캐릭터를 응용하기도 했습니다.

이 컴패니언 피규어 중에는 지쳐 앉아있는 것 같은 모습도 있는데요. 카우스는 컴패니언의 X자 눈의 의미에 대해서는 그것을 바라보는 대중의 다양한 해석에 맡긴다고 했지만, 한편으로는 지치고 외로운 현대인의 심신을 은유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앵커]
처음에 잠깐 언급했지만 2018년에 카우스가 국내에서도 크게 화제가 됐던 기억이 나는데요, 어떤 프로젝트였는지 자세히 알려주시죠.

[인터뷰]
2018년 7월이었죠, 카우스의 대형 작품이 설치된 '홀리데이 코리아'라는 프로젝트가 서울의 석촌호수에서 진행됐었습니다. 그때 많은 사람이 관람하기도 하고, 또 포토존으로 활용되기도 했는데요. 카우스는 컴패니언이라는 캐릭터를 단지 작은 아트토이로만 제작하는 게 아니라, 이처럼 대형 작품으로 제작해서 야외 공간에 설치하기도 하는데요. 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이런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대형 컴패니언이 설치되면서 석촌호수에 일부러 방문해 관람하기도 하고, 또 당시 바쁘게 오가던 현대인들이 잠시나마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예술적인 공간으로 탈바꿈되기도 했는데요. 이때 이 프로젝트의 모티브는 '휴식, 힐링' 이었다고 합니다. 물 위에 편안하게 누워있는듯한 이 작품을 통해서 휴식과 쉼을 시각적으로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이 작업에 대해서 긍정적인 의견만 있던 것은 아닌데요, 일부 관람객들은 X자의 눈 모양을 하고 가만히 누워있는 형상이나, 너무 거대한 크기 등을 이유로 '난해하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다고 합니다만, 미술관이나 갤러리 안에서가 아니라 외부로 나온 미술 작품으로서 이런 여러 의견이 나왔다는 것 또한 하나의 예술적 담론이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미술계에서는 그런 부분이 이 프로젝트가 또 하나의 역할을 했다고 보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때 저도 갔던 기억이 나는데, 미술관이 아니라 석촌 호수가 하나의 미술관 이였던 기억이 납니다.앞서서 이번에 석촌호수에서 진행한 프로젝트가 공공미술 프로젝트라고 말씀을 해주셨는데요,공공미술이 어떤 의미인지 설명 부탁 드립니다.

[인터뷰]
네, 공공미술이란 말 그대로, 공공장소에서 만날 수 있는 미술입니다. 불특정다수의 대중들이 관람할 수 있게 공개된 장소에 설치된 미술품을 말하는데요. 예를 들면, 오늘 이야기하는 카우스의 홀리데이 프로젝트나 야외 공원에 있는 조각 같은 것들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공공미술이라는 단어는 영국의 존 윌렛이 1967년에 '도시 속의 미술'이라는 저서에서 처음으로 사용했는데요, 미술을 소수의 전문가만이 향유 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일반 대중들도 일상 속에서 누구나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이 '공공미술'이라는 개념을 고안한 겁니다.

또 추가로, 어떤 장소나 지역에 어우러지는 설치 미술이나 디자인 등도 포함되는데요. 미술관이나 갤러리 같은 어떤 제도권 안의 미술이 밖으로 나와 대중들과 더욱 가까워진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앵커]
건물 앞에서 대형 조각이 하나씩 있는 걸 본 적이 있는데, 관련 법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것도 공공미술인가요?

[인터뷰]
공공미술에 속하는데요, 더 상세하게는 아마 '1% 법'에 의해서 의무적으로 설치된 공공조형물일 가능성이 큽니다. '문화예술 진흥법 제9조'에는 건축물에 대한 미술작품의 설치 등에 관한 내용이 있는데요. '10,000 m2 이상의 건축물을 지을 때는, 건축 비용의 1% 이하의 금액을 들여 미술 작품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법이 있습니다.

기존에 미국과 프랑스에 있던 제도인데요, 1972년에 국내에도 도입됐지만, 당시에는 의무사항은 아니었고요. 1996년부터 의무로 바뀌면서 국내 전국 곳곳에 야외 공공조형물들이 생겨납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법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는데요. 의무적으로 세워야 하는 조형물이기 때문에, 어떤 조형적인 미감을 담고 있기보다는 정치적이거나 오히려 공간과 어울리지 않고 환경을 해치는 조형물들도 있다는 의견입니다.

[앵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공조형물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인터뷰]
광화문을 대표하는 조형물 중 하나죠. 조나단 보롭스키의 'Hammering Man'이 있습니다. 아마 많은 직장인이 출퇴근길에 보셨을 텐데요. 이 '망치질하는 사람'은 보롭스키의 대표작이기도 합니다. 1979년에 뉴욕의 폴라 쿠퍼 갤러리에서 처음으로 대중들에게 소개됐고요. 이후에 스위스 바젤과 독일의 카셀 도큐멘타 등에서 꾸준히 선보여지면서 세계 유수의 기관에서 러브콜을 받은 작품입니다.

우리나라 광화문의 흥국생명 빌딩 앞에 세워진 '망치질하는 사람'은요, 독일과 스위스, 미국 등 전 세계에서 7번째로 서울에 설치된 작품이고요. 약 22m에 달하는 거대한 키와 50톤의 무게를 가지고 있는 대형 작품입니다. 보롭스키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전해 들은 거인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고 하는데요, 반복적으로 망치질하는 모션을 통해서 노동계층에 대한 존경과 현대인의 고독함을 담고 있습니다. 이 조나단 보롭스키의 작품은 공공조형물의 좋은 사례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앵커]
다시 카우스 얘기로 돌아와서 카우스의 컴패니언이 우주에도 방문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어떤 이야기 인가요?

[인터뷰]
카우스가 자신의 시그니처 캐릭터 '컴패니언'의 탄생 20주년을 기념해서 출시했던 '우주비행사 컴패니언'이 2020년에 실제로 우주에 다녀왔습니다. 기상 관측기구에 설치된 컴패니언은 41.5km의 성층권까지 올라갔다고 하는데요, 무중력의 상태에서 약 2시간 정도 머물다가 지구로 무사히 돌아왔다고 합니다.

[앵커]
오늘은 사각프레임이 아니라 집이나 실외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아트 토이와 공공 조형물의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 이였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박수경 아트디렉터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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