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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위클리] 오가노이드·유전자 가위…바이오 유망 5대 기술

2022년 12월 21일 오전 09:00
■ 이성규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2천여 년 전 중국 진시황은 제주도까지 사람을 보내 불로초를 찾을 정도로, 무병장수는 인류의 오랜 꿈인데요. 오늘 바이오 위클리에서는 인류의 질병 정복을 앞당길 5대 미래 유망 바이오 기술이 무엇인지 이성규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 기자, 본격적인 질문에 앞서 이번 5대 미래 유망 바이오 기술은 어디서 선정한 건가요?

[기자]
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선정했습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바이오는 미래 핵심 먹거리의 하나인데요.이를 증명하듯, 지난 9월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자국의 바이오 제조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일명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을 발동했죠. 우리 정부도 지난 10월 첨단 바이오를 12대 국가전략기술에 포함하고, 글로벌 기술경쟁을 주도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확보해야 할 기술 가운데 하나로 선정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원내 전문가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국내외를 망라해 발굴한 156건의 기술 후보를 검토해 19건의 유망기술 후보를 도출했습니다. 이후 기술 설명회와 전 직원 설문조사 등을 진행해, 최종 5개의 미래 유망 기술을 선정했습니다. 5대 미래 유망 기술은 미래 바이오 장기대체 치료기술, 극(克) 노화 원천기술, 질병 정복을 위한 차세대 혁신치료법, 디지털 바이오테크놀로지, 혁신 재생치료제 등입니다.

[앵커]
네, 선정된 기술들을 보면 대부분 노화, 질병과 관련된 것인데요. 우선 미래 바이오 장기대체 치료기술이 무엇인지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바이오 장기대체 기술은 오가노이드나 동물모델을 활용해 대체 장기를 개발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오가노이드는 일명 미니 장기라고 불리는데요.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한 건으로 특정 장기의 기능을 수행하는 세포 덩어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폐 오가노이드는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이런 오가노이드는 신약 개발을 할 때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폐암 신약을 개발한다고 할 때 폐 오가노이드가 있으면, 실제 인간의 폐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기에 동물실험보다 더 정확한 효능과 안전성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장과 페, 신장, 뇌 등 다양한 오가노이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국내 한 바이오 기업은 장 오가노이드와 침샘 오가노이드를 대상으로 손상된 장과 침샘 조직을 재생하는 임상 1상을 내년 진행할 계획입니다.

오가노이드 관련해서 종양 오가노이드라는 것도 있는데요. 환자의 종양, 즉 암세포를 이용해 만든 오가노이드입니다. 종양 오가노이드는 여러 항암제 가운데 어떤 항암제가 환자에게 더 효능이 있는지 실제 환자에게 투여하지 않고 알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미니 장기로 불리는 오가노이드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질병 정복을 위한 차세대 혁신치료법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우선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치료기술을 꼽을 수 있는데요. 유전자 가위는 특정 유전자를 잘라내거나 다른 유전자로 교체해주는 기술을 말합니다. 유전자 가위는 유전자를 잘라내는 즉 가위 역할을 하는 단백질과 이 단백질을 우리가 목표로 하는 유전자까지 안내하는 안내 물질로 구성됐는데요.

2020년 노벨 화학상은 3세대 유전자 가위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시스템을 세균에서 발견한 과학자들에게 돌아갔죠. 특정 세균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는데, 죽지 않고 살아남는 거에요.

왜 그런 것인지 봤더니, 세균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이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잘라내는 시스템을 갖는 거에요. 이게 바로 유전자 가위인 겁니다. 최근에 3세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보다 크기는 작으면서 효능을 더 좋은 유전자 가위도 개발됐습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2020년 노벨상을 받을 정도로 촉망받는 바이오 기술인데, 그동안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한 치료제가 없었는데요. 지난 8월 미국의 블루버드라는 바이오 기업이 개발한 지중해성 빈혈증 치료제가 FDA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로써 유전자 가위 치료제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유전자 가위 전문기업들이 헌팅턴병, 루게릭병 등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유전자 가위 기술은 저희도 많이 다뤘었는데 더 많은 질병 치료제 개발에 활용되길 기대해보고요. 혁신 치료법에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도 있는데 이건 좀 생소하거든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 내에 공생하는 미생물과 그 미생물의 유전정보를 일컫는 용어인데요. 인간의 몸속에는 인간 세포보다 더 많은 미생물이 존재하는데 이들 미생물의 90% 정도가 장에 있습니다. 이런 장내 미생물이 단순히 장에서 소화에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면역 기능 등 인체 내의 다양한 기능에 관련됐는데요. 장내 미생물이 주변 인간 세포에 영향을 주고 인간 세포가 또 인간 세포끼리 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장내 미생물을 활용한 신약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치료제도 상용화된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사실 유전자 가위 치료제가 8월에 세계 최초로 나왔다고 했잖아요.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치료제도 이달 초에 미국 FDA가 승인을 했습니다.이름이 어려운 질병인데요. 미국 바이오 기업 리바이오틱스가 개발한 클로스트리오이데스 디피실 감염 치료제를 승인했습니다.

이 병은 항생제가 장내 유익한 미생물까지 공격해 독소를 생산하는 디피실 균이 증식하는 병인데요. 그동안 주요 치료법은 타인의 건강한 대변을 이식하는 시술법뿐이었습니다. 리바이오틱스는 이에 착안해 인간의 분변에서 추출한 미생물을 정제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개발했습니다. 국내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건선과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개발 등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앵커]
굉장히 작은 미생물들이 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은데요. 핵산 치료제라는 것도 있던데, 핵산 치료제는 무엇을 말하는 건가요?

[기자]
핵산은 DNA와 RNA를 말하는데요. 핵산 치료제는 DNA나 RNA를 활용한 치료제를 의미하는데, 일명 유전자 치료제라고도 부릅니다. 이달 2일 미국 FDA는 4번째 유전자 치료제를 승인했습니다. 이 치료제는 세계 최초의 혈우병 치료제인데요. 혈우병은 유전 질환으로 우리 몸에서 피를 멈추게 하는 혈액응고인자 유전자가 고장이 나 발병합니다.

이번에 승인받은 치료제는 혈액응고인자 유전자를 체내에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앞서 미 FDA는 2017년 유전성 망막질환 치료제, 2019년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올해 8월 지중해성 빈혈 치료제 등을 승인했습니다. 유전자 치료제는 치료 유전자가 몸속에서 정상적인 기능을 지속해서 수행해 1회 투여로 병을 고칠 수 있는데요. 이런 이유로 약값이 비싼데, 이번에 승인된 유전자 치료제는 1회 치료 비용이 47억 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으로 등극했습니다. 국내의 경우 근육이 위축되고 약해지는 유전 질환이 사리코 마리 투스병 치료제 개발 등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앵커]
놀라운 효과는 좋은데 가격이 비싸네요. 가격이 내려가길 기대해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바이오테크놀로지, 이것도 설명해주시죠?

[기자]
디지털 바이오테크놀로지는 말 그대로 디지털, 즉 IT와 바이오의 융합 기술인데요. 대표적인 것인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입니다. 신약개발의 첫 단계는 유효물질을 발굴하는 탐색 단계인데요. 기존에는 수천 개의 후보 물질의 유효성을 사람이 일일이 테스트해 수십 개로 추려 내는 방식이었는데요. 이러다 보니 기관과 시간이 오래 걸렸죠.

그런데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이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데요. 미국의 인공지능 바이오 기업 아톰와이즈는 에볼라 치료제 후보 물질을 단 하루 만에 2개 찾아내기도 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신약개발의 단계가 여러 단계로 나눠져 있는데요. 그렇다면 인공지능이 전 과정에 참여하는 건 아니겠죠?

[기자]
인공지능으로 신약을 개발한다고 하면 신약개발의 전 과정을 인공지능이 한다고 착각하기 쉬운데요.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에서 인공지능의 역할은 후보 물질 발굴이고요.

그 이후 동물실험과 인체 임상시험은 기존 방식대로 사람이 진행합니다. 아직 인공지능이 발굴한 후보 물질로 FDA의 승인을 받은 신약을 나오지 않았는데, 관련 업계는 5년 이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코로나를 계기로 바이오산업이 미래 먹거리는 물론 안보 차원에서도 중요해졌는데요. 우리 바이오 산업계가 좋은 성과를 내길 바라겠습니다. '바이오위클리', 이성규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 (sklee9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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