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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취재파일] 올해 과학계 10대 인물 누구?

2022년 12월 26일 오전 09:00
■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다양한 분야의 과학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깊이 들여다보는 '사이언스 취재 파일'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소라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네, 어떤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기자]
어느덧 올해의 마지막 주입니다. 올 한해 전 세계 과학계에서 주목받았던 인물을 살펴보는 순서를 준비했습니다. 저명 과학 학술지 네이처가 올해 과학계에서 큰 역할을 한 인물 10명을 선정해 발표했는데요, 한명 한명 들여다보겠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말하자면 네이처의 10대 인물인 건데,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과학자가 누구인지 궁금한데요?

[기자]
네이처는 10대 인물에 순위를 매기지는 않았지만요,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사람이자, 네이처 지의 표지를 장식한 과학자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프로젝트를 이끈 제인 릭비라는 과학자였습니다.

릭비 박사는 NASA 소속 과학자인데요, 2010년부터 NASA에서 제임스웹 프로젝트 기획을 담당했고요, 지난해 망원경의 발사와 올해 데이터 분석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제임스웹이 촬영한 고화질 풀컬러 이미지는 지난 7월에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직접 처음 공개했는데요, 이때 릭비 박사가 배석했다고 합니다. 당시 공개된 이미지는 46억 년 전에 탄생한 은하단의 모습이었는데요, 인류 관측 역사상 가장 먼 우주를 담고 있어서 적잖은 충격을 줬습니다. 제임스웹은 이 밖에도 우리 태양계의 행성들을 정밀하게 촬영하기도 했고, 태양계 밖에 있는 행성의 자세한 대기 조성까지 알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앞으로도 아마 이제까지 인류가 한 번도 보지도 못한 심우주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제인 릭비 / NASA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운영 담당 : 이미지는 허블 우주망원경이 찍은 것만큼 선명하고 밝지만, 허블로는 찍을 수 없는 (적외선) 파장대를 촬영합니다. 이제까지 가려졌던 우주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기자]
한편, 릭비 박사는 제임스웹 망원경의 이름을 말하는 걸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하는데요, 릭비 박사가 대표적인 성소수자 과학자로 알려졌는데, 망원경의 이름을 따온 제임스 웹이 NASA 국장으로 재직할 시절에 미국 정부가 성소수자 인사들을 무더기로 해고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당시 성소수자였던 NASA 과학자들도 몇몇 해고됐다고 합니다. 이렇듯 릭비 박사는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서 공개적인 의견을 밝히면서 성소수자들을 지지하고, 성소수자 과학자로서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에 대한 소식은 저희가 많이 전해드렸는데요, 프로젝트를 이끈 과학자의 면모까지 볼 수 있어서 흥미로운 이야기였습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인물이 선정됐을까요?

[기자]
코로나19 관련 연구를 이끌었던 과학자들도 선정됐습니다. 먼저 윤룽 카오 중국 베이징대 연구원은 코로나19의 다양한 돌연변이를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카오 박사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코로나19 완치자들의 항체를 가지고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힘썼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에 돌연변이가 계속해서 생기자 돌연변이 연구에 더욱더 집중했고요, 결국에 코로나19 돌연변이가 어떤 방식으로 일어나는지 신속하게 예측하는 기법을 개발했습니다. 이를 통해 최근 전 세계 우세종이 된 오미크론 하위변이의 특성을 예측하고, 항체나 백신을 변이들이 얼마나 잘 회피하는지 예측하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이밖에 코로나19의 장기 후유증을 연구했던 과학자도 올해의 인물에 선정됐습니다. 미 캘리포니아주의 정책연구가였던 리사 맥코켈은 2020년에 코로나19에 걸린 뒤에 장기 후유증을 앓고 나서 2020년 말에 비슷한 증상을 겪은 사람들과 환자주도연구협의체를 설립했습니다. 그러면서 연구 기금을 모아서 코로나19의 후유증 200가지를 밝혀냈고요, 코로나19 재감염에 대한 연구도 수행했습니다.

[앵커]
그리고 또 올해 갑자기 전 세계에 퍼져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원숭이두창 관련 과학자들도 선정됐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디미에 오고이나 나이지리아 과학자인데요, 오고이나 교수는 지난 2017년부터 원숭이두창을 연구하면서 바이러스가 성적 접촉에 의해 퍼질 수 있다는 사실 등을 밝혀냈습니다. 이후에 올해 들어서 아프리카에서 주로 발생하던 원숭이두창이 지난 5월쯤부터 유럽과 북미 등까지 창궐하면서 오고이나 교수의 연구 성과가 큰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네이처는 오고이나 교수의 연구가 전 세계가 원숭이두창에 맞서 싸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이밖에 기후 위기에 대응한 과학자들도 선정됐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먼저 살리물 훅 국제 기후변화 발전 센터장이 지난 11월 이집트에서 열렸던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손실과 피해' 보상 합의를 이끌어 냈다는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손실과 피해 보상 합의는 기후변화에 책임이 있는 선진국이 기후변화로 직접적인 피해를 본 후진국에 경제적인 배상을 하도록 하는 합의인데요. 훅 센터장은 10년 넘게 이 문제를 협상 테이블로 가져오기 위해서 노력을 했고요, 결국 기금을 설립하는 데 선진국 동의를 이끌어 냈습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앞으로 정해져야겠지만, 일부 유럽 국가들이 상징적 의미를 위해 소정의 돈을 미리 내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살리물 훅 / 국제기후변화발전센터 소장 (지난해 11월) : 인간 활동으로 인한 기후변화로 이미 피해를 겪고 있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 왔습니다.]

[기자]
그리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올해의 인물로 선정이 됐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선진국 지도자들에게 기후위기의 경종을 울린 공로를 인정받았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 우리는 살기 위한 싸움에서 지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은 더 늘고 있습니다. 지구 기온은 더 올라가고 있고, 지구는 빠른 속도로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는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기자]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지어서 국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던 우크라이나 과학자도 선정됐습니다. 스비틀라나 크라코프스카라는 과학잔데요,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PCC 총회에서 러시아가 전쟁을 벌일 수 있도록 한 자금이 화석 연료에서 나왔다면서, 기후변화와 전쟁은 근원이 같다고 연설을 했습니다. 또 우리가 화석 연료에 의존하지 않았다면 러시아는 이런 공격을 할 자금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설을 계기로 세계 각국의 관리들이 러시아 전쟁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냈고요, 심지어 IPCC 러시아 지부장도 전쟁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결과를 이끌었습니다.

[앵커]
기후 위기에 관련된 인물들을 짚어주셨고 다음은 이제 의학인데, 인류 최초로 이종장기 이식에 성공한 과학자도 이름을 올렸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무하마드 모히우딘 미 메릴랜드대 의대 교수는 지난 1월에 돼지의 심장을 심장병 말기 환자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심장을 이식받은 사람이 두 달간 생존하면서 이종장기 이식 성공의 첫 사례로 기록이 됐습니다. 이때 사용된 돼지가 유전자 조작을 통해서 거부반응이 없도록 만든 돼지였는데요, 이식 초반엔 정말 거부반응 없이 심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했지만, 약 40일 뒤부터 환자 상태가 안 좋아졌고, 두 달 정도 지나고 환자가 사망했습니다. 조사한 결과 사망의 원인이 돼지가 가진 바이러스 때문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번 사례는 이종 장기이식의 성공을 위해서는 거부반응 외에도 바이러스 감염이라는 또 다른 큰 과제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 밖에도 알론드라 넬슨 미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이 선정됐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과학정책에 대한 새로운 지침을 제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다이애나 그린 포스터 미국 UC 샌프란시스코 교수도 선정이 됐는데요. 최근 미국에서 연방 대법원이 낙태 금지법을 허용한다고 판결을 하면서 이를 계기로 낙태금지법에 찬반이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포스터 교수는 낙태가 여성의 건강과 복지를 해치지 않는다는 연구를 내놓아서 미국 주 법원들이 낙태권을 보장하도록 하는 근거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앵커]
네, 이렇게 올해의 10대 인물 모두를 살펴봤는데요. 언젠간, 우리 과학자들의 이름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소라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 (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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