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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소리 다 듣겠네!] 이 세상이 다가 아닐까?…평행·다중우주, 진실은?

2022년 12월 26일 오전 09:00
[앵커]
허무맹랑하다며 고개를 저으면서도, 문득 진짜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일이 있죠. 바로 우리가 현재 살고 있고, 내 눈에 보이는 이 세계가 다가 아니라, 지금 이 시간에 우리의 인지를 초월하는 또 다른 세상, 또 다른 우주가 한 개 또는 더 많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른바 평행우주, 다중우주라고 불리는 복합적인 시공간 개념,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느 부분은 상상인지, 오늘 '별소리 다 듣겠네!'에서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함께 가 보시죠!

[홍성욱 / 천문연 이론천문센터 책임연구원]
안녕하세요. 열세 번째 별소리를 전해드리게 된 홍성욱입니다. 오늘은, 아직 풀리지 않은 우주의 미스테리! 다중우주와 평행우주, 무한한 우주의 분화에 대한 별소리를 전해드리겠습니다.

Q. 먼저 다중우주·평행우주 어떻게 구별하면 될까요?!

[홍성욱 / 천문연 이론천문센터 책임연구원]
네, 요즘에 특히 스파이더맨, 닥터 스트레인지와 같은 마블 영화 시리즈 때문에 다중우주나 평행우주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은데요, 간혹 다중우주와 평행우주가 혼용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다음과 같이 나누어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먼저 다중우주는 우리가 현재 볼 수 있는 범위의 우주 너머 그 무언가를 한데 묶어서 부르는 말입니다. 우리 우주는 137억 년이라는 나이를 갖고 있고, 1초에 지구를 7바퀴 반 돌 수 있는 빛보다 빠른 것은 없으니,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어느 정도 거리 바깥의 공간을 볼 수 없거든요. 아무튼, 이 범위의 우주만 넘어서면, 무엇이든지 다중우주라고 볼 수 있어요.

한편, 평행우주는 우리 우주와 대부분 비슷하지만, '구체적인 역사가 조금씩 다른 우주'를 부르는 말이에요. 그러니 평행우주는 다중우주의 한 종류라고 봐도 되겠죠. SF 영화에서 우리 우주와 아무 상관 없는 다중우주를 굳이 만들면, 재미없잖아요? 그래서 특히 마블 영화 시리즈, 그중에서도 [스파이더맨], [닥터 스트레인지]에 나오는 멀티버스, 즉 다중우주는 사실 평행우주라고 불러도 좋아요.

Q. 그런데 다중우주 가설엔 다양한 분리법이 있다면서요?!

[홍성욱 / 천문연 이론천문센터 책임연구원]
네, 맞습니다. MIT의 유명한 이론천문학자 맥스 테그마크 교수는 다중우주를 4가지 단계로 나누어 설명했는데요. 먼저 1단계는 그냥 단순히 우리가 볼 수 있는 범위의 우주공간 바깥을 의미해요. 현대 우주론에 따르면, 우주가 시작할 때 아주 짧은 시간에 텅 빈 공간이 엄청나게 빠르게 팽창하는, 인플레이션이란 사건이 일어났다고 하는데, 이 이론에 따르면,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공간보다 훨씬 큰 공간이 인플레이션 때 부풀려져야 합니다. 그러니, 현대 우주론이 맞다면, 1단계 다중우주는 확실히 존재할 거에요. 물론, 그냥 우리가 볼 수 있는 공간 "옆" 공간이니까, SF 영화에 나오는 것 같은 재밌는 일은 안 일어나겠지만요.

다음 2단계 '인플레이션' 다중우주인데요. 여기서부터는 과연 다중우주가 존재하는지 아닌지, 현재 과학기술로는 알아낼 방법이 없습니다. 아까 전에 우리 우주가 인플레이션이란 과정을 통해서 텅 빈 공간이 엄청나게 부풀려져서 만들어졌다고 했죠? 똑같은 일이 다른 텅 빈 공간에서도, 또는 이미 만들어진 우주의 어디선가에서 무수히 반복되어, 전혀 다른 성질을 가진 우주가 거품처럼 연결되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3단계는 양자역학에서 파생되어 나온 '양자' 다중우주입니다. 매 순간마다 조금씩 서로 다른 역사를 갖는 우주가 가지치기를 하며 만들어진다는 것으로, 좀 전에 말씀드렸던 일종의 평행우주라고 볼 수 있어요. 직접 관측하기 전에는 살아있는 상태와 죽어있는 상태가 겹쳐져 있다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역설처럼, 우리가 보는 세상은 실제로는 무수히 많은 우주가 겹쳐져 있고, 단지 우리는 그중 단 하나의 우주만 보고 있을 뿐이라는 내용입니다.

마지막으로 4단계는 '수학적' 다중우주론인데요. 이건 우리가 수학적으로, 논리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구조는 그 자체가 하나의 우주라는 뜻이에요. 뜬구름 잡는 소리 같죠? 네, 이론천문학자인 저한테도 그래요. ^^ 그냥 그런 주장도 있구나 하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Q.2020년 5월 NASA가 평행우주를 발견했다는 내용은 뭔가요?!

[홍성욱 / 천문연 이론천문센터 책임연구원]
아 네, 이게 사실 좀 오해가 있어요. NASA에서 ANITA라고 안테나를 커다란 풍선에 달아서 남극에서 띄웠는데요. 이걸 이용해서 우주에서 날아오는, 에너지가 엄청나게 높은 중성미자를 관측하려고 한 거에요. 중성미자는 우주에서 날아오는 거니까,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는 방향으로 보여야 정상이죠. 그런데 어떤 중성미자는 땅에서 하늘로 올라오는 방향에서 온 것처럼 보인 거에요. 여기까지가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결과를 가지고 일부 언론에서 난리를 낸 거죠. 중성미자가 땅에서 하늘로 올라간 건 시간을 거꾸로 경험해서 그렇고, 따라서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평행우주가 발견되었다고요. 하지만 그게 ANITA 팀이나 NASA의 공식 입장은 아닙니다.

Q. 요즘 떠오르는 우주의 가설은 무엇인가요?!

[홍성욱 / 천문연 이론천문센터 책임연구원]
네, 요즘 유행하는 다중우주 개념 중에 "시뮬레이션" 다중우주라는 것이 있어요. 이건 미래의 인류가 되었건 다른 어떤 지적 존재가 되었건, 엄청나게 발달한 문명이 있다면, 슈퍼컴퓨터 안에서 새로운 우주를 마치 프로그램처럼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뜻이에요. 특별히 [매트릭스] 영화 시리즈로 우리에게는 이미 친숙한 개념이기도 한데, 아마 요즘 인공지능의 발전이 워낙 대단하다 보니, 이 가설이 더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들리나 봐요.

요즘에는 메타버스가 유행이지요. 컴퓨터와 인터넷, 가상현실 등의 발전이 너무 놀라워서, IT 분야가 오늘날 우리의 삶에서 가장 화려한 즐길 거리를 주는 것 같아요. 하지만 항상 현실은 상상보다 대단한 법이거든요. 분명 우리가 우주, 이 유니버스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면, 인간이 메타버스에서 상상하던 것보다 더 놀라운 것을 보게 될 거에요. 이제 우리나라도 달에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기 시작했고, 앞으로도 계속 우주를 향한 다양한 도전이 이어질 겁니다. 과학자들이 우주에 대해 더 많은 도전을 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리며 이상으로 오늘의 별소리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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