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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취재파일] 새 우주망원경·유전자가위 치료제…올해 기대되는 과학 성과는?

2023년 01월 02일 오전 09:00
■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다양한 분야의 과학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는 '사이언스 취재 파일' 시간입니다. 양훼영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은 새해 첫 시작인 만큼 이에 걸맞은 주제로 가져오셨다고요?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그렇습니다. 연말에는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지난 1년의 이슈를 짚어본다면, 연초에는 올 한 해 기대되는 이슈를 살펴보게 되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2023년 과학계에서는 어떤 일들이 계획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앵커]
지난해를 살펴보면 그 어느 때보다 우주 관련 소식이 정말 많았던 거로 기억하거든요. 올해도 우주 관련 소식 중 기대해볼 만한 게 있나요?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주 관련 성과들이 많이 나올 예정입니다. 지난해 전 세계 과학계 최고 뉴스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가시광선이 아닌 적외선 파장을 이용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우주의 모습을 우리에게 선사했잖아요. 올해도 새로운 우주망원경들이 활동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우선 유럽우주국 ESA가 주도한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이 올해 9월에 발사가 예정돼 있습니다. 이 우주망원경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양을 정확히 파악하는 임무를 가졌는데요. 그래서 고대 수학자 유클리드의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유클리드 역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머무는 라그랑주2 포인트로 날아가 최소 6년 동안 궤도를 돌며 우주를 관측하게 되는데요. 유클리드는 지름 1.2m의 거울로 구성됐는데, 허블 망원경의 지름이 2.4m였으니까, 크기는 허블보다 작지만 더 먼 곳에서 가장 어둡고 먼 배경의 우주를 관측하게 됩니다. 특히, 지금까지 중 가장 정밀한 우주 3D 입체 지도를 완성할 계획인데, 약 100억 광년까지의 우주 전역의 은하들이 어떻게 분포돼 있는지 지도에 담아낼 예정입니다.

[앵커]
네, 또 얼마나 아름다운 사진들을 보내올지 기대가 되는 것 같은데요. 지난해 아르테미스 첫 번째 미션이 성공하고, 우리 다누리도 임무궤도에 잘 안착하는 등 달 탐사가 반세기 만에 주목받았던 한 해이기도 했는데요. 올해는 어떤가요?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올해도 전 세계 많은 과학자가 달 탐사에 여전히 주목하고 있습니다. 우선 우리나라부터 살펴보면요. 다누리가 지난 12월 27일에 예정보다 빨리 달 궤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죠. 다누리는 현재 임무 궤도인 달 상공 100km 위를 하루 두 바퀴 돌면서 시범 운영을 하고 있는데요. 오는 2월부터는 본격적인 임무 운영에 들어가게 됩니다. 달 자원 탐사와 미국 아르테미스 달 착륙 후보지 탐색 등의 임무를 하게 됩니다. 12월까지의 임무가 예정돼 있는데, 연구진은 다누리의 운영 상태를 살펴본 뒤 잔여 연료량 등을 예측해 추가 임무가 가능할지도 결정한다고 합니다. 일본의 민간기업인 아이스페이스가 개발한 달 착륙선 하쿠도-R이 지난 12월 11일에 발사됐는데요. 하쿠도 R 착륙선은 오는 4월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이 착륙선에는 아랍에미리트가 개발한 초소형 로버가 실려 있는데요. 이 로버가 달 착륙에 성공하면 민간 기업 최초의 달 착륙으로 기록된다고 합니다.

[앵커]
우리나라랑 일본 외에 다른 나라의 달 탐사 계획은 없나요?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이 밖에도 인도도 올해 6월쯤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를 발사할 예정인데요. 이번에 인도의 세 번째 달 탐사인데, 달 남극 근처에 착륙시켜 달 표면을 탐사할 계획입니다. 러시아 역시 올 7월 루나 25호 발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루나 25호는 러시아의 달 탐사 재개를 보여주는 우주개발 프로젝트인데요. 루나25호를 통해 달 표면 착륙 기술을 확보하고, 달 토양 샘플까지 채취할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올해는 달이 유난히 바쁠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우주 탐사 관련 소식은 뭐가 있을까요?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우선 유럽우주국 ESA가 목성이 아닌 목성의 위성을 탐사하는 우주선, 주스를 오는 4월 발사합니다. 주스는 8년 동안 우주를 날아 2031년 목성에 도착할 예정인데요. 약 2년 반 동안 목성 주변을 맴돌면서 가장 유로파에서 중력도움, 플라이바이를 진행하고요. 가니메데와 칼리스토는 각각 12번씩 스쳐 지나갈 예정입니다. 탐사 막바지에는 가니메데 중력에 붙잡혀 9개월 동안 가니메데 주변을 돌게 되는데, 이는 위성 궤도를 도는 최초의 시도라고 합니다. 행성에 이은 소행성 탐사도 주목할 만합니다. NASA가 지난 2016년 발사한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가 소행성 베누에서 채취한 샘플을 들고 9월 24일 지구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지구로 돌아오는 탐사선은 지구에 착륙하는 게 아니고, 베뉴 샘플 캡슐을 분리해 지구로 던질 예정입니다. 10월에는 화성과 목성 사이 궤도를 돌고 있는 소행성 프시케를 탐사하는 새로운 탐사선도 발사될 예정입니다. 이 소행성을 탐사하는 이유는 니켈과 철 덩어리로만 이뤄졌기 때문인데요. 프시케는 지구와 화성 같은 암석 행성의 핵과 같은 상태이기 때문에 행성의 탄생을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역시 우주는 넓고 연구할 게 많아서인지, 모두 결과가 기대되네요. 또 주목할만한 이슈들이 다른 분야에서 있을까요?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우선 의학 분야부터 눈 여겨 볼만 합니다. 코로나 19 이후 가장 주목받는 기술이자 차세대 백신으로 불리는 mRNA 백신의 적용 범위가 넓어질 전망입니다. 독일의 바이오엔텍은 말라리아 결핵과 생식기 포진에서도 mRNA 백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임상시험에 1월 안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특히, 대상포진 발생률을 줄이기 위한 mRNA 백신은 화이자와 함께 개발 중입니다. 모더나 역시 수두 대상포진과 단순포진, 암 백신을 mRNA 백신 방식으로 개발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특히, 지난달 흑색종을 앓는 환자 157명을 대상으로 한 mRNA 신약후보물질의 임상 2상을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는데요. 이번 임상에서 mRNA 신약 투여군의 사망·재발 위험이 미 투여군보다 44% 낮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mRNA 항암제 개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이고 있습니다.

[앵커]
이제 mRNA백신의 제조 방식이 다양한 질환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는 건데요. 새로 등장할 신약은 또 없나요?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대표적으로 두 개를 꼽을 수 있는데요. 가장 먼저 순서를 기다리는 건 알츠하이머병 신약 후보 물질 '레카네맙'입니다. 미 식품의약국 FDA로부터 현지 시각으로 1월 6일에 품목허가 여부가 결정될 텐데요. 레카네맙은 임상3상에서 임상 치매 척도가 위약 대비 27% 개선됐다고 나왔는데요. 효과가 있는 건 분명하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이 약물에 대한 안전성을 우려하고 있거든요. 특히나 지난달 30일, 임상3상 참가자 중 한 명인 79세 여성이 숨진 것으로 확인돼 지금까지 세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요. 현재 FDA는 레카네맙 승인 심사를 진행 중이며, 이 약을 공동개발한 에자이와 바이오젠은 FDA 정과 별개로 올해 1분기 안에 유럽과 일본에서도 승인 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신약은 '엑사셀'입니다. 엑사셀은 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제인데요. 베타지중해빈혈과 겸상적혈구병 환자에게 쓰기 위해 개발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치료제입니다. 연구진은 엑사셀 한 번 투여로 두 질환을 모두 치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오는 3월 FDA에 승인신청을 할 계획인데,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전 세계 최초로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치료제가 탄생하게 되는 겁니다.

[앵커]
지금까지 우주 분야와 의학 분야에서 올해 기대되는 주요 이슈들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는데요. 다른 기초 연구 분야에서의 기대되는 과학 성과는 무엇이 있을까요?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중성자 가속기가 올해 개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유럽 17개 나라가 참여해 스웨덴 룬트 지역에 세워진 파쇄중성자원, ESS입니다. 중성자를 얻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원자로를 이용하는 것과 가속기를 이용하는 것인데, 가속기를 이용해 중성자를 만드는 게 바로 파쇄 중성자원인데요. GeV(기가전자볼트)급 고에너지 양성자 빔을 무거운 원자핵을 가진 표적에 충돌시켜 다량의 고에너지 중성자 빔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중성자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습니다.파쇄중성자원은 반도체나 우주부품은 물론, 에너지 소재, 극한환경 소재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 활발히 활용되는데요.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개발에도 활용됐다고 하거든요. 파쇄 기술에 의한 중성자원 연구는 과거 촛불 밑에서 물체를 보던 것을 선명한 자연광 아래에서 물체를 보게 된 것이라고 비유될 정도인데요. ESS가 올해 본격 가동되면 관련 연구 분야의 큰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밖에도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 중 하나인 '뮤온'을 이용한 4번째 실험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지난해 자기장 속 뮤온의 움직임을 관찰한 결과, 표준모형 기반 예측치와 0.1% 차이 보인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표준모형 17개 입자 외에 새로운 입자 존재 가능성을 확인했는데요. 올해 마지막 실험으로 새로운 물리학적 발견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올해는 인류가 어떤 또 다른 발전을 이륙할지 기대가 됩니다. 잘 들었습니다. 사이언스 취재파일 양훼영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 (hwe@ytn.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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