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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달인] '화재 초동 대응' …화면 통해 원격으로 불 끄는 무인 소화 기술 개발

2023년 01월 12일 오전 09:00
■ 박진욱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화재안전연구소 박사

[앵커]
지하실, 터널 등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불이 난 곳까지 소방차가 접근하는 데 시간이 걸려 초기 진화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요. 국내 연구진이 터널에서 발생한 화재를 모니터로 감지한 후 원격 소화포로 불을 끌 수 있는 장비를 개발했습니다.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화재안전연구소 박진욱 박사님과 함께 원격 무인 소화 기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화재 발생 초기에 신속하게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그것도 원격으로 불을 끌 수 있는 시설이라고 하니까 굉장한데요. 무인 소화 기술,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인지 소개를 좀 해주시죠.

[인터뷰]
화면을 보면서 불을 끄는 무인 소화 기술은 터널이나 지하도로, 지하주차장과 같은 반 밀폐 공간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관리자나 소방대의 직접적인 투입 없이, 원격지에서 즉각적인 소화 활동이 가능하여 화재를 초기에 진압하거나 확산을 지연시키는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터널의 관리소에서 업무를 보는 도중에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이에 대한 위험 신호를 수신하였을 경우, 사무실 제어시스템에 있는 모니터에 비치는 현장 CCTV 영상을 통해 자동 소화포를 가동하여 화재를 진압하는 것입니다.

[앵커]
현장 CCTV 영상을 보면서 화재를 진압한다고 설명해주셨는데요. 화재 발생 감지는 사람이 해야 하나요?

[인터뷰]
아닙니다. 현재는 영상유고감지기술을 통해 화재를 인지하고 있는데요. 즉, 사람이 화면을 계속 쳐다보고 있어야 하는 건 아니고 영상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화재가 자동 감지되면 CCTV를 통해 화재에 초동 대응 한다는 겁니다. 또 화면에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의 화재는 자동화재탐지설비 및 각종 화재감지기와의 연동으로 보완하고 있습니다.

[앵커]
화면을 보면서 자동 소화포를 가동한다고 하셨는데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화재 진화방법을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이 기술은 쉽게 말하면 "원격으로 조종되는 옥내소화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옥내소화전과 같이 소화수를 이용한 수 분사 방식으로 불을 끄지만, 인력의 현장 투입 없이 제어시스템을 이용해 원격지에서 조종하여 화재를 진압한다는 개념으로 숙련자에 의한 신속한 초동대처를 목표로 합니다.

기술은 현장에 설치되는 자동 소화포와 제어시스템으로 구성됩니다. 자동 소화포는 현장 옥내소화전과 결합 돼 벽면에 고정 설치되는데 상하좌우 180도 이상의 회전운동이 가능하며, CCTV 카메라가 상단에 설치되어 있어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며, 이 화면을 통해 소화포를 조준하여 소화수를 분사하게 됩니다.

제어시스템은 터널관리소나 시설 방재실에 조이스틱, 모니터, 제어컴퓨터로 구성된 메인 제어 시스템과 관리자의 스마트폰으로 조작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 그리고 현장에서의 제어를 위한 리모컨 장치 등 3 in 1 형태로 개발하여 관리자가 언제, 어디서든 화재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했습니다.

[앵커]
뭔가 공상과학 영화를 보면 우주선 같은 데에 불이 났을 때 알아서 불을 끄는 그런 시스템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완성도가 궁금한데, 사람이 불을 끄는 것처럼 확실히 불이 꺼지는지도 궁금합니다.

[인터뷰]
저희 연구진은 우선 건설연 내 실험동에서 차량 내부와 엔진룸 화재 등 다양한 조건에 대한 화재 진압 실험을 수행하였습니다. 화면을 통해 상황을 보며 소화포를 조종하기 때문에 화재에 대한 집중 분사가 가능하여 대부분 조건에서 5분 이내 화재가 진압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다만, 상황에 따라 소화수가 화재를 직접적으로 타격하기 어려운 경우, 분사 형태를 방사로 조절하여 화재 확산을 방지하는 전술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동 소화포가 벽면에 부착되어 있어 생기는 분사 각도의 한계는 다른 개소와 합동 분사를 통해 사각 면을 최소화했습니다.

질문에서 주신 바와 같이 이 기술의 핵심은 "골든 타임 내에 소화 활동을 하는 것" 즉, 신속한 초동진압입니다. 국토부 「도로 터널 방재·환기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에 따라 터널에서는 1.5MW의 화재를 1분 이내 탐지하도록 화재감지기의 성능을 기준 하고 있습니다.

화재 감지기에 의해 1분 이내에 화재를 감지하여 즉각적인 소화 활동이 이뤄진다면 효과적인 초기 화재 진압이 가능하며, 최악의 경우라 하더라도 화재가 확대되어 대형 화재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경우를 연구를 통해 확인하였습니다.

[앵커]
기사 같은 걸 보면, 소방차의 진입이 어려워서 초기진화에 실패한 경우 화마가 굉장히 커지는 기사를 많이 봤는데요. 이 기술이 있으면 소방관들의 안전도 예방하고 대형화재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기존에는 원격으로 불을 끄는 이런 소화체계가 없었을까요?

[인터뷰]
기존 소화설비에는 스프링클러나 물 분무설비 등 화재 시 위험신호에 따라 구역별로 작동되거나 온도에 의한 물리적인 작용에 의해 작동되는 방식이 전부였습니다. 이 기술과 같이 비상시 화재를 국소적으로 조준하여 소화수를 방수할 수 있는 것은 사람에 의한 소화 활동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술은 화재에 국한하여 소화수를 집중 분사 하기에 초기 소화성능을 극대화했으며, 재실자 유무나 화재 양상 등 현장 상황에 따라 유연한 소화 전술이 가능하게 됩니다. 또한, 위험한 현장에 직접 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2차적인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앵커]
스프링클러처럼 물이 퍼져서 내려오는 형태가 아니라 소방관이 집중분사 하는 것처럼 이걸 이제 무인 시스템으로 구현해냈다는 말씀이신 거 같은데요. 앞서서 이 기술을 터널이나 지하주차장에서 사용할 수 있을 거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주로 어떤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거라고 보십니까?

[인터뷰]
시설의 규모에 비해 인력 배치 밀도가 낮거나 조건에 따라 무인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시설에는 모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점적으로 기술의 적용을 추진하고 있는 시설은 터널입니다. 해저터널을 포함한 장대 터널 및 도심지 대심도 터널 등 점점 길어지고 깊어지고 있는 추세로 특히 도심지 터널의 경우 극심한 교통체증 때문에 화재 시에 소방대나 관리자의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기술이 적용되면 초기 화재 대응 측면에서 큰 이점을 가지게 됩니다.

같은 개념에서 대형 아울렛이나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더 나아가 군함, 선박 등에도 충분히 적용되어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 판단됩니다.

[앵커]
그렇다면 가까운 예로 지난해에 있었던 방음 터널 화재사건이 있었잖아요. 이런 큰 대형화재도 예방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네, 지난해 12월 29일 과천시 소재 방음 터널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큰 피해가 초래되었습니다. 관련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연구자로서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데요, 만약, '무인 소화 기술이 적용되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인 소화 설비가 적용되어 있었다면 초기에 화재에 대한 집중 분사가 이뤄졌을 것이고, 가혹한 상황으로 흘러 진압에 실패했을 경우 방사 형태로 구조물을 포함한 타 가연 물에 대한 주수가 충분히 행해질 수 있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관리자가 자리를 비웠다 하더라고 스마트폰을 통해 비상신호를 수신하고 소화활동이 가능하였을 것이기 때문에 화재대응 골든 타임을 조금이나마 연장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앵커]
원격으로 불 끄는 무인 소화 기술 개발로 인한 기대효과는 뭐가 있을까요?

[인터뷰]
초기화재 진압과 지연 효율이 높아 물적 인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터널을 대상으로 할 경우 기존 물 분무설비 설치에 비해 약 20% 이상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는 경제성을 확보했습니다. 앞으로, 무인 관리 터널이나 함정의 격납고에 적용할 경우 가용 인력을 최소화해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그러니까 '스프링클러 같은 설비를 새로 다는 것보다 20% 이상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으니까 더 효과적이다.'라고 볼 수 있겠네요?

[인터뷰]
아직 소방시설법이나 관련 제도에 따라 이 기술이 스프링클러와 같은 타 소화설비를 대체하여 설치될 수는 없기에 기존 설비를 빗대어 좋다/나쁘다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신속한 초동대처와 유연한 소방전술이 가능한 이점을 가지고 있어 터널이나 지하주차장과 같은 특수성을 가지는 시설물에 한해서는 필요성을 검토하여 적용하는 것이 화재로 발생하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앵커]
그러다면 이번 기술이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도 궁금한데, 사례가 있을까요?

[인터뷰]
아쉽지만 아직은 실제 보급을 위한 초기 단계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다만, 다수의 반복적 실험을 통해 소화 성능을 검증하였고, 테스트 베드 개념으로 서울특별시 강남구 소재 구룡터널(분당 방향)에 3기를 현장 설치하여 시범 운영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시범 운영 시 이 기술을 활용한 서울시와의 합동 소방훈련을 통하여 실제 현장에서의 터널 화재 대응에 대한 효용성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국토부 「도로 터널 방재·환기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 내 소형차 전용터널에 적용되는 "원격제어 살수설비"로 포함되어 필요성에 따라 설치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으며, 마지막으로 민간 기업으로 기술이전도 완료하여 현재 진행 중인 여러 터널에 설계 검토되고 있는 단계로 아마 근 미래에 도로 터널에서 만나보실 수 있을 거라 기대됩니다.

[앵커]
하루빨리 도로 터널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여러 기술들이 있잖아요. 그중에서 화면을 통해 원격으로 그리고 무인으로 소화설비를 개발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인터뷰]
터널과 여러 형태의 지하공간들의 건설 추세가 점점 깊고 길어지며, 크고 복잡해지는 형태로 흐르고 있습니다. 이것은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위험이 더욱더 가중된다는 뜻이죠. 연구자의 입장에서 이런 조건에서 위험을 최소화하는 최고의 방법은 화재에 대한 신속한 초동 대처라 판단했습니다. 그 판단하에 개념을 단순화하여 '사무실에 앉아서 화재를 끌 수 있는 기술을 만들자'로 귀결됐고 그렇게 연구를 시작했고, 화재 진압 성능 확보와 경제성, 시공성, 범용성 등의 여러 요건이 고려된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의 기술까지 도달했습니다.

[앵커]
대형화재의 위험성이 점점 커지는 만큼 이 안전대책도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개발하신 건데요. 마지막으로 박사님의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인터뷰]
오늘 소개해드린 "화면을 보면서 불을 끄는 무인 소화 기술"에 대한 보급 확대를 위해 추가적인 연구를 수행할 계획입니다. 하나의 예로 올해부터 이 기술을 이용하여 유류 화재 대응을 위한 연구가 진행될 예정으로 유의미한 연구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여러 첨단 기술의 발달에 따라 화재 안전 기술 또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하기에 실제 소방현장에 기술을 적용하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리거나 많은 걸림돌이 존재하게 됩니다.

저희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정부 출연연의 입장에서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고도의 화재 안전 기술을 확보하고 실용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면의 연구 활동을 꾸준히 시도해 나가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앵커]
오늘 말씀 나눠본 무인 소화 기술. 화재 진압의 골든 타임도 지키고, 소방관은 물론 많은 사람을 지키는 기술이지 않나 싶은데요. 앞으로도 다양한 화재 안전 기술 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주시면 좋겠습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화재안전연구소 박진욱 박사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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