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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길 사람 속은?] 풍요로운 마음을 만드는 긍정심리자본…무엇인가?

2023년 01월 17일 오전 09:00
■ 임지숙 / 상담심리학자

[앵커]
새해를 맞아 올 한해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시는 분들 많을 텐데요. 계획을 실행할 때는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말처럼 긍정적인 마음이 중요합니다. 이른바 '긍정심리자본'이라고 한다는데요, 오늘 '한 길 사람 속은'에서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임지숙 명지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네, 안녕하세요.

[앵커]
긍정심리 자본, 마음에 자본이라는 말을 붙이니까 생소한 게 느껴지기는 하는데요. 긍정심리자본이라는 게 정확히 어떤 거죠?

[인터뷰]
네. 여러분은 자본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것들을 떠올리시나요? 보통은 돈을 가장 많이 떠올리실 것 같은데요. 그런데 심리학에서도 일의 성과를 높여주는 심리적 소양으로서, 무형의 자본인 긍정심리자본을 이야기합니다. 긍정심리자본은 개개인의 강점을 개발하고, 긍정적 동기를 부여하며, 역량을 개발하여 조직의 성과를 높이는 요소로 손꼽히는 것들인데요.

긍정심리자본은 훈련을 통해 실제로 긍정심리와 관련된 역량개발이 이뤄지고 이것이 실제 일터에서의 성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는 점에서 여러분 모두 훈련, 즉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이러한 심리적 자본을 축적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자 장점입니다. 실제로 보잉 787항공기의 고숙련 기술자들을 대상으로 한 긍정심리자본 프로그램 진행 결과, 투자 대비 270%라는 성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270%라고 하니까 긍정심리 자본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거 같은데요. 그렇다면 구체적인 긍정심리자본의 요소가 뭘까요?

[인터뷰]
긍정심리자본의 요소는 4가지를 말할 수 있는데요. 첫 번째 요소는 '자기효능감'입니다. 사실 효능감은 무언가를 스스로 해낼 수 있다고 여기는 마음이기 때문에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도전을 즐기며 난관을 돌파해내는 것만이 효능감인 것으로 오해하시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만이 효능감을 높이는데 능사는 아닙니다. 특히, 조직이나 기업에서 함께 일을 해나갈 때, 효능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캔버스 전략'을 사용해보시기를 권하고 싶어요.

캔버스는 저희가 보통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하는 크고 하얀 빈 종이를 말하죠. 즉, 나 자신이 기꺼이 캔버스가 되어서 다른 사람들이 내 위에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호감과 신뢰의 아이콘이 될 수 있고요. 이렇게 나에게 호감을 가진 상대방은 스스로 자신이 가진 좋은 정보와 역량을 핵심적으로 내게 전달해준다는 겁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타인들의 강점을 빠르게 습득해 효능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앵커]
말씀해주시니까 이해는 되는데 구체적으로 자기 효능감을 높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네, 내가 상대의 캔버스가 되어주었을 때, 그것에 고마움을 느끼고 다른 기회에 자신의 자원을 나눠줄 수 있는 태도를 가진 사람을 볼 수 있는 선구안을 가지는 것이 우선 기본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됩니다. 그러한 선구안을 연습하는 것 역시 나의 효능감을 높이는 한 부분이 될 수 있고요. 또한, 나 역시 상대에게 받을 것을 전제하고 give and take의 마음으로 캔버스가 되어주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 있게 상대가 강점을 잘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언어적 전달력이 언어보다 훨씬 크고 감출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상대에게도 나의 마음이 진정성에 기반을 둔 것인지 계산에 기반을 둔 것인지는 전달이 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앵커]
말씀하신 선구안을 갖추기 위해서 열린 마음으로 주변을 돌아보고 나부터도 진정성 있는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한 거 같습니다. 두 번째 긍정심리자본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시죠.

[인터뷰]
두 번째 요소는 '희망'이에요. 들으시면서 많은 사람이 희망이라고 하면 구체적인 실체가 없는 막연한 미래에 대한 긍정성이라고 느끼실 수 있는데요. 긍정심리자본에서의 희망은 매우 구체적인 개념입니다. 즉, 희망은 목표를 분명하게 개념화하고 동기를 부여하면서 그러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전략들을 발달시키는 과정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도 아주 간단한 기법을 한 가지 소개해드리고 싶은데요. 심리상담의 현실치료 기법 중 사용되는 WDEP 전략을 사용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WDEP는 Want, Doing, Evaluation. Plan의 약자로, 원하는 것과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내가 현재 하고 있는 것, 현재 하고 있는 것에 대한 평가, 평가를 통한 계획으로 이루어집니다.

[앵커]
어떤 것을 희망이라고 하는 건지 좀 더 구체적인 예가 있을까요?

[인터뷰]
네. 만약 올해 말까지 하프마라톤을 뛰고 싶다는 희망이 있으신 분이 있다고 가정하면요. 우선 구체적으로 원하는 것을 긍정형으로 정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나는 겨울이 와서 너무 추워지기 전에 올해 10월에 열리는 **마라톤에 출전해 하프 마라톤을 뛸 것이다.' 다음은 이를 위해 현재 내가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열거해보시는 거에요. '일주일에 2번 1시간씩 조깅을 한다.' '하프 마라톤에 출전했던 사람들의 후기를 보며 필요한 것들을 준비한다.' 등 희망을 구현하기 위해 하고 계신 실제 활동을 정리해보시는 거죠. 그다음에 이러한 실천목록을 평가해보는 겁니다.

생각보다 많은 부분 꼼꼼하게 잘 준비하고 있다면 지금처럼만 하면 10월에 하프마라톤을 뛰게 되는 거고요. 그렇지 않다면 보완할 점들이 보이겠죠. 그러면 마지막으로 보완할 점을 더해 다시 계획을 짜서 희망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과정을 거치는 겁니다. 이러한 WDEP 과정을 반복적으로 거치면서 나선형으로 희망에 도달하는 거죠.

[앵커]
저도 희망 로드맵을 쫙 짜서 잘 따라가도록 해보겠습니다. 그럼 남은 요소들도 있겠죠?

[인터뷰]
네. 앞서 설명해드린 자기효능감, 희망과 함께 낙관주의, 복원력이라는 2가지 요소가 더 있습니다. 희망이 막연하게 느껴지셨던 것처럼 낙관주의라는 단어도 그저 '타고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이 드실 수 있어요. 물론 타고나는 부분이 있죠. 그것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대략 절반 정도는 타고난 부분이지만 후천적으로 바뀔 수 있는 부분도 절반이 있죠. '학습된 무력감'이라는 말 아마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무력감이 학습되듯이 낙관주의도 '학습된 낙관주의'의 개념이 존재합니다. 즉, 낙관주의 역시 연습을 통해 가질 수 있고, 강화될 수 있는 속성이라는 뜻이죠.

[앵커]
낙관적인 성향이 그냥 타고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것도 학습할 수 있다고 하니까 새롭게 느껴지는데요. 낙관주의가 긍정적인 느낌인 건 알겠는데 명확하게 어떤 개념인지 조금 더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네. 긍정심리자본의 창시자인 미국 네브래스카 경영대 석좌교수인 Fred Luthans는 낙관주의를 '과거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관대하게 긍정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라고 일컬으며 '현재에 대한 엄밀한 평가와 미래에 대한 기회를 찾는 의지'로 낙관주의를 규정하고 있는데요. 급격하고 이상적인 낙관성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부정적 사고의 방향성을 전환하여 긍정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죠.

예를 들면, 취준생으로 오랜 시간을 버티면서 스스로 '아직 취업도 못 하고 나는 너무 못났어! 인생 망했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무조건 앞으로 잘될 거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힘들었고 지칠만하다는 것을 인정해 주는 게 좋은데요.

또 적어도 이번 한주는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환기하는 시간을 갖자고 전환하는 사고를 하거나 취업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계속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못난 사람은 아니라고 스스로에게 이야기해줄 수 있으면 그것이 낙관적 재구성이 되는 겁니다.

[앵커]
마지막 요소인 복원력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네. 마지막 요소는 복원력인데요. 요즘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말씀 많이들 하시죠! 이 말이 저는 복원력을 아주 잘 설명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으로 떠올리며 열광하는 분들에게는 대체로 꺾이지 않았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결국, 성공했다는 것은 실패의 과정을 견뎠다는 것과 같은 의미일 때가 대부분이어서 실패를 견뎌내는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되는데요.

특히 어려움에서 도망치지 않는 문제해결력, 상황을 경직되지 않게 유연하게 바라보고 버티는 힘, 그리고 상황을 책임지는 책임감과 꺾이지 않는 마음의 긍정적인 태도까지,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오늘 말씀드린 마음의 긍정심리자본은 그야말로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들'이자 삶의 기초자본이 됩니다. 올 한해 긍정심리자본을 많이 쌓으셔서 무형의 자산을 많이 일구어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우리가 인생을 제대로 살려면 마음이 부자여야 한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게 실제로 존재하는 개념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한 길 사람 속은' 명지대학교 교육대학원 임지숙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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