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한 주간 가장 주목받은 과학 소식을 되돌아보는 사이언스 핫5 시간입니다. 이번 주에는 어떤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는지 최소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5위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날씨가 추워지면 더 걱정되는 질병이 있는데요, 바로 뇌혈관 질환입니다. 추우면 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에 겨울철엔 뇌혈관질환을 조심해야 한다고 알려졌는데요. 이번 주 내 몸 보고서에서 대표적인 뇌혈관질환인 뇌졸중 가운데서도 허혈성 뇌졸중, 이른바 뇌경색을 다뤄서 주목받았습니다.
[앵커]
뇌경색은 어떤 질병이죠?
[기자]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히면서 심하면 뇌세포가 손상돼 반신마비나 언어장애, 시야 장애 등의 후유증이남게 되는 질병입니다. 고혈압이나 당뇨, 그리고 비만, 흡연 등이 조절되지 않아서 동맥경화가 심해지다가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요. 혈전 등이 뇌혈관을 막아서 발생하기도 합니다.
뇌경색은 발생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예후가 좋은데요, 뇌경색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전에 신체 마비나 발음 장애,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는 전조 증상이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10분에서 20분 만에 좋아진다고 하는데요, 절대 안심하면 안 되고,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조언했습니다.
[앵커]
발생하면 평생 신체마비와 같은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인 만큼 전조증상을 잘 살펴보고 잘 대응해야겠습니다. 4위 소식도 알아볼까요?
[기자]
최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이례적인 기상현상을 다룬 날씨학개론이 4위를 차지했습니다. 사이언스투데이에서 전해드렸듯이유럽에서는 지난해 연말부터 지금까지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이상 고온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체코, 덴마크, 네덜란드 등 유럽 여덟 개 나라가 관측 이래 가장 따뜻한 1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전문가는 이 같은 이상고온의 원인으로 기후 변화를 지목하는 과학자가 많다고 밝혔는데요, 한 기상학자는 기후변화로 전 세계 기상 패턴이 중단됐다면서, 어느 계절이든 이상기후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는 또 올여름도 세계 곳곳에 폭염이 전망된다면서, 우리나라도 언제든지 이런 이상고온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미 서부지역에는 대홍수가 발생했는데, 이것도 기후변화의 결과로 보이고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달부터 올해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재앙급 폭우가 내리면서 수십만 가구에 정전이 일어나고 사망자도 다수 발생했습니다. 미 국립기상청은 거의 모든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지난 2주 동안 평균 강수량보다 4배에서 6배의 많은 비가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폭우는, 하늘 위에 흐르는 강으로도 불리는 '대기천'의 영향이라고 밝혔습니다. 대기천은 태평양 적도 부근에서 만들어진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미 서부 산맥을 만나면서 급격하게 응결되는 현상인데요, 과거에는 대기천이 겨울에 비를 내리면서 미 서부 지역의 가뭄을 해소하곤 했는데, 지구온난화로 강수량이 폭증하면서 이번처럼 폭우가 내린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앵커]
이런 이상기후가 갈수록 늘고 있어서 큰일입니다. 3위 소식은 무엇인가요?
[기자]
5G가 상용화되면서 메타버스 기술이 다양한 콘텐츠에 도입되고 있는데요, 가상 인물, 그러니까 아바타가 노래는 물론, 연기, 광고 촬영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메타버스 예능도 등장했는데요, 가상 아이돌 그룹을 만들기 위해서 아바타 30명의 경쟁하는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앵커]
아직 낯설긴 하던데 그래도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아바타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공개됐죠?
[기자]
네, 아바타들의 주인은 실제 아이돌로 활동했던 멤버 서른 명인데요, 아바타를 만들기 위해서는 실제 주인의 얼굴과 행동을 캡처하는 장비를 이용합니다. 센서가 부착된 장비를 착용하면, 아바타가 사람의 움직임은 물론이고 미세한 표정의 변화까지 포착합니다. 한 아바타 제작사는 이 기술로 고인을 아바타로 재현하기도 했고,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연예인이 자유롭게 춤추는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메타버스 콘텐츠가 대중적으로 성공하려면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서 이질감을 줄이는 것과 필수이겠지만요, 적합한 콘텐츠 포맷을 기획하는 것도 관건일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2위 소식도 알아볼까요?
[기자]
네, 국내 연구진이 원자와 분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현미경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게다가 기존의 10분의 1 가격으로 제작하고 성능도 세계적인 수준을 유지해서 수출 가능성까지 열었는데요, 앞으로 암을 조기 진단하거나 신약을 개발하는 데 쓰일 수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앵커]
정말 반가운 소식인데요, 원자와 분자까지 볼 수 있는 원리가 도대체 뭔가요?
[기자]
펨토초 레이저, 그러니까 천조 분의 1초 간격으로 매우 빠르게 에너지를 낼 수 있는 레이저를 활용한 건데요, 이 레이저를 활용하면 원자나 분자의 빠르고 미세한 진동까지 포착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도 이 레이저를 활용해 미시 세계를 관측하는 현미경이 있었는데요, 여기에 들어가는 렌즈가 수억 원대로 매우 비쌌다고 합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은 값비싼 렌즈를 수백만 원대의 저렴한 반도체 발광소자로 대체했고요, 그 결과 현미경을 기존 10억 원대보다 훨씬 저렴한 1억 원대로 만들고, 크기도 절반 이상 줄였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기존 장비보다 해상도가 4배 더 높고, 영상해석 속도도 최대 4배 더 빨랐다면서 6개월 이내 상용화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번 현미경으로 신체 조직을 관찰하면 염색 과정 등 일련의 후처리 없이도 조직 속 암 인자를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첨단 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게 현미경 기술인데, 수출까지 이어지면 정말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1위 소식이죠?
[기자]
올해 전 세계 제약계를 전망한 뉴스가 이번 주 가장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코로나 19 백신과 치료제가 세계적으로 굉장히 많이 판매됐는데요, 최근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약 판매량에도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글로벌 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 파마는 지난해 약 판매량 1위를 차지한 화이자의 코로나 19 백신은 2위로 내려올 전망입니다.
새로 1위에 올라설 강력한 후보는 지난해 4위였던 미국 MSD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입니다. 키트루다는 현재 열여덟 개 암종에 대한 서른여덟 개 적응증으로 FDA 승인을 받았는데, 앞으로 새로운 적응증이 추가될 전망이어서 매출이 크게 뛸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또 지난해 판매량 2위였던 화이자의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는 올해 4위로 내려가고, 지난해 5위였던 모더나 백신은 올해 9위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앵커]
올해엔 또 유전자 가위 치료제가 상용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유전자 가위 치료제는 병을 일으키는 유전자 '자체'를 교정한다는 점에서 한 번 투여하면 영구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요, 올해 첫 상용화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과 스위스 등 바이오 기업 2곳이 겸상 적혈구 빈혈증의 유전자 가위 치료제를 개발해 오는 3월 미국 FDA에 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이 치료제는 환자의 혈액 줄기세포를 채취해서 유전자 가위로 문제의 유전자를 제거하고, 다시 환자에 다시 주입해서 기존 줄기세포를 대체하는 방식입니다. 이밖에 독일에서는 근육이 위축되는 유전 질환인 근육디스트로피를 치료하는 유전자 가위 치료제가 임상시험에 들어갔고요, 미국에선 유전성 혈관부종에 대한 유전자 가위 치료제의 임상시험이 진행됩니다.
[앵커]
최근에 유전자 가위 치료제에 대해 전 세계의 기대가 큰 상황인데요, 올해가 유전자 가위 치료제 상용화의 원년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 (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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