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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in Art] 인상파의 개척자…클로드 모네 생애는?

2023년 02월 03일 오전 09:00
■ 박수경 / 아트디렉터

[앵커]
대상을 뚜렷하고 명확하게 표현하는 전통 회화 기법보다 빛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색과 형태를 화폭에 옮겨낸 화가, 바로 클로드 모네인데요. 오늘 '사이언스 in Art'에서는 인상파의 개척자 클로드 모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박수경 아트 디렉터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인상주의, 예술을 보면 이런 용어들이 참 많이 나오는데 정확히 무슨 뜻인지 아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늘의 인물을 알아보기 전에 인상주의가 무슨 뜻인지부터 설명해주실까요?

[인터뷰]
아무래도 인상주의, '인상파 화가'라는 말 익숙하실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할 모네와 더불어 세잔, 고흐, 고갱, 르누아르 등 유명한 예술가들이 모두 인상파에 속하는데요. 인상주의는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에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미술사조입니다. 전통적인 회화의 기법이 아니라, 그림의 색채와 질감 같은 요소에 집중하는 건데요. 특히 야외에서 빛에 따라서 그때 그때 변화하는 자연의 색채라던가 시각적인 부분을 순간적으로 포착해서 객관적으로 담는 게 특징입니다.

또 이 인상주의는 미술뿐만 아니라 음악에서도 성행했는데요. 인상주의 음악 또한 마찬가지로 변화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예를 들면 빛이나 바람, 자연처럼 유동적으로 변하는 그 분위기와 다이나믹 같은 걸 음악으로 표현하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이 인상주의라는 명칭이 부정적인 평가 속에서 탄생한거라고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인상파 화가들이 지은 게 아니라 그들에게 혹평을 한 비평가 때문에 생긴 명칭인데요. 먼저 모네가 프랑스 파리 근교의 아르장퇴유에서 지낼 때, 다양한 예술가들과 교류하면서 무명예술가협회가 만들어지는데요. 1874년에 이 협회가 첫 전시를 열게 됩니다. 그때 모네가 '인상, 해돋이' 라는 작품을 출품하게 되는데, 루이 르로이라는 비평가가 이 작품을 보고 조롱을 했다고 합니다. '저 그림 속에는 어떤 인상이 있어야만 한다. 그런데 이 얼마나 자유롭고 편한 솜씨인가. 저 바다 풍경화가 그려지기 전의 벽지 상태가 더 바다 같다'라고 합니다.

왜 이렇게 혹평했을까요? 당시에는 자연 풍경을, 야외에서 실제로 보면서 순간순간 그리는 건 흔치 않았습니다. 그때의 풍경화는 어떤 우리 머릿속에 이미 있는, 전통적인 형태와 색을 캔버스에 그려내는 게 일반적이었기 때문인데요. 그렇다 보니 비평가가 보기에 모네의 작품은 자신이 생각하는 풍경화와 다르게 보였던 겁니다.

[앵커]
조롱이 한 사조의 이름이 됐다는 사실이 재미있네요. 자 이제 본격적으로 모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인상파의 개척자인 클로드 모네, 어떤 작가인가요?

[인터뷰]
오스카 클로드 모네는 1840년에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는데요. 영국의 항구도시인 르아브르에서 성장했고요, 이때 인상파 화가들에게 영향을 끼친 프랑스의 화가, 외젠 부댕을 만나게 됩니다. 외젠 부댕은 특히 바다를 작품에 많이 담았는데요. 해변에 비치는 밝은 빛과 색채를 잘 표현한 작가로 유명합니다. 이런 외젠 부댕과 함께 야외에서 작업하면서 기초를 다지게 되고, 큰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또 이때 네덜란드의 풍경화가 바르톨드 용킨트도 만나 빛을 포착해 묘사하는 법도 배우게 되거든요. 모네는 좋은 스승들로부터 탄탄하게 가르침을 받은 셈입니다. 19살 때 파리로 건너가 아카데미 쉬스에서 공부하는데요, 파리에서 르누아르 등과 만나 교류하면서 영감을 주고 받습니다.

1871년, 아르장퇴유에서 지내면서, 제가 앞서 설명했듯이 첫 번째 그룹전을 열기도 하고 인상파가 만들어지게 되는데요. 1886년까지 총 8번의 인상파 전시가 이루어집니다. 꾸준히 작품을 출품하고 활동하면서 인지도를 쌓고요. 이후에 하나의 주제로 연작을 많이 그리는데, 특히 '건초더미' 연작과 '수련' 등이 대표작으로 꼽힙니다.

[앵커]
아마 클로드 모네하면 많은 분들이 방금 말씀하신 '수련' 연작을 꼽으실 것 같은데요. 어떤 작품인지 알려주시죠.

[인터뷰]
모네의 '수련' 연작, 굉장히 유명하죠. 모네의 작품 중에 가장 잘 알려져 있는데요. 이 작품은 '지베르니'의 정원을 배경으로 그려진 작품입니다. 모네가 젊었을 때, 지베르니의 자연 풍경을 보고 감탄해서는 '내가 나중에 큰 돈을 벌면 지베르니에 집을 얻겠다'라고 생각했다고 하죠. 1890년에 정말로 지베르니에 집을 마련해 정원을 정성스럽게 가꾸는데요. 모네가 이 지베르니의 자연에 대한 애착이 남달라서 여러 명의 정원사를 두고도 자신이 직접 정원 관리를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특히 수련 연못을 소재로 30여 년간 약 300 점 정도의 연작을 그렸는데요. 연못의 빛과 대기에 따라 변화되어 보이는 풍경을 포착해 캔버스에 담았습니다. '아득하다', '찬란 하다' 같은 단어들이 떠오르는데요. 모네의 수련 연작에서는 형태가 확실하게 구분되는 게 아니라, 물과 그 위에 떠 있는 수련이 빛과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 부유하는 풍경과 분위기 자체를 시각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수련' 연작에서는 하나의 사물이 주인공이 아니라, 수면과 수련, 공기와 빛의 장면 자체가 주제인 겁니다.

[앵커]
300여 점의 수련 연작을 그렸다니, 굉장히 다작을 했는데요. 그런데 모네가 시력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게 작품을 계속해서 그렸다면서요?

[인터뷰]
모네는 백내장을 앓게 되는데요, 시력 악화로 눈이 점점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도 꿋꿋하게 작업을 이어 나갔습니다. 빛에 따라 달라지는 자신의 정원을 계속해서 담았는데요. 모네가 생을 마감하기 1년 전인 1925년까지도 붓을 놓지 않고,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도 그림을 그렸습니다.

때문에 말년의 작품들은 형태가 더욱 흐릿해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일각에서는 이때의 작품들이 훗날 추상화에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합니다.

[앵커]
몸이 불편한데도 끝까지 작업을 한 모네를 보면 정말 예술에 대한 열정이 엄청나지 않았나 싶은데요. 그런데 이렇게 열정적으로 작업한 모네의 작품이 최근에 테러를 당했다고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모네 작품 중에는 '수련'뿐만 아니라 '건초더미' 연작도 굉장히 유명한데요. 건초더미 연작 중 한 점이 2019년 5월에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당시 1억 1,070만 달러, 한화 약 1,318억원에 낙찰되어서 화제였죠. 모네 작품 중에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건데요. 1890년에서 91년 사이에 그려진 작품으로, 모네가 지베르니 자택에서 작업한 연작 25점 중 한 점입니다.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건초더미의 모습을 담은 작품인데요.

이 작품이 최근 세계적인 명화를 찾아다니며 시위하는 환경운동가들에 의해서 습격 됐었죠. 화석연료 사용을 반대하는 기후단체 활동가들이, 독일 바르베리니 미술관에 전시 중이었던 이 '건초더미' 작품에 으깬 감자를 끼얹으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작품은 독일의 하소 플래트너라는 컬렉터의 소장품으로, 미술관에 영구 대여해주면서 전시 중이었는데요. 다행히도 유리 액자 덕분에 원화 자체에는 손상이 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환경운동가들은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하고자 스포트라이트를 위해서 반 고흐의 명작 '해바라기',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 복제본 등을 포함해 여러 점의 명화를 찾아다니면서 시위를 벌였고요. 미술계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크게 이슈였습니다.

[앵커]
이런 행위 때문에 미술 애호가들의 비판이 크게 이어졌던 것들이 저도 기억이 납니다. 마지막으로 모네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미술관에 대해 알려주시죠.

[인터뷰]
네, 바로 프랑스의 오랑주리 미술관입니다. 오랑주리 미술관은 한때 왕궁의 오렌지 나무 온실로 사용되던 곳인데요. 이미 나폴레옹 3세 때부터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었다고 합니다. 1922년에 모네가 '수련' 연작을 이 미술관에 기증하기로 한 후에 미술관 측에서는 작품에 맞게 전시 공간을 설계하는데요. 그 결과 프랑스로 여행가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이 '수련' 연작을 제대로 관람할 수 있는 오랑주리 미술관을 일부러 찾아가게 됐습니다.

전시 공간 자체가 둥근 타원형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모네의 거대한 수련 작품들이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요. 참고로 모네의 작품뿐만 아니라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작가들의 다른 작품들도 볼 수 있는 곳이니 프랑스에 여행가신다면 꼭 들러보시길 추천합니다.

[앵커]
네, 저도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연작을 관람한 적이 있는데요. 미술관을 가방으로 가득 채운 길고 거대한 수련 연작에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분들도 파리로 여행가신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박수경 디렉터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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