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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취재파일] 의사과학자, 한국에 왜 적을까?…단순 양성보다 꾸준한 지원 필요

2023년 02월 06일 오전 09:00
■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다양한 분야의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는 '사이언스 취재 파일' 시간입니다. 오늘은 양훼영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지난주에 의사과학자와 관련해서 연속 기획보도를 전해주셨는데요. 오늘은 리포트에서 담지 못했던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하는데 의사과학자의 중요성은 확실히 알겠는데 자세히 보니까 의사과학자라는 사람들을 부르는 용어가 한 가지가 아니라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의사과학자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아직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의사과학자다 이렇게 하면 공통적으로, 의사 면허를 소지하고 있어야 하고요, 의학 관련 연구를 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즉, MD-PhD 모두 다 가지고 있는 학위를 가지고 있는 경우를 의사과학자라고 하고 있습니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임상의사인 과학자 임상 의사를 하면서도 과학자인 경우를 의사과학자로 인식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부처별로 사용하고 있는 개념과 용어가 다르기 때문에 사실 좀 혼재돼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의과학자, 의생명과학자, 의사공학자, 연구의사 이런 식으로 이름을 다양하게 붙여서 지원 사업을 해왔던 건데요. 이렇게 용어 차이가 있는 이유 역시 부처 칸막이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기초연구 지원과 육성은 교육부랑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맡아서 했고, 임상의과학이나 임상의학에 대한 지원은 복지부가 해왔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미국은 국립보건원이라는 아주 커다란 기관이 의과학연구라는 큰 틀 아래 다양한 기초연구를 통합 지원해서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의사과학자라는 개념이 하나로 정리돼 있는 겁니다.

제가 이번 취재를 통해 현장에서 많은 의사과학자들을 만났는데 의사과학자들은 연구 수행 능력은 물론 중요하다 이야기 했지만 임상 그러니까 환자를 직접 보고 진료 현장에서 환자와 직접 대화를 나누면서 현장을 경험하는 것이 의사과학자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렇게 얘기했거든요.

이게 왜 그러냐면 의사과학자는 다른 기초 연구를 하는 사람과는 다르게 환자 중심에서 임상적인 필요성을 먼저 파악을 해야 하고 그걸 바탕으로 연구를 하고 발전을 시켜서 결과물을 만들어 낸 뒤 그 결과물을 결과물에서 만들어 내는 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다시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그런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현재 의사과학자가 얼마나 있을까요?

[기자]
우리나라에서 의대 졸업생 연간 3,300명 정도 나오거든요. 이중에서 기초의학을 진로로 선택하는 졸업생들은 1% 미만 한 30명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근데 여기서 말하는 기초의학을 선택한다 이거는 뭐냐면 병원에서 인턴을 하지 않고, 기초의학 연구 관련 대학원을 가는 이런 경우를 선택하는 경우를 말하거든요.

하지만 앞서 설명했던 대로 임상 진료를 하면서 연구를 병행하고 있는 의사과학자 혹은 인턴 과정이나 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다시 또 박사 학위로 받기 위해서 대학원까지 가는 경우가 있어서 사실 전체 큰 틀의 의사과학자다 라고 하게 되면 그 숫자는 조금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전체 의사가 배출되는 수에 비하면 미미한 실정이죠.

실제 의과대학원에 박사학위 과정에는요, 의사 자격을 가진 지원자는 굉장히 적다고 합니다. 오히려 지금 현재는 대부분이 자연과학대학이나 공과대학 졸업생들이 의과대학원에 박사 과정을 연구를 하고 있는 건데요.

KAIST는 지난 2004년 의과학대학원을 설립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260여 명 정도가 졸업을 했는데 이들 중에서도 의사과학자로 안착한 경우도 10% 남짓이라고 하고요, 대부분 석박사 졸업 후에 다시 임상의사로 복귀를 해서 병원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과기부와 다르게 복지부에서도 연구중심병원이라는 거를 통해서 의사과학자와 비슷한 형태로 지원을 해왔는데

연구중심병원의 연구인력, 그러니까 연구를 전담 의사 혹은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임상의사 비율이 평균 36%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굉장히 적은 거죠.

[앵커]
우리나라와 비교해서 미국과 영국, 일본 등에서는 그래도 비교적 의사과학자가 배출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방식으로 키우고 있을까요?

[기자]
우선 가장 좋은 예가 미국이고 가장 먼저 시작한 것도 미국이니까 미국의 예를 좀 살펴봐야 될 거 같은데요.

미국은 일찍이 의사과학자의 중요성을 인지를 해서, 체계적으로 지원을 해주고 양성하는 정책들을 펼쳤고 그래서 의사과학자들이 많이 배출이 된 상태입니다.

우선 1964년부터 MD와 PhD를 통합한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을 했는데요.

당시 미군에서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까지 이어지는 굉장히 오랜 기간 동안 미국의 젊은이들을 모두를 징집을 했습니다.

의대생도 제외는 아니었는데요, 유일하게 병역 면제를 해준 프로그램이 바로 이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에 지원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매년 100여 명 정도 당시에 선발해서 2년 동안 의학연구에 전념할 수 있게 지원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지원을 했고 그들이2년 동안 연구를 하고 다시 연구 현장 그러니까 의료현장에 나왔을 때 기초연구와 임상 연구를 이어주는 역할을 제대로 해주기 시작하면서 미국 생명과학계를 이끌었다 이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당시 지원을 받았떤 의사과학자들 여러 명 중에 무려 15명이나 노벨생리의학상을 받기도 했다고 하니까 그 결과로 입증이 된 건데요.

미국은 현재 미국 전역에 있는 의과대학에서 MSTP라는 프로그램 mdical scientist training program 프로그램을 통해서 의사과학자 양성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하면 의대에서 전공의, 교수까지 가는 단계별로 꾸준히 어떤 연구를 지원을 해주고 어떤 연구를 독립 연구로 할 수 있는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방향이랑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또 지원금도 주고 있거든요. 그리고 지원금 수도 굉장히 상당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건 물론이고 전 주기적 지원 MD-PhD 과정을 하는 학생은 임상 실습 프로그램에서 우선 선택권을 부여받기도 해서 굉장히 유인책이 상당해서 많은 학생들이 지원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전쟁 당시에 있었던 의사과학자가 탄생하게 된 계기도 말씀해주시고 그리고 해외에서는 의사과학자들의 어떤 여러 가지 이점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주셨는데요. 근본적인 궁금증이 생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의사과학자가 왜 이렇게 적은 건지 그게 문제인 건데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사업은 있었을 거 아니예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 지원 사업이 아예 없었다. 이렇게 볼 수는 없습니다. 앞서 설명했던 대로 부처별로 각각 이름을 달리 또 기준과 개념을 달리 잡고 지원을 했기 때문에 당시 융합형 의과학자 아니면 혁신형 의사과학자 지원 사업 이런 식으로 다른 사업으로 지원을 해서 꾸준한 육성과 지원이 연결되지 않고 중간중간에 단절이 됐습니다. 그래도 사업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니까, 국내에서 의사과학자로 활동하는 경우가 있기는 있는데 이들이 적은 이유는 불확실한 미래 때문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우선 경제적인 이야기부터 하자면, 임상 의사의 경우 대학병원에서 일하면 연봉 거의 평균 2억 원 정도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임상에 가지 않고, 대학에 남아 기초의학 연구를 만약에 하게 된다, 이 경우에 잘 돼야 교수로 임용되는 건데, 기초의학교수의 연봉은 임상 의사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된다고 하죠. 아무래도 금액적으로 큰 차이가 나다 보니 동기부여가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또, 병원에서 임상 진료를 보면서 연구를 병행하는 경우도 물론 있습니다. 이 경우 개인의 연봉은 당연히 문제가 없죠. 하지만 여기에도 경제적인 불안은 또 생기는데 연구비 수주의 문제가 생긴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연구비 수주는 단순 인건비성 지원이 많고 개인에게 지원을 하기 때문에 기관이 가져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사실 의사과학자가 연구를 하는 게 당장 병원의 수익으로 연결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그러다 보면 병원에서 진료를 해야 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러면은 진료를 안 할 수가 없으니 진료에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내다 보면 연구에 시간이 부족해지고 연구에 질이 떨어지고 그러면 연구비 수주가 다시 어려워지는 이런 악순환이 돌면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는 건데요. 이와 반대로 미국은 학생 지원금과 별개로 연구비에 기관 지원비도 따로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기관에서도 MD-PhD 학생을 선발을 해서 연구 자유 시간도 주고 진료를 할 수 있는 경험을 주는 게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제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불안 문제도 있습니다. 의대나 의전원에서 의사과학자를 만약 키운다 해도 국내에서 의사과학자가 된 사람이 활동할 분야가 극히 적다는 건데요.

그러니까 대학교나 대학 병원의 교수직 외에는 이러다 할 의사과학자 활동 영역이 없는 겁니다. 우선 그래서 국내 제약사들이 전반적으로 글로벌 수준이 되지 않기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로 취직을 해서 해외로 나가지 않는 이상 국내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이 굉장히 적은 거죠.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우리나라에서는 의사과학자를 제대로 키워본 적도 없고, 의사과학자가 된 이들이 제대로 일할 곳도 없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적은 연봉과 불확실한 미래 등으로 의사 과학자가 적다는 분석이신 거 같은데요. 최근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이죠. KAIST랑 포스텍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나섰습니다. 그런데 제가 알기로 KAIST와 포스텍에는 의대가 없다고 알고 있는데 의사과학자를 어떻게 키우겠다는 거죠?

[기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대학 모두 결국 의대를 만들고 싶다, 의대를 만들겠다. 이런 걸 품고 있습니다. 우선 포스텍을 살펴보면요. 의대와 병원을 동시에 새우는 걸 추진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올해는 의과학대학원을 개원을 하고요, 나아가 연구중심의대와 부속병원 건립을 계획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포항의 경우는 포항시 자체에 상급종합병원이 없다고 해요. 그래서 지자체에서도 포스텍 안에 의대와 상급병원 부속병원이 세워지는 것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KAIST는 조금 상황이 다른데요. 현재 이미 의과학대학원을 운영을 하고 있잖아요. 이미 운영 중인 의과학대학원을 의과학연구센터로 확대 발전시키기 위해서 올해 말 우선 KAIST 의과학원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후 의과학원을 기반으로 오는 2026년 과학기술 의학전문대학원까지 확대 운영을 해서 단과대 급의 의과학원을 운영하는 계획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KAIST는 또 의대 교육을 위해서 원래 부속 병원이 법적으로 꼭 있어야 되는데 부속병원을 새로 짓지 않고, 국립의료원이나 원자력의학원 등 기존에 있는 국립 병원들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두 학교 모두 단순히 임상 의사로 키우는 게 아니라 임상을 바탕으로 공학과 디지털 교육 등을 통해 공학적 시각에서 연구, 사업화까지 이끌 수 있는 의사과학자를 키우는 게 목표거든요.

또, 단순히 개원을 하는 의사가 늘어나지 않도록 커리큘럼에서 전문의 과정을 넣지 않을 생각이다 이렇게 밝힌 바가 있고요, 필요하다면 개원을 막을 법적 장치까지 고민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두 곳의 명문 이공계 대학이 진정한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겠다라는 시도잖아요? 그런데 의료계에서는 이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과학계에서 추진 중인 과기의전원이나 연구중심의대를 반대하는 이유 정리해주시죠.

[기자]
의사과학자의 중요성, 육성 필요성 이런 큰 틀에 대해서는 의료계 역시 동의하고 있고 키워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사과학자 양성에 대한 방법이 잘못됐다라고 지적하고 있는 건데요. 과학기술 특성화대학이 만들고자하는 연구중심 의대 또 과학기술 의전원은 결국 새로 의대를 만들어지는 것 그러니까 의대 정원이 늘어나는 것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많은 나라에서 지원을 하고 있고 그래서 나라에서 지원해서 지원금이 나가고 임상 진출도 막겠다 이렇게 얘기는 하지만 막상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 이런 우려가 있고요.

또 임상경험을 하지 않는 의사과학자를 만약에 키우겠다 그러면 지금 있는 의과학대학원과 뭐가 다르냐 의대를 꼭 나올 필요가 있느냐 이렇게 지적하기도 하거든요. 의료계는 그래서 기존 의대에서 교육과정을 개편해 학생 때부터 연구 기회를 주고, 그렇게 연구에 관심있는 학생들을 의사과학자 과정을 밟을 수 있도록 하게해서 꾸준히 연구할 수 있는 제도적인 지원을 단계별로 마련하는 게 더 중요하다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의사과학자 양성 필요성에는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방안에는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의사과학자 양성 자체에만 집중하기보단 현장에 나와서도 꾸준히 의사과학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시스템의 혁신이 좀 더 지금 필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바이오 산업은 국가의 또 다른 국방력임을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보여주었죠. 앞으로 바이오 산업은 의사과학자가 주도할 것이 분명해 보이는 지금 이 시점에, 정부의 많은 지원과 제도적 마련을 기대해보겠습니다. 양훼영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 (hw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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