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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취재파일] 범죄 감시하고 신고까지…지능형 CCTV 주목!

2023년 02월 13일 오전 09:00
■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다양한 분야의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는 '사이언스 취재파일'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소라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어떤 이야기 나눠볼까요?

[기자]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방범용 CCTV가 있고, 또 이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직원도 있는데요, 그런데도 사람이 몰려 생기는 사고라든가 갑자기 발생하는 범죄 등을 신속하게 포착하고, 방지하는 건 그리 쉽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위험한 상황을 스스로 정확하게 감지해서 신속하게 알리는 지능형 CCTV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앵커]
CCTV가 찍는 것뿐 아니라 스스로 판단해서 알리기까지 한다고 하니깐 꼭 필요한 기술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사실 CCTV가 있는 곳이라도 사고 이후 뒤늦게 조치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 2020년 서울역 인근에서 대낮에 한 남성이 여성을 폭행하는 이른바 '서울역 묻지마 폭행'이 있었습니다. 여성은 얼굴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심하게 다쳤는데요, 해당 범행이 이뤄진 건 CCTV 사각지대였지만, 범행에 앞서 남성이 여러 행인을 세게 치고 지나가는 모습이 수차례 CCTV에 포착됐습니다. 이런 전조증상이 수차례 CCTV에 포착됐는데 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없었을뿐더러, 사건 일주일이 지나도록 범인이 검거되지 않자 CCTV 무용론까지 나왔습니다.

또 지난 이태원 참사 때는 당일 이른 저녁부터 일대에 대규모 인파가 몰린 것이 CCTV에 포착됐는데도, 정작 통제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곳곳에 CCTV가 설치돼 있고 관제실에서 직원이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는데도 위험한 상황이 적절한 대응으로 이어지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CCTV 관제 인력 문제가 꾸준히 지적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직원 한 명이 관제하는 CCTV 대수가 평균 958대였습니다. 이 가운데서도 1인당 관제 수량이 가장 많은 곳은 중랑구였는데, 직원 한 명이 CCTV 1,900대 이상을 관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그러니깐 한 명의 관제 수량이 천 대에서 2천 대까지 관리해야 한다니, 과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때문에 지능형 CCTV 기술에 대한 주목도 높아지고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CCTV 관제 시스템에 대한 지적이 나오면서 정부는 모든 CCTV는 2027년까지 지능형 CCTV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과학계와 산업계에서도 CCTV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관건으로 꼽힙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지능형 CCTV 기술을 개발해서 세계적 수준의 정확도를 인정받고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서 침입이나 폭행, 방화, 인구 과밀 등 모두 7가지 위험한 상황을 감지하는 CCTV 기술인데요, 먼저 화면을 함께 보시겠습니다. 위험한 기차역에 사람이 들어가자 곧바로 화면 속에 연두색 네모가 나타나면서 사람을 추적하고, 침입이라는 단어가 뜹니다.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쓴 사람도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고, 일정 시간 이상 같은 공간에서 배회하는 사람을 지속해서 추적해서 배회하고 있다고 알려줍니다. 이렇게 사람을 추적할 수 있다 보니 한 공간에 사람이 얼마나 몰리는지 정확히 셀 수 있고, 사고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번엔 사람 추적을 넘어서 사람의 행동을 인식하는 기술인데요, CCTV 속 남성이 다른 남성을 세게 치자 거의 동시에 연두색 네모가 빨간색으로 변하고, '파이트'라는 단어가 뜹니다. 부딪힌 남성이 이에 맞대응하자 역시 연두색 네모가 빨간색으로 변해서, 두 사람이 서로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또 병원에서 사람이 쓰러지는 경우도 폴다운, 실신했다, 쓰러졌다는 단어가 뜹니다. 이것 역시 사람을 추적하는 걸 넘어서 행동 인식 기술까지 들어간 겁니다. 사람뿐 아니라 물체까지 인식할 수 있도록 해서 사람이 가방이나 기름통을 들고 와서 특정 장소에 놓고 갔다면, 이런 행동을 유기로도 인식합니다. 혹시 모를 테러 위험을 미리 감지할 수 있는 겁니다.

[앵커]
사람을 추적하는 기술은 그동안 많이 나왔는데, 행동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점인 것 같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특히 방화 인식 기술이 주목할 만합니다. 사람이 허리 굽혀서 토치로 불을 붙이는 자세 등 사람의 자세를 학습했기 때문에, 불이 크게 번져서 탐지되기 전이라도, 미리 위험을 알 수 있다는 겁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김형민 / UST-ETRI스쿨 박사과정생 : 1초 전에 사람이 있던 위치랑 현재 있던 위치랑 다르잖아요. 그 사람이 같은 사람인지를 판단을 하고. 이미지를 연속적으로 이어서 이어진 모델 행동 인식 모델로 처리를 하게 되면 현재 그 시간대에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잖아요. 그걸 가지고 저희는 판단을 하는 거죠.]

[전호범 UST-ETRI스쿨 박사과정생 : (기존에는 불꽃의) 빨간색이나 파란색 그리고 또 연기 어떤 물체가 탈 때 나오는 연기 이런 거를 직접적으로 이미지들을 많이 수집을 해서 학습을 했었어요. 지금 근데 그런 경우에는 불이 엄청 크게 나야 된단 말이에요. 근데 그거를 이제 그걸 이용해서 인식을 하는 게 아니라 저희는 이제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 거를 이제 인식을 할 수 있게끔 개발을 한 겁니다.]

[앵커]
이번 기술은 정확도를 세계적 수준으로 높였다고 언급했는데,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이번 기술은 국제적 기준으로 통용되는 싱가포르 난양공대의 기준 성능평가에서 행동인식률 94.66%를 기록했는데요, 현재까지 학술적으로 발표된 수치 가운데는 가장 높은 수치 중 하나입니다. 또 연구팀은 국내 지능형 CCTV 인증 기관 평가를 통해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이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김도형 / UST-ETRI 스쿨 지도교수 : 한국인터넷진흥원이라는 cctv 행동 인식 성능을 공인 인증 성능 평가해 주는 기관이 있거든요. 네 이 기관에서는 아까 말씀드린 7가지 행동에 대해서 90% 이상의 상용화 성능이 확보될 경우에 공인인증서를 발급해 줍니다. 저희 같은 경우에 국내 유일 7개 행동 모두에 대해서 인증서를 발급받았고요. 따라서 상용화 가능한 기술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사실 이런 기술이 있었다면 이태원 참사를 예방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자꾸 아쉬움이 드는데요. 정확성이 세계적 수준인 만큼 이번 기술이 어서 상용화됐으면 좋겠는데, 현재 어떤 상황일까요?

[기자]
현재는 기술이 실험실에 머물고 있는 단계지만요, 연구팀은 앞으로 이 기술이 현장에 적용됐을 때도 동일한 수준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적화 작업 등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학생들이 ETRI 박사의 지도를 통해 낸 성과인 만큼 국내 기업으로 기술 이전 등을 통해 상용화를 기대해 볼 수 있겠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을 CCTV에 바로 적용해 스마트 카메라로 제작하는 방법도 있고, 기존 CCTV가 촬영한 영상을 서버에 모은 뒤 서버에서 인공지능이 작동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번 기술은 관제 인력을 대체한다기보다는 인공지능이 1차로 이상 상황을 스크리닝하고, 이상 상황으로 판단된 장면에 대해서만 사람이 확인하는 방식으로 업무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CCTV가 등장하면서 범죄, 사고 줄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빈틈이 있었는데요, 그 빈틈을 이번 인공지능 CCTV가 채워주길 기대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 (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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