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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HOT5] 2050년 핵융합 전기 생산…2월 넷째주 과학 이슈

2023년 02월 24일 오전 09:00
■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한 주간 가장 주목받은 과학 소식을 되돌아보는 사이언스 핫5 시간입니다. 이번 주에는 어떤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는지 최소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5위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남성용 피임약에 대한 소식이 이번 주 5위를 차지했습니다. 시중에 파는 먹는 피임약은 아직까지는 여성용밖에 없는데요, 남성의 성호르몬을 조절하는 약물은 발기부전 등 전신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있어서 아직 개발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남성은 콘돔 사용이나 정관 수술이 유일한 피임 방법이었습니다.

그런데 미국 코넬대 연구팀이 정자를 잠깐 기절시키는 남성용 피임 약물을 개발해서 세포실험과 동물 실험에서 좋은 성과를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는 부작용이 없는 거로 보여서 세계 최초의 남성용 경구 피임약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남성용 경구 피임약이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 걸까요?

[기자]
이번에 개발된 화합물은 정자 꼬리의 운동을 조절하는 단백질을 비활성화하는 겁니다. 인간의 정자를 노출시켰거든요. 그랬더니 정자의 움직임이 일시적으로 멈췄습니다. 또 쥐에게 약물을 직접 먹이고서 짝짓기 실험을 했는데요, 일반 생쥐는 짝짓기 3번 중 1번꼴로 임신됐는데 약을 먹고 3시간 이내 짝짓기를 한 쥐는 50여 건의 짝짓기 가운데서도 단 한 건도 임신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약을 투여한지 24시간이 지나자 수컷 쥐의 정자 활동 능력은 모두 회복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약물이 남성 호르몬을 건드리는 방식은 아니어서 부작용 위험이 적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쥐에 약물을 6주 동안 계속 투여했는데도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고도 말했습니다.

[앵커]
원치 않는 임신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상용화가 이어질지 지켜보겠습니다. 이제 4위 소식이죠?

[기자]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인공지능 의족 소식이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의족은 다리가 절단된 환자가 보행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 착용을 하는 장치인데요. 절단 부위는 수년이 지나도 시시각각 붓거나 모양이 변하기 때문에 맞춤형 의족이라도 종종 헐거워지거나 꽉 끼게 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이번에 개발된 인공지능 의족은 내벽에 공기주머니가 장착돼 공기를 채우면 의족이 좁아지고, 비우면 의족에 여유가 생기는 구조입니다. 의족에 부착된 센서가 환부와 의족 사이 공간을 인식을 하고 또 인공지능이 적절한 공기를 채우거나 빼서 의족에 조임을 조절하는 겁니다. 또 착용자가 평지를 걷는지 계단이나 오르막길을 걷는지도 체크를 해서 의족을 조절해서 보행도 돕게 됩니다.

[앵커]
이제는 의족에도 AI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이렇게 알 수 있겠는데 언제쯤 출시가 될까요?

[기자]
연구진은 올해 안에 기술이전을 완료하고, 내년에는 실제 환자들이 의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입니다. 가격 같은 경우는 아직 기술이전 전 단계라 확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기는 한데요.

연구팀은 기존에 수동으로 의족의 조임을 조절하는 장치가 있는데, 이 부품과 비교했을 때 인공지능 부품이 절반 이하라고 말을 했습니다. 또 인공지능 부품을 기존 의족에 장착하는 데 복잡한 기술이나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면서 완제품도 결코 비싼 가격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환자들에게는 의족이 의료기기를 넘어서 신체 일부분이지 않나 싶은데요. 하루빨리 상용화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3위 소식도 알아볼까요?

[기자]
해외 과학자들이 개발한 번개의 방향을 바꾸는 실험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기존에는 번개나 낙뢰로 피해를 막기 위해서 건물 꼭대기에 금속 피뢰침을 설치해서 번개를 땅속으로 흘려보내는 방식을 이용했었는데요. 피뢰침의 높이까지만큼만 지상 구조물을 보호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스위스 연구진이 하늘로 레이저를 쏴서 번개의 방향을 바꾸는 데 성공했습니다. 알프스산맥 해발 2,500m에 레이저를 설치한 다음에 폭풍이 예보될 때마다 천조 분의 1초 간격으로 레이저를 발사했는데요, 그 결과, 번개 15번 가운데 4번에서 번개가 레이저의 경로를 따라서 이동하는 모습이 고속카메라에 포착이 됐습니다. 레이저로 인한 낙뢰 보호 반경은 최대 180m였는데요. 연구팀은 레이저 피뢰침 길이를 늘려서 보호 반경을 500m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그럼 이 기술은 언제쯤 상용화가 될까요?

[기자]
상용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먼저 비용 문제가 있는데요. 레이저 피뢰침 개발하는데 이제까지 한국 돈으로 54억 원 정도가 투입됐다고 합니다. 상용화 시에 판매 가격이 비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연구팀은 발전소나 로켓 발사대처럼 비싸고 중요한 시설물에서 낙뢰 피해를 막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레이저로 번개 경로를 바꾼다고 하니까 정말 획기적인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2위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지구는 지각, 맨틀, 외핵, 내핵 이렇게 이뤄져 있다고 학교에서 배우셨을 텐데요. 가장 안쪽에 내핵 속에 반지름 650㎞의 또 다른 핵이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호주국립대 연구팀이 지난 10년간 벌어진 지진 약 200건 가운데서 지진파가 지구를 통과했다가 돌아오는 시간을 쟀는데요, 지진파가 지구 내부를 통과하는 각도에 따라서 속도가 느려지거나 빨라지는 것을 분석해서 지구 내부의 구조를 파악하는 방식입니다.

그 결과, 내핵 안에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금속의 구 모양 층이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은 과거 지구가 형성될 때 내핵의 결정 구조에 큰 영향을 준 대형 사건이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1위 소식도 알아봐야 될 텐데요. KSTAR 소식이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래 에너지원으로 기대를 받는 핵융합 소식이 이번 주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핵융합은 태양이 에너지를 얻는 방식인데요. 핵융합 발전은 폭발 위험이나 방사성 폐기물 문제가 없고, 친환경적인 데다 연료까지 풍부해서 꿈의 에너지원으로 불립니다. 핵융합을 인공적으로 일으키는 게 어려워 아직 상용화되지는 못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한국형 인공태양 KSTAR를 만들어서 핵융합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KSTAR는 전자와 이온을 가열해서 플라스마 불꽃을 만들어서 핵융합 조건을 확인하는 장치입니다. KSTAR 기술 완성의 기준은 플라스마를 1억℃의 300초 유지인데, 2021년에는 1억℃ 30초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시간은 앞으로 더 늘려야 하는 건데 연구진은 현재 KSTAR의 내벽 소재로는 300초 달성이 어렵다고 보고 기존 탄소 내벽을 뜯어서 텅스텐으로 교체를 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중순 교체가 완료되면 올해 안에 플라스마를 1억℃에서 50초 동안 유지를 해볼 예정입니다.

[앵커]
소재도 바꿨으니까 이제는 50초를 넘어서 300초까지 성공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만약에 KSTAR가 성공을 하면 다음 단계는 뭔가요?

[기자]
그다음 단계는 프랑스에 지어지고 있는 국제 인공태양인 ITER 연구입니다. 우리나라의 KSTAR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 중국 등 각국의 성과를 바탕으로 ITER가 핵융합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볼 계획입니다. ITER에서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 2035년쯤인데요, 정부는 ITER에 성공에 대비해서 핵융합 에너지를 실제 전기로 바꿔주는 장치를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지금부터 핵융합 실증로 설계를 시작해서 2035년에 ITER가 에너지 생산에 성공을 하면 실증로 공사에 착수를 하고 2040년 말에는 실증로를 완공한다는 계획입니다. 계획대로라면 2050년에는 우리나라에서 핵융합 에너지를 활용한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인공태양은 인류의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술이잖아요. 계획대로 잘 진행돼서 우리가 선도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사이언스 핫5' 최소라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 (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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