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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취재파일] 소행성 궤도 변경 실험 성공 이유는?…암석·먼지 1천 톤 분출로 추진력 얻었다

2023년 03월 06일 오전 09:00
■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다양한 분야의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는 '사이언스 취재 파일' 시간입니다. 오늘은 양훼영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어떤 이야기 나눠볼까요?

[기자]
지난해 소행성에 우주선을 충돌시켜서 궤도 변경 실험했던 거 기억하시죠? 소행성의 궤도 변경에 성공하면서 인류 최초의 지구 방어 능력이 확인됐었는데요.

그런데 당시 예상보다 소행성의 공전 주기가 더 많이 줄었거든요. NASA는 공전 주기가 73초만 줄어도 실험에 성공했다고 보려 했는데, 실제로는 공전주기가 무려 33분이나 줄었거든요. 그래서 과학자들이 공전주기가 예상보다 많이 줄어든 이유를 찾기 위해 그동안 연구를 했는데요. 이번에 그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앵커]
공전 주기가 원래 목표치보다 25배나 늘어난 셈이잖아요, 왜 이렇게 된 건가요?

[기자]
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꼽힙니다.

첫 번째로는 다트 우주선이 소행성 디모르포스 정 중앙에 충돌했다는 겁니다. 이게 뭐가 신기하다는 건가 싶을 수 있는데, 물론 처음에 과학자들은 소행성의 질량 중심을 향해 충돌할 수 있도록 설계를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우주 공간에서 어떻게 부딪힐지 사실 알 수 없고요. 다트 우주선은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보다 30배가량 먼 1,100만km 떨어진 소행성 디모르포스까지 무려 10개월 동안 날아갔거든요.

그런데 예상보다 더 정확하게 소행성의 중심 부위에 다트 우주선이 충돌해 충돌로 인한 운동량이 그대로 소행성에 전해졌다는 겁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또 다른 이유가 있었는데요. 바로 우주선 충돌 이후 소행성에서 분출된 암석들입니다. 우주선 충돌로 인해 디모르포스의 암석과 먼지들이 분출돼 소행성의 무게가 천 톤이나 줄었거든요.

[앵커]
소행성 무게가 굉장히 많이 줄어든 건데 이게 공전 주기를 줄어든 것과 어떻게 연관이 있는거죠?

[기자]
소행성 디모르포스에서 튀어나온 암석과 먼지들이 '작용-반작용'에 의해 마치 로켓 추진 역할을 했다는 건데요. 430만 톤의 디모르포스에서 암석과 먼지가 천 톤이나 분출됐는데 이는 소행성 질량의 0.002%에 불과하지만, 이때 발생한 운동량은 우주선 충돌로 인한 운동량의 4배 가까이나 됐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우주선 충돌 자체보다 우주선 충돌로 인해 소행성 표면에 있는 암석과 먼지 분출이 실제로 디모르포스의 궤도 변경에 더 큰 기여를 했다는 거죠.

다른 비유를 해보자면, 커다란 풍선 자체에 돌이 부딪혔는데, 돌이 부딪힌 힘보다 풍선에서 빠져나온 공기로 인해 풍선을 반대방향으로 예상보다 멀리 움직였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렇게 분출된 암석과 먼지는 5만km에 이르는 긴 꼬리를 만들어냈고, 이로 인해 디모르포스는 혜성과 같은 활성 소행성으로 바꿨습니다.

[앵커]
정리하자면 잘 맞기도 했고 암석이나 먼지가 천 톤이나 분출되면서 효과가 극대화 됐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그런데 왜 처음에는 궤도변경 정도를 아주 적게 본 거죠?

[기자]
원래 다트 프로젝트를 처음 설명할 때, 우주선이 소행성에 부딪혀서 당구 치듯 원래 궤도에서 밀어낸다고 묘사를 많이 했거든요, 하지만 실제로는 당구가 아니라 크기가 똑같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소행성과 우주선의 크기 차이로 인해 날아가는 냉장고에 파리 한 마리가 부딪히는 정도 수준이었습니다.

이때 예시가 냉장고잖아요. 그러니까 과학자들은 소행성 디모르포스가 냉장고처럼 표면이 딱딱한 물체라는 전제 하에 충돌량과 충돌 이후 궤도 변경을 예상했던 건데요. 만약 예상했던 것처럼 소행성 표면이 딱딱해서 우주선이 소행성에 충돌한 후 어떤 물질도 소행성으로부터 튕겨 나오지 않았다면, 디모르포스 소행성의 충돌 전후 속도 변화는 '운동량 보존 법칙'에 의해 초속 0.0007m 정도만 줄어들어야 했습니다.

초속 0.0007m가 잘 와 닿질 않죠. 비유를 해보자면, 초속 100km로 달리는 자동차에 두 숟가락도 안 되는 정도인 25g의 물을 자동차 정면에 뿌렸을 때 자동차가 늦춰지는 속도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운전자가 물방울에 놀라 브레이크를 잡는 경우는 제외하는 거니까, 사실상 물이 부딪힌 거로 자동차의 속도 변화는 거의 없다고 봐야겠죠. 그래서 NASA는 다트 프로젝트로 인한 소행성의 궤도 변화 목표를 처음에 73초 잡았던 겁니다.

하지만 이번 실험으로 인해 소행성 디모르포스가 생각보다 약한 중력으로 작은 돌멩이들이 뭉쳐있는 형태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우주선 충돌로 인해 많은 암석과 먼지가 배출되면서 소행성의 궤도 변경 폭 역시 예상보다 컸던 겁니다.

[앵커]
사실 저희가 생각하기로는 행성이나 소행성은 굉장히 딱딱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게 신기하네요.

[기자]
맞아요. 실제로 지난해 NASA가 발표한 소행성 베누의 초기 연구결과를 보면, 소행성 베누의 표면이 마치 볼풀과 같았는데요.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가 2020년 소행성 베누에 도착해 표면에서 자갈과 먼지 등의 시료를 채취했는데요. 이때 오시리스-렉스는 일본의 소행성 류구에 착륙해 시료를 채취했던 '하야부사2'와 달리 로봇팔을 쭉 뻗어서 표면에 충돌시켜 그때 튀어 오르는 파편들을 채취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애리조나대 연구진의 분석 결과, 베누 표면이 마치 볼풀 같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소행성 베누는 입자 간의 결합력이 매우 약해 예상보다 큰 웅덩이가 생긴 걸 확인한 건데, 연구팀은 오시리스-렉스가 이륙을 위해 반동추진엔진을 분산할 때도 여전히 베누 표면으로 빠져들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또, 베누처럼 밀도나 응집력이 약한 소행성이 만약 지구에 충돌하게 되면, 대기권 진입 과정에서 산산이 부서져 단단한 소행성과는 다른 형태로 지구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니까 작은 조각들로 나뉜 소행성이 대기권에서 다 타지 못하고 떨어지면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지역에서 큰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거죠.

[앵커]
한마디로 이 소행성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물렀다 라고 보면 될 것 같은데, 그런데 소행성이 지구에 떨어졌을 때를 가정해서 말씀해주셨는데 실제로 디모르포스같은 소행성이 떨어지면 어떻게 되나요?

[기자]
저도 매번 전문가들이 알려준 예측값으로 소행성이 충돌할 때 지구에서 일어날 수 있는 피해를 설명했었는데요. 이번에 실제 소행성 충돌 상황을 가상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미국의 개발자 닐 아그왈이 개인 페이지에 올린 '아스테로이드 런처'인데요. 소행성 런처라고 보시면 돼요. 소행성의 종류와 크기, 낙하 속도, 충돌 각도 등을 직접 설정해 소행성이 지구에 떨어졌을 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애니메이션과 데이터 등을 볼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우선 디모르포스 충돌 상황을 가정해 볼게요. 소행성 크기를 160m, 충돌 속도는 다트 우주선이 디모르포스에 부딪혔던 초속 6m로, 충돌 각도도 직각인 90도로 설정하고, 저희가 지금 방송 중인 YTN에 소행성이 떨어진다고 가정해보면 지금 보시는 게 분화구예요. 충돌 결과 약 600m 지름의 분화구가 만들어지고요. 주변의 사람은 거의 다 분화구로 인해 사라진다고보시면 되고요. 이 충돌로 인한 충격파로 약 47만 명이 사망하고, 22km 이내, 그러니까 서울 대부분 지역의 건물과 주택이 무너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돌려보면 소행성 크기가 클수록, 충돌 속도가 빠를수록, 충돌 각도가 직각에 가까울수록 이 세가지의 조건이 커질수록 충돌 이후에 피해가 심각했는데요. 충돌 속도, 각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봐야 되잖아요.

만약 충돌 속도 초속 6m와 충돌 각도 90도를 고정을 해놓은 상태에서 소행성 크기가 350m 이상이 되면 충돌 피해가 굉장히 커져서 지진이 일어날 정도이고, 반대로 소행성 크기와 충돌 각도를 고정한 상태에서 충돌 속도가 초속 31km 이상일 때부터 충돌 피해 규모가 더욱 커졌는데요. 분화구의 크기는 2km에 달했고, 소행성 충돌로 인한 충격파로 200만 명 넘게 사망하게 되고요.

시뮬레이션이 아무래도 극한으로 설정할 수 있다 보니깐 소행성의 의한 지구충돌의 결과가 좀 극단적으로 나타날 수 있거든요. 통계에 의하면 100m 지름의 소행성과 지구가 충돌할 가능성은 2만 년에 한 번 정도로 그 가능성이 극히 낮습니다.

하지만 앞서 시뮬레이션에서 볼 수 있듯이 겨우 한 번이라 해도 엄청난 피해를 만들어낼 텐데요. 이번 다트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인류의 지구 방어 능력이 어느 정도 확인된 만큼 앞으로 다양한 방식의 지구 방어 실험이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방금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니깐 소행성의 대한 피해를 직접 경험할 수 있어서 굉장히 놀라운데요. 우주로의 탐험만큼! 우주로부터의 위험해도 대비하는 연구들이 더 다양하게 진행됐으면 좋겠습니다. 양훼영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 (hw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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