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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봄철 불청객 황사…발생 원인과 올해 전망

2023년 03월 07일 오전 09:00
■ 반기성 / K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벚꽃이 필 무렵부터 초여름 더위가 찾아오기 전까지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불청객, 바로 황사입니다. 황사는 여름철을 제외하고 연중 발생하지만 3월부터 5월 사이가 가장 심각한데요. 올해는 1월부터 황사가 관측되었는데, 봄에는 본격적으로 황사가 밀려와 가뜩이나 최근에 잦은 미세먼지와 겹쳐 건강을 더욱 위협할 것으로 우려가 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황사의 발생원인부터 예상까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용어부터 정리하고 시작하겠습니다. 미세먼지도 있고, 스모그도 있잖아요. 그리고 황사도 있는데 이런 것들이 정확히 무엇인지 한 번 설명해 주시지요.

[인터뷰]
황사란 바람에 의해서 하늘로 날려 올라간 미세한 모래 먼지가 대기 중에 퍼져서 하늘을 덮었다가 서서히 떨어지는 현상 또는 떨어지는 모래흙을 말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이래 흙가루가 비처럼 내린다는 의미로 우토(雨土)나 토우(土雨) 등으로 불렀고요. 황사라는 용어는 1954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순우리말로는 흙비 이렇게 부르고요. 북한에서는 바람에 날리어 떨어지는 '모래흙'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중국에서도 황사라고 부르는데요. 중국에서는 강도에 따라서 푸천(浮塵), 양사(揚沙), 샤천빠오(沙塵暴), 창샤천빠오(强沙塵暴) 등으로 구분하고요. 일본도 황사라는 뜻의 코사(こうさ, 黄砂, 黄沙)로 부르고, 국제적으로는 아시아 먼지(Asian Dust)라고 부르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황사 관측기준이 10μm 이하거든요. 이 크기는 미세먼지의 크기와 같습니다. 따라서 황사가 날아올 때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게 되고요. 초 미세먼지 수준의 황사 먼지는 일본이나 미국까지 날아가게 되죠.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황사의 발원지는 최근에는 몽골고원지대, 북중국의 황토 고원지대, 동북 삼성지역에 있는 커얼친 사막의 빈도가 높습니다. 그러니까 용어 정리를 다시 해본다면 발원 형태에 따라 '황사'라는 용어로 따로 지칭을 하지만 결국 우리 대기에서는 '미세먼지'로 나타나서 두 가지가 별개의 것이 아니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황사를 봄에 불청객이라고 하죠. 3월에서 5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이유가 있을까요?

[인터뷰]
봄이 되면 중국이나 몽골의 사막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눈이 녹고 되죠. 그래서 땅이 녹으면서 푸석푸석해지게 되는데요. 이때는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사막의 모래 먼지가 하늘 높이 올라갈 수 있는데요. 이때 저기압이 통과하게 되면 상승기류와 함께 바람이 강해지면서 모래를 공중으로 들어 올리게 되는데요. 들어 올려진 모래 먼지가 그 후면에서 강하게 확장하는 대륙성고기압을 따라서 우리나라에 날아오게 되면 우리나라에서도 황사가 관측이 되지요.

여름철에 황사가 없는 것은 비가 많이 오면서 땅에 습도가 높아지는 원인도 있고 우리나라는 남풍계열의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중국에서 황사가 만들어졌다고 해도 우리나라로 오지는 못하지요. 따라서 북서풍이 부는 계절인 봄철에 가장 많은 황사가 관측이 됩니다.

[앵커]
그러니까 계절적인 특징이 있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거 같은데요. 그런데 황사가 당연히 건강에 안 좋다, 불청객이다 이렇게 많이 부르지만 사실 이로운 점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건가요?

[인터뷰]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황사 입자의 크기는 10μm 이하거든요. 미세먼지 크기인데, 이게 흡입 가능한 입자로서 코, 입, 상기도에 갇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천식, 기관지염, 폐렴, 알레르기 비염, 규폐증 등 호흡기 질환에 영향을 주고요. 초 미세먼지 크기의 입자는 혈류로 들어가면서 장기나 심혈관질환을 일으키기도 하고, 최근에는 아이들의 조울증이나 노인들의 치매에도 영향을 줍니다.

황사의 경우 반도체, 항공기 등 정밀기계 산업이라든가 건설현장, 자동차나 선박 도장에도 영향을 주는데요. 삼성경제연구소의 연구에 의하면 강한 황사 같은 경우 산업피해에 5조 원, 건강피해가 10조 원으로 15조 원의 피해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황사가 주는 이로운 점도 있습니다. 황사가 많은 해에는 산림의 송충이 피해가 줄고 적조(赤潮)현상도 줄어듭니다. 미국 오리건주립대와 하와이대 공동연구팀의 연구에 의하면 황사가 태평양으로 날아오면서 해양에 철을 공급해 생태계에 도움을 준다고 하는데요. 원래 북태평양 아열대 환류 생태계는 매우 척박한 곳입니다. 이곳에 황사가 철 등 다양한 영양분을 제공해 주면서 생명 다양성을 만들어주거든요. 일시적으로 해수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앵커]
우리나라는 황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하지만 다른 나라는 또 황사와 발생원인이 비슷한 모래 폭풍이나 먼지 폭풍 같은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모래 폭풍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이 북아프리카 지역, 아라비아 반도, 중앙아시아, 중국의 건조 지역이고요. 이보다 약간 규모는 적지만 호주라든가 미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도 모래 폭풍이 발생하는 지역입니다. 사하라사막이나 사우디아라비아 사막 등에서 발생한 모래 폭풍은 중동 지역이나 아프리카, 유럽과 남미에 많은 영향을 주는데요. 작년 5월 한 달 동안 8번의 대형 모래 폭풍이 발생했던 이라크 등 중동지역이 가장 대표적이고요.

사하라 사막에서 발생한 모래 폭풍은 유럽뿐만 아니라 상층바람이 강할 경우에는 대서양을 건너 수천km 떨어진 남미에까지 영향을 미치는데요. 이 사진은 코페르니쿠스 센티넬(Copernicus Sentinel) 위성과 아이올로스(Aeolus)가 측정한 데이터로 제작된 '사하라 먼지 구름'의 이동 모습입니다. 약 8,000km를 이동해서 서인도제도와 남미 북부에 영향을 주고 있죠.

그리고 중앙아시아 사막지대의 영향을 받는 이란이나 아프가니스탄 등에서도 모래 폭풍이 자주 발생하고요. 올해 2월에는 미국의 라스베이거스를 강력한 모래 폭풍이 덮치기도 했는데요. 최근 모래 폭풍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은 심각한 가뭄이라든가 사막화가 진행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앵커]
다른 나라의 모래 폭풍을 영상으로 잠깐 봤는데 정말 무섭다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데 황사나 모래 폭풍이 전 지구적인 날씨나 기후와 상호작용 관계가 있다고 하는데 어떤 건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세계기상기구의 업데이트에 따르면 대기 중에 떠 있는 에어로졸 중에서 특히 모래 등 광물성 먼지는 기후뿐만 아니라 지구 및 지역 기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모래 입자에 오염물질이 흡착될 경우 따뜻한 구름 형성을 위한 응결핵 역할을 하고요. 물론 이러한 역할을 하는 모래 먼지 입자의 능력은 크기라든가 모양 및 구성에 따라 달라지기는 합니다. 그리고 이거는 다시 어느 지역에서 만들어졌고 어느 지역을 따라 이동했는지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죠.

모래 먼지가 영향을 주는 지역은 태양 복사를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지구 표면에 도달하는 에너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요. 즉 공기 중의 모래 먼지는 지구 대기로 들어오는 태양 복사를 흡수하고 산란시켜 지표면에 도달하는 양을 줄이고 지표면에서 튕겨 올라오는 장파 복사를 흡수해 사방으로 재 방출하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최근에 미국, 영국, 중국 과학자들의 공동 연구에서도 모래 먼지 등 고체 입자들이 대기 중에 머물면서 동아시아 기온과 강우 패턴의 변화를 부르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황사가 동아시아 상공에 머물면서 햇볕을 차단해 냉각 효과를 가져 온다고 주장을 합니다.

[앵커]
말씀 나누시면서 계속 황사 영상 나가고 있으니까 목이 다 아픈 거 같은데요. 가장 궁금한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황사에 대한 예상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최근 10년 단위로 50년간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던 황사 일수를 분석해 보니 1971~1980년간에 28일이었는데 그림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매년 황사 일수가 증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요. 통계에 의하면 2001년에서 2010년이 가장 많이 발생하면서 총 122일의 황사 관측일수를 보였습니다. 중국의 지속되는 사막화 영향을 많이 받았던 시기라고 보여지고요.

다만 2011년에서 2020년 사이에는 총 69일로 많이 줄어들었는데 이 이유로는 한국. 일본, 중국의 대대적인 조림협조 등 황사방지노력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고요.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상승하면서 북쪽에서 강하게 불어오는 북서풍 빈도가 줄어든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서울대 허창회 교수 연구팀은 봄철 빙하 면적이 작을수록 우리나라 연중 황사 발생 횟수가 뚜렷하게 증가하는데 이것은 황사 발원지 지역에서 불안정한 대기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미래에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빙하가 감소할 경우 우리나라에 황사가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보고 있는 것이지요.

또 기후학적으로도 동북아지역의 기온이 상승할 경우 겨울에 눈이 내리지 않고 얼었던 땅도 빨리 녹게 되면 황사 발생 가능성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올해 우리나라에 황사가 얼마나 영향을 줄지 예상을 해보면 말입니다.

케이웨더에서는 올해 봄철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황사 일수를 5일에서 6일 정도 예상했는데요. 앞서 1월에 4일 정도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 평균에 비해 다소 많은 편인데요, 이것은 올봄에 기온이 평년보다 다소 높아서 북쪽에서 내려오는 강한 북서풍의 숫자가 줄어들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현재 황사 발생 추세는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늘어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황사 발생을 줄이려는 동아시아 국가들의 협력이 더욱더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오늘 이렇게 봄철 불청객 황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는데요. 벗었던 마스크를 다시 써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날씨학개론>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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