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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달인] 3차원 공간에서 구현되는 3D 프린팅 가능성을 보다!

2023년 03월 16일 오전 09:00
■ 송상우 / 한국재료연구원 접합기술연구실 박사

[앵커]
'3D 프린팅'하면 재료를 얇게 한 겹씩 쌓아서 모양을 만드는 모습이 떠오르는데요. 국내 연구진이 3차원 공간에서 금속을 프린팅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이 기술이 완성되면 기존 3D 프린팅과는 다른 차원의 3D 프린팅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한국재료연구원 접합기술연구실 책임연구원 송상우 박사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이번에 개발하신 프린터를 '금속 3D 프린팅 펜'이라고 이름 붙이셨던데, 어떤 장치인지 직접 소개를 좀 해주시죠.

[인터뷰]
금속 3D 프린팅 펜이라는 장치는 6축 로봇과 금속을 용접할 수 있는 용접기가 결합 된 장치입니다. 이 장치는 새로 개발한 것이 아니라 이미 자동차, 조선, 일반 제조산업과 같이 많은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자동화 용접장치입니다.

저희가 개발한 ‘금속 3D 프린팅 펜’은 이러한 자동화 용접장치를 응용해서 만든 공정 기술입니다. 금속 3D 프린팅 펜이라고 말씀드리면 약간 생소하실 수도 있는데요. 이와 유사한 기술을 우리는 실생활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화면에 보이시는 영상은 ‘3D 펜’이라는 교육용 완구입니다. 플라스틱 와이어가 들어가 있는 펜 형태의 도구를 사용자가 잡고 다양한 형상을 프린팅할 수 있습니다. 이 제품의 특징은 평평한 바닥뿐만 아니라 허공에서도 사용자의 손이 움직이는 대로 프린팅을 할 수 있어 입체적인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저희가 개발한 금속 3D 프린팅 펜은 플라스틱 재료를 사용하는 3D 펜과 달리 금속을 프린팅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플라스틱 재료는 금속재료로, 사람의 손은 6축 로봇, 그리고 3D 펜은 용접토치로 보시면 됩니다. 3D 펜과 마찬가지로 금속 3D 프린팅 펜 또한 선으로 된 금속을 로봇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바닥과 허공에서도 연속적이고 자유롭게 프린팅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이 기술 연구를 어떤 이유로 시작하게 되신 걸까요?

[인터뷰]
플라스틱 재료를 이용하는 3D 프린팅 기술은 일반 가정에서도 교보재용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을 정도로 대중화가 많이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플라스틱 재료라는 한계로 인해 구조물을 프린팅하더라도 금속으로 된 제품을 대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저희 접합기술연구실은 에너지, 자동차, 조선, 우주항공과 같이 실제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금속 3D 프린팅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금속 3D 프린팅 기술로는 DED(Direct Energy Deposition) 기술과 WAAM(Wire Arc Additive Manufacturing)기술이 있습니다. DED 기술은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프린팅 기술 중의 하나인데요. 고출력의 레이저 빔으로 금속 분말이나 와이어를 녹여 금속을 쌓는 방식입니다. 레이저를 사용하기 때문에 금속을 정밀하게 프린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금속 3D 프린팅 펜 기술이 속한 WAAM 기술이 있습니다. WAAM 기술은 아크 용접기를 로봇과 같은 장치에 결합해서 자동화 시스템으로 많이 활용하는 기술입니다. 레이저보다 저렴하고 한 번에 많이 쌓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공정 특성상 복잡한 구조물을 프린팅하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저희는 기존의 WAAM 기술에서 가지고 있는 제한된 프린팅 공정으로 인해 복잡한 구조물을 구현하기 어려운 한계를 극복하고자 금속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재료를 금속으로 사용하면 녹여서 굳히는 방식으로 만들게 되는 건데 이게 모양이 흐물거린다거나 모양이 제대로 안 만들어지고 무너진다거나 이런 문제는 없을까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아크 용접을 사용하는 WAAM 기술은 고온의 아크 플라즈마로 금속을 1천℃ 이상에서 용융시킨 후 다시 응고시키는 원리인데요. 영상과 같이 금속이 고온의 액체 상태가 된다는 점이 플라스틱 재료를 사용하는 3D 프린팅과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하신 것처럼 액체 상태의 용융금속은 형상이 변화하기 때문에 정밀한 공정 제어가 요구됩니다.

[앵커]
기존에 있는 금속 3D 프린팅 기술과 다른 점과 차별점은 뭐가 있을까요?

[인터뷰]
저희가 개발한 금속 3D 프린팅 펜의 핵심 키워드는 자유롭게 그리고 연속적으로입니다. 이 두 가지의 키워드로 WAAM 기술과의 차별점을 설명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WAAM 기술은 용융금속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완전히 응고된 후 후속 층을 적층 하는 원리입니다. 공정 특정상 냉각 시간이 필요하고 적층 할 수 있는 조건이 아래 보기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프린팅할 수 있는 형상이 제한적이며 생산시간이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금속 3D 프린팅 펜은 온도가 아닌 용융금속의 부피 관점에서 개발한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바닥에 작은 물방울이 있다고 생각해보면, 액체 상태의 물방울은 표면장력으로 인해 표면이 둥근 모습으로 그 형상을 유지하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물방울에 추가적으로 물을 부으면 물방울의 부피는 점점 커지게 되다가 결국 중력이 당기는 힘에 의해 흘러내리거나 바닥으로 넓게 퍼지게 됩니다.

이러한 물리현상은 금속 3D 프린팅 펜의 용융금속에도 똑같이 작용합니다. 금속 3D 프린팅 펜의 핵심 원리는 표면장력으로 인해 구형의 표면을 가지는 용융금속의 부피량과 응고되는 부피량을 동일하게 제어해서 중력에 의해 흘러내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금속을 쌓아가는 방식입니다.

액체 상태의 용융금속은 일정한 표면 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든 방향에 대해서도 흘러내리지 않고 자유롭고 연속적으로 프린팅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3D 펜과 같은 원리를 금속재료를 이용해서 구현한 것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설명해주시니까 잘 이해가 되는데 그렇다면 한 줄씩 기존에 프린팅처럼 한 줄씩 쌓아서 올리는 프린팅과 달리 말씀하신 거처럼 3차원에서 프린팅하게 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인터뷰]
WAAM 기술은 2차원의 금속 평면을 위로 쌓아 올려 3차원의 형상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서포트를 적용한다면 다양한 형상을 만들 수 있겠지만 실제로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반면, 금속 3D 프린팅 펜은 3차원 프린팅 방법입니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서포트 없이도 허공에서 금속을 출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정 자유도가 확대된 기술이라고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곡면으로 된 프로펠러 형상이 있습니다. 기존의 3D 프린팅 방식으로는 밑에서 위로 한층 한 층씩 쌓아 프린팅을 하게 됩니다. 이때 허공에 떠 있는 부분의 경우 서포트를 만든 후 프린팅하게 되는데 금속의 경우 구조물과 접합이 되기 때문에 서포트를 적용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합니다. 금속 3D 프린팅 펜의 경우 단순히 한 층씩 쌓는 방식이 아니라 프로펠러의 가장자리를 먼저 프린팅 한다든가, 펜 자체가 서포트 역할을 해서 허공에 떠 있는 부분을 프린팅할 수 있게끔 적용할 수가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격자구조, 조형물 등 구조물의 기본 뼈대를 만들 수 있습니다. 결국, 2차원의 단순한 프린팅 경로를 탈피해서 3차원으로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우수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어떤 구조물이 전부 하나의 금속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경우보다 여러 가지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럼 두 가지 이상의 금속재료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할까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금속 3D 프린팅 펜은 용접기법을 기반으로 개발한 3D 프린팅 기술입니다. 주변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는 용접기법이므로 용접에 사용되는 모든 금속재질의 와이어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금속 제품을 만들 때 금속 소재를 깎아서 만드는 절삭가공을 많이 하게 됩니다. 절삭가공은 원 소재를 절삭가공하여 만들기 때문에 최종 제품은 한가지의 재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반면, 금속 3D 프린팅은 다양한 금속을 녹인 후 형상을 만드는 장점으로 인해 두 가지 이상의 재질로 구성된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펌프에 활용되는 임펠러라는 제품이 있습니다. 보시는 사진과 같이 여러 날개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절삭가공으로 만들게 될 경우 하나의 재질로만 만들어지게 됩니다. 임펠러의 날개는 환경에 따라 부식 또는 마모가 발생할 수 있는데요. 여기에 금속 3D 프린팅을 적용하게 될 경우 날개 부분만 부식과 마모에 강한 재질로 이종금속프린팅을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높이나 크기 이런 것도 자유롭게 제작이 가능한가요?

[인터뷰]
저희가 금속 3D 프린팅 펜은 기본적으로 6축 로봇에 용접토치를 부착하여 프린팅을 하게 됩니다. 용접토치를 움직이는 로봇의 크기에 따라 금속 3D 프린팅 펜으로 만들 수 있는 형상의 크기도 달라지게 됩니다.

또한, 앞서 소개해드린 3D 펜과 같은 프린팅 자유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평평한 바닥뿐만 아니라 허공에서도 자유롭게 금속 구조물을 구현할 수 있어서 입체적인 표현이 가능합니다.

[앵커]
최근 금속 3D 프린팅 기술이 많이 주목받고 있고, 많은 곳에서 연구하고 있는 분야인데요, 앞으로 이 기술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GE 항공은 LEAP 엔진에 들어가는 연료 노즐을 3D 프린팅으로 대체하고 있고 최근에 미국 스타트업 기업인 랠러티비티 스페이스는 세계 첫 3D 프린팅 로켓 ‘테란 1’을 만들어 발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3D 프린팅 기술은 전통적인 기계 가공과 달리 복잡한 부품을 쉽고 빠르게 생산, 제조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기존의 제조산업은 소품종 대량생산에 초점이 맞추어졌다면, 금속 3D 프린팅 기술은 다품종 소량생산을 가능케 한다는 것입니다.

저희 접합기술연구실에서는 원자력과 관련된 에너지 분야, 방산, 조선·해양 그리고 기계제조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금속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하는 기초 연구들을 수행 중에 있습니다.

[앵커]
3D 프린팅 기술은 효율성뿐 아니라 부품 수와 공정을 대폭 줄일 수 있어서 환경을 위한 기술로도 각광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우리가 이 분야에서 앞서갈 수 있게 앞으로도 힘써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과학의 달인' 한국재료연구원 접학기술연구실 송상우 박사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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