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한 주간 가장 주목받은 과학 소식을 되돌아보는 <사이언스 핫5> 시간입니다. 이번 주에는 어떤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는지 최소라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5위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이번 주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굉장히 반가운 뉴스가 있었죠. 애플의 간편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지난 21일부터 국내에서도 쓸 수 있게 된 건데요, 애플페이는 삼성 스마트폰의 삼성페이처럼 결제할 때 스마트폰을 카드 단말기에 갖다 대면 실물 카드 없이도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다만, 현재는 현대카드만 애플페이 결제 수단으로 등록할 수 있고, 삼성페이와 달리 애플페이는 NFC 단말기에서만 결제가 가능하다는 제한이 있습니다.
단말기를 갖춘 주요 편의점이나 일부 백화점에선 애플페이를 쓸 수 있지만, 전국 상점 대부분에는 NFC 단말기가 없어서 사용이 한정적입니다. 그럼에도 서비스 첫날 등록된 카드 건수가 100만 건을 넘어서는 등 애플페이는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앵커]
이제 애플페이 상륙으로 국내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는 반응도 나왔죠?
[기자]
네,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습니다. 토종 간편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가 손잡고 대응에 나섰는데요, 삼성페이의 오프라인 결제와 네이버페이의 온라인 결제를 서로 교차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요, 카카오페이도 서비스 연동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시장 70% 이상을 삼성 갤럭시가 차지하고 있는데요, 애플페이 도입으로 삼성 스마트폰이 아이폰에 점유율을 일정 부분 내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애플페이의 결제 수단이나 사용 가능 매장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오지는 못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앵커]
저는 아직 카드 들고 다니는데 이제 곧 스마트폰 하나로 다 해결되는 날이 올 것 같네요. 이제 4위 소식이죠?
[기자]
정부가 5년간 90조 원을 투입해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배출량보다 40%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된 윤석열 정부의 첫 로드' 탄소 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입니다. 세부 내용을 보면, 감축 총량은 앞서 2021년 발표된 목표치인 40%가 그대로 유지되지만, 부문별 비중이 바뀌었습니다.
산업계가 감축해야 하는 온실가스 목표치는 기존의 14.5%에서 11.4%로 오히려 완화됐는데요, 산업계 기술 발전 등을 고려했을 때 기존 목표는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는 산업계 입장이 반영됐다고 분석됩니다. 에너지 전환 부문 목표는 기존 44.4%에서 45.9%로 강화됐는데, 정부는 원전 발전 비중을 32.4%까지 늘리고, 신재생에너지 비중도 21.6%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기본계획은 각계 의견 수렴을 통해 국무회의 심의 등을 거쳐 다음 달 최종안이 확정될 예정입니다.
[앵커]
산업계 목소리를 반영한 조치지만 환경단체들은 반발하고 있죠?
[기자]
네, 환경단체들은 이번 계획에 대해 기후위기 대응 포기 선언이라고 강하게 반발합니다. 전국 24개 환경단체는 이번 발표가 무리하고 정의롭지 못하다며 수명이 다한 원전의 가동을 늘리고, 신재생에너지 발전 목표를 줄인 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건 산업계인데, 산업계 감축 목표를 완화해주는 건 '오염자 부담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앵커]
3위 소식도 알아볼까요?
[기자]
3D 프린터로 만든 우주 로켓이죠, 랠러티비티 스페이스의 '테란1'이 세계 최초로 발사됐습니다. 로켓은 현지 시각 22일 미 플로리다주에서 발사된 뒤 1단 엔진까지 작동해 분리에 성공했지만, 2단 엔진이 짧게 점화된 후 꺼졌습니다. 결국, 목표 고도였던 200㎞에 다다르지 못하고 대서양으로 추락해서 절반의 성공으로만 기록됐습니다. 랠러티비티 스페이스는 목표 고도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로켓에 가해지는 압력이 가장 높아지는, 이른바 맥스 큐 지점의 자료를 확보했다면서, 원하던 목표를 이뤄냈다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계속 발사가 연기돼서 저희도 굉장히 기다렸던 소식인데요, 비록 절반의 성공이지만,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제작이 돼서 발사의미만큼은 큰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번 로켓은 연료 탱크부터 엔진까지, 로켓의 85%를 3D 프린터로 만든 건데요, 부품 수를 기존 로켓의 1/100로 줄일 수 있었고, 제작 기간도 60일 이내로 단축됐습니다. 회사 측은 기존의 재활용 로켓보다 5∼10배까지 비용을 낮췄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번 로켓엔 로켓 연료로는 처음으로 액화천연가스, LNG가 적용됐는데요, LNG는 일상에서도 흔히 쓰는 연료죠. 가격이 저렴하고, 보관이나 운송도 쉽습니다. 이번 발사 시도를 계기로 3D 프린팅을 통한 로켓 대량 양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앵커]
지속 가능한 우주 개발이 최근 화두인데, 앞으로 업계 표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나라도 3D 프린팅 로켓을 개발 중인데, 좋은 성과 기대해 보겠습니다. 2위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미국에서 인공눈물을 사용한 뒤에 시력을 잃거나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미 CDC는 특정 인공눈물을 쓴 뒤 예순여덟 명이 항생제 내성 녹농균에 감염됐는데, 이 가운데 3명이 사망했고, 8명이 시력을 잃었습니다. 또 다른 4명은 안구를 적출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아마 다른 부분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환자들이 사용한 제품은 모두 10종류가 넘었지만, 공통으로 가장 많은 문제가 보고된 제품이 인도 제약사 글로벌 파마 헬스케어의 에즈리케어 인공눈물과 델삼 파마 인공눈물이었습니다. 해당 제품들은 지난 2월 이미 항생제 내성 녹농균 감염이 의심돼 미 당국이 사용을 중지하라고 권고했던 제품입니다.
FDA는 최근 해당 제품에 대해 회수와 판매 중단 명령을 내렸고, CDC는 제품을 분석해 감염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 보도 이후 불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우리나라에서는 팔리지 않고 있는 제품이죠?
[기자]
식약처는 지난달 국내에는 글로벌파마에서 만든 제품이 판매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번에 문제가 된 제품들은 아마존이나 이베이와 같은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국내 소비자들도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미 CDC는 해당 제품을 처방받은 경우엔 의사와 다시 이야기해 다른 약품을 처방받아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해당 제품의 부작용 증상은 눈 통증, 시력 변화, 가려움, 충혈, 불편감 등인데, 이런 증상이 악화하거나 72시간 이상 이어진다면 병원을 꼭 방문해야 한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조언했습니다. 국내 소비자 가운데도 해당 제품을 혹시 가지고 있다면, 사용을 즉시 멈추고 다른 제품을 사용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렇게 의약품을 의심하고 불안해하면서 써야 하는 상황이 굉장히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 1위 소식도 알아볼까요?
[기자]
우리나라의 첫 민간 로켓 '한빛-TLV'이 성공적으로 발사됐습니다. 지난해 누리호 발사 성공 이후 우리나라도 민간이 우주 개발을 이끄는 '뉴 스페이스' 시대로 도약을 준비 중인데요. 뉴 스페이스의 첫 시작을 이번에 이노스페이스가 끊은 겁니다. '한빛-TLV'는 우리 시각으로 지난 20일 새벽 2시 52분 브라질 우주센터에서 발사됐고요, 점화 후 106초 동안 안정적으로 연소한 뒤 4분 33초 동안 비행을 마치고, 안전 구역 내 정상 낙하했습니다.
특히 한빛-TLV에는 브라질 항공과학기술부가 개발한 관성항법시스템 '시스나브'가 실렸는데, 비행 환경에서의 운용 데이터를 정상적으로 확보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앵커]
이번에 성공적으로 발사된 한빛-TLV, 어떤 로켓일까요?
[기자]
한빛-TLV는 1단형 시험발사체인데요, 독자 개발한 하이브리드 엔진이 실렸습니다. 액체 엔진이 탑재된 누리호와 달리 고체 연료와 액체 산화제를 이용한 방식인데요, 구조가 단순해 제작 기간이 짧고 추력 조절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졌습니다. 또 파라핀 연료를 사용하는데, 폭발 위험이 없어서 안전하다는 설명입니다. 이노스페이스는 올해 안에 50kg급 위성을 500km 상공까지 올릴 수 있는 2단형 발사체 '한빛-나노'를 개발하고, 내년에 상업 발사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한국판 스페이스X가 탄생할 수 있을지 앞으로 행보도 주목해봐야겠네요. '사이언스 핫5' 최소라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 (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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