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YTN 사이언스

검색

[사이언스 취재파일] 국내에서도 민간 우주시대 개막…우주항공청 개청으로 힘 실릴까?

2023년 03월 27일 오전 09:00
■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다양한 분야의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는 '사이언스 취재 파일' 시간입니다. 오늘은 양훼영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어떤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기자]
지난주에 한국 우주산업에 기쁜 소식이 있었죠?

국내 우주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가 자체 개발한 엔진검증용 시험발사체 한빛TLV의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완수를 해서 목표 임무까지 완료를 했다는 게 밝혀졌는데요.

이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민간 우주시대, 뉴스페이스가 열렸다는 평도 나왔는데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좀 나눠볼까 합니다.

[앵커]
이번에 발사한 한빛TLV는 말 그대로 시험발사체였잖아요.

그렇다면 성능 검증을 위해서 발사한 건데, 목표는 이룬 건가요?

[기자]
네, 우선 목표는 이뤘습니다. 우리가 누리호도 본 발사 이전에 자체 개발한 75톤급 엔진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2018년에 시험발사를 했잖아요. 이번 한빛TLV의 발사 역시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노스페이스는 소형 발사체를 자체 개발해 위성 산업 발사 서비스를 현재 준비 중인데 설계부터 제작까지 전 공정을 독자 개발한 하이브리드 엔진의 성능 검증을 하기 위해서 한빛TLV를 시험 발사를 진행을 한 겁니다.

원래 목표로 했던 엔진 연소 시간은 118초였다고 해요, 그런데 실제 비행에서는 이보다는 12초 적은 106초 동안 연소를 하고 4분 33초 동안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유기 브라질 현지 기후의 영향 때문이라고 하는데 발사체에 실었던 연료가 모두 소진이 되면서 엔진 연소가 끝난 거기 때문에 단순히 시간 자체를 채우지 못했다고 해서 실패라고 볼 수 없다. 이번에 엔진이 연소를 다 한 것은 성능을 확실히 검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연구진은 밝혔고요.

한빛TLV는 시험발사체이지만, 모형탑제체가 아니라 브라질에서 개발한 관성항법시스템이 실렸다고 보도를 했는데 이 탑재체의 목표 분리 고도는 80km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브라질 공군과의 계약에 따라 실제 비행에서 분리 고도가 몇이었는지는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내부 탑재 카메라를 보면 상당히 높은 고도까지 올라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회적으로 목표 달성에 대한 답변을 했습니다.

[앵커]
저희가 한빛TLV 하면 여러 번 보도를 했지만 발사 시도가 무산됐다. 보도를 자주한 거 같은데, 시도가 여러 번 있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지난해 12월, 한빛TLV가 발사되어야 했는데요.

이노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14일부터 21일까지를 시험발사 예비기간으로 잡고 발사 준비를 해왔는데요.

처음에는 기상 상황에 악화로, 두 번째는 펌프 냉각용 밸브 이상에 문제가 생겨서 발사가 연기됐었고요.

당시 발사 가능 마지막 날인 21일에는 또 한 번 발사를 시도를 했는데 이때는 브라질 발사장과의 시스템 호환 문제로 인해서 최종적으로 발사가 불발됐습니다.

발사 예비기간 안에 발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노스페이스 관계자들은 결국 브라질에서 짐을 싸서 한국으로 돌아와야만 했는데요.

이후 브라질 당국으로부터 이번 3월에 공역 허가를 받은 뒤, 지난 7일부터 21일까지를 발사 예비기간으로 받았습니다.

지난 8일 한 차례 발사 시도를 했었는데 이때도 배터리 과냉각 문제로 발사가 중단이 됐고요. 예비 기간을 하루 남긴 지난 20일 최종적으로 발사에 성공을 했습니다.

특히, 지금은 브라질은 우기 상황이라고 해요. 어느 날, 어느 순간 갑자기 비가 쏟아질지 모르는 상황인데 발사 당일인 20일도 잠시 하늘이 갠 순간에 발사를 시도해서 성공한 거라고 합니다.

결국, 한빛TLV가 4전 5기 끝에 발사에 성공한 겁니다.

[앵커]
그런데 한빛TLV 소식을 전할 때마다 저도 궁금했던 건데, 왜 멀리 브라질까지 가서 쏘아 올려야 했을까?

우리나라도 나로우주센터가 있잖아요.

[기자]
한빛TLV는 지구 반대편 그러니까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발사됐죠.

이노스페이스는 브라질에서의 발사를 위해 발사체를 가져가는 건 물론이고 발사대까지 직접 가져가서 현장에서 다시 조립해서 발사를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민간 발사체는 발사를 위해 비용이 많이 드는 건 물론이고 시간까지 많이 필요한 셈이죠.

그런데 앵커께서 말씀하셨듯이 우리나라에도 발사장이 있는데, 왜 브라질까지 가서 발사를 할까 이 생각이 들잖아요.

알고 보니 국내 유일의 발사장인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는 민간 발사체를 쏠 수 있는 규정이 없다고 합니다. 정부 주도로 개발한 발사체만 쏠 수 있는 곳이죠.

민간 우주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정부도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2년 전에 고흥 나로우주센터 부지 내 민간 발사체의 발사를 위한 발사장 구축 사업을 계획을 했는데요.

그리고 지난해에는 8천억 원 규모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했고, 현재 관련 사업에 대한 심사가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정부가 처음에 2021년에 발표했던 계획에 따르면 2024년 그러니까 내년까지 민간을 위한 1단계 고체 발사장을 구축하고 민간 발사 수요를 지원할 계획이었거든요. 하지만 실제로 내년에 발사장이 만들어지지는 않을 거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나로우주센터 인근이 다도해 국립공원이거든요.

그래서 공사를 하려면 환경영향평가와 환경부의 공원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합니다. 내년에 완공이 되려면 올해나 작년에는 인허가 절차가 진행이 되어야 되는데 지금까지는 전혀 진행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라 아마도 2026년이 되어야지 민간 발사장이 완공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말씀을 들어보니까 기술적인 문제라기보다는 규제 문제인 거 같아서 지금까지는 위성과 발사체에 집중돼 있었던 뉴스페이스에 대한 발사체를 쏘아 올릴 발사장 부분에서도 많이 집중되어야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 같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재 발사장을 새로 짓거나 계획하고 있는 나라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많다고 해요. 영국과 포르투칼, 스웨덴, 노르웨이, 인도네시아, 태국 등이 있습니다.

영국은 최북단 셰트랜드 제도에 색사보드 우주발사장을 포함해서 총 네 곳의 발사장을 영국 내에서 짓고 있거나 계획 중이라고 합니다.

특히, 색사보드 발사장 같은 경우에는 발사대 3개를 구축하기 때문에 1년에 서른 번이나 발사체를 발사가 가능한 곳으로 계획이 되고 있는데, 이미 영국 스카이로라와 독일 로켓팩토리 아우구스부르크 등과 이용 계약을 마쳤습니다.

적도와 가까워 지구 자전 속도를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을 지닌 중남미와 동남아 지역에서도 민간 발사장을 유치하기 위해서 발사장 관련 건설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특히 태국의 경우에는 자국에 우주 발사장을 짓기 위한 타당성 조사를 하기 위해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이행약정을 체결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나로우주센터를 구축한 바 있는 우리의 경험을 활용하기 위해서죠.

브라질 같은 경우도 공군의 우주센테이기 때문에 국가 안에서만 이뤄지다가 이번 이노스페이스의 발사를 통해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상업발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앵커]
발사장도 대단한 기술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이것도 큰 산업이 될 거 같은데요. 이렇게 한빛TLV의 발사 성공으로 국내 뉴스페이스 전환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우주항공청 필요성이 더더욱 강조가 되고 있는 거 같습니다.

[기자]
네, 맞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선거 때부터 한국판 NASA인 우주항공청 신설을 공약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올 연말 개청을 목표로, 우주청 설치에 관한 특별법안을 얼마 전에 입법 예고했습니다.

이어 지난 15일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우주항공청 설치 특별법 제정에 대한 대국민 공청회가 열렸는데요.

사실 우주청 개청에 있어 중요한 게 위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위치라는 건 물리적 위치, 그러니까 우주청을 어디에 세울 것인지, 그리고 조직적 위치, 우주청을 어느 기관 아래 두고, 우주청 아래는 어떤 기관을 둘 것인지 이런 위치에 관한 것이 굉장히 핵심이거든요.

현재 특별법에는 우주청을 어디에 세울지 위치를 명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을 공약과 국정 과제에 관련돼서 살펴보면 우주청을 경남 사천에 세운다고 나와 있거든요.

그런데 최근 우주항공 전문가들은 우주청의 적지로 대전을 꼽았다는 설문 조사가 나왔습니다.

과기정통부와 기재부, 항우연, 천문연 등이 모여있어 부처 간 소통이 원활한 대전이나 세종이 아닌 경남 사천에 우주청을 설치하면 효율적이지 않다 이런 이유를 든 건데요.

하지만 정부 주최 공청회에서는 정작 입지에 관한 이야기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실상 위치는 경남 사천으로 정해놓은 것이 아니냐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우주청에 대한 입지 그러니까 지리적인 위치는 이해가 되는데, 조직적인 위치는 또 무슨 말일까요?

[기자]
조직적 위치라는 건 정부 조직 안에 우주청을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한 건데요.

정부 입법안에 따르면, 우주청의 역할은 항공우주 분야의 정책과 연구개발, 산업육성 등을 총괄하는 중앙행정기관이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내부 조직은 청장 산하에 행정조직 기반의 차장 1명을 두고 나머지는 연구 개발을 총괄하는 본부장으로 구성하겠다. 이렇게 되어 있고, 과 단위 조직 개편을 훈련 개정만으로 할 수 있게 해둬서 조직 탄력성을 보장해두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고요.

하지만 이러한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우주청은 조직상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청 형태로 만들어지게 됩니다.

과기부는 물론 국방부나 산업부 등 다부처에 흩어져 있는 우주개발 관련 사업을 우주청이 이끌려면 강력한 정책 조정 권한을 가져야 하는데, 지금 방식대로 과기부의 외청으로만 있다면 그 역할을 하기 어렵고 눈치를 볼 수밖에 없죠.

그래서 야당 의원들이나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의 외청으로는 진정한 우주산업 컨트롤타워가 될 수 없다면서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에 조승래 의원을 중심으로 야당에서는 우주청 특별법의 대안 성격인 우주개발 진흥법 개정안도 준비 중인데요.

과기부 산하 외청 형태가 아닌 지금 현재 국가우주위원회가 있는데 위원장을 대통령으로 격상하고, 우주위원회 산하에 상설기구인 국가우주전략본부를 신설한다는 게 골자인데요.

국가우주전략본부 본부장을 장관급으로 둬서 여러 부처를 아우를 수 있는 범부처 조정 기능을 확보하겠다는 게 이번 대안 법안의 내용입니다.

야당에서 대안 법안을 다음 달 초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데, 정부 입법안까지 국회에 제출되면, 우주청과 관련된 두 개의 법안이 국회에 상정이 될 거고요. 국회에서의 정면충돌은 피할 수 없게 될 거 같습니다.

[앵커]
저희도 보도해드렸습니다만 국민들은 우주청 설립에 가장 중요한 건 우수 인재 확보라고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이 바람까지 수렴해서 제대로 된 조직이 만들어지길 기대하겠습니다.

'사이언스 취재파일' 양훼영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 (hwe@ytn.co.kr)
[저작권자(c) YTN science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사용 설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