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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위클리] 1회 주사로 1달간 약효 지속…인벤티지랩

2023년 04월 05일 오전 09:00
■ 이성규 / 과학뉴스팀 기자

■ 김주희 / 인벤티지랩 대표이사

[앵커]
매일 약을 먹어야 한다면 까먹기도 하고 중간에 복용을 멈추기도 하는데요. 오늘 바이오 위클리에서는 매일 먹는 약을 한 달에 1번 주사로 투여하는 약으로 대체하는 기술을 개발한 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 이사, 이 회사를 취재한 이성규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 주제가 장기 지속형 주사제인데, 장기지속형, 그러니깐 말 그대로 주사를 한번 맞았는데 그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 이렇게 받아드리면 될까요?

[기자]
네, 그렇죠. 보통 일반 의약품의 약효가 짧게는 몇 분, 길게는 며칠 정도 유지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약효가 짧게는 한 달, 길게는 3개월까지 유지되는 의약품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1일 1회 알약으로 복용하는 약을 1개월이나 3개월에 1번 맞으면 굉장히 편하겠죠. 즉, 약물을 목표 기간 체내에서 서서히 방출시키는 기술이 핵심입니다.

[앵커]
본격적인 질문에 앞서 대표님께 질문을 드릴 텐데요. 인벤티지랩, 사명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인터뷰]
먼저 Inventage라는 이름은 회사를 설립하면서 만든 단어입니다. 혁신의 대표적 활동인 발명, 즉, Invent를 중심어로 채택하고, 명사화 어미인 ~age를 결합한 단어로 작명되었습니다. 접미사로 쓰인 age의 경우에는 Advantage라는 단어에도 사용되는데, 고도의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의 Identity와 연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R&D에 특화된 회사로서 Lab을 붙여서 인벤티지랩(Inventage Lab)을 사명으로 정했습니다.

[앵커]
설명을 들어보니까 사명 안에 회사의 비전이 모두 다 담겨 있는 것 같은데요. 이성규 기자가 개략적인 개념은 설명했는데요, 장기지속형 주사제 구체적으로 어떤 장점이 있는 겁니까?

[인터뷰]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장점은 복약순응도의 획기적인 개선입니다. 대사 관련 질환이나 정신과 의약품의 경우 안정적인 약물투여가 치료 효과 달성의 1차 조건인 경우가 많습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경우 병원 방문주기에 맞춘 약물투여를 구현할 경우 복약순응도의 확보가 쉽습니다.따라서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만성질환자, 치매나 정신질환, 난치성 질환의 치료에서 가장 최적의 제형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기자]
네, 만성질환자나 약을 먹었는지조차 기억 못 하는 치매 환자 등에게 유용하다는 설명이었고요. 일반 약을 장기 지속형 약으로 바꿔주는 핵심 기술, 어떻게 하는 건가요?

[인터뷰]
저희의 핵심 기술은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생분해성 고분자로 만든 미립구에 우리가 원하는 약물을 탑재해 주사하면 약물이 1개월, 3개월, 6개월 등 미리 설정한 기간만큼 방출하는 기술입니다. 약물과 생체 고분자를 특별히 설계된 미세유체시스템을 통과하면서 구 형태의 고분자 미립구 안에 약물이 탑재됩니다. 미립구가 주사되면 피하에서 서서히 방출됩니다. 약물을 담고 있는 미립자는 체내에서 녹는 수술 봉합사 성분으로 되어있어, 서서히 녹으면서 그 안에 있는 약물이 방출되는 겁니다. 고분자 미립구의 조성과 물성을 이용하여, 몇 개월 동안 방출을 제어할지 설정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이성규 기자가 현장을 취재하고 왔죠. 취재 인터뷰 보고 질문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마이크로스피어 안에 약물은 어떻게 넣나요?

[전찬희 / 전무 : 마이크로 스피어는 생분해성 폴리머라고 해서 몸에 들어가서 없어지는 폴리머인데요. 그 안에 약을 버무려서 마이크로스피어 안에 미세 입자를 만듭니다. 그것들을 나중에 주사액에 넣어서 몸에 주사합니다. 채널에 수상과 유상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약물하고 폴리머가 들어간 것이 유상이고,유상은 기름입니다. 수상은 옆에서 잘라줍니다. 채널에서 수상과 유상액을 잘라주면 수상과 유상의 반발력 때문에 공 모양의 형태로 만들어집니다.]

[기자]
예를 들어 1회 복용으로 한 달 동안 약효가 지속한다는 의미는 매일 같은 양이 한 달간 일정하게 방출된다는 건지요?

[인터뷰]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경우 생체고분자 미립구에 약물을 탑재해 가두어 놓고 꼭 필요한 만큼만 서서히 방출하는 효과를 보여줍니다. 기존 미립구의 경우, 약물이 몸으로 들어가면 초기에 과다 방출하는 패턴을 보입니다. 1주일에 1회 주사하는 약물의 경우 심한 경우 1주일 치 약물의 절반이 첫날 모두 방출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당연히 부작용이 발생 위험이 커지고 투약 후반부로 갈수록 이미 약물 상당 부분이 소진돼 약효 유지가 잘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입자 크기에 따라 탑재되는 약물의 양도 당연히 차이가 크게 나게 되고, 입자 크기의 편차가 크다면 원하는 약물의 양이 방출되는지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저희는 매우 균일한 입자를 만들어서, 원하는 만큼의 약을 일정하게 방출이 될 수 있게 했습니다.

[기자]
밀입구를 일정하게 만드는 게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해주셨는데 알코올·마약 중독 치료용 장기 지속형 주사제를 개발하고 계시잖아요. 현재 국내에서 사용 중인 알코올·마약 치료제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요? 장기 지속형 주사제도 있는 건지요?

[인터뷰]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마약, 알코올 중독 치료제 성분은 날트렉손(Naltrexone)으로 특허가 만료되어 우리나라에서도 제네릭 의약품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다만 현재 날트렉손 성분으로 출시된 약들은 1일 1회 복용하는 알약 형태이고, 국내에 출시된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아직 없습니다. 해외 특히 미국, 유럽에서는 마약 중독 이슈는 상당히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경구 제형으로는 환자가 임의로 투여를 중단하고 다시 마약을 하는 등 중독 치료제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2000년대 중반에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출시되고 전체 시장의 90%가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대체됐습니다.

[기자]
그런데 이미 미국에서 날트렉손 성분의 알코올·마약형 장기 지속형 주사제가 출시가 됐으면 사실 후발자잖아요. 어떤 경쟁력으로 승부 하실 건지 궁금하거든요.

[인터뷰]
저희는 기존의 시판 약과 동일 성분의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이미 미국에서 출시됐고, 2022년 기준 4,9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쟁사 제품과 저희가 개발 중인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혈중 농도를 비교한 시험에서 경쟁사 제품은 초기 약물 과다방출 구간이 있지만, 저희는 과다방출 구간 없이 완만하게 혈중농도가 한 달간 유지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현재 마약·알코올 중독 치료제는 호주에서 임상 1상 승인을 받았고, 연내에 임상 진입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앵커]
비슷한 치료제가 이미 나와있긴 하지만 교수님께서 말씀해주신 기술은 과다방출 구간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렇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또 유전자 치료제 제조 플랫폼도 개발하고 있는데요. 어떤 기술입니까?

[인터뷰]
저희는 화이자, 모더나의 코로나19 mRNA 백신의 전달체로 잘 알려진 지질 나노입자[Lipid Nano Particles]에 대한 제조공정과 장치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자체 원천기술인 마이크로 플루이딕 기술을 기반으로 기술적, 상업적 가치가 높은 지질 나노 입자 제조에 최적화된 공정을 신규로 개발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기술이전이나 위탁개발생산 CDMO 사업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국내 바이오 산업 발전을 위해 제언이 있으실까요?

[인터뷰]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요즘 바이오 산업 전체가 매우 어려운 환경에 있습니다. 저희는 환경 악화와 무관하게 더욱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오픈 콜라버레이션을 기반으로 연구개발 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혼자 힘으로 의약품 개발의 전주기를 진행할 수 있는 회사는 다국적제약사나 국내 대형사 정도가 아니면 어렵습니다. 오픈 콜라버레이션으로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발굴할 뿐 아니라 기존 파이프라인의 개발 및 제조, 마케팅 등을 펼칠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개발 속도와 성공 가능성 모두를 높일 수 있어서 제약산업 내 선순환 구조를 그릴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저희도 그 흐름에서 제 몫을 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앵커]
오늘은 입으로만 약을 먹는 게 아니라 주사도 하루만 맞는 게 아니라 장기지속하는 그런 주사제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 해주셨는데요, 앞으로도 좋은 성과가 나오길 기대 하겠습니다. 인벤티지랩 김주희 대표, 이성규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 (sklee9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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