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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달인] 백금보다 1/80배 저렴한 수소 전지 대체 촉매 개발

2023년 06월 15일 오전 09:00
■ 조은애 /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앵커]
수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수소 연료전지는 탄소 중립의 대안으로 손꼽히고 있는데요. 국내 연구진이 수소연료전지의 촉매 역할을 하는 백금을 대체해 비용을 1/80로 줄일 수 있는 수소 전지 촉매 개발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는 백금을 대체하는 수소 전지 촉매제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조은애 교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백금, 말 그대로 귀금속이잖아요? 이런 백금을 대체할 수 있는 전극 소재 개발에 성공하셨다고 했는데 어떤 것인지 간단하게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장치입니다. 따라서 두 개의 전극, 즉 수소가 반응하는 전극과 산소가 반응하는 전극으로 구성이 됩니다.

저희가 이번에 개발한 소재는 수소 전극용 소재입니다. 현재 가장 성능이 우수한 소재는 백금인데, 니켈과 몰리브데넘을 이용하여 백금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니켈은 많이 들어 보셨을 텐데, 몰리브데넘은 생소하실 텐데요. 몰리브데넘은 주로 스테인리스강 만들 때 사용하는데, 2-3% 정도 첨가하면 특히 바닷물 환경에서 부식에 대한 저항성을 크게 향상 시키는 특성을 가진 금속입니다.

[앵커]
그러면 개발하신 니켈-몰리브데넘 촉매를 사용한 수소연료 전지는 주로 어떤 제품에 적용되나요?

[인터뷰]
두 개의 전극과 함께 연료전지를 구성하는 또 다른 중요한 구성요소는 전해질입니다. 전해질은 산성과 염기성으로 구분이 되는데, 산성은 금속을 부식시키는 성질이 있어서, 부식 저항성이 우수한 백금 같은 귀금속만 전극 소재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염기성 전해질은 부식성이 약해서 니켈 같은 저렴한 금속을 전극 소재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성능이 낮아서 여전히 백금을 사용하는 상황입니다. 저희가 이번에 개발한 촉매는 염기성 전해질에서 백금을 대체하기 위한 것입니다.

현재 수소 승용차나 수소 버스, 건물용 연료전지에 이용되고 있는 것은 산성 전해질과 백금 촉매인데, 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수소 승용차나 수소 버스는 직접 보신 분들도 많이 계실 텐데요, 자동차에서는 전기만 사용하지만, 연료 전지로 발전하면 열도 같이 생깁니다. 건물용 연료전지는 병원이나 공공기관 같은 건물에 설치하여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발전기 더하기 온수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저희가 백금이 귀금속이다 이렇게 비용이 비싸다는 얘기를 했는데 그렇다면 백금이란 금속을 사용했을 땐 어떤 단점이 있었고, 이번에 개발한 새 전극 소재는 어떤 장점이 있는지 정리해주시죠.

[인터뷰]
사실 백금은 성능만 놓고 보면 가장 좋은 전극 소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격이 비싸고 매장량이 적기 때문에, 수소 사회가 다가옴에 따라 점점 늘어나는 백금 수요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개발한 소재는 니켈과 몰리브데넘을 사용해, 기존에 백금을 사용할 때에 비해 비용을 무려 80분의 1로 낮출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앵커]
비용을 80분의 1로 낮출 수 있다는 건 정말 엄청난 큰 장점인 것 같지만 성능도 굉장히 중요할 것 같거든요. 니켈-몰리브데넘 성능, 백금에 비해 어떨까요?

[인터뷰]
가격만 좋고 성능이 안 좋다면 이 또한 대체제가 되기 어렵겠죠. 우리가 개발한 소재는 성능으로만 비교해도 백금보다 10% 정도 향상돼 대체가 가능할 거라고 기대할 수 있고요. 연료전지 전극으로 여러 가지 소재가 개발되고 있는데요. 소재 자체로서의 성능은 아주 뛰어난데, 연료전지에 적용했을 때 그 성능이 구현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새롭게 개발한 소재에 대해서, 연료전지를 제조하는 공정이나 연료전지 내부의 작동 환경과의 정합성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개발한 촉매는 소재 자체로서의 성능만이 아니라, 연료전지에서도 성능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가격이 1/80인데 성능은 오히려 더 좋다. 획기적인 발전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렇다면 지금 개발하신 촉매가 수소차 연료 전지에 지금 당장 적용이 가능한 건가요?

[인터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현재 수소차 연료전지에는 산성 전해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식 문제도 있지만, 불소계 전해질이라서 합성이 까다롭고 가격이 비싼 단점이 있어서, 염기성 전해질로 대체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많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로 비귀금속 전극 소재를 사용할 수 있다는 염기성 전해질 연료전지의 장점을 구현할 수 있게 되어서,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기존 백금은 하나의 금속인데 반해서 니켈-몰리브데넘은 두 가지를 합한 건데요. 생산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인터뷰]
니켈과 몰리브데넘이 녹아 있는 용액을 잘 섞어주고, 환원제라고 부르는 반응 촉진제를 넣어주면 니켈과 몰리브데넘이 고루 섞인 나노입자가 만들어집니다. 원심분리기로 나노입자를 분리하고, 450℃에서 1시간 열처리를 하면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 연료전지를 만들었을 때 니켈 몰리브데넘 나노입자들이 서로 밀착되어 있으면 수소 기체가 들어가지 못해서 반응성이 나빠지기 때문에, 탄소 입자를 섞어서 니켈 몰리브데넘 나노입자들끼리 떨어져 있으면서 수소 기체와 반응을 잘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앵커]
생산원리까지 설명해 주셨는데요. 그런데 니켈은 많이 들어본 금속인데 몰리브데넘은 설명을 좀 들었어도 이해가 잘 되지가 않습니다. 부식을 방지해 준다는 정도만 말씀해주셨는데 이 소재에서 몰리브데넘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자세히 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수소기체가 수소이온으로 변화하는 반응이 잘 일어나도록 도와주는 것이 전극 소재의 역할인데요. 반응의 시작은 수소 기체가 백금이나 니켈 표면에 흡착하는 것이고, 반응의 끝은 수소이온이 백금이나 니켈 표면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전극소재와 수소와의 흡착이 너무 약하면 와서 붙지 않기 때문에 반응이 시작이 안 되고, 흡착이 너무 강하면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반응이 끝나지를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강하지도 너무 약하지도 않은, 적절한 수소 흡착 능력을 갖는 것이 핵심입니다.백금이 수소흡착 능력이 적당한, 가장 이상적인 소재이고, 니켈 같은 경우 수소 흡착이 강한 편입니다. 저희가 착안한 것은 수소 흡착이 약한 소재와 니켈을 혼합하면, 니켈의 수소 흡착을 약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몰리브데넘이 가장 그 역할을 잘했습니다.

[앵커]
흡착력의 정도를 맞추기 위한 니켈과 몰리브데넘의 조합을 찾기까지 굉장히 힘드셨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떻게 이런 조합을 찾게 되셨나요?

[인터뷰]
니켈만으로는 성능이 거의 없었고, 니켈에 몰리브데넘뿐만 아니라, 철, 크롬, 아연, 텅스텐 등 여러 가지 원소를 혼합하여 성능을 평가한 결과 몰리브데넘과 혼합한 경우에 가장 성능이 좋았습니다. 몰리브데넘은 산소와의 결합력이 강해서 산화물로 생성되는데, 몰리브데넘 산화물은 수소에 대한 흡착이 매우 약해, 니켈의 수소 흡착을 약화 시키는데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앵커]
아주 자세히 설명을 들어봤는데요, 새로 개발하신 촉매 이점에 대해 다시 설명을 해주실까요?

[인터뷰]
백금은 가격이 비싸기도 하지만, 매장량의 80%, 그 정도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나머지 20% 중 13%는 러시아에 7%는 북미에 매장되어 있습니다. 매장량도 제한적이고요. 따라서 수요가 많아지면 가격뿐만 아니라 수급에 불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니켈과 몰리브데넘은 백금에 비해 이런 우려가 적은 편입니다.

[앵커]
이제 마무리 할 시간인데요, 설명해주신 촉매 기술처럼 수소 시대를 앞당기는 새로운 기술들을 앞으로도 계속 잘 개발해주시길 부탁 드리겠습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조은애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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