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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HOT5] 벼락·우박에 회오리바람까지…6월 셋째주 과학이슈

2023년 06월 16일 오전 09:00
■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한 주간 가장 주목받은 과학 소식을 되돌아보는 '사이언스 HOT 5' 시간입니다. 이번 주에는 어떤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는지 최소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5위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국내 연구진이 경전철 고가 선로의 하부기둥을 200m 간격으로 넓게 지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서 주목받았습니다. 기존 고가 선로는 하부기둥이 30∼40m 간격으로 촘촘해서 도시 미관을 해치거나 교통 체증을 유발한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고가보다 건설비가 2배 넘게 비싼 지하로 짓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케이블 없이도 고가구조물의 하부기둥 간 거리를 늘이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기존에는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선로 상판을 올려 선로를 지었다면, 연구진은 상·하부 일체형으로 된 구조물을 개발해 상·하행선 선로 중앙에 기본 골격을 세웠습니다.

바닥판은 기존 콘크리트 무게보다 5분의 1 수준인 신소재를 적용했습니다. 또 고가를 지을 때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서 구조물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하고, 현장에서 모듈 단위로 조립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앵커]
세계 최초라니 자랑스럽네요. 미관상 굉장히 좋지만 안전성도 확인됐나요?

[기자]
네, 연구진은 고가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인 중앙 지점에 무거운 걸 떨어뜨려 안전성을 확인했는데요, 최대 430톤을 올려도 고가가 무너지지 않았다면서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지자체 실증 사업을 추진해 이번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일단 국내 경전철의 신규 노선에 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 이번 기술이 우리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인 만큼 기술이 상용화되면 해외로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앵커]
상용화가 된다면 앞으로 도시의 모습이 많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4위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건강 검진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기구를 몸에 삽입해야 하는 내시경검사일 텐데요, 머지않은 미래에는 알약 같은 것을 물과 함께 삼키기만 하면 내시경검사를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국 조지워싱턴대 연구팀이 캡슐 내시경을 개발하고 임상시험 결과까지 내놨습니다. 캡슐 내시경을 삼키면 내시경이 몸속을 돌아다니며 영상을 전송하는 건데, 의사가 조이스틱으로 조종하는 대로 움직입니다.

누워있는 환자의 배 위에 커다란 자석이 있어서 알약이 상하좌우로 이동은 물론, 360도로 회전도 할 수 있는 겁니다. 연구진은 위출혈 환자 등이 섞인 마흔 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했는데, 캡슐 내시경이 찍은 사진으로 의사가 내린 진단이 기존 내시경으로 의사가 내린 진단과 동일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인상 깊게 봤던 뉴스였는데요, 이건 미국 연구진의 결과였고 국내에서도 이런 연구가 이뤄지고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캡슐 내시경도 앞서 설명한 것과 비슷한 원리로 작동하는데요, 여기에 더해 유용한 부가기능도 탑재하고 있습니다. 캡슐 내부에 바늘이나 칼날 등을 장착할 수 있어서 캡슐 내시경이 몸에 들어간 채로 외부에서 신호를 주면 바늘 등이 나와서 조직을 채취할 수 있습니다. 또 미세 막대 같은 것이 돌출돼 미생물을 채취할 수도 있고, 심지어 약물 등을 분사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아직 동물실험까지 마친 상태이고요, 앞으로 임상시험을 거쳐 5년 정도 후에 상용화하는 게 목표라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현재도 알약 내시경이라는 게 있지만 의사가 조종하는 대로 움직이는 방식이 아니라 장기의 연동 운동에 따라 흘러가는 방식이어서 원하는 부위를 모두 촬영할 수 없다는 점이 단점입니다. 물론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겠지만, 이 같은 조종 가능한 캡슐 내시경은 상용화된다면, 내시경검사로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겐 아주 반가운 소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안전성이 입증돼 하루 빨리 상용화 됐으면 좋겠습니다. 3위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3위 소식은 챗 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에 관련한 소식입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만든 콘텐츠에 대해서 사업자가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하는 법안이 미 상원에서 발의됐는데요, 미 상원 법사위 의원들은 법안을 발의하면서 인공지능이 해를 줄 때 소비자들이 소송할 힘을 줄 초당적인 첫 AI 법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공지능 관련 위험을 줄이고 대중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인 겁니다.

지금까지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플랫폼 사업자들은 플랫폼에 올라온 게시물에 책임을 지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 법안이 미국에서 통과되면, 이런 사업자의 면책권이 생성형 인공지능에선 통하지 않는 겁니다. 챗GPT 제작사인 오픈AI 등 사업자가 챗GPT의 답변 등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겁니다.

[앵커]
인공지능 발전이 빨라지면서 이런 기능을 규제하는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생겨나고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유럽에선 인공지능을 규제하는 내용의 법안 협상안이 유럽의회에서 통과됐습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안면 인식 등을 전면 금지하고, 생성형 AI로 제작된 콘텐츠는 출처를 명확히 표기하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유럽의회는 협상안의 올해 연말 타결을 목표로 집행위원회와 이사회 간 3자 협상에 돌입했는데, 인공지능 안면인식을 전면 금지하는 안을 두고는 이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인공지능 논의가 본격화됐는데, 지난 14일 정부가 인공지능 윤리에 대한 첫 번째 국가표준을 마련했습니다. 개인정보 노출이나 저작권 침해 등 사업자가 인공지능 서비스를 개발할 때 고려해야 할 윤리 문제를 제시한 건데요, 인공지능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때 기업들이 체크리스트를 보고 자가진단할 수 있게 하는 가이드라인 수준입니다.

기술 발전을 위한 지나친 규제는 지양해야 하지만 세계적으로 인공지능의 위험성과 규제 필요성이 대두되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도 규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기술 발전이 빠르게 이뤄지는 만큼 제도적, 윤리적 논의도 서둘러서 이뤄져야겠습니다. 이제 2위 소식이죠?

[기자]
국내 연구진이 시중 기저귀나 생리대에 들어가는 소재보다 흡수력이 4배 뛰어난 친환경 흡수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기존 흡수재는 석유에서 정제한 미세플라스틱의 일종인데, 물을 흡수하면 200배 이상 늘어나는데요. 석유화학 소재기 때문에 가려움과 피부 발진 등을 일으키기도 하고, 액체를 흡수한 뒤에는 쉽게 타지 않고, 땅에서 분해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진이 목재를 이용해 흡수력이 더 뛰어난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상수리나무로 만든 펄프 용액에 화학처리를 해서 미세 구멍을 여러 개 내고 물을 많이 빨아들이도록 한 겁니다. 이걸 캡슐모양으로 만들었더니 물을 흡수한 뒤에도 입자 모양이 유지되는 고흡수성 소재가 만들어진 겁니다. 1g당 최대 800g 이상의 물을 흡수할 수 있어서 기존 상용제품보다 흡수력이 4배 높았습니다.

[앵커]
몸에 닿는 것 만큼 친환경 소재가 좋을 것 같은데요, 땅에서도 잘 분해가 된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개발된 소재는 99% 이상이 천연재료로 이뤄졌다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때문에 별도의 퇴비화 시설 없이도 2∼3년만 지나면 휴지나 종이처럼 토양에서 생분해됩니다. 연구진은 개발한 소재 기술이 실제 기저귀나 생리대에 활용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생산 단가를 낮추면서도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을 추가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1위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탄소배출로 인한 기후변화로 세계 곳곳에서 유례없는 홍수나 슈퍼태풍, 폭염 등 이상 기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최근 우리나라도 특이한 기상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국 곳곳에 때아닌 우박이 내려서 농작물에 큰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경북도에선 최근 내린 우박으로 농작물 피해가 1712ha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4∼5월에 때아닌 냉해를 입은 농작물도 2만ha가 넘었는데요, 경북도는 50억 원 규모의 예비비를 긴급 편성하고, 농작물 2차 피해 방지를 위해서 생육 촉진제나 영양제 등 구입비를 헥타르 당 20만 원 수준으로 피해 농가에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이밖에 경남 등 다른 지역도 농작물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져 몇몇 지자체들은 피해 신고 접수를 받으면서 피해를 추산하고 있습니다.

[앵커]
저희도 앞서 15일 발생한 양산 우박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최근 회오리바람도 관측되기도 했다고요?

[기자]
네, 최근 충남 예산에서 돌풍과 함께 회오리바람이 관측됐는데요,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창고 시설물이 파손됐고, 밭들 쑥대밭으로 변했습니다. 회오리바람은 세기가 강력해지면 토네이도가 되기 때문에 만만하게 볼 수 없는 기상현상입니다. 4년 전 충남 당진에서도 토네이도 급 회오리바람에 현대제철소 창고 지붕이 뜯겨 나간 적이 있습니다. 이 회오리바람의 원인은 대기 불안정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대기 상층에 영하 15도 안팎의 찬 공기가 머무는 가운데, 하층 기온이 낮에 25도 이상으로 상승해 기온 차가 발생해 대기가 불안정해진 겁니다. 이렇게 대기가 불안정해지면 국지적으로 돌풍이나 회오리바람, 천둥, 번개 우박을 동반한 강한 소나기가 내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과거 잘 접해보지 못한 낯선 기상 현상이 발생하면 시설물이나 농작물 피해, 인명피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 사전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렇게 이전에 못 보던 날씨가 계속 나오니깐 기상재해에 대한 정의도 새롭게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최소라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 (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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