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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길 사람 속은?] 당신은 어떤 동료인가요?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의 특징

2023년 06월 20일 오전 09:00
■ 임지숙 / 상담심리학자

[앵커]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위해서는 인간관계가 무척이나 중요한데요.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함께 일하고 싶은 좋은 동료가 되면 참 좋을 텐데, 그런 사람이 갖는 특징과 법칙이 있다고 합니다. 오늘 한 길 사람 속은 에서는 함께 일하기 좋은 사람의 특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명지대학교 교육대학원 임지숙 교수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저도 오늘 주제를 보고 눈이 번쩍 뜨였는데요.오늘은‘함께 일하기 좋은 사람의 특징’에 대해서 설명해주신다고요.

[인터뷰]
네. 넷플릭스의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그의 저서 ‘규칙 없음’에서 ‘최고의 복지는 최고의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대부분 조직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함께’ 일할 수밖에 없고 여기서 최고의 직원은 단지 업무적 전문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소통의 미학을 갖춘 사람을 의미할 겁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잡코리아에서 직장인 1,0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함께 일하고 싶은 직장 동료’를 중복응답으로 묻는 설문에서도 ‘인성이 좋고 협력이 잘 되는’ 동료와 일하고 싶다는 응답이 62.3%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뒤로‘눈치가 빠르고 융통성 있는 동료 39.8%, 전문지식과 업무능력이 뛰어난 동료가 38.1% 순으로 나타났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우는 집단주의적인 문화의 영향도 있긴 하지만 함께 일할 때 중요한 부분의 키워드는 '인성'과 '협력'이 주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앵커]
네, 정말 직장생활을 하면서 좋은 동료와 일한다는 게 축복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렇다면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은 어떤 면모를 가지고 있을까요?

[인터뷰]
가장 우선적으로는 ‘긍정의 언어’를 사용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2005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심리학과의 바버라 프레드릭슨(Babara L. Fredrickson)과 마셜 로사다(Marcial F. Losada) 교수팀은 60여개 기업들의 회의록 분석을 통해 성장하는 기업은 쇠퇴하는 기업보다 긍정언어를 많이 사용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 비율을 통계적으로 환원하여 ‘한계 긍정율’을 확인해봤더니 적어도 긍정적인 언어가 부정적인 언어의 2.9배, 더 정확히는 2.9013배 이상일 때 성장하는 기업이 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를 로사다 비율이라고 하는데요.

참고로 최고의 점수를 받은 경우는 긍정 대 부정 발언의 비율이 5.6 대 1 이였고 제일 낮은 점수를 받은 팀은 0.36대 1로 부정적인 언급이 3배 정도 더 많았습니다. 그렇다고 긍정언어가 무턱대고 높을수록 좋은 것은 아닙니다. 11:1 정도로 긍정언어가 많아지면 근거는 부족한 무조건적인 긍정상태가 되어서 이 또한 문제가 됩니다. 즉 연구결과로는 긍정 대 부정의 비율이 3:1~5:1 정도라면 회사에서 긍정적인 시너지를 주는 좋은 동료가 될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앵커]
저도 평소 언어습관을 돌아보게 되는데요. 그러니까 긍정적인 언어를 쓰는 게 기반으로 되어있고 그중에서 적절한 논의나 지적 같은 게 있어야 한다. 이렇게 이해를 하면 될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그렇게 긍정적인 언어를 잘 사용하는 것이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가 되는 방법이겠네요.

[인터뷰]
네 ‘거봐~내가 안 된다고 했잖아!’, ‘ 역시 내가 그럴 줄 알았어!’라는 부정적인 표현을 많이 쓰는 팀원이 있다면 괜히 도전적인 일을 했다가 면박을 당하거나 의견을 냈다가 무안해질까 봐 몸을 사리게 되고 위축될 수밖에 없잖아요. 그러다 보면 안전하게 하던 일만 방어적으로 하게 되고 결국 일은 재미가 없어지고 조직도 성과를 내거나 발전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로 귀결됩니다.

비관과 비판은 다른데, 비관은 타고난 성격적인 특성이라기보다는 습관적인 경향성입니다. 즉, 구체적인 이유 없이 뭉뚱그려서 어떤 일의 결과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 지어 생각하는 습관이 비관입니다. ‘원래 안돼!’. ‘잘될 리가 있겠어?’라는 말에는 보통 논리적인 이유도, 구체적인 상황이나 과정도, 특별한 노력도 모두 배제된 채 오로지 자신의 개인적인 직관만이 들어있습니다.

비판은 이와 달리, 똑같이 부정적 결론을 내더라도 구체적인 근거와 논리적인 이유, 상황적인 한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태도를 말하죠. 비판은 함께 일하는 동료의 고개를 끄덕이게 할 수 있지만, 비관은 본인을 포함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앵커]
비관적인 태도를 가진 동료가 없다면 좋겠지만, 어디를 가나 그런 분은 계시잖아요. 그럴 때 또 저희는 어떤 태도를 취하면 좋을까요?

[인터뷰]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이기 때문에 이러한 비관적인 태도로 일관하시는 분들은 나름대로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긍정적인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사건들이 삶에서 적었음을 나타내는 것일 텐데요. 이러한 분들과 함께 갈 방법은 작더라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반복해서 주면서 소통하는 것입니다.

즉, ‘거봐~내가 안 된다고 했잖아!’라는 말을 할 때는 가능한 무반응으로 대응하시고요. 작더라도 긍정적인 일, 예를 들면 ‘지난번에 선배가 알려준 대로 부장님께 설명해 드렸더니 정말 반응이 좋으시던데요!’ 와 같이 긍정적인 측면을 볼 수 있는 일들을 자꾸 피드백해주는 것이 필요해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비관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습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역으로는 고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높은 것이니 일상에서 한번 실천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씀이 참 와닿는데, 긍정적인 경험을 더 자주 하게 되면 이런 언어습관도 바뀔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무엇이 있을까요?

[인터뷰]
네. 앞서 설명드린 설문에서도 전문지식이나 뛰어난 업무 능력을 갖춘 동료와 일하고 싶다는 응답이 높은 비율로 나타났지만, 결국 함께 ‘일’을 해내야 하기 때문에 업무적인 역량도 중요하다고 여기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다만 여기서도 ‘함께’일한다는 것이 전문성을 넘어선다는 것은 중요하게 기억해야 하는데요. 1960년대 말부터 약 10년에 걸쳐 영국의 헨리 경영대학에서는 팀(Team)역할이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며 다양한 형태로 팀을 구성하고 성과를 평가했습니다.

이 중, 우주선을 만드는 일과 같이 어렵고 복잡한 일일수록 뛰어난 성과를 내는 사람들로만 구성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만든 아폴로 우주선의 이름을 딴 ‘아폴로 팀’을 만들었습니다.산술적으로 본다면 이 팀의 성과가 가장 높아야 하는데 실제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서로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주장하면서 서로 대립하며 각을 세우는데 많은 에너지를 쓰고 정작 성과는 별로 우수하지 않았습니다. 경영학자 메러디스 벨빈은 이러한 현상을 ‘아폴로 신드롬(Apollo Syndrome)’이라고 규정했는데요. 이러한 결과에서 조직에서는 서로의 유대감과 협동심을 기반으로 한 시너지가 더욱 중요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앵커]
네, 업무능력이 좋아도 유대감과 협동심이 없으면 그런 것들이 다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말인 것 같은데요. 또 어떤 특징이 함께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할까요?

[인터뷰]
업무와 사람을 잘 구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얼핏 들으면 당연한 말 같지만 사실 이게 쉽지 않은데요. 사람은 일관성이 있어서 업무에서 효율성을 추구하는 분들은 관계도 보통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사람은 이성보다는 감성이 더 중요한 존재라 이러한 효율성의 원칙이 통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업무를 하면서 거절해야 할 때, 일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빠르게 No를 말하는 것이 효율적일 겁니다. 그러나 누구에게도 애써 부탁 혹은 설명한 일에 대한 즉각적인 거절은 달갑지 않죠. 이런 경우는 우선, ‘내가 당신을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요청하는 일에 한정해서 거절한다는 것을 잘 설명해야 합니다.

또한, 상대방의 요청하는 핵심적인 부분이 어떤 것인지, 처해있는 입장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알고 있다면 이를 표현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 후에 결론에 변화가 없을 것이 확실하다면 그때 ‘죄송하지만, 이 일은 검토한다고 하는 것이 시간의 지연만 있을 것 같아 안 된다고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 정도로 비언어적으로도 죄송한 마음을 담아 표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업무는 효율적으로, 사람과의 관계는 설명적으로 구분해서 다뤄야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일은 일대로 명확하게 이야기를 하더라도 사람과의 관계는 에너지를 쏟는 게 필요하다는 말씀이시죠?

[인터뷰]
네. 맞습니다. 업무에서는 효율, 능률이 중요하지만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는 진정성 있게 나를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기꺼이 내어주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기 때문에 이를 분리해서 생각하셔야 해요. 업무와 사람을 잘 구분하는 것은 나 자신에서도 중요한데요. 펜실베니아 와튼 스쿨의 애덤 그랜트 교수는 일과 본인을 동일시하는 사람은 업무 피드백을 본인의 피드백이라고 여겨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반면 일을 본인과 분리해서 생각하는 사람은 업무 개선에 업무 피드백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빠르게 성장한다고 설명합니다.

즉, 업무에서 실수한 부분으로 피드백을 받아들이면 수정해서 해보려고 노력하면 되는 것인데 ‘나 전체’의 문제로 받아들이면 "저 사람이 나한테 왜 저러지?" "나는 역시 부족한 사람인가봐!" 라고 생각하며 좌절하게 될 뿐, 어차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될 수 없기 때문에 변화가 어렵다는 겁니다. 이런 사람은 결국 비판자가 아닌 비관자가 되어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에서 멀어지게 되겠죠.

정리해보자면, 긍정언어를 부정언어보다 3배 정도 사용하려고 애쓰는 것, 비관과 비판을 구별하는 것, 아폴로 신드롬의 역설처럼 능력도 중요하지만 함께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 일에서는 효율을 추구하되 관계는 분리하여 충분한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업무와 사람을 구분하여 업무에 대한 피드백은 업무 한정으로 생각해서 개선하고 나 자신 전체로 확장하여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 이러한 것들이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의 특징이 됩니다. 여러분도 나 자신은 과연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인지 한번 점검해보실 수 있는 시간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앵커]
오늘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까. 저도 과연 좋은 동료일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오늘 알려주신 좋은 태도들 저도 잘 배우고 다시 한 번 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임지숙 명지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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